Share

1271화

Penulis: 남천
last update Terakhir Diperbarui: 2024-10-29 19:42:56
“쉿!”

여름이 고개를 들더니 키스를 돌려주었다.

하준은 첫사랑을 하는 10대가 된 것 같았다. 온몸이 떨렸다.

꿀을 삼킨 것처럼 달콤함에 빠졌다.

이때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하준은 카펫 위로 내쳐졌다.

“엄마, 무슨 소리에요?”

하늘이 놀라서 깼다. 여울이는 여전히 쿨쿨 잠들어 있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엄마가 책을 떨어트렸어. 다시 자”

여름이 부드럽게 하늘을 달랬다.

하늘은 몽롱한 채로 ‘응;’하더니 다시 잠들었다.

하준은 답답한 듯 기어올라와서 여름을 쳐다보았다.

“이게 뭐야?”

“그러니까 왜 꺼지랄 때 안 꺼지고.”

여름인 당당하게 말했다.

하준은 여름을 빤히 바라보았다. 여름은 얇은 실크 잠옷을 입고 있어 옆으로 누우니 쇄골이 드러났는데 본인은 모르고 있었다.

하준의 목젖이 꿀꺽했다.

‘결심했어.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방에서 잘거야.’

“자기야, 누가 꺼져 같은 비속어를 쓰나?”

하준이 불평했다.

“그냥 날 괴롭히려고 해보는 소리지?”

“갈 거야 안 갈 거야?”

간신히 하준을 떨어낸 여름이 물었다.

“안 가.”

하준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당신 자는 데서 잘 거야.”

“…그러시던지. 그래도 침대 위로는 올라오지 마. 그냥 거기 바닥에서 자.”

여름이 싸늘하게 말했다.

“그래. 당신하고 한 방에서 잘 수만 있으면 난 어디서 자도 좋아.”

그러면서 하준은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여름은 골치가 아팠다.

‘초가을이 되어서 낮에는 덥다지만 밤에 그냥 저렇게 바닥에 누워서 자다가는 감기 걸리기 십상인데….’

“자기야, 난 신경 쓰지 말고 자. 난 튼튼해서 같기 같은 것도 잘 안 걸려.”

하준이 여름에게 웃어 보였다.

여름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다시 꿀꺽 삼겼다.

“알아서 해.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알 바 아니야.”

이불을 당겨 돌아 누웠다.

하준 때문에 더 피곤한 기분이었다.

곧 다시 잠들었다.

******

다음 날. 여울의 비명 소리에 다들 깼다.

“아아! 왜 혼자 바닥에서 자요? 불쌍하게? 언제 왔어요? 왜 침대에서 안 자고?”
Bab Terkunci
Membaca bab selanjutnya di APP

Bab terkait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2화

    아침이 되어 모두 모여 식사를 하게 되었다.여름은 민망했다. 그러나 어제 여름이 돌아가지 않은 일을 두고 새삼스럽게 거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준은 국을 퍼먹으며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했다.장춘자가 마뜩잖다는 듯 말했다.“너는 거실에 나가서 먹을래? 애들 감기 걸리겠구나.”“……”하준은 다들 장춘자의 말에 동의한다는 시선을 느끼고는 서글퍼졌다.겨우 감기 걸린 정도로 겸상도 못하게 되자 집안에서 자기 지위가 이것밖에 안 되나 싶어서 서러웠다.그래도 아이들을 위해서 여시나 혼자서 거실에 나가 먹기로 했다.돌아서는데 장춘자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젊은 애가 저렇게 몸이 허약해서야…. 이진숙 실장, 이따가 애들 아빠 마실 녹용 좀 달여 놔요.”하준은 하마터면 뜨거운 국에 혓바닥을 데일뻔했다.‘감기 걸렸는데 웬 녹용?아무래도 할머니가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여름은 민망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애써 침착한 척하고 있었다.이 와중에 여울이가 끼어들었다.“증조할머니, 나도 먹을래요.”“아가들은 먹는 거 아니에요.”장춘자가 말했다.“어른들이 몸 보신하려고 먹는 거란다.”“아, 아빠가 많이 아프구나.’여울은 곧 포기했다.어렵사리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름은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는 빠져나갔다.여름이 차를 가져오지 않아서 하준이 데려다 줘야 했다.차가 막 출발하는데 쌍둥이가 계속 그 자리에 서 있고, 여울이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 보였다.여름은 갑자기 심장이 욱씬 아팠다.양유진만 아니었으면 아이들이 여기 갇혀서 유치원도 못 가는 일은 없었을 텐데….양유진만 아니었다면 아이들을 여기에 두고 떨어져 지내지 않아도 됐을 텐데….여름은 양유진이 갑자기 너무나 미웠다.어쩌자고 그런 인간과 얽히게 되었는지 스스로도 원망스러웠다.‘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길래….’“자기야, 애들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 와.”슬픔에 잠긴 여름을 보며 하준이 말했다.“여기 살아도 좋고. 우리 식구들은 다들 당신을 반겨줄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3화

    화신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여름은 안전벨트를 풀고 내리려고 했다.“잠깐!”하준이 갑자기 자료를 하나 건넸다.“내가 주혁이한테 부탁해서 동성 쪽 병원에서 제공받은 거야. 3년 전에 양유진이 당신을 구하다가 다쳤을 때 응급실에서 양유진을 담당하던 의사와 간호사를 매수해서 당신을 속인 거야.”여름은 얼떨떨하게 자료를 받아 들었다.“날 속이다니, 뭘?”“당신을 구하다가 신장을 잃었다는 거.”하준이 여름을 똑바로 쳐다봤다.“양유진의 신장은 처음부터 멀쩡했다는 거지. 장기가 상할 정도로 다치지 않았는데 당신을 속인 거야. 당신에게 죄책감을 주고 동정을 얻어내려고.”여름의 눈썹이 깜빡거렸다.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양유진 같은 악마의 가면이 벗겨졌으니 이제는 그 점점 더 추악한 모습만 보게 될 터였다.사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예상을 하고 있기도 했다.그렇게 악독한 인간이 하루이틀에 그 내공을 다 쌓았을 리가 없었다.어쩌면 여름이 계속 상처를 주어서 인간이 그렇게 변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원래 그렇게 비열한 인간이었던 것이다.다만 만났을 때부터 너무나 연기를 잘 해서 감추고 있었을 뿐….“안에 그때 사고 전후로 CT 사진이 다 있어. 신장은 양쪽 다 멀쩡하더라고. 그리고 그 담당자들에게 계좌 이체한 기록도 있어. 이쪽으로 이사한 다음에도 당신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매달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진도 했는데, 그 담당 의사도 매수했더라고. 신장 때문에 먹는다던 약도 다 가짜고, 안에 보면 6개월 치 신체검사 결과도 있어.”“자세히도 알아봤네?”여름은 다소 놀랐다.“응, 아마 다른 사람이라면 알아내지 못했을 거야. 양유진은 제약회사를 가지고 있으니 사람을 매수하기도 쉬웠던 거야. 병원에서 양유진 눈치를 꽤 보거든. 하지만 의료 방면에서라면 주민 그룹의 파워가 훨씬 더 세지. 그러니 주혁이가 마음 먹고 조사하려고 든다면 못할 게 없었던 것뿐이야.”하준이 말을 이었다.“당신이 양유진의 불륜 증거를 제시했지만 나중에 양유진이 또 신장을 잃었네 어쩌네 하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4화

    “……”이주혁이 계속 찔러댔다.“영구적으로 못 쓰게 되는 거 아니라는 소리만 들어도 운 좋은 줄 알아.”“아 시끄러워.”하준은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알겠어. 그건 그렇고. 저녁에 영식이랑 보기로 했는데 너도 올래? 진짜 평생 안 보고 살 거야?”주혁이 물었다.“그 자식 그 멍청한 소리 듣고 싶지 않다.”하준이 싸늘하게 말했다.“열 받아 죽을지도 몰라.”“걔 요즘 좀 안 됐어. 집에서 나온 뒤로 술친구들은 거의 다 떨어져 나갔고, 백지안은 매일 뭐가 그렇게 바쁜지 돌아다녀서 허구한 날 나한테 오더라.”이주혁이 한숨을 쉬었다.“쿠베라 후광도 없이 백지안이 얼마나 가겠냐? 꼴랑 오슬란 하나 가지고는 백지안 성에 안 찰걸.걔가 욕심이 얼마나 많은 앤데. 두고 봐. 아니지, 벌써 영식이 몰래 바람 피우고 있을 지도 몰라.”하준이 비웃었다.“그러면 더 잘 된 거지. 진상을 마주하면 우리 삼총사는 다시 뭉칠 수 있겠네.”주혁이 농담을 하고 웃었다.“야, 전에는 너도 영식이랑 똑같았잖아. 걔도 언젠가는 백지안의 실체를 알아차리고 정신차릴 거라고. 너무 뭐라 그러지 마라. 너도 했던 짓인데 친구가 한다고 자꾸 그렇게 멍청하니 어떠니 그러면 되냐?”“내가 멍청이였다고 멍청이 욕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어? 어쨌든 백지안이랑 관계 정리 하기 전에는 그 자식 안 만나.”하준은 매정하게 전화를 끊었다.******사무실.여름은 하준이 건넨 자료를 자세히 검토했다.얼마 뒤 엄 실장이 들어왔다.“진영그룹 양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금 라이브로 방송 중입니다.”“어디, 봅시다.”여름은 라이브를 볼 수 있는 채널을 찾아 열었다.양유진은 허리를 깊이 숙이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다. 다 큰 어른이 공개된 장소에서 눈이 벌겋게 붓도록 눈물을 흘리며 울먹거렸다.“이렇게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기자들이 물었다.“우리에게야 미안할 게 없지만 아내 분께 미안한 거 아닌가요? 강여름 씨가 최하준 회장과 얽혔다고 하시더니 본인은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5화

    “……”“대표님….”엄 실장이 걱정스럽게 여름의 눈치를 살폈다.“정말 너무 뻔뻔한 데요?”“뭐 하루이틀 보나요?”여름은 손에 든 자료를 다시 보았다. 다행히 하준이 시간 맞추어 적절하게 자료를 구해주었다.이 자료가 아니었으면 상황을 뒤집는 데 실패했을 것이다.“가서 감기약 좀 사서 FTT 회장실에 보내요.”여름이 휴대전화를 들고는 말했다.“약값은 이체해 드릴게요.”“네?”엄 실장이 되물었다.“약이오, 약!”여름이 책상을 두드렸다.“최하준 회장이 감기 걸렸거든요. 내가 큰 마음 먹고 자비심을 좀 베풀까 해서.”엄 실장은 당황했다.“저기, 이런 와중에 최 회장에게 약을 사서 보내고 싶으십니까? 아무리 재결합 하신대도 이런 때….”“잔소리 말고 빨리 가세요.”더는 듣고 싶지 않아서 여름은 엄 실장을 쫓아내보냈다.******FTT 사무실.비서실에서 팀장 하나가 결제를 받고 나오자 바로 상혁이 약 봉투를 들고 들어갔다.“회장님…”상혁이 약을 건넸다. 노트북을 들여다 보던 하준은 흘끗 보더니 인상을 썼다.“무슨 약을 그렇게 잔뜩 들고 들어와? 배탈도 아닌데 소화제에 뭐에… 약만 먹어도 배부르겠군.”상혁이 싱긋 웃었다.“제가 산 게 아닙니다. 강 대표님 비서가 가져왔는데요.”하준은 움찔했다. 검은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정말이야?”“네. 방금 엄 실장님이 가져오셨습니다. 저기…”상혁이 ‘이 중에 증상에 맞는 게 있으면 골라 드십시오’라고 하려는 찰나에 하준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와락 가져가서 소화제부터 냅다 먹기 시작했다.마바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는 씩 웃었다.“맛있네.”“……”상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세상에 소화제 맛있다는 사람 처음 봅니다….게다가 아까 배탈 안 났다고 하시지 않았어요?’상혁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하준은 다시 기침약과 콧물약을 연달아 까 넣었다.단번에 마구 이 약 저 약 삼키는 하준을 보고 상혁이 놀라서 외쳤다.“회장님, 이걸 다 드시면 안 됩니다. 약이 열 가지나 있는데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6화

    “…아니, 문제는 지금 열도 안 나고 배탈도 안 나셨는데 해열제니, 소화제니 뭐 닥치는 대로 다 드셨다고요.”여름은 가만히 있었다.엄 실장이 약을 그렇게 많이 사가지고 갔는지 몰랐다.생각해 보니 엄 실장에게 하준이 증상을 설명 안 하고 다짜고짜 감기약을 사가라고 했더니 뭘 사야할 지 몰라서 있는 대로 사가지고 간 것이다.‘아니 그렇다고 해도 증상도 안 보고 그걸 다 먹었다고?무슨 사탕도 아니고 말이야…”상혁이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좀 말려주십시오. 저렇게 드시다가는 없던 병도 생기겠습니다.”“애도 아니고, 설명서도 안 읽고 약을 먹는대요?”여름이 화를 냈다.“강 대표님이 보내준 건 뭐든 좋다면서 소화제도 맛있답니다.”상혁이 천연덕스럽게 답했다.“……”여름은 결국 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자기가 보내준 약은 내가 다 먹었어. 고마워.”하준의 목소리가 봄바람처럼 가벼웠다. 듣는 여름이 다 민망할 정도였다. 약을 너무 대충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만일 그 약을 다 먹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약을 보낸 사람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 아닌가.“감사는 됐고. 아침에 증거 보내준 거 고마워서 보낸 거니까.”“그러니까… 그냥 보수 같은 거네?”하준의 목소리가 갑자기 축 쳐졌다.“그렇지.”하준이 바로 말을 이었다.“그러면 필요 없어. 내가 원하는 보수는 뽀뽀라니까? 약은 내가 사서 먹어도 돼. 김 실장 시켜서 돌려 보낼게. 뽀뽀, 나는 뽀뽀 받고 싶다고.”“최하준, 정말 미쳤나 봐?”여름은 울컥했다.“아니! 사랑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것뿐이거든.”하준이 낮게 웃었다. 감기가 걸려서 목이 더욱 잠겼다.여름이 목청을 가다듬었다.“됐고, 약은 보수라고 하지 마. 그러니까 약 마구 먹지 말라고. 기침이 나면 기침약을 먹고,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어야지, 그게 무슨 사탕인 줄 알아?”“자기야, 약은 마구 먹으면 안 된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이건 우리 자기가 처음으로 나한테 보내준 약이잖아. 난 살면서 내가 당신에게 이런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7화

    하준은 사람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다.그저 여름이 보내준 초콜릿을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한편,여름이 한창 일하고 있는데 윤서가 므흣만 맕로 전화를 걸었다.“어머~ 너 최하준이랑 진도 빠르다? 그래도 절친인데 나는 좀 먼저 알려주기 그랬냐?”“뭘?”여름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에헤이~ 네가 최하준에게 초콜릿 보낸 거 지금 전국민이 다 아는데? 되게 맛있어 보이던데, 나두나두! 임신해서 그런가 왜 이렇게 단 게 땡기는지 몰라?”윤서가 생글생글 웃으며 놀렸다.“어떻게 알았어?”“최하준 SNS!”윤서가 흠칫 놀랐다.“어머, 너 몰랐어?”하준의 SNS를 열어 보고 여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졌다, 졌어. 안 그래도 전국적으로 까이고 있는 이 와중에 이러고 공개적으로 러브러브 쇼를 하고 싶냐고?’여름이 사정을 말해주니 윤서는 배꼽을 잡았다.“세상… 저 잼민이 재질 어쩔?”“그러게나 말이다. 아주 여울이 수준으로 유치하다니까?”여름은 쓴 웃음을 지었다.“그나저나 증거는 언제 내놓을 거야? 사람들이 또 너한테 뭐라고 하기 시작했다니까? 아무래도 점점 더 심해지는 듯.”“오늘 오후에. 양유진과 양수영이 기껏 나와서 쇼를 해주었는데 실컷 의기양양하게 잠깐 두자고.”여름이 웃었다.“그래. 그럼 기대할게.”******5시. 여름이 준비했던 자료를 올려 바로 반격했다.-날 구하려다가 신장을 잃었다는 분 이야기를 들었는데, 신장이 없다는 분이 어째서 3년 전 사고 이후에 병원 응급실에서 찍은 CT에는 양쪽 신장이 멀쩡하게 다 찍힌 걸까요? 3년 전에는 없어진 신장이 최근 건강검진에서는 왜 멀쩡하게 나왔을까요? 왜 당시 동성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서 양유진 씨를 담당했던 의료진에게 한 번씩 거액의 돈을 이체했을까요?저를 3년 동안 잘 속였으니 다른 사람들도 속여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죠? 내 앞에서 몸이 불편한 척 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했던 수많은 순간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막상 손찌검을 할 때는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8화

    여름이 이렇게 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었다.다들 이제는 여름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더 강한 반격을 하고 나왔던 것이다.심지어 양유진의 마지막 가식 한꺼풀까지도 깨끗이 벗겨버렸다.네티즌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CT 사진은 조작 못하잖아.-그냥 이체 기록만 봐도 게임 아웃인데? -전문의 입니다. CT 사진은 조작한 한적이 없습니다. 뒤에 구체적인 시간과 이름, 생년월일 같은 부분은 조작하기 힘듭니다. 검사 기관도 실제로 있는 기관이고 확인해보니 저 사진 촬영하신 분도 계시더군요. 양유진은 연기를 하다 하다 정말 자기 신장이 없는 걸로 착각한 게 아닐까요?-그러니까 양유진은 강여름을 속이려고 신장을 잃었다고 해서 죄책삼을 느끼게 만들었다는 거야? 와 씨, 인간 뭐 이런 게 다 있어? 아침에 눈물 질질 짠 거 생각하니까 토 나온다.-뻔하네. 양유진과 비서가 그렇고 그렇다는 건 사실인 거고, 신장 사기로 강여름하고 어떻게 어떻게 결혼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이제 강여름이 몰래 조사해서 다 밝혀진 거잖아? 강여름 나이스! -아니, 여기서 핵심은 양유진이 이미 이전에도 가정 폭력을 휘둘렀다는 거야. 내가 저 인간 심리 꼬인 것 같다고 했을 때 아무도 안 믿더니….-과감하게 추측을 해보자면 한선우가 죽기 직전에 강여름에게 경고 문자를 보냈다는데 그러면 한선우의 죽음도 호오오오옥시 양유진이?-저기요, 도랏? 한선우는 양유진 조카거든요. 입막음 하겠다고 자기 조카 죽이는 인간이 세상에 어디 있음?-자기 조카 전 여친을 온갖 수단을 써서 손에 넣고는 사기치고 때리고 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데 조카한테는 뭐 그렇게 인자한 삼촌이었겠나?“……”네티즌이 상상력이 폭발했다.여름은 댓글을 실컷 즐겼다. 양유진이 피를 토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시원했다.‘후훗, 이제 뭘로 어떻게 가식을 떨지 보자.다 큰 어른이 기자 불러 놓고 눈물 콧물 빼며 참회하는 척하다니 나라면 차마 그런 짓 못하겠네.’퇴근을 하려는데 모르는 번호로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279화

    뭐 하나 여쭤볼게요. 양유진이 우아하고 품위있다고 생각하시죠?”여름이 되물었다.“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시죠? 그러면 양유진고 전수현의 일은 어떻게 생각하세요?양수영은 말문이 턱 막혔다.확실히 양유진이 강여름을 너무 지나치게 사랑한다고 생각을 하기는 했다. 전에 세상에 여자가 걔 하나뿐이냐며 마음을 접으라는 말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양유진은 언제나 강여름이 아니면 안 된다는 얼굴을 하고는 했다.여름도 그 영상을 보고는 솔직히 너무 의외기는 했다. 그러나 세상에 그런 남자들은 많지 않은가?여름이 이어서 물었다.“그러면 양유진이 저 때문에 신장을 잃은 일이 없다는 것도 아세요?”“……”여름과 가족들은 모드 양유진이 정말 신장을 잃은 줄 알았다.양수영이 침묵하고 있다 여름이 웃었다.“그러니까 누님이시면서도 친동생인 양유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셨다는 말이잖아요? 무슨 근거로 양유진이 절대 선우 오빠를 해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시죠?“선우가 죽기 전에 너에게 보냈다는 문자를 보여줄 수 있나?”양수영이 냉랭하게 물었다.“죄송합니다. 그렇게는 못합니다.”여름이 거절했다.양수영이 싸늘하게 웃었다.“내가 바보인 줄 알아? 결국은 증거가 없다느 말이잖아? 일부러 우리 식구들을 이간질 하려는 수작이지?”“정 못 믿으시겠으면 며느님에게 물어보세요. 하지만 육 씨 집안의 핏줄을 뱃속에 품고 있으니 먼저 찾아가거나 하시는 마시고요. 문자나 톡으로 불어모세요. 괜히 손자 해치지 마시고요.”여름이 문득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양수영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생각해 보세요. 양유진이 누님이 저에게 온 경고 문자를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저에게 연락을 하겠죠? 그리고 의심할 거라고요. 참, 주변에 감시하는 시선을 느끼신 적은 없나요? 만약 선우 오빠의 죽음에 양유진이 관련되어 있다면 누님이라고 뭐 더 봐줄 것 같으세요?”여름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조심해서 나쁘실 것 없잖아요. 저는 그저… 서도윤 씨와 뱃속의 아이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서 그럽

Bab terbaru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700화

    “잠깐.”하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아니야. 난 갈게. 어쨌든 넌 이제 예전의 하준이가 아니잖아. 예전 친구 따위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송영식은 한숨을 쉬었다.“잡지 마라.”“너 잡는 거 아니거든.”하준은 어이가 없어 하며 송영식을 쳐다보았다. ‘나에게 저런 신경질적인 친구가 있었다고?’송영식은 잠시 매우 민망해졌다.“…나 간다?”“앉아 봐.”하준이 옆이 의자를 가리켰다.송영식은 그제야 휘적휘적 가서 앉았다. 저도 모르게 시선이 하준의 노트북으로 향했다.“FTT 자료 보고 있었네?”하준은 그에 답하지 않고 미간을 찡그리고 있더니 물었다.“나랑 강여름은 어떤 사이였어?”“어떨 것 같냐?”송영식이 고소해하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맞추면 여기 앉아서 얘기해 줄 거야?”하준이 냉랭하게 물었다.“말 하기 싫으면 말고. 물어볼 사람이 너밖에 없는 건 아니니까.”“내가 졌다.”송영식은 김이 빠졌다.“네가 느끼기에는 어떨 것 같은데?”하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전에는 노트북도 핸드폰도 만질 줄 몰랐지만 오늘 아침에 핸드폰으로 몰래 뒤져보았다. 성인 남녀 사이에 키스를 한다는 것은 둘이 굉장히 친밀한 사이라는 뜻이었다. 게다가 자신과 여름이 나눈 것은 프렌치 키스라는 것까지 알아냈다.그런 것을 알아내고 나자 하준은 저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졌다.“뭐 응큼한 생각하고 있구나?”송영식이 큭큭 웃었다.하준이 송영식을 싸늘하게 흘겨 보았다.“내 여자인구인가? 하지만 결혼했다던데? 아이도 있고. 난… 강여름의 정부인가?”“… 컥컥. 대단하네. ‘정부’ 뭐 그런 단어까지 알아냈어?”송영식이 엄지를 치켜 세웠다.“하지만 그 단어가 딱 적당한 것 같다.”그 말이 맞다는 뜻이었다.하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정말 내가 그렇게 내놓기도 부끄러운 정부야?’“그렇다고 화내지는 말고. 이 지경이 된 것도 다 네 인과응보라고.”송영식이 말을 이었다.“여울이하고 하늘이 아빠가 누군지는 아냐?”“내가 어떻게 알아?”하준은 짜증이 났다.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9화

    “요즘 쭌은 자신을 더 이상 두 살짜리 아기로 생각하지 않아. 쭌의 실제 나이는 나보다도 많다고 얘기해 줬거든. 요즘은 선생님들 모셔서 가르치는데 정말 빨리 배워.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전에 배웠던 지식 수준은 따라잡을 것 같아.”“하지만… 그러면 뭐해? 너희들 사이에 있었던 애정 같은 건 다 잊었을 텐데.”윤서가 망설이면서 말했다.“널 잊어 버린 사람이 다시 널 사랑하게 만드는 게벌써 몇 번 째냐?”여름은 할 말을 잃었다. 다시 슬픈 기분이 되었다.‘그러네. 대체 이게 몇 번 째냐고….처음에 동성에서 만났을 때, 내가 죽을 힘을 다해서 최하준을 따라다닌 바람에 결국 최하준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지.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와서도 온갖 수단을 써서 백지안 옆에 있던 최하준이 날 사랑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었고.그래, 매번 성공했어. 그래서 피곤했냐 하면, 그래. 정말 피곤했지.두 사람이 서로를 향하는 사랑은 나와는 거리가 멀었어.’“나도 모르겠어.”여름이 망연자실해서 말을 이었다.“전에는 기억에 착란을 일으켰던 거고 이번에는 완전히 어린애나 다름 없게 되어 버렸으니까. 애정 부분도 완전히 백지가 되어 버렸어. 사실 날 사랑하게 만드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인생은 길잖아.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어. 다음에 또 이러지 않을까? 그 다음은? 내가 매번 이렇게 주동적으로 나서고 인내할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나라고 무쇠로 만들어진 사람도 아니고, 나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네 애정 문제에 있어서는 내가 뭐라고 한 적이 없지만, 너 이러는 거 보니까 나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난… 최하준은 자기 자신도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아. 혹시나 이번에 다시 고백 받거든 이번에는 쉽게 넘어가지 마.”윤서가 말을 이었다.“본인이야 그러고 싹 다 까먹어도 별 문제 없겠지. 하지만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그렇게 몇 번이고 잊어버린다면 그게 뭐 누구의 계략에 빠진 거든 뭐든 막 때려주고 싶을 것 같다. 아내랑 애가 있는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8화

    하마터면 윤서의 입술이 송영식의 코에 닿을 뻔했다. 순식간에 호흡이 엉키고 얼굴은 빨개졌다.“왜 이렇게 들이대?”“어떻게 사람이 말 한마디를 곱게 안 하냐?”송영식은 속상했다. 그런데 발그레해진 윤서의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이상하게 간질거렸다.요즘 윤서의 배가 점점 크게 부풀어 올랐다. 얼굴도 동그라니 뺨이 포동포동했다. 워낙 잘 먹여 놔서 피부도 촉촉해서 저도 모르게 한번 꼬집어 주고 싶었다.“좋은 말은 할 줄 알지만 당신한테는 안 쓸 거야.”윤서가 코웃음을 쳤다.“여름이가 장보러 간다니까 우린 좀 천천히 가자.”“마침 잘 됐네. 나도 올라가서 뭣 좀 해야 하거든.”송영식이 묘하게 웃더니 신이 나서 뛰어 올라갔다.송영식의 뒷모습을 보며 윤서는 어리둥절했다.*****1시간 뒤, 송영식이 차를 몰고 하준의 집으로 향했다.송영식의 집에서 하준은 집까지는 멀지 않아서 30분이면 닿았다.윤서는 하준의 집에는 처음이었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집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여기 너무 큰 거 아니야? 너희 집에 대니까 우리 집 너무 초라하다.”송영식이 반박했다.“그집이 어디가 초라해?”“그러게. 그런 좋은 집을 두고.”여름이 웃으며 답했다.“같이 한 바퀴 돌까? 그러면서 과일도 좀 따고.”“그래.”윤서가 송영식을 돌아보았다.“따라오지 말고 하준 씨한테나 가 봐요.”“누가 따라간대? 자기가 무슨 인기 연예인인 줄 아나?”송영식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흥, 앞으로는 절대로 나 따라다니지 말라고!”윤서가 싸늘하게 웃었다.송영식의 얼굴이 굳어졌다.“누가 따라다니고 싶어서 따라다니는 줄 아나? 워낙 덤벙대니가 아기 다칠까 봐 그러는 거지.”“고오맙네요. 백지안 때문에 밀치지 않아서. 내 아기는 누구보다 건강할 예정이거든요.”윤서가 비꼬았다.“대체 언제적 얘기를 아직까지…. 됐다. 내가 당신이랑 무슨 말을 하냐? 하준이한테나 가 봐야지.”송영식이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다.여름은 어이가 없었다.“너희 둘… 안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7화

    여름은 할 말을 잃었다. ‘아까부터 그거 때문에 의기소침한 거였어?’“그래. 완전히 탄복했지.”여름이 끄덕였다. 감탄한 것을 굳이 숨기고 싶지는 않았다.차진욱은 흑과 백을 넘나드는 사람이었지만, 여울이를 구해주고 나서부터는 내심 존경하는 마음이 커졌다.강신희에 대해서도 차진욱은 남편으로서 아껴주었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하도록 방임하는 것도 아니었다. 솔직히 차진욱이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여 처음부터 하준을 상대했다면 여름과 하준은 진작에 끝장이 났을 것이다.돈이 넘치는 사람은 쓸데없는 못된 버릇도 있기 마련인데 차진욱에게는 그런 결점도 딱히 없었다.강신희에 대해서도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아플 때도 결코 곁을 떠나지 않았다.여름은 강신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런 사랑과 혼인 관계는 너무나 부러웠다.자신은 결혼 생활도 실패한 것 같았다. 하준은 차진욱처럼 아량이 넓고 포용력이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백지안 같은 불여우에게 속아서 이용당하는 지경이었다.재결합한 뒤에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둘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전에….여름은 슬픈 마음으로 하준을 돌아 보았다. 그런데 하준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우울한 모습이었다.“걱정하지 마. 나도 그런 사람이 될 거야. 여름이가 감탄할 수 있는 그런 사람.”하준이 진지하게 주먹을 쥐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FTT를 되찾아 올 거야.”여름이 빙긋 웃었다.“난 차 회장님의 패기 넘치는 스타일에 감탄한 게 아니야. 쭌은 아직 잘 모르네.”“그럼 뭔데. 말해 봐봐. 나도 배우게.”하준이 다급히 물었다.“배워서 뭐 하게?”여름이 하준을 흘겨 보았다.“혼인 관계에 대한 지조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포용력에 감탄한 거야. 그런 걸 쭌이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 건데?”하준은 흠칫했다.혼인이니, 사랑하는 사람이니, 다 하준과는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하준은 마음이 괴로웠다. 어제 이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는 말이었다. 사실 하준은 핸드폰에서 여름과 자신의 셀카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6화

    “이게…”“그리고, 월급 받는 전문 경영인 주제에 이사회의 결정을 듣지 않고 우리에게 반항한다? 그러면 우리는 당신이 회사를 침탈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죠. 회사 중역은 죄다 당신이 심어놓은 사람이고 아무나 와서 기고 만장하단 말이야.”한마디 한마디 뼈가 시렸다. 맹원규의 안면 근육이 부르르 떨렸다. 하준은 그렇게 싸늘한 여름의 얼굴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모습마저도 너무 매력이 넘쳤다.맹원규가 싸늘하게 웃었다.“강여름 씨는 내 모가지를 쳐내고 내가 고용한 임원까지 싹 솎아내고 싶으신가 보군.”“그러면, 당신은 그만 두고 나갈 건가요?”여름이 비꼬았다.“당신 같은 사람은 철면피처럼 여기 어떻게든 붙어있을 걸.”맹원규는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다.“절대로 안 비킬 줄 알았지.”여름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내일부터는 최하준 씨가 회사에 와서 회장직을 수행할 겁니다. 당신은 직위 해제예요. 이사회의 절대적인 행사권 앞에서 당신은 일개 직원일 뿐이에요. 싫다고 말할 권리는 없습니다.”그렇게 말하더니 여름은 하준을 데리고 나갔다.막 문을 나서는데 안에서 뭔가를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여름이 하준에게 눈짓을 했다.하준은 바로 알아듣고 주먹을 쥐고 돌아섰다.두 사람의 뒷모습을 노려보던 맹원규와 깨진 컵이 보였다.“어, 아주 잘나셨어?”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일개 직원이 이사 앞에서 컵을 깨고 눈을 부릅뜨다니?”“아닙니다. 제가 실수로 컵을 떨어트렸습니다.”맹원규가 뱉었다.“왜요? 내 안면 근육이 멋대로 수축하는 것도 안 됩니까?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직원이 오너보다 기고만장한 꼴을 다 보고. 당장 나가시오.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하준은 냉엄하게 내뱉고는 여름을 데리고 나갔다.가면서 맹원규의 그 얼굴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내일 맹원규가 꺼질까?”여름이 웃었다.“그렇게 쉽게 나가겠어?”“그런가…?”하준의 어깨가 쳐졌다.“안 나갈 거야. 배후에 양유진이 있을 테니까. 양유진이 놈에게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5화

    차진욱의 변호사가 나섰다.“미안하지만 강여경이 FTT를 구매하는데 사용한 자금은 모두 강신희 여사님의 계좌에서 나온 돈입니다. 계속해서 당신이 FTT 주식을 상속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법원에 주식의 동결을 신청할 수 밖에 없습니다.”“당신은 그럴 권리가 없어!”강태환이 다급히 외쳤다.“돈은 내 동생이 준 거라고. 신희를 불러와.”“강신희는 지금 병으로 입원 중이고, 나는 배우자로서 부부 공동의 자산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차진욱이 몸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그리고 난 당신들 셋이 사기범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마침 강여경의 시신이 아직 냉동 보관 중이지? 그러면 이참에 DNA를 검출해서 친자확인을 해보자고. 난 재산도 되찾고 당신들을 사기로 고소도 해야겠어.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기쳤지. 아주 전세계 최고 사기액일 거야.”“헛소리! 우리는 사기 같은 거 치지 않았어!”강태환은 온몸의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았다.뭐라고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사실 기절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호흡이 가빠진 척하며 휠체어에 쓰러졌다.이사회를 개최했던 맹원규는 후다닥 일어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구급차 오고 있나? 회의실에 또 한 명이 기절했어. 같이 실어 보내지. 어서. 사람 죽게 생겼다고….”전화를 끊고 나가 회의실은 쥐 죽은 듯 고요해 졌다.맹원규가 차진욱을 보고 웃었다.“주식에 이렇게 큰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회의는 취소하고 다음에 다시 논의하시죠. 아니면 두 분이 개인적으로 분쟁을 해결하시고 나서 다시 이야기 나누십시다.”차진욱의 날카로운 시선이 맹원규를 훑었다.“강여경이 어마어마한 연봉을 주고 당신을 불렀지? 그 돈도 내 아내의 자금이야.”맹원규의 얼굴이 굳어졌다.사실 강여경이 어마어마한 연봉을 주고 맹원규를 초빙한 것은 사실이었다.“내 아내의 자금을 날려가며 불러온 게 겨우 이따위 쓰레기라니?”차진욱은 경멸을 숨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제가 뭘 잘못한 거라도 있는지요?”맹원규가 깊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4화

    기다리지.”차진욱은 셔츠를 정리하고 다시 앉았다.강태환은 바들바들 떨었다. 기절했으면 싶었다. 이제 양유진이 실려나갔으니 혼자서 어떻게 차진욱을 감당하겠는가?차진욱이 손이라도 댄다면 자신도 양유진 꼴이 날 것은 불 보듯 뻔했다.피범벅이 된 양유진을 생각하니 두려워졌다.‘기절한 척할까? 그러면 맹원규가 회의를 취소하겠지?’그런 생각을 하는데 여름이 갑자기 다정하게 다가왔다.“왜 그러세요? 놀라서 기절할 것 같은 건 아니겠죠?”“……”“기절하시면 안 돼요.”여름이 다정하게 말했다.“아빠가 기절하면 강여경의 주식을 어떻게 상속받아요?”강태환은 환장할 지경이었다. “강여경의 주식?”차진욱이 결혼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큭큭 웃었다.“그게 당신 차지가 되겠나? 범죄자 따위가 말이야.”차진욱의 말에 회의실은 묘한 정적에 빠져들었다.강태환은 얼굴이 시뻘게져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난 강여경의 아버지요. 여경이가 죽었는데 자식이 없으니 우리나라 법에 따라 부모가 재산을 상속받는 거지.”“강여경의 부모인 건 확실하고?”차진욱이 싸늘한 눈으로 노려보았다.“얼마 전 동성에 갔을 때 분명 강여경의 부모는 따로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강여경의 친엄마는 내 아내 강신희라고 말이야.”강태환이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그런가요? 내가 그런 소릴 했나? 어쨌든 법적으로는 걔가 내 딸이거든.”“그래?”차진욱이 옆에 있던 변호사에게 손짓했다.변호사가 바로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건넸다.차진욱이 서류를 강태환에게 들이 밀었다.“그러면 잘 보시지. 소위 당신의 딸이 일전에 내 아내의 재산을 어마어마하게 썼거든. 당신네 나라 법에 따라 강여경이 쓴 돈은 우리 부부의 공동 재산이라서 내게도 그 돈을 추심할 권리가 있어. 강여경이 죽었으니 그러면 그 돈은 법적인 아버지에게서 돌려받아야겠군”“무, 무슨 근거로?”서류의 숫자를 본 강태환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평생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금액이었다.“거 참 우습구먼. 당신 딸이 죽어서 딸이 남긴 주식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3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와 아무 온도가 느껴지지 않는 차진욱이 눈동자를 보자 양유진은 저도 모르게 몸이 덜덜 떨렸다.양유진은 자신이 차진욱을 완전히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다. 차진욱은 아들이 하나뿐이다. 그것도 강신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었다. 그러니 분명 매우 애지중지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양유진은 차진욱이 잔인함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양유진은 너무 아파서 입술에 핏기가 완전히 가셨다. 이마에서는 땀이 송글송글 솟아났다. 고통에 가득 찬 눈에 독기가 서렸다.“계속해 보시지. 그 대가로 아들 시체를 받게 될 거야. 난 놈을 아무도 없는 곳에 숨겨뒀어. 누구도 찾을 수 없게.”“그러시겠지.”차진욱은 큭큭 웃으며 양유진을 놓아주었다. 위협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얼굴이었다.“난 이래서 가식적인 인간이랑 말을 섞기가 싫다고. 인질을 잡았으면 잡은 거지 왜 나랑 쇼를 하겠다는 건지?”양유진은 당황해서 비척비척 뒤로 물러났다. 부러진 손을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차진욱! 당장 내게 사과해! 사과하지 않으면 아들놈을 죽여 버리겠어. 네놈은 이제 대가 끊기게 될 거다.”몸을 빼자마자 다시 차진욱을 협박하다니 너무나 양유진다웠다.맥퀸이 분노했다.“도련님을 다치게 했다가는 네 집안이 쑥대밭이 될 줄 알아!”“우리 집안이 차민욱 만큼 가치가 있지는 않지.”양유진은 화가 난 맥퀸을 보더니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차진욱,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면 내가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말을 마치기도 전에 차진욱은 양유진을 걷어차 날려버렸다.양유진은 바닥에 엎어졌다. 목구멍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차진욱이 다가가 양유진의 얼굴을 밟았다.“그래도 체면을 좀 차리게 해주려고 했더니 끝간 데를 모르고 까부는군. 내가 뭐라고 했는지 잊어버렸나? 내 아들이 팔 다리 잃는 것쯤은 신경 안 쓴다고 했지? 살아만 있으면 된다. 잘 들어. 민우의 목숨은 네가 살수 있는 조건이다. 멋대로 날 협박할 생각은 버려. 난 협박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야.”양유진은 전혀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1692화

    “난 사람으로서 못할 짓을 한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전세계의 낙후된 국가에 의료 환경을 제공하고자 애썼습니다. 하루하루 병에 침식되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고통을 아십니까?”여름은 구역질이 올라왔다.양유진의 연기는 그야말로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감이었다.자기 친조카도 살해할 정도로 잔인한 인간이 병으로 고통받는 인류를 구원할 구세주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니….“윽!”옆에서 듣던 하준이 먼저 반응했다.“구역질이 나는군. 당신네 약은 선진국에 팔자면 무시 당할 수준이니 제3세계 국가에 가서 돈을 버는 수밖에 없지. 가난한 나라지만 의약품은 필수니까. 당신은 죽음에 직면한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거야. 말로는 성인군자인 것처럼 굴지만 사람들이 다 바보인줄 아나?”차진욱은 하준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그래. 내가 살면서 별별 사람을 다 만나 봤지만 너처럼 구역질 나는 인간은 참 드물지.”자존심이 센 양유진은 그런 모욕을 당하자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차진욱이 천천히 일어서 양유진에게 다가갔다.강태환은 양유진과 같이 있다가 차진욱의 거대한 몸이 다가오자 극도로 두려움을 느꼈다.그러나 휠체어에 앉아 있어 마음대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그저 손잡이만 꼭 잡을 뿐이었다.“왜 이러시죠? 여기는 FTT그룹이고, 우리나라입니다.”양유진이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내가 모른다더니? 이제는 내가 이 나라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나 보군, 그래?”차진욱은 느릿하게 소매 단추를 풀었다. 소매를 걷으니 그을린 팔뚝이 드러났다. 탄탄한 주먹만 봐도 머리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누구 없나?”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이자 맹원규가 냅다 사람을 불렀다.그러나 맥퀸이 맹원규의 팔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머리를 테이블에 짓눌렀다.동시에 차진욱의 주먹이 양유진의 안면을 강타했다.180cm가 넘는 양유진의 몸이 그대로 벽까지 날아갔다. 입에서는 선혈이 흐르고 이빨도 몇 개가 부러졌다. 너무 아파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강태환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머…멈춰요. 경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