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Chapter 21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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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그녀가 미쳐 버렸다

그녀는 비키니를 입은 사진을 육한정에게 보냈다.두 사람은 협상을 했다. 그리고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였다. '우리 캐톡 추가할까?' 라고 물었던 게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업계 최고에 위치해 있는 육한정은 이런 어플을 사용해 본 적이 없는지 그저 눈썹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날 저녁, 육한정은 바로 그녀를 추가하였다.도대체 뭘 한거지?손이 미쳤나?전송된 사진을 취소하려고 하였으나 취소기간은 벌써 지나버렸다.그녀의 멘탈이 붕괴되었다.여미령에게 톡으로 사진 몇 장을 받았다. “너 가슴, 허리, 엉덩이 둘레 변했는지 한번 체크하자. 최근에 빅토리아 스크릿에서 신상 파자마 나왔는거든. 이 참에 육한정 취향도 한 번 알아보고.”“이런 건 어때? 살짝 청순해 보이고.”“이거는 ?”“……”몇만 킬로메터 떨어져 있는 외국의 금융가의 최고가 오피스텔안 VIP회의실에는 파란색 명찰을 달고 있는 회사 간부들이 회의실 양쪽으로 앉아 있었다. 재무총괄 책임자는 이번 연도 매출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모두 숨을 죽이며 열심히 듣고 있지만, 사람들의 눈빛은 자꾸 메인 센터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향했다.육한정은 핏이 딱 맞는 블랙 정장에 자켓 주머니에는 흰색 손수건이 보였다.앞머리를 위에 올려 그의 조각같이 잘생긴 얼굴이 보였다.신중하게 자료를 읽는 그의 모습은 성공한 상업계 남자의 매력이다. 청아하고 고급스럽고 성숙하고 강인하다. VIP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만 같았다. 그때 갑자기 '띵'하는 소리와 함께 핸드폰이 울렸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육한정에게 몰렸다. 그의 폰에서 나온 소리였다.육한정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캐톡이 와 있었다.그는 비서에게 부탁해서 캐톡을 다운 받고 하서관 한 명만 추가하였다.바로 하서관에서 온 캐톡이었다.이때 개인 비서 엄의가 다가와 지시를 기다리듯이 허리를 숙였다.육한정은 손짓으로 엄의에게 아무 일 없으니 회의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하였다.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모니터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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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여자가 그의 전화를 받았다

이 얘기를 하자, 와인 잔을 들고 있던 소희의 손이 멈칫했다. 그의 눈매가 차갑게 변했다.해성의 사대가문 중 하나인 소희는 당연히 육씨 집안의 사정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외부인보다 많이 알고 있지는 않았다.육씨 집안의 도련님, 육한정은 겸손하고 차분한 이미지였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지지 않았다. 소희는 사람 구해서 육한정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지만 알아낸 건 최근에 해성으로 옮겨왔고 그의 홈그라운드는 제도성이라는 것뿐이었다.제도성은 제일 번화로운 금융 도시이다.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마다 재벌 2세인 경우가 많아 평범한 재벌들은 그 금융 중심에 다가갈 수조차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도성에서도 제일 높은 위치에 있는 재벌가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아시아의 경제를 좌우할 권력과 재력을 가지고 있다. 제도성의 최고 상업가도 성이 육이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모든 게 그냥 우연의 일치 일가?해성 경제의 뿌리를 잡고 있는 재벌가는 고가네 집안이다. 고씨 집안의 도련님 고석근은 육한정이랑 어릴 때부터 같이 친하게 지낸 사이라고 한다.하소정은 소희의 감정 변화를 느꼈다. “소희 오빠, 하서관이 시골에서 낯선 남자랑 동굴에서 하룻밤을 지낸 일, 벌써 까먹은 거야? 어릴 때부터 남자랑 외박도 하고.”소희는 와인을 들이키더니 하소정을 침대로 밀쳤다.거칠게 밀쳐선지 하소정의 머리가 침대장에 부딪쳤다. 소리가 크게 났다.이때 소희가 그녀의 몸을 덮치더니 빨개진 두 눈을 부릅 뜨고 그녀를 쳐다봤다.낯선 소희의 모습에 하소정은 깜짝 놀랐다. 하서관이 다른 남자랑 같이 있다는 말만 하면 무섭게 돌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소정은 소희를 사랑한다. 그녀는 팔을 뻗어 소희의 목을 감싸 안았다. “소희 오빠, 사랑해. 오빠가 나의 유일한 소중한 남자야.”소희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그는 하서관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파렴치한 여자한테 감정을 소비할 가치가 없다.하서관을 그만 잊을 거야.소희는 하소정 몸에 걸친 잠옷을 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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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그녀가 구한 남자

그 여자는 누구지?육한정은 성숙한 남자로서 그의 개인 폰을 모르는 사람이 받지 못하게 한다. 그럼 둘 사이에 관계가 폰을 대신 받을 만큼 친하다는 뜻인데…도대체 뭐하고 있지?하서관은 자기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육한정이랑은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그가 왜 날 도와야 하지?그녀는 그저 신부 대타이고 둘 사이에 계약이 있을 뿐 밖에서 여자 만나도 그녀랑 아무런 상관도 없다.하서관의 손은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9살 때 인생이 180도로 변해 모든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았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은 그녀를 독립적인 여자로 만들었다. 혼자 있는 거에 익숙해지고 정신도 강해졌다. 함부로 진심을 못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한다, 미령이만이 그녀가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다.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를 배신하고 절벽에서 미는 일이 없었으며 한다.하지만 육한정이 나타난 뒤 그녀가 10년 동안 익힌 습관을 까먹게 하고 자기도 모르게 의지하게 만들었다.의지하고 기대기 시작하면 습관이 되고 나약해진다. 그녀의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지만 침착함을 유지했다. 핸드폰을 꺼내 소희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일 만나러 갈게.”……한편 호텔 로얄 스위트룸에는 총괄이사 화영이 육한정의 폰을 수상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엄의가 다가갔다.“화이사님, 누구의 허락으로 대표님 방에 들어오시고 대표님의 전화까지 멋대로 받으시는 거시죠?”화영은 다급하게 서류를 내려 놓았다. “엄 비서님, 대표님이 급하게 요청하신 자료여서 들어왔어요.”“대표님은 외부인이 방에 들어오는 걸 싫어하시고 개인 물품을 만지는 행위는 더더욱 싫어하십니다. 다음에 급한 자료가 있으시면 저한테 전달하시면 됩니다. 이번 한 번은 봐드리지만 다음에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알겠습니다, 엄 비서님.”“방금 전화 오신 분은 누구인가요?”“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전화를 끊었습니다.”엄의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들어가세요. 대표님이 출국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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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간통 현장을 잡는다.

그해 그녀가 구한 남자?하서관은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보았다. 12살 때, 두텁게 쌓긴 눈 사이에서 혼미 상태인 남자를 구했다. 그때 조금만 늦게 구출했다면 남자는 아마 죽었을 수도 있다.그때 눈 때문에 길은 다 막혀 있었고 해가 질 때쯤 이어서 추위에 벌벌 떨면서 남자를 근처 동굴까지 옮겼다. 불을 피워도 추워 남자의 사지가 동사되기 직전이었다.하서관은 옷을 벗어 남자를 꽉 껴안아 체온으로 온도를 유지했다.그렇게 남자는 가까스로 살아났다.지금 생각해 보면 12살 어린아이가 사람 한 명 구하려고 했던 노력이 누구의 눈에는 야릇하고 건전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밖에 안 보였구나…그 사람들은 여미령의 말대로 욕먹어도 응당한 사람들이다.그 남자에 대해서는…“그후로 8년이 지났으니 당연히 그 남자의 얼굴 기억이 안 나.내 눈앞에 서 있어도 난 못 알아볼 거야. 남자가 깨어나서 옥폐를 주고 다시 찾으러 온다고는 했는데.”“옥폐는?”“잃어버리고 못 찾았어.”“연애 소설 읽어본 적 있어? 스토리 흐름대로 보면 네가 살린 그 남자는 재벌가일 가능성이 높아. 네가 목숨을 구해줬으니까 너를 결혼 상대로 모시는 거지.”“……”옥폐를 분명 방안에 서랍에 잠겨 놨는데 다시 열어 보니까 옥폐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폭설 속에서 사람 구할 때,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그녀, 혼미 상태인 남자, 소희랑 하소정이었다.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왔었다.“서관아, 소희의 폰을 추적해 보니까 전화 건 상대의 GPS 주소는 해성 외곽 쪽에 있는 민박집으로 떠, 임 이모는 아마 거기에 계실 거야.”사실 8206번 방에 가서 만나기 전에 이미 계획을 세웠다. 스스로를 미끼로 활용하여 소희가 임 이모한테 전화하는 틈을 타 여미령이 위치 추적을 하는 거였다.소희는 임 이모를 외곽 쪽 민박집에 숨겨놨다.잘 됐다! 드디어 찾았어!지금은 저녁이기에 움직이기에 편하다고 판단되어 바로 임 이모 찾으러 출발하기로 했다.하소정이 그녀를 모욕한 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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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그녀는 내 사람이야.

소희가 왔다. 그의 주위에는 보디 가든 분들이 일렬로 서고 있었다.“서관아, 임 이모 데리고 어디를 갈 생각인데.”“내가 여길 올 줄 어떻게 알았어.”“서관아, 네가 여기를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정말 모르겠어. 어릴 때부터 너랑 같이 지내서 네가 어떻게 행동할 지 몰라서 미리 왔는데, 역시나 넌 이미 와있었구나.”“임 이모 방금 피 토했어, 응급 처치는 했지만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해. 할 말 있으면 나중에 하자.”소희는 똘망똘망한 그녀의 눈을 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서관아, 너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밤은 기니까 천천히 하자. 임 이모 병원에 데려가라고 명령하는 대신 너가 남아. 거래 계속 해야 지.”하서관은 지금 그녀에게 선택지가 없는 걸 알고 있다.보디 가드 두 분이 임 이모를 차에 태우고 소희는 그녀의 팔을 잡아 집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닫고 소희는 바로 하서관을 덮쳤다.하서관은 두 눈을 질끈 감고 반항하지 않았다.“소희, 도망 갈 곳이 없으니까 나 좀 놔줘. 아파.”연약해진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소희는 마음이 약해져 그녀를 놔주고 상의를 탈의했다.“서관아, 나를 속일 생각 하지 마. 너를 해지고 싶지 않아.”서관은 팔을 들어 소희의 옷을 벗는 걸 도와주었다.소희의 눈가가가 빨개졌다. 그의 인식에서는 하서관은 원래 그의 사람이었다. 소희가 결혼해야 할 상대는 하서관이었다.요 몇 년간 소희가 많은 여자를 만나 봤다. 당연히 하소정도 있지만 매번 힘들고 지칠 때 생각난 사람은 하서관이었다.소희는 손을 뻗어 하서관의 마스크를 벗기려는 순간 하서관의 표정이 차가워지고 그의 뒷목을 향해 은침으로 찔렀다.하지만 그걸 눈치 챈 소희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서관아, 난 너를 너무 잘 알. 이런 걸로 나를 속일 생각이었어?”“과연 그럴까?”하서관은 무릎을 굽히고 머리로 소희의 턱을 세게 밀었다.소희가 아파서 식은 땀이 나는 틈을 타 그를 밀치고 도망 나왔다.소희의 잘 생긴 얼굴이 일그러졌다. 소희는 그녀가 그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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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혼나고 싶어요?

두 눈이 마주쳤다. 육한정의 눈동자는 조금 차가웠다. 적막한 분위기가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서관은 그의 시선을 피했다. “오늘 밤, 고마웠어요.”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그녀의 모습에 육한정이 입꼬리를 올렸다. 준수한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차가웠다. “고맙다는 말 말고, 더 할 말 없어요?”하서관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때, 육한정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셔츠 단추에 떨어졌다.하서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신속하게 그의 손을 잡으며 경계 어린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지금 뭐 하는 거에요?”육한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비웃는 듯 피식거렸다. 그리고는 풀어진 그녀의 단추 두 개를 닫아주었다. “제가 뭘 했을까요?”말로는 그를 이길 수가 없었다. 그의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는 걸 하서관은 알아볼 수 있었다. 살기가 등등했다. 육한정은 사람을 모욕할 줄 모르는 게 아니다. 그가 작정하고 입을 여는 모습은 악독하기 그지없다.하서관은 말싸움에 계속 밀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 상황이 조금 껄끄러웠다. 그녀의 하얀 귓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 임이모 만나러 병원에 가고 싶어요.”“그래요. 곧 도착해요.”하서관은 몸을 일으켜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하지만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은 힘 있는 그의 팔이 그녀를 떠나게 두지 않았다. 그녀는 불안함에 몸을 뒤척였다. 그녀의 행동이 남자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손바닥으로 오목한 그녀의 허리를 꼬집었다.밀려오는 아픔에 하서관이 눈썹을 찌푸렸다. 감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때 고급 승용차 몇 대가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투명한 차창 너머로 비쳐 들어왔다. 불빛이 결점 없는 육한정의 얼굴에 비쳐 들었다. 너무나 아름다웠다.그는 가슴이 답답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느낌에 그는 넥타이를 두어 번 잡아당겼다. “내가 한 말 아직도 기억해요?”무슨 말?무슨 일 생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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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신세지고 싶지 않아요

육한정이 소리를 지르자 하서관이 놀랐는지 모서리로 숨어들었다. 검은색 눈동자가 촉촉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육한정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는 부풀어 오르는 가슴을 억지로 가라앉혔다.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지 말아요.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니까.”하서관은 가녀린 손으로 벽을 긁어댔다. "미안해요. 일부러 전화 안 받은 거 인정할게요. 일부러 문자에 답장 안 한 것도요. 앞으로… 저한테 잘해주지 마세요. 어떻게 이 신세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당신한테 신세 지고 싶지 않아요."육한정이 입술을 오므렸다. "그렇게 정확하게 나눌 거예요?"하서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죠. 당신은 당신 갈 길 가요. 난 내 길을 갈 테니까."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 그가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자립심이 또 한 번 박살이 났다.그녀가 실수로 잘못 보낸 사진 한장이 욱한정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왔더니 그녀가 차갑게 굴며 자신한테 거리를 둔다. 그의 마음이 답답해졌다. 너무 짜증이 났다. 통제가 안될 만큼.언제부터 나한테 이렇게까지 영향을 주었지?육한정의 입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가 매정하게 그녀를 비웃었다. "겁쟁이."하서관이 벽을 세게 밀었다. 맞다. 그녀는 겁쟁이다. 두려워서 그에게 진심도 주지 못하는 겁쟁이다.육한정의 말투가 바뀌더니 그가 눈썹을 들썩였다. "좋아요. 당신이 계산을 그렇게나 정확하게 한다는데… 내가 오늘 당신 살려준 거에 대해서도 보답을 해야하지 않겠어요?"하서관이 기다란 속눈썹을 깜빡거렸다. "이미 고맙다고 했잖아요?""지금 모르는 척 연기하는 거예요? 여자가 남자한테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는 거예요? 당신, 가진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눈에 차는 거라곤…"하서관이 빠르게 그의 입을 막았다. 그가 헛소리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눈동자에 서로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눈동자 가득. 육한정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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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새끼 고양이를 선물하다

다음 날 아침. 하서관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떴다. 어젯밤 숙면을 취했는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따뜻한 이불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하지만 옆에 아무도 없었다.육한정은 이미 일어나고 없었다.하서관의 속눈썹이 떨리기 시작했다. 어젯밤 그녀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그녀의 옆에서 잠을 잔 것 같은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육한정이 아니면 누구지?내 착각인가?하서관은 자신의 얼굴을 베개에 파묻었다. 빠르게 청량한 남자의 향기가 그녀의 코끝에 맴돌았다. 그의 온기가 아직도 이불에 남아있었다.어젯밤, 그는 그녀와 함께 잠이 들었다. 두 사람이 껴안은 채로 잠이 들었다.하서관은 가볍게 눈을 감았다. 선을 긋겠다고 분명하게 말했는데… 키스에 같이 잠까지 자다니. 이게 무슨 일이지?하서관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임이모는 아직도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그녀는 임이모에게 침을 놓은 후 주치의한테 임이모의 상태를 알아보고는 유란원으로 돌아왔다.…유란원.육노인은 하서관의 손을 잡아당겼다. "서관아, 임이모님은 어떠셔? 좀 괜찮아지셨어? 병원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힘들어 보이던데. 눈에 다크서클 생긴 것 좀 봐. 임이모님을 유란원으로 데리고 오는 게 어때? 전문적인 의료진들 불러서 돌보는 거지. 그럼 일석이조잖아."육노인의 말이 하서관을 감동시켰다. 육노인은 그녀에게 무척이나 잘해줬다. 육노인은 다정했고 또 그녀를 아껴주었다. 더 이상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육노인의 제안을 거절했다. "할머니, 의사 선생님이 병원에서 며칠 지켜봐야한데요. 깨어나는 거 보고 판단하신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못 모시고 와요. 감사합니다, 할머니."육노인은 하서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서관아, 뭘 그렇게 예의를 차려. 우린 한 가족인데.""알겠어요, 할머니." 하서관이 예쁘게 웃었다.야옹. 야옹.그때 귓가에 고양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언가가 그녀의 발을 비비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아래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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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연기 말고 진짜

육한정이 하서관의 꼬리를 잡았다. 하서관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예요. 빨리 그 손 놓아요.”육한정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꼬리를 여러 번 잡아당겼다. “새로운 취미야?”하서관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녀는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했다.하서관이 손을 뻗어 그를 밀쳐버렸다. “당신, 정말 무례하네요!”육한정은 그녀의 꼬리를 손에 잡고 있었다. 놓아주지 않았다. 아름다운 그의 눈썹이 들썩였다. "내가 왜 무례한데요?""이 잠옷 그리고 드레스 룸에 있는 잠옷들 다 당신이 준비했잖아요.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육한정은 드레스룸을 쳐다보았다. "거기에 있는 옷들, 내가 준비한 게 아니에요. 할머니가 당신을 위해 준비한 거예요."할머니?"…"하서관의 입이 떡 벌어졌다. 할머니… 아는 게 많으셨구나.역시나 경험은 무시할 수가 없다.육한정은 다운이를 쳐다보았다. "말 잘 들어요?"하서관은 열심히 자신의 꼬리를 끌어당겼다. "다운이 말 엄청 잘 들어요.""근데 당신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무슨 뜻이지? 내가 고양이라는 말인가?그녀의 꼬리는 아직도 그의 손에 잡혀있었다. 그의 여유로운 태도가 사람을 괴롭혔다. 진짜 그의 손에 놀아나는 고양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그때 '똑똑'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오씨 아줌마의 말소리가 들렸다. "도련님, 어르신이 보신탕을 끓이시라고 하셔서. 따뜻할 때 얼른 드세요."누가 왔다!하서관은 육한정을 밀쳐버렸다. 누가 이 모습을 보는 게 싫었다.그러자 육한정도 손을 놓았다. 수줍음을 감추고 담담한 척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육한정이 문 쪽으로 걸어가 오씨 아줌마 손에 들려있던 보신탕을 쳐다보았다. 육노인은 평소에 자주 그에게 여러 가지 이상한 보신탕을 끓여준다. 그는 항상 할머니의 말에 따라 고분고분 마셔주었다.이번에도 육한정은 거절하지 않고 보신탕을 마셔버렸다.…육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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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딴 여자 찾으러 가세요

하서관은 육한정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빠르게 침대에서 내려와 커다란 방안을 둘러보았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나?“육한정… 육한정… 육…”욕실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마디마디 선명한 손이 빠져나왔다. 그 손이 그녀의 가녀린 팔을 잡아당겼다.가녀린 몸이 문에 기대졌다. 하서관은 눈앞에 있는 사람을 똑똑히 바라보았다. 육한정이었다.육한정은 찬물로 샤워로 몇 번이나 했다. 몸에는 검은색의 셔츠와 검은색의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검은 머리에서 아직도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물에 젖은 모습이 그를 더 섹시하게 만들었다."나 찾았어요?" 육한정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허스키했다.하서관은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아까보다 더 뜨거웠다. 육노인이 마음을 굳게 먹었나 보다. 어디서 구한 물건인지…"침이라도 놓아줄게요." 하서관의 손에 침이 생겨났다. 그녀는 그의 혈자리를 찌르려 손을 들었다.육한정이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잡았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파묻더니 얼굴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서관아."하서관의 심장이 요란스럽게 뛰기 시작했다. 기세등등하던 남자가 이렇게 애교를 부리다니."서관씨, 나 혼자 여기서 있으려고 그랬는데. 왜 찾으러 나왔어요?"허스키한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심장이 녹아내리고 있었다."나…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방해됐다면 그냥 나갈게요."육한정이 그녀를 막아섰다. "당신은 항상 그래요. 꼬셔놓고 나 몰라라 해요. 이번에도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요?"그가 손을 들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잠옷에 떨어졌다.하서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빠르게 그의 손을 잡았다. 갑자기 출장 나갔을 때 그의 전화를 받던 목소리가 생각났다. 어떤 여자 목소리였는데. 그의 애인이다.이 사람은 난 뭐로 생각할까?수많은 애인 중의 한 명일까?찬물을 뒤집어쓴 듯 하서관의 정신이 멀쩡해졌다. 그녀는 빠르게 이성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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