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전 해성에는 남관북령의 소문만 돌고 있는 게 아니었다. 하서관과 소희, 두 선남선녀의 얘기도 돌고 있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하서관이 소희의 약혼녀였다는 사실. 하지만 남자의 감정은 책을 번지듯 빠르게 바뀐다. 지금 하소정이 소희의 약혼자가 되었으니, 그녀가 바로 미래의 소씨 집안 사모님이다. 사람들은 모두 바람에 따라 돛을 달기 시작했다. ‘과거는 바람처럼 지나간다’는 말로.방금 하서관이 홀에서 멋있게 상황을 뒤집었는데… 소희가 나타난 지금,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동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몸은 무척이나 정직했다. 그들은 하소정 쪽에 서 있었다.하씨 집안 세 식구의 입꼬리가 하늘로 치켜오를 기세였다.하서관은 자신의 가녀린 몸을 꼿꼿이 세웠다. 그녀의 자태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입꼬리를 올렸다. “제가 전에 버렸던 물건을 주워서 보물처럼 아끼시는 모습이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축복은 해 드릴게요. 오래오래 행복하길 바랄게요.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리니까.”말을 끝낸 후, 하서관을 자리를 떠났다. …소희를 쓰다 버린 물건 취급하다니… 하서관 정말 겁이 없구나.승리감에 도취해있던 하소정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자랑스러워 해야 해, 아님 말아야 해?…하서관이 제호 호텔을 벗어났다. 그때 소희가 하소정을 끌어안은 채로 걸어 나왔다. 하소정이 소희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 “소희 오빠, 서관이 너무 불쌍해. 데리러 오는 차도 없잖아. 우리라도 챙겨주자. 집까지 데려다주자.”소희가 하서관을 쳐다보았다. “소정이가 이렇게 말하는데… 타. 데려다줄게.”하서관이 거절했다. “됐어.”“왜?” 소희가 옆에 있는 지금 하소정은 자신이 진정한 공주가 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억울하게 하진국을 바라보았다. “아빠, 내가 인심 써서 데려다주겠다고, 차에 타라고 했는데, 서관이가 거절했어. 나 이따가 소희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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