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1699 챕터

1022화

1조 5천억이라니 천문학적이 입찰가였다.추동현이 미리 재계에 말을 돌려놓았는데 이렇게 높은 가격을 부르다니 추신과 정면으로 붙겠다는 뜻이 아닌가!사회자는 얼떨떨하게 있다가 곧 흥분해서 소리쳤다.“1조 5천억 한 번, 1조 5천억 두 번, 1조 5천억… 세 번! 낙찰되었습니다!”윤서는 멍해졌다.“갑자기 튀어나온 저 사람 뭐지? 1조 5천억이라니 0이 대체 몇 개냐?”“확실히 그 정도 금액을 흔쾌히 투척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이상했다. 어쩐지 아까 밖에서 만났던 미스터리한 사람이 생각났다.“추동현이 따라가질 않네?”윤서가 감탄했다.“이렇게 끝나는 건가?”“추동현처럼 쪼잔한 인간이 1조 넘는 돈을 어떻게 내니? 장난해?”여름이 문을 열고 나서자 두 명이 갑자기 길을 막았다.“여자잖아?”한 사람이 냉랭하게 웃었다.“기다려. 우리 회장님께서 만나고 싶어 하신다.”“뭐야? 입찰한 게 너야?”마침 추성호와 지나가던 서유인이 비아냥거렸다.“미쳤나…. 이제는 최하준이 뒤를 봐주지도 않는데 어디서 감히 추신을 상대로 날뛴대?”“제 깜냥도 모르는 게.”추성호가 여름을 노려보더니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여름은 빙그레 웃었다.“추신 아주 뜻밖이더라. 수천억짜리 매물에 입찰가를 만 원씩 올리다니 무슨 세계관이 그래?”추성호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냉소를 지었다.“그딴 거지 같은 별장에 만 원이라도 더 붙여준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지.”“그러니까. 거기가 얼마나 재수 없는 터인데. FTT가 홀랑 망해서 이제 집까지 파는 거잖아?”서유인이 덧붙였다.“자기가 못 살 것 같으니 남들에게 입찰을 하지 말라고 하다니. 추 회장이 지금쯤 낙찰자에게 가서 한 마디하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아무나 별장 구매에 1조 5천억을 턱턱 낼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런 사람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될 건데. 추신은 그런 돈도 없잖아?”여름이 유유히 놀렸다.추성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물론 지금의 추신이 1조 5천억을 마련하는 데 무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23화

윤서는 여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알아들었다.“그러니까 말이야. 아유 말 나온 김에 생각나는데 영식씨 네 작은 어르신께 전화나 드려볼까? 요즘 선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얼마 전에 뵈었을 때 보니 엄청 바쁘시던데…. 어디 보자 전화번호가….”추성호는 적잖이 당황했다.송영식의 작은 아버지라면 내년에 총선에 나설 후보이고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추신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정계의 거두가 있는 집안에 잘못 보여서는 앞으로 추신의 입지도 곤란하다.추성호는 강여름의 인맥이 이렇게까지 뻗어있는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그냥 오해입니다.”추성호가 바로 표정을 바꾸어 웃었다.“그냥 5천억을 턱턱 부르는 분이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보러 온 것뿐입니다.”윤서가 입을 비죽거렸다.“사실 뭐 굳이 사려는 생각이 있었다기보다는 누가 만 원, 백만 원 높이길래 너무 쪼잔해 보여서 도발을 좀 한 거지.”순식간에 추성호의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상황상 함부로 말하기도 어려웠다.눈을 살짝 내리깔고 있는 양유진의 표정이 좀 미묘했다.“가자.”여름이 윤서의 손을 끌었다. 양유진의 옆을 지나치다가 멈칫했다.“갈 거예요? 아니면 남아서 추 회장님과 나눌 말씀이라도 있어요?”“같이 가죠.”양유진이 부드러운 눈을 하고 여름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네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추성호는 분통을 터트리며 쓰레기통을 발로 찼다.서유인이 떨떠름하게 말했다.“강여름 친구가 쿠베라 며느리가 될 줄은 몰랐네. 하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 아직 그냥 약혼이잖아? 어차피 송영식은 백지안에게 미쳐있는데 깨질지도 모르는 약혼인걸.”그 말을 듣더니 추성호가 반색했다.“당신 백지안이랑은 사이가 어때?”“뭐… 딱히 좋지는 않은데.”서유인이 머뭇거리며 답했다.“그래도 하정현하고는 좀 친해.”서유인은 어려서부터 최하준의 사랑을 독차지했던백지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적의 적은 친구야. 백지안은 충분히 이용 가치가 있어.”추성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관계를 잘 만들어 놔. 앞으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24화

막상 추동현은 최란을 그렇게 혐오하지는 않았다.“뭐, 낙찰자 보러 왔나?”추동현이 비웃었다.“아주 영혼이라도 팔 것처럼 급해 보이네. 나이 들어서 주책 아닌가?”그 말을 들은 최란은 경멸스럽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나보다 빨리 온 당신은 뭐죠? 당신도 낙찰자에게 매달리고 싶었나 본데, 어쩌나? 늙은 남자는 돈이 있어도 별로라고.”하정현이 마땅찮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돈은 우리 남편도 남들이 달라붙을 정도로 많다고요. 게다가 그 낙찰자는 목소리로 봤을 때 남자던데…”“그래, 1조가 넘는 돈을 쾌척할 정도로 아주 시원스러운 분이시더구먼. 정말이지 누구누구는 부자치고는 쩨쩨하다 못해 남부끄럽던데.”그런 말만 남기고 최란은 돌아섰다.전남편이란 자가 역겨웠다.‘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쩨쩨할 수가….’추동현은 결국 고함을 질렀다.“난 쩨쩨한 게 아니야! 당신에게 한 푼이라도 주기 아까워서 그렇지!”“그런 걸 쩨쩨하다고 하는 거지. 부부로 수십 년을 애까지 낳고 살았는데, 결혼하기 전부터 내가 당신네 추신에 퍼준 돈만 수조 원이야. 그런데, 이혼하면서 위자료라도 한 푼 준 거 있나?방 한 칸은커녕 돈 한 푼 준 적 없지. 당신이 전략가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눈이 낮아. 큰일을 하는 사람은 푼돈에 얽매이지 않아야 하는 법이야.”최란이 침착한 눈으로 돌아보았다.“어리숙한 척 꾸미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물어 뜯어가며 오늘날의 추신을 만들긴 했지만 그렇게 해서 만든 자리는 오래 못 가.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자기 이익만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고 있다가는 사람이 마음을 잃기 십상이거든.”그런 말을 남기고 가버렸다.추동현은 울컥해서 테이블의 컵을 집어 던졌다.‘내가 보는 눈이 낮아? 쩨쩨하다고?’최란의 말에 철썩 맞기라도 한 듯 뺨이 울그락불그락했다.‘두고 봐! 최란, 언젠가는 오늘 당신이 한 말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한참 있다가 비서가 돌아왔다.“회장님, 낙찰자의 비서를 보고 왔습니다만 제가 누구인지 밝히자마자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25화

그러나 뒤로 돌아서는 순간 전수현의 얼굴은 일그러졌다.원래 양유진은 전수현과 경매를 보러 왔었다. 방금까지도 개별룸에서 착 달라붙어서 껴안고 있었다.그런데 나오자마자 양유진은 예의 성인군자 가면을 척 쓰고 있는 것이다.양유진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의 남자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었다.강여름이 부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양유진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강여름이 안쓰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차 안. 양유진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여름은 보조석에서 가방을 열고 시계 박스를 꺼냈다. 안에는 고급진 시계가 들어있었다.“꽤 많이 썼겠군요.”양유진이 안타까운 듯 말했다.“앞으로는 나에게 너무 많이 쓰지 말아요.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데.”“괜찮아요. 이게 제가 유진 씨에게 하는 첫 선물이 되겠네요.”여름은 시계를 꺼내 양유진의 손목에 채웠다. 우아하게 잘 어울렸다그렇게 양유진의 손목을 보고 있자니 뇌리에 최하준의 손목이 떠올랐다.최하준의 손목은 유별나게 아름다웠다. 한 번도 명품 브랜드의 시계를 찬 적이 없는 손목이었다. 대신 하준은 최고의 시계공이 따로 디자인한 시계를 찼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었다.‘아유, 내가 왜 또 그 망할 인간을 떠올리고 있어?’여름은 한숨을 폭 내쉬면서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데요.”“고마워요. 정말 마음에 드는데요.”양유진이 여름의 손을 잡고 미안한 듯 말했다.“미안해요, 여름 씨. 그날은 내가 너무 흥분했었죠. 내 감정만 생각하고 당신이 여울이 엄마라는 사실을 잊었어요. 내 마음은 여전해요. 난 최하준은 싫지만 당신의 결정을 지지할게요.”“아니에요. 확실히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죠.”여름도 사과했다.“됐어요. 그럼 우리… 화해한 거죠? 이제 싸우지 말아요”양유진이 싱긋 웃었다.여름도 따라 입꼬리를 올렸다. 한참을 달리다가 여름이 물었다.“오늘 경매장은 어떻게 온 거예요? 추신에서 부르던가요? 전에 보니 추성호 대표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26화

갑자기 문 쪽에서 여울이의 목소리가 들렸다.여름은 그 틈을 타 양유진의 겨드랑이 사이로 휙 빠져나왔다.“여, 여울이 목욕시켜야 하는데. 먼저 주무세요.”황급히 빠져나가는 여름의 뒷모습을 보며 양유진의 눈이 어두워졌다.바보도 아닌데, 강여름이 자신에게 거부감을 느낀다는 사실 정도는 눈치챘다.‘나는 이렇게 거부하면서 최하준과는 그렇게 뜨거운 밤을 보냈단 말이지.강여름, 최하준이 싫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어.’******욕실. 여름은 여울을 씻기고 있었지만 정신은 딴 데 팔려있었다.‘내 몸이 그렇게 유진 씨에게 거부반응을 일으킬 줄은 몰랐는데.이를 어쩌면 좋아? 이제 아내가 되었는데 더 이상 피할 수만은 없다고.’“방금 엄마랑 아저씨랑 아기 만들려고 그랬지?”여울의 말은 너무나 놀라웠다.여름은 얼굴을 붉히며 여울의 작은 볼을 꼬집었다.“뭐라는 거야? 그런 말은 누구한테 들었어?”“삼촌이 그러던데. 유치원에서 절대로 남자애들이랑 뽀뽀하고 만지지 말라고. 그러면 아이가 뿅 하고 나온댔어.”여울이 당당하게 말했다.여름은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다. ‘최양하는 대체 애한테 뭘 가르친 거야?’그러다 보니 불현듯 최양하의 실종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난 엄마가 아저씨랑 아기 만드는 거 싫어.”여울이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말했다.“내가 엄마랑 자고 싶단 말이야.”“알겠어. 엄마랑 여울이랑 같이 자자.”이때 머리가 번쩍했다. “여울아, 앞으로 아저씨가 외할아버지 집에 왔을 때 아까 같은 상황이 되면 여울이가 엄마를 불러줘야 해.”“응.”여울이는 뭔가 알 듯 말 듯 했다.“그치만 엄마랑 아저씨는 안아도 되긴 하잖아?”“그건 어른들 일이니까 신경 끄셔.”여름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도 여울을 이용하긴 싫었지만 일단은 그렇게 하루하루 넘기는 수밖에….아마도 이제 최하준의 품에서 빠져나온 지 며칠 되지도 않는데 양유진과 잠자리를 하려니 거부감이 드는 것이리라.여울에게 옷을 입히고 욕실로 가서 벗어놓은 여울이의 옷을 빨았다.다 하고 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27화

어쨌든 자신의 남성이 완치가 될지도 미지수이니 다른 여자를 만날 수도 없다. 그냥 이대로 조용히 양하의 딸이나 잘 키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렇게라도 해서 내가 양하에게 속죄를 해야지.그리고 난 여울이를 좋아하거든. 어린 것이 엄마 아빠를 다 잃었으니 내 딸이 아니더라도 아빠가 되어 주고 싶어.’여름은 하준의 말에 깜짝 놀랐다.하준의 입에서 나오는 말치고는 꽤나… 이상하게 느껴졌다.하준은 여름에게뿐만 아니라 백지안에게도 이상할 정도로 집착이 심했다. 뭐랄까, 하준의 감정은 기이할 정도로 집착적이다.그런 사람이 갑자기 다시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 나오다니 너무 이상했다.FTT가 망했다고 이렇게까지 낙담할 일인가 싶었다.‘아무래도 내가 아는 그 최하준이 아닌 것 같아.’“일단 소송 끝나면 다시 얘기 해.”여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여름아…”하준이 갑자기 가볍게 여름의 이름을 불렀다.“……”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낯설었다. 어쩌자고 이렇게 다정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부르는가 말이다.“양유진을 조심해.”하준이 경고했다.“양유진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여름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내가 굳이 그딴 소릴 들어야 알겠어? 당연하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면 오늘날의 진영그룹을 만들 수 있었겠어? 내 남편 험담할 거면 그냥 입 다무시지.”‘내 남편이라…’그 말이 하준의 가슴을 푹 찔렀다.다시는 양유진을 두고 그런 단어를 입에 올리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이미 자신에게는 그런 자격이 없었다.“이간질 하려는 뜻이 아니야. 양유진은 당신에게 원한을 품고 있어. 복수하려고 들 거야.”“미쳤나 봐?”여름은 완전히 화가 났다.“날 사랑하기도 바쁜 사람이 무슨 원한? 우리를 이간질해서 이혼시키려는 거지? 잘 들어. 이혼을 하더라도 내가 당신을 택하는 일은 결코 없을 거야.”하준은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사람처럼 말을 이었다.“내가 영상을 하나 보낼게. 섬에서 첫날밤 찍은 영상이야. 그날 밤에 양유진에게 그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28화

여울이가 잠들자 여름은 다시 휴대 전화를 들었다. 하준이 보낸 영상이 있었다.헤드폰을 끼고 영상을 보았다. 얼굴이 온통 새빨갛게 달아올라 어째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불은 켜져 있지 않았지만 창 밖에서 들어오는 달빛이 비쳤다.하준의 등이 보였다. 여름의 손은… 하준의 목에 꽉 감겨 있었다.그리고 여름의 목소리는… 너무나…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낸 그 날밤을 절망의 밤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영상속의 여름과 하준은 너무나 뜨거운 연인이었다. 심지어 여름이 더 바라는 것 같았다.‘유진 씨가 이 영상을 봤다고?’너무 부끄러워서 구멍이라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 잠시 후 진정하고 생각해 보니 자기 상대의 이런 영상을 보았다면 누구라도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다.여름이 돌아온 뒤에 양유진은 그 일에 관해서는 일언반구 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여름이 스스로 원했던 일이 아니면 상관없다고까지 말했었다.이제 생각해보니 그런 모습은 너무 지나치다. 너무 대범해서 오히려 불안했다.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니 자신이 양유진이었다면 아내가 신혼 첫날 밤 다른 남자와 그렇게 뜨거운 밤을 보낸 것을 알았다면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다 하며 증오심을 키웠을 것이다. 아니면 너무나 맹목적으로 사랑하니까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는 걸까?후자라면 정말 여름에게는 행운이다.그러나 전자라면….더운 날인데도 몸이 너무나 싸늘했다.*****다음날, 여름은 여울과 하늘을 데리고 내려갔다.식당에서 양유진과 서경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따스한 햇살이 전면 창을 통해 들어와 양유진의 부드러운 얼굴에 떨어졌다. 여름은 막막한 기분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양유진이 부를 때까지….“아침 먹어요.”양유진이 일어나서 두 사람의 아침을 차렸다. 그리고 세심하게 하늘과 여울이가 좋아하는 메뉴를 차려주었다. 다정한 모습을 보니 여름은 혼란스러웠다.‘그런 영상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여름은 화신으로 출근했다오전 10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29화

여름은 곧 상황이 파악되었다“그러니까 지룡에서 최양하를 거기에 유기하고 나서 다시 차를 가지고 와서 끌고 갔다?”육민관이 끄덕였다.“누군가가 지룡 본부에서부터 눈독 들여 따라붙었을 수도 있고, 내부에서 정보가 샜을 수도 있죠.”여름의 심장이 철렁했다.가만히 생각해 보니 육민관의 분석이 꽤 말이 됐다.“사실 난 최양하가 FTT의 신제품 정보를 빼돌렸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양하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아무래도 지룡에 스파이가 있는 게 틀림없어. 그리고 신제품 정보를 빼돌린 자와 동일 인물일 거야.게다가 지룡은 내내 최하준이 가장 믿는 조직이니 신제품 개발 후에 최하준이 반드시 바로 지룡 멤버들을 보내서 랩을 지키게 했을 거야. 그러니 자료를 빼돌리고 최양하에게 뒤집어씌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여름의 말이 끝나자 육민관이 존경스럽다는 듯 여름을 쳐다봤다.“형사가 되셨어야 하는 건데.”“아직까지는 내 추측일 뿐이야. 증거가 없잖아.”여름이 육민관을 흘겨보았다.“어쨌거나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으려면 일단은 절대로 최하준의 의심을 사지 않을 심복이어야 해. 에잇, 양하 씨만 아니면 이런 일에 관심도 없었을 텐데.”“그러게나 말입니다. 내부 첩자를 잡아들이려면 지룡에 잠입을 해야 할 건데, 지금 처지로는… 양유진이 불편해하겠죠?”육민관이 말을 이었다.“이 일은 FTT나 추신에서 조사하도록 내버려 두죠?”‘양유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여름이 미간을 찌푸렸다.“뭣 좀 물어보자. 너라면 아내가 첫날밤에 다른 남자와 자는 영상을 봤다, 그러면 어떨 거야?”말을 마치고 육민과의 이상하다는 듯한 시선을 보고는 여름이 얼굴을 붉혔다.“그래. 내 얘기다.”“어허! 이거 역시 우리 누님은 정말 보통이 아니시네.”육민관이 큭큭 웃었다.“저라면 십중팔구 놈의 목을 따러 갔겠죠.”“그 여자가 미울까?”“어떤 영상이었냐가 중요하죠. 엄청나게 반항하는 모습을 봤다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죄책감이 느껴질 테고. 하지만 상대와 즐기는 영상을 봤다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30화

“그래. 네 책임이 크지.”최대범이 하준을 노려 보았다. “그러니 책임지고 FTT를 제자리로 돌려놓거라. 네 녀석이 여름이만 데리고 외국으로 나가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일인데.뭐, 전부 널 탓할 수만은 없지. 다 운명이지 뭐냐. 어쩜 그렇게 네 에미를 담았냐? 하나에 빠지면 그냥 정신을 못 차리고, 응당 아끼고 사랑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고는…. 네 에비가 란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니? 그런데 그러게 못 본 척을 하고는 추동현이가 저를 사랑하는 줄 알았지.”‘아버지….’호칭조차도 낯설었다.잠시 넋을 놓고 있는데 장춘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에비는 수십 년을 소식도 없는 것을 보니 어디 외국에 나가서 결혼하고 자식도 낳고 사는 게지.”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차량 한 대가 들어오더니 최란이 내렸다.“무슨 이야기 나누고 계세요?”최대범이 마뜩찮은 듯 답했다.“한 서방 이야기 중이었다.”최란은 움찔했다. 한병후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세계에서 잊혀진 존재였었다. “그러길래 우리 말 듣고 얌전히 한 서방이랑 살았으면 오죽 좋아?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최대범이 화를 냈다.“한 서방이 우리 FTT의 재산을 노리니 어쩌니 하더니, 눈이 멀었던 게지.”최란은 입맛이 썼다.“그건 모르는 거죠. 한병후도 추동현과 같은 부류였을지도. 그 얘긴 그만 하세요. 얘, 마침 잘 왔다. 아까 연락 받았는데 가디언그룹 이사진이 조용히 들어왔다더라. 만약 가디언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만 있으면 FTT전자는 이번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몰라.”“가디언 그룹이라고요?”하준이 깜짝 놀랐다.유럽의 대형 그룹으로 20년 정도 된, 그리 역사가 깊은 회사는 아니었다.가디언의 행보는 매우 조용하고 막후의 진짜 실력자는 미스터리해서 글로벌 부자 랭킹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기업이다. 전세계 100개 국이 넘는 곳에 지사를 설립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하준아, 내일 출근해라. 우리 가디언 이사장과 한 번 만나 보자.”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1031화

백윤택은 움찔했지만 곧 신이 나서 눈을 반짝였다.“좋아! 내가 몇 년 동안 저 자식 눈치를 얼마나 봤냐? 예전부터 꼴 보기 싫었어. 하지만 송 대표랑 둘이 절친인데 나중에 송 대표가 날 맞아와서 뭐라고 하면 어떡하지?”백윤택은 외국에 나가 한동안 숨어 있다가 이제 겨우 귀국한 참이었다. 만약 괜히 또 송영식을 건드렸다가는 이제는 탈탈 털릴 것이다.“멍청하기는. 최하준이 평소에 얼마나 갑질을 하고 살아왔는지 생각을 해보라고. 오빠 손을 더럽히지 말고 입만 털어. 그러면 최하준에게 분풀이하고 싶은 사람이 알아서 움직이겠지.”백지안이 힌트를 주었다.백윤택은 이거구나 싶었다.“어! 그래. 알겠어.”지금 최하준을 손봐줄 기회만 호시탐탐 노릴 몇몇 인간이 떠올랐다.눈알을 한 번 굴리더니 바로 전화를 걸었다.“어이, 하 대표, 뭐 하고 있어?”******밤 11시.하준은 거나하게 취해서 카드를 긁고는 휘청휘청 술집에서 나왔다.정신이 몽롱해서 걷다가 누군가와 부딪혔다.상대가 하준을 확 밀치니 하준은 힘없이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오호라, 이거 봐라? 이거 이거, 세상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세등등하던 최하준이 아니신가? 우리하고는 말도 섞지 않을 정도로 도도하더니. 다들 나이도 비슷한데 우릴 굉장히 무시했었잖아?”하석윤이 쓰러진 하준을 보며 비웃었다.뒤에 있던 부하들도 따라 웃었다.“이제 FTT가 망했으니 최하준은 대표님하고는 비교도 안 되죠.”누군가가 알랑방귀를 뀌었다.“그래. 내가 평생 이놈에게 복수할 기회가 없을 줄 알았다.”하석윤은 바로 의기양양하게 하준에 가슴에 발길질을 했다.“내가 누군지 알아보겠나?”“꺼져!”하준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사람이 둘로 보였다.“아하핫! 날 몰라? 난 널 아는데.”하석윤이 어금니를 악물었다.“예전에 배에서 내 다리를 부러뜨렸었잖아!”하준은 힘껏 아픈 머리를 흔들어보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귀하신 분이라 그런 일은 기억도 안 나시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이전
1
...
101102103104105
...
17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