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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051 - Chapter 1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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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2화

“너 지금 소송 중인데 나에게 무슨 짓이라도 했다가는 너 감방행이야.”백지안은 하준의 미친 듯한 모습을 보고 주의력을 돌리려고 애썼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회사를 생각해. 다들 너 하나만 바라보고 있잖아.”“네가 내 모든 것을 다 망쳤어. 이제 내겐 아무것도 안 남았는데 내가 두려울 게 있는 줄 알아?”하준이 백지안의 턱을 움켜쥐었다. 할 수만 있다면 목숨이라도 빼앗아버릴 것만 같았다.백지안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회장님….”“야! 너 지안이에게 무슨 짓이야!”상혁과 송영식이 동시에 달려왔다.송영식이 있는 힘껏 하준을 밀어내고 급히 백지안을 잡아챘다.“영식아, 쟤 왜 저래? 너무 무서워.”백지안이 송영식을 와락 안으며 파르르 떨었다.“나 하마터면 숨을 못 쉬어서 죽을 뻔했어. 무, 무서워.”몸을 덜덜 떠는 백지안을 보니 머리로 피가 솟은 송영식은 다짜고짜 하준에게 주먹을 날렸다.“이 자식이!” 백지안이 아까 누군가 미친 듯이 차를 몰고 집에 침입했다며 전화로 부르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준은 번개처럼 뒤로 몸을 피하며 송영식의 주먹을 막아냈다.“진정해. 백지안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쟤는…”“닥쳐! 그렇게 지안이에게 상처를 주고 네가 무슨 할 말이 있어? 아무리 내 친구라도 이건 못 참아!”송영식이 다시 마구 주먹을 날렸다. 하준은 할 수 없이 일단 송영식을 제압하고는 분노에 외쳤다.“3년 전에 백지안이 내 병을 치료한다면서 내게 최면을 걸어서 내 기억을 조작해서 내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어. 너도 정신 차려!쟤가 얼마나 무서운 애인지 알아? 쟤는 널 사랑하는 게 아니야. 그저 예비 어장에 든 물고기일 뿐이라고. 곽철규와 얽혔던 것도 자기 말처럼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해서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거야.”송영식은 멍해졌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하준을 바라보았다.“미쳤냐? 최면이니 뭐니, 다 무슨 소리야? 허언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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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3화

백지안의 여우짓은 상상을 초월한다.순진무구한 척하며 뒤로 하는 악랄한 짓에 자신은 눈이 멀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너도 이제 조만간 걔한테 처절하게 당하게 될 거야.”하준이 경고했다.“하준아, 너 애가 왜 이 지경이 되었냐? 네가 싫어서 헤어졌으면 그만이지 왜 남까지 가지고 난리야?”송영식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지안이는 건드리지 마. 한 번만 더 선 넘으면 네가 아무리 내 친구라고도 경찰에 신고하고 법적으로 해결하겠어.”“그래.”하준이 끄덕였다.“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지. 백지안, 잘 들어. 며칠 내로 이전에 넘겼던 위자료를 모두 돌려줬으면 해. 내놓지 못하겠다면 곧 고소장이 날아갈 거야.”백지안은 한껏 불쌍한 척을 했다.“너, 내가 알던 그 최하준이 맞아?”송영식이 분노에 씩씩거렸다.“야, 정말 너무 하네. 이미 준 것을 어떻게 다시 돌려달라고 하냐?”“왜 안 돼? 우린 사실혼 관계도 아니었는데 수천 억을 주다니 말이 되나? 게다가 몇 년 동안 내가 영하 뒤를 얼마나 봐주었는데. 몇 년 동안 백지안이 펑펑 쓰고 다닌 생활비도 모두 내가 대고 있었다고. 그동안 쓴 돈도 모두 다 돌려받을 거야.”하준은 냉랭하게 한 마디를 남기고 상혁과 차를 타고 떠났다.백지안은 초조한 얼굴로 송영식을 바라보았다.“하준이 갑자기 왜 저래? 돌려달랄 줄 모르고 현금은 다 투자하는데 넣어버렸는데 이제 난 어떡해?”“하준이가 저렇게 염치없이 굴 줄은 나도 몰랐다.”송영식이 백지안의 어깨를 토닥였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도 알 수가 없었다.“하준이가 정말 소송을 건다면 저 녀석 실력으로는 반드시 이길 텐데.”백지안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목숨 같은 돈을 내놓고 싶지 않았다.그 돈이 없이 어떻게 지금 같은 사치스러운 삶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요즘 한창 재벌가의 여자들이 만나자고 슬슬 연락을 주고 있어 재미를 들이고 있었는데…“하지만, 지난번에 강여름이랑 송사에서는 하준이도 졌잖아?”“그건 하준이가 결국 변론을 포기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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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4화

마지막 말을 할 때 하준의 눈에서는 얼음 같은 냉기가 흘러나왔다.이주혁은 하준이 이렇게나 원한을 가지고 누군가를 대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왜 갑자기 하준이 이 정도까지 백지안에게 원한을 품었는지 이해가 안 됐다. ‘지난번에 육민관 사건 때문인가? 하지만 그냥 의심스러웠다 뿐이지 지안이가 했다는 증거도 없는데….’“대체 무슨 일이야?”이주혁이 물었다.“말하면 믿어줄 거야?”하준이 자조적으로 웃었다.“영식이는 백지안 말만 듣고 내 말은 들을 생각도 안 해.”이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말해 봐. 영식이는 지금 지안이한테 너무 빠져서 지금 제정신이 좀 아니잖아.”“나도 전에 그랬었잖아.”하준이 힘없이 웃으며 자기 머리를 가리켰다.“전에 백지안이 치료해 준다고 하면서 내게 최면을 걸었어. 어렸을 때 날 담당해 주셨었던 교수님께 들었어.Y국에 전해지던 고대 최면술이 있는데 프로그래밍하듯 사람의 기억과 감정을 자신이 원하는 내용만 집어넣어 가며 조작할 수 있대. 이제 내가 왜 3년 전에 갑자기 백지안과 사귀고 여름이와 이혼했는지 알겠지?”이주혁은 흠칫했다.“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 그게 사실이라면 왜네가 아무 느낌이 없었겠어?”“그래. 그게 바로 이 최면술의 무서운 점이야. 전에 내가 여름이랑 패스트푸드점에 갔었다고 네가 그랬잖아? 내가 하석윤을 손봐주기까지 했다며? 동성에 가서 지훈이도 만나고 전에 일해주셨던 이모님도 만나면서 조사해 봤어.”“다른 사람들이 보았고 알고 있었던 것과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이 완전히 달라. 내 기억에는 여름이와 관련해서는 나쁜 것만 남아있어. 여름이가 내 배경을 보고 신분 상승을 위해 날 노렸다고 기억하고 있다고!내 머릿속에 여름이는 아주 최악의 여자였어. 내가 사랑했었던 기억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하준은 슬픈 듯 입술을 깨물었다.“난 나를 잘 알아.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더 이상 좋아하지 않게 되었더라도 내 아이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험하게 대했을 리가 없어. 당시 내 머릿속에는 온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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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화

이주혁은 깜짝 놀랐다.확실히 가끔 셋이 밥을 먹을 때 생각해보면 하준은 예전에 있었던 일을 자신들보다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곤 했다. 오로지 여름과 관련된 것들은 많은 기억이 흐릿한 느낌이었다.“하지만 네 말이 사실이라면…지안이는 너무 무서운 애잖아.”이주혁은 몸에 소름이 돋았다. 온갖 사람을 다 만나보았지만 백지안처럼 본모습을 감쪽같이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아니. 걔는 무서운 게 아니야. 악랄한 거지.”하준이 한숨을 쉬었다.“연 교수님 말씀으로는 그 최면술은 실패할 확률이 높고, 실패할 경우 초래할 결과가 너무 참혹하기 때문에 사용이 금지되었다는 거야. 그런데 백지안은 그런 최면을 내게 걸었어. 날 사랑한다면서 내가 뇌 손상을 입으면 어떻게 될지는 안중에도 없었던 거지. ““그렇다면… 걔가 영식이에게도…?”이주혁이 머뭇거리며 물었다.“그럴 필요가 있었겠냐? 영식이는 그냥 백지안이라면 죽고 못 사는데.”하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백지안이 영식이랑 사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어쨌든 영식이는 지안이를 좋아하잖아. 하지만 백지안은 괜찮은 인간이 아니었어. 영식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걔의 배경을 좋아하는 거였어. 백지안은 게다가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도 모른다고.”“곽철규 말이야?”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걔는 하는 말마다 다 거짓말이었어. 협박 때문에 곽철규랑 관계를 가졌다는 말을 전에는 믿었지만 이제는 안 믿어. 자기가 더 원해서 곽철규를 찾아갔을 거야. 전에 실종되었던 것도 납치범들에게 잡혀서라고 말했지만 실은 그 말도 이제 못 믿겠어.”이주혁은 하준이 다음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렸다.“당시에 같이 납치되었던 애들은 시신으로 발견되었는데 왜 걔만 아니었겠어? 전에는 백지안이 무슨 말을 해도 다 믿었지만 이제는 뭐 하나 믿을 수가 없게 되었어.”하준이 추리를 이어 나갔다.“곽철규가 예전 사진으로 협박을 했다며 핑계를 댔었지만 사실 백지안이 경험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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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화

“네, 직후에 최면에 걸리신 건지 제가 결과를 말씀드렸더니 엄청나게 화를 내셨었죠. 그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는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상혁이 말을 이었다.“당시 백지안 님이 연화정님의 유골을 바꿔치기한 게 아닌가 의심하셨던 것 같습니다. 검사했던 분께서는 개나 고양이처럼 적은 동물의 뼛가루라고 말했습니다.”“지안이가 새어머니 유골을 개나 고양이의 뼛가루와 바꿔치기했다고?”이주혁은 어이가 없었다.자신도 딱히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어르신이 돌아가셨는데 유골을 짐승 뼛가루와 바꿔치기한다는 미친 짓은 상상도 못 해보았다.“그러면 지안이가 아버지를 짐승이랑 같이 합장했다는 거야?”“그런 셈이죠.”상혁이 끄덕였다.하준과 이주혁은 동시에 입을 다물어버렸다.한참 만에야 이주혁이 입을 열었다.“그게…백윤택이 한 짓인지도 모르잖아?”“그렇게까지 미친 애라는 생각은 받아들이기 힘들지?”하준도 믿기 힘들었다.“내가 걔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데도 내게 그렇게 악랄한 술수를 써서 내 모든 것을 망가뜨린 인간이야. 육민관 사건에도 배후에 걔가 있었을 거야. 백윤택은 그렇게까지 머리가 좋지 못해.”백윤택이 나쁜 놈이라고는 하지만 영하 관리하는 거 보면 그런 복잡한 일을 계획할 정도의 머리는 없어. 내가 몇 년을 서포트를 했는데도 전혀 발전이 없잖아. 게다가 일을 저질러도 그렇게 멍청해서는…. 내가 뒤를 봐주지 않았으면 진작에 감옥에 갈 정도로 늘 증거를 질질 흘리고 다니고 말이야.”이주혁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알고 지낸 지 십수 년이라. 내 마음속에 지안이는 언제나 순수한 소녀 그 자체였는데 언제 그렇게 변한 걸까? 외국 나갔다가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서….?”“아마도 걔는 변한 게 아닐지도 몰라. 그냥…걔는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인데 우리가 잘 몰라봤던 거지. 걔는 위장에 능하잖아.”하준이 갑자기 말했다.“어렸을 때 나는 늘 지안이를 감싸면서 소영이와 싸웠는데…. 소영이가 지안이를 괴롭힌다고 생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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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7화

이주혁의 눈이 어두워졌다.한참을 거기 꿇어 앉아있다가 일어나 묘지 관리자를 찾아갔다.관리자는 유골을 누가 파갔다는 소리를 듣자 깜짝 놀랐다.“아니, 미쳤나… 요즘 누가 유골을 훔쳐간담?”이주혁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그렇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유골을 훔쳐가지?망자의 가족이거나 망자가 이곳에 묻히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야.아니면 누군가가 어르신과 함께 묻힌 것이 어머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누군가일까?백윤택과 백지안이 가져갔을 리는 없겠지. 애초에 둘이 그렇게 안배한 거니까. 남은 가능성이라면… 백소영?백소영은 주지 않았어. 백소영이 돌아온 거야.이주혁은 갑자기 팔짱을 끼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혹시 요 몇 년 사이에 예쁜 젊은 여자가 그 묘지를 찾아오지 않았나요?”“설도 아니고 추석도 아니라 사람은 커녕 그림자도 못 봤는데 예쁜 여자는 무슨…”관리자가 컴퓨터를 잠시 검색했다.“그 묘지는 연락처도 없더라고요. 혹시 그 분들 뵈러 오신 거면 망자 가족들 연락 안 됩니까?”이주혁은 완전히 놀라버렸다.“전화번호도 없어요? 평소에 성묘 오는 가족 없습니까?”“나야 모르죠. 성묘할 때면 방문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말입니다. 아, 예쁘장한 여자가 가끔 오긴 했죠.”관리자가 기억을 더듬더니 말했다.“이렇게 생긴 사람인가요?”이주혁이 휴대 전화에서 백지안과 여럿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아닌데.”관리자가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은 눈이 엄청 커서… 외국사람처럼 생겼거든요. 해마다 왔었는데 올해는 친구처럼 보이는 다른 예쁘장한 아가씨랑 왔었지요. 딱히 성묘해야 할 때도 아니었는데, 그래서 더 기억이 나는군요. 지난번에 왔을 때는 웬 남매랑 만났는데 싸움이 났어요. 어, 생각난다. 이 여자가 그 남매 중에 한 사람이었네요.”이주혁이 생각해 보니 외국사람처럼 생겼다는 사람은 임윤서인 듯했다.임윤서는 잘 모르지만 돌아가신 친구의 부모님을 종종 성묘 올 정도라면 의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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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8화

그러나 최하준을 두둔하는 댓글도 있었다.-연애 한 번 하고 수백억은 좀 심하지. 하긴, 저런 돈 받을 수 있다고 하면 난 청춘뿐만 아니라 중년까지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만-솔직히 백지안이 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위자료를 그렇게 받아 가냐? -와, 난 백지안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연애 한 번에 수백억이라니 이제 보니 월드 와이드 럭키걸 아니냐?-내가 죽어라고 최하준 욕하던 사람인데 장난 없네, 위자료를 수백억이나 줬었다고?-문제는 준 제 아니라 그걸 되돌려 달라고 하는 거라니까? 결국 최하준은 쪼잔한 놈이란 소리지. 다들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FTT에 자금 문제만 생기지 않았더라면 반환 소송 같은 거 안 했겠지.-위자료 수백억이라니 좀 심하긴 하지. 최소한 반이라도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님?-반이라도 수백억이잖아? 평생 써도 다 못 쓰겠다. 그런데 백지안이 돌려줄까? 안 돌려준다니까 고소한 거겠지?-왜 갑자기 백지안이 이렇게 가식적으로 느껴지지? 정말 최하준을 사랑하기는 한 걸까? 아무래도 최하준의 돈을 사랑한 거 아닐까?-당연하지. 그때는 최하준이 국내 최고의 부자였으니까 죽어라고 매달린 거겠지. 무일푼이라도 사랑한다는 말은 난 안 믿음.“……”여름은 완전히 깜짝 놀랐다.‘왜 최하준이 갑자기 백지안에게 위자료를 돌려달라고 하지? 이상하네. 내가 아는 최하준이라면 굶어 죽어도, 아무리 큰 빚을 지고 있어도 전여친에게 위자료를 돌려달라고 할 위인은 아닌데. 게다가 상대가 백지안인데, 갑자기 아까워진 걸까?그나저나 액수를 보니 내가 참 비참하네.난 연애도 아니고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낳았는데 땡전 한 푼 받은 거 없이 쫓겨났구먼. 비교하자니….됐다. 그만 생각해야지. 생각할수록 어이만 없지, 뭐.’더 어이없는 것은 그 뒤에 벌어진 일이었다. 네티즌이 갑론을박하자 하준이 공개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나와 백지안은 10년 넘게 교제했다고 하지만, 전혀 사실혼 관계라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전에는 일이 바쁘기도 했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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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9화

-그랬나 보네. 강여름이 고소하지도 않았잖아? 서지도 않는 인간이 뭔 연애 관계 이렇게 복잡하냐?“……”다시 삼각관계의 파도 속으로 끌려들어 간 강여름은 대체 최하준이 무슨 의도인지 알 수가 없었다.‘내 결혼생활을 박살 낼 작정인 거야?’난리가 난 것은 네티즌뿐이 아니었다. 윤서도 소문을 접하고는 후다닥 전화를 걸어왔다.“여름아, 오랜만에 같이 밥 먹자. 얼굴 안 본 지 한참 돼서 보고 싶네?”여름은 눈알을 굴렸다.“며칠 전에 봐 놓고 뭐래? 난 하나도 안 보고 싶거든.”“아잉~ 그러지 말고. 내가 근사한 일식집 오마카세 쏠게.”임윤서가 생글거리며 말했다.결국 여름은 약속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윤서가 보리차를 따라주며 물었다.“최하준 진짜로 안 서?”“푸헉!”너무 직선으로 꽂히는 질문에 여름은 마시던 차를 뿜었다.“작작 해라, 진짜.”“아잉, 궁금해서 그러지. 최하준은 갑자기 왜 저러는 건데?”윤서가 조그맣게 물었다.“그 뉴스 터지고 나서 송영식은 출근도 안 해. 비서실 사람이 하는 얘기 들어보니 며칠째 여기저기 변호사 구하러 다닌대.”“그래서?”“그런데 아무도 상대를 안 해준대.”윤서가 고소하다는 듯 말했다.“원래 최고의 변호사라는 것들은 돈 많은 부자의 사건만 맡잖냐? 찾아오는 사람들이라고는 국선 변호사 정도래. 전에 네가 부른 무명의 변호사에게 졌다는 얘기가 퍼져서 실력 있는 변호사들은 이제 상대도 안 한다는 거지.”“송영식은 백지안에게 변호사를 구해주려는 거겠지?”여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번 소송은 이기기 힘들걸. 일단 액수가 너무 크고, 최하준하고 백지안 사이에 잠자리가 없었다는 증거가 확실해서 사실혼 관계를 주장할 수도 없을 거야. 전액 반환이 아니라고 해도 끽해야 몇억 손에 쥐겠지.”“그러니까. 수백억 이라니 최하준 머리가 뭐 어떻게 됐던 거 아니냐? 뭔 위자료를 그렇게 퍼준대?”윤서가 고개를 저었다.“주는 놈이나 받는 놈이나…. 게다가 받은 쪽에서는 한 푼도 못 내놓겠다고 저러지. 제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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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0화

윤서는 울상이 되었다.“야, 사람 놀래키지 마. 송영식 그 멍청이의 아이를 가지고 싶지는 않다고. 그 멍청한 머리를 물려받는다면 내 애가 너무 불쌍하다고.”“그런 소리 하지 마.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렇지 사업하는 거 보면 머리는 비상한 사람이야.”“아, 시끄러워!”윤서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넌 튀김이나 먹어.”여름이 새우튀김을 집어 주었다.“다 먹고 같이 초음파 보러 가자.”“식욕이 하나도 없어.”윤서는 당황했다.“난 임신해 본 적도 없는데. 수술하면 아플까? 난 아픈 게 제일 실어.”“이제 막 초기니까 그렇게 아프지 않을 거야.”여름이 위로했다.그러나 윤서는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게다가 점점 생선 비린내를 맡을 수가 없었다.여름은 윤서를 데리고 병원 응급실로 갔다. 피 검사 후에 초음파를 보러 갔다.초음파를 하는 동안 여름은 밖에서 기다렸다. 5분 뒤 윤서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나왔다.“어떡해? 나 임신이래.”여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몇 초가 흐른 뒤 말을 이었다.“수술하자.”여름은 하준과 함께하는 동안 너무나 힘들었다. 자신도 백지안과 싸우기 버거웠는데 윤서는 말할 것도 없다 싶었다. 게다가 송영식은 지금 백지안에게 완전 콩깍지가 낀 상태인데 이 아이를 낳아서 좋을 일이 하나도 없었다.“…그래.”윤서가 끄덕였다.수술은 무서웠지만 아이를 낳아봤자 축복받기도 힘들었다.이제는 정말이지 백윤택과 송영식을 모두 잡아다 주리를 틀고 싶었다.의사에게 상담을 했다.“수술하실 거면 내일 산부인과로 가서 예약하시면 됩니다.”두 사람이 응급실을 나올 때 다른 쪽 복도에서 양복을 입은 이주혁과 닥터 몇이 걸어 나오다가 윤서와 여름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추었다.“이번에 저희 병원으로 와서 직접 지도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환자분 목숨을 구했습….”원장이 말을 하다 말고 이주혁의 얼굴이 고정된 것을 보고 물었다.“누구? 아는 분입니까?”“네. 죄송하지만 저 두 분이 왜 병원에 왔는지 한 번 알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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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화

다음날.여름은 휴가를 내고 윤서와 산부인과를 찾아갔다.의사는 초음파와 혈액검사 결과를 보더니 말했다.“수술받으실 거면 오후까지 기다리셔야겠습니다.”“오후요?”윤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꽤 빠르네….”윤서는 며칠은 걸릴 줄 알았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저기… 많이 아플까요?”“통증이야 있죠. 원하시면 마취를 해드리겠습니다.”“네, 그럼 마취 부탁드릴게요.”윤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찰실에서 멍하니 걸어 나오는데 갑자기 전유미, 송근영, 송윤구가 다가왔다.“얘야, 축하한다.”전유미가 희색이 만연해서 손을 잡았다. 친구들은 다들 손주를 본다고 난리였는데 자신은 자식들에게서 아무 소식이 없어서 섭섭하던 차였는데 어제 윤서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좋아서 잠이 다 안 올 지경이었다.“어, 어떻게 아셨어요?”윤서는 골치가 아팠다. 불길한 예감이 몰려왔다.“어제 우연히 우리 지인이 지나가다가 널 봤다고 하더구나.”송근영은 이주혁의 이름을 한 자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여름과 윤서는 시선을 교환하고는 아무 말도 못 했다.누군가에게 발각될 새라 일부러 어제 이주혁의 집안과는 관련이 없는 병원을 일부러 찾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하필 그 모습이 발각되었다니.척 보기에도 송영식의 가족은 윤서가 아이를 낳기를 바라고 있었다.송윤구가 간절한 눈으로 윤서를 바라보았다.“윤서 양, 아이를 살려주게. 우리가 바로 결혼식을 준비함세. 영식이가 자네와 아이를 책임질 거야.”“그래. 너희는 약혼한 사이잖니?”전유미가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만 낳아준다면 네가 원하는 조건은 우리가 모두 들어주마.”임윤서는 고개를 저었다.“어르신들께서 제게 잘해주시는 건 알겠지만요 저는 정말 송영식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약혼에 동의한 건 그날 밤 일을 수습하느라고 그런 거예요. 솔직히 송영식이 저에게 괜찮은 짝은 아니잖아요? 낳아봤자 아이에게 좋을 것도 하나도 없어요. 전 아빠의 사랑도 못 받는 아이를 낳을 수는 없어요.”전유미가 다급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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