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3664 챕터

261장

“이분은?” 은아는 서연의 표정을 보며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 두 사람은 아직 서로를 모르지/” 하현은 머리를 탁 치고 소개했다. “이분은 응급의학과의 손서연 선생님이시고, 전에 나랑 한번 본 적이 있어.”“손 선생님, 여기는 제 아내예요. 얼른 도와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비록 두 여자의 안색은 어딘가 이상했지만, 하현이 지금 더 신경 쓰고 있는 건 은아의 상처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서연은 아내라는 두 글자를 듣자 정신이 조금 혼미해졌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현 씨는 역시 젊고 유능하시네요, 아내 분께서도 이렇게 아름다우시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는 한 조금의 흉터도 남지 않을 겁니다.”“알겠습니다. 그 한마디에 아주 마음이 놓이네요.” 하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연의 의술과 품성은 걱정되지 않았다. 서연이 그렇게 말했으니, 하현도 안심했다.곧이어, 은아, 세리와 소은 각각 응급실로 들어가 치료를 받았다.하현은 갑자기 흥섭의 상태가 생각 나 고민을 하더니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하현 씨…” 전화가 금방 연결되었다. 전화 건너의 수정은 원래 소파에 기대고 있었는데 그녀가 긴장한 채 벌떡 일어났다.흥섭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보자 그는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 손녀는 약이라도 먹었나, 그 데릴사위가 뭐가 그렇게 좋다고.전화 너머로 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수정 씨, 연락 안 한지 며칠 됐네요. 안 씨 어르신의 상태는 어떤가요?”수정은 심호흡을 하고 웃으며 말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할아버지는 거의 다 나으셨어요. 며칠 뒤에 저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그렇군요. 그때 돼서 미리 저한테 연락주시면 제가 배웅해드리겠습니다.” 하현이 인사치레로 말했다.“좋아요, 좋아요. 나중에 꼭 오셔야 해요. 안 그러면 하현 씨는 강아지가 되는 거예요!”하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수정은 재빨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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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장

옆에 있던 소은의 조그마한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 광경을 보자, 그녀는 은아의 표정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분위기를 풀며 말했다. “세리야, 그만 말해. 네가 생각한 그런 게 아닐 거야. 아까 선생님이 정말 열심히 우리를 치료해 주셨잖아. 좋은 분이실 거야.”“유소은, 왜 너도 남을 대변하는 건데?” 세리가 코웃음을 쳤다. “지금 약 좀 발랐다고 이 머저리 때문에 우리가 더럽혀질 뻔했다는 걸 잊은 거야? 하현 씨, 우리를 병원에 데려다 줬다고 우리가 당신 일에 눈 한쪽을 감아줄 거라고 착각하지 마요.”“만약 당신이 능력 있었다면, 당신이 보통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가 주민영 그 망할 계집애한테 얻어맞았겠어요? 얼른 은아랑 이혼해요! 길가에 있는 개나 소랑 결혼하는 게 당신 같은 머저리랑 결혼하는 것보다 백배는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예요!”어차피 그녀는 애초에 하현과 은아를 떨어뜨리려고 했다. 예전에는 그저 조그마한 수법을 사용했다면, 오늘은 차라리 제대로 말해 둘 것이다.현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졌다.하현의 얼굴도 일그러졌다.은아랑 친구들을 데리고 와 상처를 치료받게 해주는데도 잡음이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손서연 의사는 본래 순진한데 세리가 지금 이러고 있으니 그가 어떻게 상대를 보겠나?반면, 세리의 말 때문에 은아도 의혹을 품었다.이 장면을 본 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말이 되기도 했다. 자신이 그녀들을 데리고 서연 같이 예쁜 의사를 찾아왔는데, 허튼 생각을 안 하는 것도 이상했다.“왜요? 날 때리게요?” 하현의 낯빛을 보자 세리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 “아님 내가 억지라도 부리는 것 같아요? 하현 씨, 은아가 순진하다고 함부로 괴롭힐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요! 한낱 데릴사위가 무슨 건방을 떨어요?”하현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요. 여기는 병원 응급의학과이고 이건 우리 부부 간의 일이니, 당신은 억지 부리지 말아줄래요?”“내가 억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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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장

고함소리가 울려 퍼지자, 응급의학과 전체가 순간 조용해졌다.은아도 살짝 놀랐다. 이전의 하현이라면 세리와 소은에게 무시당해도 이렇게 크게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의 이러한 태도는 제 발이 저린 건가?이 생각을 하자, 은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으며 속마음이 어떤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그녀 역시 잘 몰랐다. 이게 대체 질투인지, 슬픔인지.은아의 이성은, 결혼한지 3년이나 됐지만 그녀가 하현에게 손끝도 만져보지 못하게 했으니 하현이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도 정상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일이 실제로 일어나자 그녀의 마음은 매우 복잡해졌다.“진세리, 그만 얘기해.” 은아가 깊은 한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내가 집으로 바래다 줄게.”말을 끝마치고, 은아는 손을 뻗어 하현의 손에 있던 열쇠를 가져가 세리와 소은 두 사람을 데리고 나갔다.은아는 자신이 왜 그렇게 화났는지 이해가 안 됐다. 하현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세 사람이 떠난 걸 보고 하현 그 답 없는 인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잠시 후, 서연이 걸어와 아랫입술을 깨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씨,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하현 씨가 오해를 받았어요."자신이 더럽혀질 뻔할 때 하현은 그녀를 구해줬고, 병원 부원장이 되게 도와주기까지 했다. 이렇게 하늘만큼 커다란 은혜를 아직 갚지도 못했는데, 만약 이 일 때문에 하현의 가정이 파괴된다면, 서연은 한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다.이와 동시에 서연의 마음속은 의심으로 가득 찼다. 하현 씨 같이 훌륭한 남자가 어째서 남의 데릴사위일까? 하현 씨에게 그런 취미가 있다면, 내가 그 사람을 거둘 수 있을까…이런 생각을 하자, 서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하현은 고개를 돌려 서연을 힐끗 보더니 어이없어 했다. 서연은 다 좋은데, 틈만 나면 얼굴이 붉어졌다. 어쩐지 맨날 사람들의 오해를 산다더니.서연 같이 순진한 여자가 공공장소에서 세리에게 이렇게 욕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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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장

"헐, 나 꿈꾸고 있는 거 아니지? 아까 사복을 입고 있던 사람이 손서연 의사야?""너도 봤어? 나는 내 눈이 나빠진 줄 알았는데?""손서연 뇌에 물이라도 들어갔나? 그렇게 많은 스포츠카는 안 타고, 왜 전기 자전거 뒤에 탄 거지? 게다가 빌어먹을 공용이야, 한시간에 300원 하는 그런 거!""설마 이게 바로 그 전설의, 비싼 차 안에서 울 바에 전기 자전거에 타서 웃겠다, 그건가…”“손 선생님이 이런 걸 좋아하는 줄 알았으면, 차를 살 필요가 없었던 건가…”오늘부로 병원의 모든 남자 직원들은 전기 자전거로 바꾸고 다시는 차로 출근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원래 병원 근처에 복잡하던 주차 문제도 바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그건 나중의 일이다…......도로 위의 하현은 아무런 자각심도 없었다. 서연이 서울 호텔의 제일 유명한 양식 요리를 먹고 싶다고 하자, 하현은 별 생각없이 슬기에게 전화해 자리를 예약해 놓으라고 했다.슬기를 말하다 보니 생각난 건데, 하현 자신도 회사에 안 간지 이틀이나 됐다. 하지만 슬기가 회사를 잘 보고 있으니 하현도 걱정하지 않았다.뒷좌석에 있던 서연도 많은 사람의 시선을 느껴 조금 민망해져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씨, 아님 됐어요. 날짜를 바꾸죠…”“그건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하현이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나서 그는 큰소리로 기침을 한번 하더니 말했다. “괜찮아요, 곧 있으면 도착합니다. 게다가 제가 이미 자리를 예약해 놨어요…”“그리고 맨날 하현 씨라고 부르지 마시고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이야기를 나누며 두 사람은 서울 호텔 로비에 도착했다. 앞에 마침 주차공간이 있어 하현은 다른 생각 안하고 전기 자전거를 그곳에 주차했다.“띵!”주차 자리에 막 왔는데 하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힐끗 보았다. 수정이 보낸 문자였는데 딱 한마디가 적혀 있었다.‘우리 5일 후에 떠나요.’하현은 수정이 모처럼 자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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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장

작은 차 사고에 눈이 이렇게 즐거울 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두 미녀는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둘 중 하나와 밤을 보낼 수 있다면, 몇 년을 덜 살아도 상관없었다.한 명은 첫사랑 같은 얼굴로, 그녀를 볼 때면 자신의 사춘기 때 파릇파릇한 첫사랑이 떠올랐고, 다른 한 명은 고급스러운 얼굴로, 언제든지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았다.모두 망상을 하고 있을 때, 하현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정다윤?”하현은 차 안에 있던 미녀를 알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그의 대학 시절 옆자리에 앉았던 다윤이었다. 이전에 동기 모임에서 그녀 대신 나서서 몇 마디 하기도 했는데, 지금 이곳에서 그녀를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하현?” 다윤의 얼굴에 의아함이 묻어났다.저번에 동기 모임 때, 동기들은 하현이 하루하루를 의미 없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남의 집안 데릴사위가 되어 가난해 보이는 옷을 입은 게 아주 완벽한 쓰레기라고. 원래 다윤은 그 말을 믿지 않았고 하현 대신 좋은 말까지 해줬지만, 오늘 하현의 이러한 모습을 보니 그녀는 조금 언짢았다.“하현, 네가 왜…” 다윤은 한숨을 내쉬며 하현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공부할 때는 아주 똑똑했고 시험 점수도 몇 번이나 나보다 높았는데, 왜 지금 이 꼴이 된 거야? 저번에 다른 사람들이 헛소리하는 줄 알았는데… 선배, 이 돈은 제가 낼 테니까 저 사람이랑 싸우지 말아요.”다윤의 말을 듣자, 하현은 오히려 웃었다. 다윤이 조금 과장해서 말하긴 했지만, 하현은 그녀가 마음씨 고운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건 일부러 자신을 비웃은 게 아니라, 정말 자신의 처지가 안 좋다고 생각해서 대신 돈을 내주려고 한 것일 거다.“정다윤, 학교 다닐 때 날 그렇게 챙기더니, 지금도 날 챙겨주려고?” 하현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다윤은 하현을 째려보며 말했다. “너 진짜, 맨날 엉뚱한 소리 하지 마. 저번에 우리 동기 모임을 봐봐, 네가 제일 못 살았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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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장

하현은 웃어 보였다. “정다윤, 어떻게 지금도 학교 다닐 때랑 똑같이 툭 하면 잔소리냐?”“웃지 마! 저번에 동기 모임 때 얘들이 얼마나 큰 의견이 있었는데. 너 말이야, 제대로 일자리를 구해봐, 허구한 날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다윤이 신신당부했다. “지금 네가 행복한 것 같아? 돈 몇 푼 벌려고 와인 사기꾼이나 할 바에 차라리 마음 편하게 경비원 같은 걸 해봐.”다윤은 하현에게 정말 잘해줬다. 이런 지경에 이르러도 그녀는 여전히 하현을 위해 생각했다.하현은 예전처럼 손을 뻗어 다윤의 얼굴을 꼬집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그때 네 말을 듣지 않은 게 후회돼.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잖아. 근데 지금 나도 꽤 잘 살고 있어.”비록 하현은 3년 동안 데릴사위로 살고 있었고 지금도 그 신분을 버리지 않았지만, 이제 그는 하엔 그룹의 대표이다. 하현은 조금도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뭐, 오늘 병원에서 은아랑 조금 갈등이 있었긴 했지만.“너…” 다윤이 얼굴을 찌푸렸다. “너 진짜 노력을 안 하는구나.”여기까지 말하자, 다윤도 조금 실망했다. 그녀는 더 이상 하현에게 충고의 말을 건네지 않았고, 옆에 있던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됐다,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을게. 네가 건후 선배 차를 망가뜨렸으니까 경찰에 신고하지는 말고 수리비 조금만 배상해줘.”이때, 뒤에 있던 건후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조금 전에 하현이 손을 뻗어 다윤의 얼굴을 꼬집는 걸 보고 기분이 나빠져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하현, 다윤을 봐서라도 너한테 따지지 않을게. 백만 원만 줘, 내가 알아서 수리할게.”백만 원? 이 자식이 뭘 하려는 거지?하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신의 이 공용 전기 자전거가 심하게 부딪히긴 했다. 하지만 문제는 건후의 차는 그저 스크래치가 몇 개 생겼을 뿐이었고, 게다가 그가 들이받은 것이니 어떻게 봐도 하현의 책임이 아니었다.하현의 책임이라고 해도, 건후의 차는 혼다 오딧세이일 뿐이었고 총금액이 3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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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장

하현은 덤덤하게 웃으며 미쳐 날뛰는 건후를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그저 떠날 준비를 했다.하현의 움직임을 보자, 건후는 앞으로 가 하현을 막아섰다. 그리고 그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자, 자, 얼른 돈 내놔! 안 그러면 내가 당장 널 신고할 거야!”뒤에 있던 다윤은 마음이 조금 약해져 말했다. “하현, 정말 돈을 꺼내지 못하겠으면 내가 빌려줄 수 있어.”하현이 이렇게나 노력하고 있는 걸 보자, 그녀는 상당히 마음이 약해졌다. 하현이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직장을 잃게 하고 싶지 않았다.여태까지 침묵하고 있던 서연은 드디어 이해가 됐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하현의 이전 선배이고, 여자는 하현의 옆자리에 앉던 동기였다.하지만 문제는, 선배라고 막무가내로 나올 수 있나?서연은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막무가내예요? 분명 당신이 우리를 들이받았는데, 왜 우리한테 배상하라고 하는 겁니까?”건후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나는 이미 충분히 논리적으로 말했어요. 그리고 당신은 왜 그 많은 사람 중에 하현 같은 사람이랑 어울려 지내는 거예요? 이런 쓰레기를 따라다녀서 좋을 게 뭐가 있는데요? 밖에 나갈 때마다 전기 자전거 밖에 못 타는데? 그것도 공용 전기 자전거!”건후는 한껏 조롱했다. 하현의 공용 전기 자전거 앞에서, 그가 대출 받은 승합차는 정말 큰 우월감을 안겨줬다.쓰레기? 쓰레기가 어떻게 중요한 순간에 날 구할 수 있었겠나? 쓰레기가 내가 병원 부원장이 되게 도와준다고? 쓰레기가 서울 종합병원의 뒤에 있는 대주주를 굽신굽신거리게 만든다고?서연이 무어라 말하려던 이때, 서울 호텔 로비에서 유니폼을 입은 여자 한 명이 구두를 신은 채 걸어 나왔다.“저 사람은 서울 호텔 홀매니저 아니야?”“호텔 측에서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는 없나 보네. 이런 사소한 일도 저 사람들 장사에 영향을 끼치나 봐.”“이 자식은 이제 끝났어. 경비원이든 설거지 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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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장

건후의 회원카드를 보자, 홀매니저는 공손하게 그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이게 바로 서울 호텔의 원칙이었다. 손님이 왕이다.그런 다음,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기요, 당신이 본 호텔의 회원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소비를 하지 못합니다. 저희 주차공간은 고객님들에게만 제공하고 있고, 외부인은 함부로 주차를 하면 안됩니다. 지금 당신이 아무렇게나 주차자리를 사용한 탓에 저희 고객님 차가 훼손되었으니, 배상을 하셔야 합니다.”홀매니저가 자신의 편에 서있는 걸 보자, 건후는 오만방자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들었니? 촌놈아, 얼른 배상해. 안 그러면 내가 경찰에 신고할 거야!”하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서울 호텔에 이런 규정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매니저님, 제가 이 호텔의 회원카드를 발급받지는 않았지만, 이미 제 비서한테 테이블을 예약하라고 했습니다. 이래도 여기에 주차할 수 없습니까?”오늘 그는 서연에게 식사 대접을 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어떤 일들은 설명만 잘하면 괜찮았다.홀매니저와 건후는 서로를 쳐다보더니, 잠시 후 건후가 풉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 이놈이 자기 비서한테 미리 테이블을 예약하라고 했다고 말한 거 맞죠? 이 꼴에 비서? 비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는 있나? 허세를 어떻게 부리는 줄도 모르고, 웃겨죽겠네, 하하하…”다윤도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혼란스러운 상태로 말했다. “하현, 정말 여기서 식사를 하고 싶으면 얼른 선배한테 사과해. 그러고나서 테이블을 예약해달라고 하면 되잖아. 이럴 필요가 있을까…”“그래, 나한테 사과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기만 하면, 배상도 필요 없을 뿐더러 테이블을 예약해줄게, 어때?” 건후의 눈앞이 반짝였다. 옛날에 자기가 다윤을 쫓아다닐 때, 하현 이 자식이 계속 방해를 했었다. 그런데 오늘 만약 그를 무릎 꿇릴 수 있다면,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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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장

“그건…” 다윤이 망설였다.그녀는 여태까지 남자친구 한 번 안 사귀어봤다. 오늘 식사자리에 나온 것도 건후가 간절하게 빌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건후가 많은 인맥을 통해 다윤의 가족들까지 설득해서 그녀가 마지못해 밥 한 끼 같이 먹겠다고 한 것이었다.애초에 감정이라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은 것이었다. 감정이 없으면 없는 것이었다. 만약 다윤이 건후에게 감정이 있었다면, 대학 다닐 때 이미 그의 고백을 받아줬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건후는 하현의 일로 다윤을 압박했고, 그녀가 조금 난처하게 만들었다.다윤은 대학 시절에 하현과 사이가 매우 좋았고, 심지어 둘이 약간 썸을 타기도 했었다. 단지 하현이 졸업하고 바로 설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되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연락을 끊었다.그런데 지금 그녀더러 눈 뜨고 하현이 이곳에서 기어나가는 걸 지켜보라고 하다니…다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하현은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원래 별 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건후는 선을 넘었다. 감히 이런 일을 이용해 다윤이 자기 여자친구가 되게 강요하다니. 게다가 변태스러운 얼굴에 다윤을 잡아먹겠다는 표정은 정말로 싸대기를 날리고 싶을 수준이었다.하지만 오늘 이곳은 공공장소였으니, 만약 자신이 먼저 손을 쓴다면 손해를 볼 것이다.하현의 인내심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을 때,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하현이 전화를 받자 건너편에서는 슬기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대표님, 말씀드리는 걸 잊었는데, 서울 호텔도 저희의 투자를 받고 있고, 저희가 대주주입니다. 조금 전에 테이블을 예약하고 있을 때 호텔 사장님께서 직접 마중 나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대표님의 전화번호를 그분에게 드려도 될까요?”원래 하현은 그런 사람과 함부로 접촉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자, 그는 냉랭하게 말했다. “1분 내로 주차장에 마중 나오라고 하세요. 안 그러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겁니다.”“네!” 비록 슬기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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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장

한편, 주차장에서 건후는 하현의 핸드폰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현, 진짜 대단하다. 만 원에 3년치 전화요금을 제공하는 그 오래된 핸드폰도 쓰다니, 정말 능력 있어!”이 말을 하며 그는 다윤을 힐끗 보더니 태연하게 말했다. “정다윤, 여기까지 왔는데도 모르겠어? 하현은 그냥 거지에 머저리야. 그런데 계속 대변해준다고 얘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할 것 같아? 너희 둘이 그때 썸을 타고 있었던 건 알겠는데, 한번 봐봐. 지금 하현이 뭐라도 되니? 얘는 내 앞에 서있을 자격조차 없어. 이런 놈의 좋은 점을 기억하고 있을 바에 차라리 내 여자친구가 되지 않을래?”명백히도 건후는 멍청하지 않았다. 그는 그때 자신이 다윤을 쫓아다니는 일을 망친 사람이 하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기회를 찾았으니, 건후는 당연히 하현에게 망신을 줄 것이다.그렇게 하면 화풀이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윤이 가지고 있는 하현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모조리 없앨 수 있었다. 그래야 자신이 다윤의 몸과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하현은 고개를 들어 다윤을 흘깃 보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다윤아, 이 쓰레기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아도 돼. 내 일은 내가 해결할 거야. 이따가 내가 밥 사줄게.”말을 끝마치고 그는 또 건후를 힐끗 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진건후, 내가 너였으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한 다음에 꺼졌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따가 가고 싶어도 그렇게 쉽게 가진 못할 거야.”“나보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나보고 꺼지라고?” 건후의 분노가 폭발했다. “하현,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매니저님, 눈치 보지 말고 이놈을 패세요. 이런 쓰레기는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으면 자기 주제 파악을 못해요! 당신들은 마음껏 패요. 무슨 일 생기면 제가 책임질 테니까!”이 순간, 건후는 정말 천둥번개처럼 날뛰었다. 다윤이 자신의 제안을 수락하려던 참인데, 하현 이 멍청한 자식이 또 그 좋은 일을 망쳤다.“알겠습니다!” 홀매니저가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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