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 Chapter 1241 - Chapter 1250

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241 - Chapter 1250

1699 Chapters

1242화

“최하준, 적당히 하라고!”여름은 약이 올라 죽을 지경이었다. 힘이 어디서 났는지 옆에 있던 꽃다발을 집어 하준의 머리 위에 뭉갰다.하준은 머리를 막고는 얼른 뒤로 피했다.마침 병실로 들어오던 이주혁이 이 장면을 보고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놀렸다.“회복이 아주 빠르시군요.”여름이 답답하다는 듯 연신 깊은숨을 내쉬더니 아예 이불로 얼굴을 덮어버렸다.“넌 또 뭔 짓을 했냐?”여름의 행동을 보고 주혁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하준을 쳐다보았다.이상하지 않은가? 폭행당한 사람이 저렇게 달콤하고 환하게 웃다니.“너 뇌에 무슨 문제 생겼냐?”이주혁이 어이없어했다.“너처럼 외모와 여자를 밝히는 녀석은 이해 못하지.”하준은 업신여기듯 이주혁을 힐긋 보았다.“……”‘내가 몰라? 내가 사귄 여자만도 열 손가락으로 다 못 셀 정도인데, 내가 대체 뭘 몰라?에휴, 모르겠다.’이주혁은 더 따지고 싶지도 않아서 손에 든 약을 건넸다.“잘 먹여. 하루 세 번이다. 간다.”예전에 잘못한 게 있는 데다, 시아와 사이가 안 좋은 여름이 자신을 곱게 보지 않을 것 같았다. 주혁은 상황 판단이 빠른 편이었다.막 나가려는데 하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육민관 얘기로는 백소영도 양유진에게 모함을 당한 거라던데 그게 무슨 소리야?” ‘백소영’이란 세 글자에 주혁의 다리가 저절로 멈췄다.여름은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지만, 주혁이 멈춰선 걸 보고는 살짝 마음이 움직여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내가 말하면 듣기는 하고? 전에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안 믿어줬잖아.”“그때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잖아. 앞으로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다 믿을게. 주혁이가 바보라고 해도 믿어.”대단한 생존본능이었다.“……”주혁은 어두운 얼굴로 무표정하게 하준을 노려보았다.“아주 종잇장 같은 우정이네.”하준은 개의치 않고 계속 말했다.“내가 예전에 와이프 말을 안 들어서 이 꼴이 됐잖아. 그동안 얻은 교훈이 많지.”여름이 단호하게 말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 당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43화

여름도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다. 잠시 후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말을 이었다.“3년 전, 내가 지다빈이 강여경이라고 말했을 때도….”이주혁이 말을 끊었다.“하지만, DNA 검사를 해보니 죽은 사람은 진짜 지다빈이었어요. 여름 씨, 소영이랑 친했던 건 잘 알지만, 그 집 식구들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요. 소영이 무죄를 밝히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요.”주혁의 태도에 여름은 화가 치밀었다.“백지안이 순수하고 착하다고 했었죠? 소영이가 괴롭히는 거라고. 이제 백지안의 실체를 알고서도 소영이가 백지안을 괴롭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백지안 때문에 자살까지 하려고 했던 거 몰라요? 이제 날 오해했던 걸 알았다면 소영이도 예전의 나와 같은 상황일 수 있다는 걸 왜 생각 못해요?” 주혁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하준이 잽싸게 거들었다.“당신 말이 맞아. 우리가 정말 바보 같았어. 백소영에게 편견이 있었던 거야.”“그래, 편견 있었지.”여름이 하준의 말에 동의했다.“이주혁 씨, 소영이랑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걔한테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걜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 지었잖아요. 그리고 자기 생각이 틀렸을까봐 수많은 이유를 만들어 자신이 맞다는 걸 증명하려고 했죠. 그런데 사실은 당신이 너무 고집만 부린거예요. 왜 소영이가 세상을 떠난 지금까지 공평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죠?”“세상을 떠났다고?”주혁이 중얼거렸다. 며칠 전 묘지에서 유골이 파헤쳐진 그쪽 집안 사람의 묘지를 본 터였다.“그럼 살았겠어요?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경찰이 샅샅이 뒤졌는데도 못 찾았다고요, 살아 있을 리가 있어요?”여름은 목이 메었다. 하준은 뭐라 위로해야 좋을지 몰라 그저 여름의 등만 어루만져줄 뿐이였다.여름이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그때 지다빈과 강태환의 머리카락으로 검사해서 부녀관계라는 걸 밝혀냈는데, 동성에서 검사를 하다 보니 강여경의 친구가 알게된 거예요.”“죽은 사람은 진짜 지다빈이었어요. 화재가 발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44화

여름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하준은 점점 가슴이 아파왔다.새삼 추동현의 악랄함에 치가 떨렸다.‘아마 내가 동성으로 갔을 때부터 날 목표로 삼아 하나하나 계획을 실행했겠지.’추동현은 양유진의 야심까지 간파해 그 야심마저 이용했다. 두 사람 다 속을 철저히 감춘 음흉한 인간이었기에 여름도 하준도 속을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내가 그때 당신을 조금이라도 믿었더라면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 텐데.”“아니, 그래도 벌어질 일은 벌어졌을 거야. 백지안이 나타났을 테니까.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사촌 동생에게도 저렇게 신경을 쓰는데 진짜 백지안이 나타나면 어떨까 하고. 결국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고 난 경쟁에서 완전히 참패했지.”여름이 무기력하게 말했다.“백지안이 최면을 쓰기 전, 날 파티에 데려갔을 때, 친구들이 그렇게 날 왕따시키고 모욕주었는데도 당신은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어. 다들 무조건 백지안만 떠받들면서 날 받아들여 주지 않았지. 우리 사이에 애정이 식고 믿음을 잃어갈 무렵 아이가 생겼고, 내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하준의 얼굴에 괴로움이 역력했다. 백지안의 기억 조작으로 여름이 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주혁은 진심으로 사과했다.“미안해요, 그 말이 맞네요. 그때 소영이한테도 여름 씨한테도 편견이 있었어요. 전부 사과할게요.” 여름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난 그래도 살아있으니 사과를 받을 수도 있지만, 죽은 사람은요? 불쌍한 소영인 억울함을 풀지도 못했고 부모님까지 돌아가셨어요. 어머님 유골마저 개와 바꿔치기 되었고요.”“……”이주혁은 오래도록 말이 없었다.소영의 맑고 예쁜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그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났다.여름의 눈시울은 붉어졌다.“알아요? 소영이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전에 사이가 좋았을 때도 백지안이 소영이를 괴롭힌 건데도 백지안이 울기만 하면 당신들은 소영이가 백지안을 괴롭혔다고 생각했대요. 아마 당신들 눈에 백지안은 영원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45화

오해해서 미안했다고 말할가?이제와서 다 부질없는 일이다. 이미 저세상으로 간 사람이 다시 돌아올 리는 없으니까.******병실.여름은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얼굴엔 온통 상처로 가득했다.하준은 조심스레 곁에서 오렌지 껍질을 까고 있었다. 이제 백소영이 여름에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알았다.인제 와서 아무리 사과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상처는 이미 생겼고 그저 그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자기야, 우리 함께 그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보자. 진짜 범인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게.”오렌지 하나를 까서 건네며 말했다.“별로 먹고 싶지 않아.”여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당신들 탓하자고 한 얘기 아니야. 내가 후회되서 그래. 좀 더 일찍 알아챘더라면 양유진이 그런 짓은 못 했을 텐데, 내 친구를 해친 인간과 결혼했다니.”“당신 잘못은 아니지. 양유진 연기가 대단했지. 나도 놈이 정말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하준은 자조섞인 말을 토로하면서 한편으로 여름을 위로했다.그 뒤로 이틀, 여름은 내내 병실에만 있었다.휴대 전화로 뉴스도 보지 않았기에 인터넷을 뒤덮은 자신에 대한 악플도 볼 수 없었다.여름은 견딜 수 있었지만, 윤서는 그렇지 못했다.윤서는 그런 악플에 뚜껑이 열릴 지경이었고 여름의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욕을 퍼부어댔다.“뭘 안다고 아무 소리나 막 하는 거야? 아, 열받아. 양유진이 그런 인간일 줄이야. 경찰이 겨우 5일 구류로 끝낸 거 알아? 아오, 열 받아. 널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5일? 아오오!”“어쩔 수 없어, 자수했잖아. 태도도 좋고 여론도 다 그 쪽으로 기울었으니 경찰서에서도 더 큰 처벌은 어려웠겠지.”여름이 냉랭하게 말했다.“인터넷상에서 저 난리인데 너도 뭐라고 좀 해라. 양유진도 대단해 진짜. 그 얘기 올라간 지 며칠인데 아직도 실검 차트 에서 내려올 기미가 안 보이더라.” 윤서가 어지간히 속상한 모양이었다.“지금 네 상태가 딱 나 그때랑 비슷하다. 나가자마자 계란 맞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46화

윤서가 아래턱을 쓸며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있지, 아무래도 최하준이 너한테 껌딱지처럼 아주 찰싹 들러붙어서 평생 안 떨어질 것 같다, 야.”“……”여름은 잠자코 있었다.“그냥 항복해라.”윤서가 한숨을 내쉬었다.“발버둥 쳐봐야, 그럴수록 더 들러붙을 테니까.”“저기요, 제가 이미 유부녀거든요?”여름이 딱 잘라 말했다.“첫 번째 남편은 다른 여자한테 푹 빠져서 날 정신병자 취급했지. 두 번째 남편은 완전 악마같은 인간 쓰레기에 지금은 날 이 꼴로 만들어 놨는데, 너 같으면 아직도 사랑과 결혼 생활에 환상이 있겠냐? PTSD 올 지경이라고.”“하긴 그러네. 에휴, 이 불쌍한 것.”윤서가 손을 뻗어 여름을 꼭 안았다.“야, 차라리 결혼하지 말자. 우리 둘이 애들 잘 키우면 되지.”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하준은 두 여자가 꼭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둘이 절친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안고있는 모습은 어쩐지 보기가 좀 그랬다.“그거 놓죠.”하준은 못 참겠다는 듯 달려 나와 윤서에게 경고했다.“놓긴 뭘 놔요?”윤서가 기세등등하게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우린 둘 다 사랑에 상처 입어 너덜너덜해진 사람들이라고요. 남자는 믿을 수 없는 존재란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여름이가 이제 나랑 산대요. 우리 둘다 애도 있겠다, 뭐 정자 기증 같은 것도 필요 없고.”“제 정신입니까?”최하준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같이 살 사람 필요하면 다른 사람 알아봐요. 우리 여름이 귀찮게 하지 말고.”윤서가 코웃음을 쳤다.“뭐래? 여름이야말로 남자한테 제일 상처 입은 사람인데. PTSD 왔다잖아요. 이제 여름이는 나 말고는 아무도 안 좋아할걸요?”“……”생각없이 던진 한마디에 저렇게 말을 만들어 내는 윤서가 신기했다.“자, 자, 환자 면회 시간 끝났으니까 이제 돌아가시죠.”하준은 윤서를 끌어 문 쪽으로 보냈다.“이거 놔요. 감히 임산부한테 손대다니, 여름이가 용서 안 할….”하준은 윤서를 내보내더니 ‘쾅’ 소리 나게 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47화

여름은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갑자기 침대 머리맡에 둔 하준의 핸드폰이 울렸다.힐끗 보니 ‘맹지연’이라는 이름이 보였다.‘아직도 얘랑 연락한다고?’휴대 전화 소리에 하준이 주방에서 나와 발신자를 확인했다.하준은 슬쩍 여름 쪽을 보더니 전화를 받아 스피커를 켰다.“어머, 드디어 전화 받으시네요. 내 전화 평생 안 받으시려는 줄 알았는데.”“무슨 일이십니까?”하준이 딱딱하게 물었다.“설마 아직도 매일 병원에서 강여름 씨랑 같이 있는 거 아니죠? 이해가 안 되네. 나이 많은 여자가 뭐 그렇게 좋다고. 다른 사람하고 결혼까지 한 여잔데 나랑 비교가 돼요?”맹지연은 하준의 딱딱한 목소리에 부루퉁하게 물었다.“……”‘나이 많은 여자?야, 나 아직 20대거든?’하준은 덤덤히 말을 받았다.“본인 나이를 좀 잘못 인지하는 것 같군요. 맹지연 씨도 이제 나이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남들은 결혼해서 아이 어머니가 되었을 나이입니다. 아직도 본인이 무슨 열여덟 소녀인 줄 압니까?”“아니, 저기요! 무슨 소리예요? 이제 겨우 스물살밖에 안된 사람한테!”맹지연은 더 이상 나긋나긋하지 않았다.“체면은 충분히 봐 드린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계속 사람 화나게 할 거예요? 지난번 욕실 사건도 그냥 눈감아 드렸는데.”“그만 하시죠. 나에게 약물 사용한 건 천천히 갚아주겠습니다.”하준의 인내심도 바닥나기 일보직전이었다.“질척거리지 마십시오. 당신처럼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사람은 질색입니다.”“그래요? 내 생일 날 당신이랑 강여름이 욕실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다 밝히겠어요. 장담하는데 이제 당신들은 전국적으로 욕먹을 거고요, 정재계에서는 아무도 당신들하고 교류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맹지연이 비웃었다.하준의 눈이 차갑게 번득이였다.맹지연 같은 거물의 딸이 나서면 여름은 분명 더 신랄하게 비난받게 될 것이었다.자신은 상관없었다. 그러나 여름이 걱정이었다.하얗고 가녀린 손이 갑자기 하준의 휴대 전화를 낚아챘다. 여름이 웃었다.“해보시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48화

하준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한 눈빛으로 여름을 응시하고 있었다. 눈에서 꿀이라도 떨어질 판이었다.“속 쓰리긴… 맹 의원 따위가 당신이랑 비교가 되나? 별 볼일없는 노인네뿐인데. 게다가 그 집 딸이야 말라빠져서 아무것도 없는데 더 볼 것도 없지. 그에 비하면 당신은….”하준의 시선이 한곳에 머물렀다.“아주 딱 좋아. 매우 보기 드물고, 글래머하지.”“뭐래, 저 변태가 진짜….”음흉한 시선이 느껴지자 여름은 이렇게 쏘아붙였다. 얼굴이 빨개져서 이불을 끌어당기며 흘겨 보았다.“다 자기가 했던 말이잖아?”하준이 싱글거리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자기야, 방금 그런 거 너무 좋아. 카리스마 있게 질투하는 거.”“질투는 누가? 맹지연이 날 들먹이면서 협박하니까 짜증나서 그런 거지.”여름이 딱 잘라 말했다.“아무리 남자가 좋아도 그렇지, 예전에 난 그래도 저렇게 품격 없게 굴고 그러지 않았었는데 맹지연은은 진짜 선 넘는다니까.”“그러게, 나도 별로야. 하지만 방금 맹지연 완전히 열받은 것 같던데…. 정말 말할지도 몰라. 난 당신 명예가.....”하준은 여기까지 말하다가 말을 멈췄다.여름이 인상을 쓰며 하준을 쏘아보았다.“왜 이렇게 갈수록 우유부단해지지? 맹지연한테 협박이나 당하고 있고. 예전에 그 패기랑 살기는 어디로 간 거야?”하준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예전엔 약점이란 게 없었지만 지금은, 당신, 여울이, 하늘이, 모두 내 약점이라서.”여름의 맑은 눈동자가 하준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말했다.“난 협박당하는 거 싫어. 당신은 여울이랑 하늘이 아빠잖아. 당신이 협박당하는 것도 싫어. 돈, 명예, 이런 건 다 뜬구름일 뿐이야. 난 서울에 온 이래로 갖은 풍파를 다 겪었어. 날 욕하는 사람도 너무 많았고. 하지만 그러면 뭐 어때? 인터넷에서 욕 좀 먹는다고 내가 뭐 어떻게 되나? 여기가 우리를 받아주지 않으면 아이들 데리고 이 나라를 떠나면 그만이야. 세상은 넓고 갈데는 많아. 내가 그 사람들한테 제약받을 필요 없잖아.”“……”하준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49화

-그러니까, 강여름이 최하준이랑 정말 맹지연 파티에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거야?-맹지연이 부정하지 않았다는 건 인정했다는 거죠. 대놓고 말은 못해도.-맹지연 말투에서 다 느껴지잖아. 완전 한을 품음. 최하준 좋아했나 봄. 안 그럼 강여름이랑 왜 싸웠겠음?-또 그 인간 피해자인가? 진짜 이해가 안 가. 이제 재벌도 아니고 그쪽으로 문제도 있다며? 얼굴 좀 생긴 거 말고 뭐 볼 게 있다고 다들 그렇게 좋아 죽나?-그건 아니지. 최하준이 ‘조금’ 잘생긴 건 아니잖아? 완전 미친 비주얼이지, 안 그래?-어쨌든 강여름이랑 최하준은 완전 사회악이야. 사랑을 하든 뭘 하든 둘이 할 것이지 왜 죄 없는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냐고?-강여름 사진만 봐도 우웩!-강여름 눈은 관상학적으로 도화살 가득, 남자 엄청 밝히게 돼 있음. 저런 여자는 백퍼 바람 펴, 오빠들. 내 번호는 010-****-****.-애도 있다며, 어떻게 저런 짓을 하지? -별달유치원 다닌다던데, 저 집 딸 우리 애랑 같은 반 될까 봐 겁나요. -그 엄마에 그 딸이겠지.“……”뒤로 갈수록 여름의 얼굴이 굳어졌다.자신에게 뭐라는 건 상관없었지만, 아이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건 견딜 수 없었다. 그건 역린이었다.잠시 뒤, 유치원 교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어머님, 죄송한데 쌍둥이들 유치원 옮기시면 안 될까요? 죄송해요. 최근 여울 어머님 일로 여러 학부모님이 유치원까지 와서 항의 중이에요. 모두… 모두 여울이 하늘이랑 다른 반에 넣어달라고 난리도 아니에요. 원장님은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입학하는 아이가 없을까봐 걱정하시고요. 죄송하지만, 아이들 유치원에서 빼주셨으면 해요. 원비는 환불해 드릴게요.”“네.”여름은 이러쿵저러쿵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고작 이런 일로 퇴학시키는 유치원이라면 어차피 좋은 유치원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동안 아이들이 유치원을 쉬고 있기에 망정이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공격받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양유진, 이렇게 날… 건드렸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50화

“알고 있습니다.”하준의 목소리는 괴로움으로 가득했다.“하지만 이렇게 계속 참고 있자니 여름이도, 아이들도 지킬 수가 없는 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인생 짧게 보지 마라. 이런건 금방 지나간다.”한병후가 말했다.“양유진이 지금 저렇게 날뛰는 건 뒤에 추신그룹을 업고 있어서다. 추신이 망하면 놈은 아무것도 아니지. 그때가 되면 언제든 처리할 수 있어.”“아버지, 여름이 어머니가… 정말 니아만의 안주인입니까?”하준이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양유진이 그 사실을 안다면 어떻게 감히 여름이를 이렇게 함부로 때릴수가 있습니까?”“그건… 나도 의외였다.내 추측이… 틀렸을지도 모르겠구나.”한병후 역시 의문이 들었다.“사실 아버지 추측이 틀리길 바랍니다. 여름이 어머니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라면 재결합에 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까요.”하준이 한숨을 내쉬었다.******입원 1주일 후.여름은 퇴원했다.퇴원 당일 병원 입구는 기자로 가득했다. 이주혁은 두 사람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몰래 떠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오니 기자가 딱 지키고 있었다.각종 배춧잎에 썩은 계란, 썩은 고기가 차로 날아들었다.차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심지어 누군가 운전석 문을 열고 기사를 억지로 끌어냈고 곧이어 기자들이 벌 떼처럼 차 안으로 몰려들어왔다.“뭐하는 짓입니까? 여긴 법도 없습니까?”서경주는 기자들의 개념없는 행동에 화가 치밀었다.그러나 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준과 여름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와, 진짜 최하준이랑 같이 있네. 강여름 외도 딱 걸렸어.”“병원 데리고 갈 때 벌써 다 찍었잖아.”하준은 굳은 얼굴로 렌즈를 가렸다.“다 내리시죠! 더는 못 봐줍니다.”“해볼 테면 해보시지. 안 봐주면 어쩔 건데? 우릴 때리기라도 할 건가?”“불륜 저지르는 것들이 무슨 큰 소리야? 내가 제대로 찍어서 세상 사람들한테 네놈들 면상을 알릴 테다.” “우릴 찍겠다고?”여름이 의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1251화

옆에 있던 서경주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여름아, 뭐 하는 짓이냐?”어안이 벙벙해 멍하니 있는 기자도 있고 미친 듯이 셔터를 눌러대는 기자도 있었다.이렇게 협조적인 인터뷰이라니 사진을 다 찍고 나서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 됐다.“본인이 완전히 불륜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대놓고 말씀하시는 건가요?”“아뇨. 저는 당신들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양유진을 싫어하는지, 얼마나 혐오하는지를 알려주고 싶은 겁니다. 나는 최하준과 사귈지언정 양유진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양유진이 나를 깊이 사랑한다고 믿고들 계시겠죠? 상관없어요. 매일 아침 8시에 양유진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드릴게요.”여름은 기다란 눈썹을 깜빡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무슨 뜻이죠?”기자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하준은 운전석으로 가서 기자를 밀어내더니 창문을 열고는 카메라에 대고 말했다.“다들 날 너무 과대평가들 하시는군. 나는 지난 번에 구치소에서 공격을 받아 그곳에 크게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동안 매주 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를 받고 있었고, 지금은 강여름 씨와 관계를 가질 수도 없습니다. 원하신다면 알아보시던지. 아주혁 의사가 한 달 전부터 날 위해 해외에서 최고의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고 있었습니다.”기자들은 어리둥절해졌다.“거짓말 하지 마세요. 전에도 안 서서 비뇨기과에 다녔다더니 백지안 씨와 재판할 때 그쪽 변호사가 당신이 피임약을 구매한 증거를 내놓지 않았습니까?”“백지안에게 발기가 안 되는 건 사실입니다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더군요. 그러나 지금은 정말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서 알아들 보시면 됩니다. 내내 약을 먹고 치료하고 있으니까.”하준이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지난번에 최하준 씨가 강여름 씨를 안고 병원에 들어갔을 때 보니까 강여름 씨 온몸에 키스마크던데요,”기자가 수긍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나도 봤어.”“네, 내가 남긴 겁니다.”최하준이 뻔뻔하게 고개를 들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입을 맞추는 게 전부였소. 다른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
PREV
1
...
123124125126127
...
17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