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Chapter 31 - Chapter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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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가벼운 우정

공진아의 가정환경은 불우했다. 하지만 그녀는 허영심이 강하고 욕심이 많았다. 하소정과 함께 다니면 그녀에게도 이득이 떨어졌다. 예를 들면 하소정이 쓰다 버린 낡은 명품 가방과 드레스. 그리고 가끔씩 하소정이 1949 같은 고급스러운 바도 데려와 준다. 그래서 이렇게 비싼 술도 마시고. 이렇게 사치스럽게 사는 것, 바로 그녀가 바라는 생활이다. 하서관은 그녀를 하소정이 키우는 삽살개라고 불렀다. 그 말이 맞다. 하지만 공진아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그렇게 부르는 걸 싫어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하소정이 단순하고 바보 같다는 거. 그녀는 마음속으로 하소정을 질투했다. 하소정의 운과 하소정의 미모를 질투했다. 그녀는 하소정을 싫어했다.그리고 하서관, 그녀는 하서관도 싫어했다. 그녀는 시골에서 온 촌뜨기인 하서관이 자기보다 비천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서관은 항상 고귀하고 청순하게 자신의 삶을 산다. 공진아는 비싼 술 두 잔을 훔쳐 마셨다. 그녀가 술맛을 음미하고 있을 때 소희가 방안으로 걸어들어왔다.소희를 보자 공진아는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소… 소희 도련님, 여긴 어떻게?”소희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자신을 여기로 부른 하서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공진아의 얼굴에 멈추었다. “하서관은요?”공진아는 감히 소희의 얼굴을 직시할 수가 없었다. 모든 신데렐라는 자신만의 백마 탄 왕자가 자기를 찾아와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왕자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어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공주가 되는 그런 꿈을 꾼다. 사대가문 중 하나인 소희, 소희는 무척이나 잘생겼다. 그가 바로 그녀가 꿈꾸던 백마 탄 왕자다.공진아는 소희를 좋아한다. 이렇게 단둘이 있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공진아의 심장이 두근댔다. 당장이라도 뛰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촉촉하게 소희를 바라보았다. “소희 도련님, 하서관 방금 소정이랑 나갔어요.”소희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소파에 앉아버렸다. “그러면 여기서 기다리죠.”소희는 더 이상 공진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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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여자를 양옆에 끼고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물러갔다. 하진국이 공진아를 부축했다. “괜찮아?” 공진아가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요.”“이렇게 하자. 내가 여기에 방을 예약했거든, 일단 먼저 거기로 가서 좀 씻을래? 내가 옷 한 벌 사서 보낼게. 대충 준비하고 병원으로 가봐. 많이 다친 것 같은데.”공진아는 놀란 얼굴로 하진국을 쳐다보았다. 그동안 하소정의 옆에 오래 있긴 했지만 하진국이랑 자주 접촉해본 건 아니었다. 지금 와서 보니 하진국은 무척이나 다정하고 교양이 넘쳤다.공진아가 밝은 얼굴로 그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네.”…하진국은 방키를 공진아에게 맡겨두고는 자리를 떠났다. 그는 접대를 하러 갔다. 공진아는 방으로 들어갔다. 스위트룸이었다.공진아는 스위트룸에 와본 적이 없었다. 사치스러운 방이 그녀에게 상류층의 삶을 느끼게 해주었다. 빠르게 하진국의 비서가 옷을 가져왔다.공진아는 브랜드를 확인해보았다. 명품이었다.공진아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그녀는 하소정이 자신의 몸에 남긴 더러운 흔적을 말끔하게 씻어내고는 세면대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하소정에게 맞은 빨갛게 부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청춘과 아름다움은 여전했다.그녀는 오늘 느꼈던 모욕감을 떠올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출신이 비천했기에 모두가 그녀를 비웃고 손가락질할 수가 있었다.다시는 이런 생활을 살고 싶지 않았다. 마침 지금 아주 좋은 기회가 그녀의 눈앞에 놓여있었다.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정도로 가까이.그녀는 하진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하씨 집안 사모님이 되어 하소정과 하서관의 새엄마가 될 생각을 하자 공진아의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하진국은 접대를 끝내고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 술을 많이 마셨는지 그는 바로 침대에 엎어졌다. 온몸에서 술 냄새가 났다.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옥란에게서 전화가 왔다.하진국은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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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하서관이 카드게임을 한다

고개를 들자 하서관의 눈이 육한정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육한정은 테이블의 메인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의 몸에는 정교한 검은색 정장이 걸쳐져 있었다. 기다란 그의 손가락에는 담배가 꽂혀있었고 입에서는 담배 연기가 뿜어나오고 있었다.곽서택이 입을 열 때 육한정은 막 담배 한 모금을 빨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서관을 쳐다보았다. 담배 연기가 그의 잘생긴 얼굴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그가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이 어렴풋이 하서관의 눈에 들어왔다. 몇 초 뒤, 그는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강제로 룸안으로 들어오게 된 하소관은 지금 이 상황이 껄끄러웠다. 육한정을 마주치자 그녀는 더 껄끄러워졌다. “곽사장, 이 아가씨는 어디서 데리고 왔어? 1949에서 제일 이쁜 아가씨가 이 룸에 있는 거 아니었어? 너무한 거 아니야? 이렇게 숨기는 게 어딨어.” 늙은 대표가 웃으면서 말했다. 남자들이 하서관을 술 따르는 아가씨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곽서택은 육한정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육한정은 이미 그녀를 향한 시선을 거두었다. 그는 손에 들려있던 카드를 바닥으로 던졌다.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담담했다.무슨 뜻이지? 싸웠나? 냉전 중인가? 이제 모른 척하기로 한 건가?곽서택은 조용히 웃었다. 잘됐다. 구경거리가 또 생겼네. 그는 가십거리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바로 하서관을 불러들였다. “거기, 여기 와서 술 좀 따라봐요. 어떻게 규칙도 모르지?”느끼한 대표 한 명이 하서관의 면사포를 벗기려 손을 뻗었다.하서관은 다가오는 손을 민첩하게 피했다.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뭘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전 여기서 일하는 아가씨가 아니에요. 이거 놓으세요!”“아가씨, 여기 있는 사람들 누군지 알지? 당신이 여기서 일하는 아가씨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지!”매니저가 그녀에게 신신당부하던 말이 떠올랐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 모두 해성에서 이름있는 사람들이다. 그녀가 건드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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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면사포를 벗어던지다

육한정은 손에 있던 카드를 전부 테이블로 던져버렸다. 그의 행동은 무척이나 무심했다. 하지만 카드가 테이블로 떨어지며 퍽 하고 큰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느끼한 대표가 깜짝 놀라며 손을 내려놓았다.육한정은 내내 도도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가 카드를 던지자 시끌벅적하던 VIP룸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느끼한 대표가 눈썹을 찡그리며 육한정을 쳐다보았다. “육대표…”육한정은 담배를 재떨이에 던져버리고는 옆에 앉아있던 아가씨들을 담담하게 쳐다보았다. “저기 가서 놀아.”아가씨들은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감히 육한정의 심기를 건드리지 못했다. 빠르게 아가씨들이 자리를 떠났다.육한정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느끼한 대표를 쳐다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가득했다. 얼음처럼 차가웠다.느끼한 대표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는 이 모임에 자주 나오는 사람이었다. 대표는 육한정이 이 여자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정확하게 알아챘다. 그가 빠르게 입을 열었다. “아가씨, 아까 카드 게임에서 졌으니까 이제 우리랑 같이 놀아줘야지. 게다가 당신 빚까지 졌잖아. 그 빚 갚기 전까지 이 방에서 나갈 생각하지 마. 육대표가 여기서 돈이 제일 많아. 먼저 육대표한테 술 한 잔 따라줘. 혹시 알아? 육대표가 너 대신 그 돈 갚아줄지?”하서관은 손톱을 뜯어대더니 몸을 일으켜 술 한 병을 손에 잡았다. 그녀는 육한정을 쳐다보았다. “육대표님, 한 잔 따라 드릴게요.” 육한정은 그녀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따라주면, 내가 마셔야 하는 건가?”그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녀의 상황이 난처하게 됐다.술잔을 든 하서관의 손이 허공에 얼어버렸다.-아가씨, 육대표한테 술 한 잔 따르고 싶어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성의를 좀 보여야지.-그러니까 말이야, 아가씨. 이렇게 성의가 없는데 당연히 안 마시지.느끼한 대표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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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스포츠카를 타고 쫓아오다

육한정은 남자였다. 남자는 시각적인 동물이다. 이쁜 여자 보는 걸 좋아한다. 육한정은 어릴 때부터 주위에 여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면역력이 있었다. 하지만 하서관의 청순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 대해서 상상한 적이 있었다. 영리한 여자라 평범한 얼굴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다.육한정은 손을 들었다. 그녀의 얼굴을 만지고 싶었다.하지만 하서관은 빠르게 면사포를 다시 써버렸다. “육대표님, 얼굴도 보셨으니 전 이제 그만 가볼게요.”하서관은 힘껏 그를 밀쳐버리더니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서관은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더니 찬물로 자신의 얼굴을 두드렸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면사포를 쓰고 다녔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귀찮은 일에 자꾸 휘말리게 된다.그러다 나중에는 습관이 되었다. 시골에서 돌아와서 그런지 아직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었다.육한정이 처음이다.하서관은 문을 열고 화장실을 나왔다. 순간, 복도에 서 있는 훤칠한 그림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육한정이다. 그는 넓은 등을 느릿하게 벽에 기댄 채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있었다. 손에는 담배가 꽂혀 있었다.노란빛이 도는 복도의 흐릿한 불빛이 그의 잘생긴 외모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그는 여자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지나가는 여자들이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인정한다. 그가 매력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자석과도 같았다. 뼛속부터 뿜어져 나오는 젠틀함과 여유로움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그는 요 며칠 담배에 찌들어 살았다.하서관이 앞으로 걸어갔다. 이곳을 바로 벗어나고 싶었다.하지만 그가 긴 다리를 내밀더니 그녀의 앞길을 막아버렸다.하서관은 고개를 그를 쳐다보았다. “육대표님, 이게 무슨 뜻이죠? 설마 저랑 하룻밤이라고 보내고 싶으신 건가요?”육한정은 몸을 바로 세우더니 커다란 몸으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시선이 면사포로 가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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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그의 다리를 차버리다

하서관의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손을 뻗어 그를 잡아당겼다. “가까이 와봐요. 연구 좀 해봐야겠어요.” 그때 머리 위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천히 해요. 뭐가 그렇게 급해요?”하서관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의 자세가 얼마나 이상한지…하서관은 순식간에 손을 놓은 후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육한정은 두 손을 그녀의 양옆에 지탱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몸 아래에 가두어두었다. “뭘 그렇게 봐요?”“여자 흔적이 있는지 둘러봤어요. 그리고 이 침대… 깨끗한 거 맞죠?”육한정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 말이 그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굳이 그 얘기를 꺼내야겠어요? 그냥 대충 투정이나 부리고 끝내요. 저번에 당신이 나보고 딴 여자 찾으러 가라고 한 일도 내가 봐주고 있어요. 말 안 한다고 화 안 난 게 아니에요.”그녀가 왜 이러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 출장 가기 전에는 분명히 괜찮았는데… 돌아오자마자 나보고 딴 여자나 찾으러 가라고 하다니…스위트룸은 무척이나 깔끔했다. 여자의 흔적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옷걸이에는 그의 외투가 걸려 있었다. 요 며칠 여기에서 지낸 게 맞는 것 같았다.“요 며칠 여기서 지냈어요?” 하서관이 그에게 물었다.육한정은 그를 쳐다보았다. “네. 기분이 안 좋아서요. 이틀 동안 밤새 카드만 놀았어요.”충혈된 그의 눈동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이틀 동안 자지 못하긴 한 것 같다. 요즘 그의 수면 상태가 조금 나아지긴 했다. 다만 그녀를 안고 자야 할 뿐이다.그날 문을 박차고 집을 나선 그는 바로 여기로 왔다. 1949는 곽씨 집안 소관이었다. 곽서택은 빠르게 자리를 만들었다.서류를 처리하거나, 카드를 노는 것. 기분 나쁠 때 그가 하는 일이었다.하서관의 속눈썹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입가에 맴돌았지만, 막상 꺼내려니 뭐라고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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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어디 가는 데요?

육한정은 샤워실 앞으로 다가가 욕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 빠르게 문이 열렸다.하서관은 문 뒤에 숨어있었다. 면사포가 쓰여있지는 않았지만, 문이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 쌍의 맑은 눈동자가 나타나더니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수고했어요. 주세요.”육한정은 생리대와 갈아입을 깨끗한 옷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하서관은 물건을 받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뭐 하자는 거지?하서관은 물건을 앞으로 잡아당겼다. 여전히,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하서관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육한정은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화가 난 듯 씩씩대는 그녀의 모습에 육한정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손을 놓았다.하서관은 옷을 받아들고는 신속하게 문을 닫았다.하서관은 자신의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육한정, 이 남자 선수다!…육한정은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욕실 문이 열리더니 하서관이 걸어 나왔다.그녀는 체리 색의 끈치마를 입고 있었다. 얇은 끈이 그녀의 하얀 어깨에 걸려져 있었다. 그녀의 몸매가 한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이런 어두운 빨간색이 무척이나 어울렸다. 옷이 그녀의 하얀 피부를 돋보이게 했다. 옷을 살 때 그는 이미 알아봤다. 그녀가 입으면 엄청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했다.하얀 피부를 가진 그녀, 그녀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청순했다. 고급스러운 색갈도 쉽게 소화할 수 있었다.하서관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그의 얼굴에 멈추었다. 그녀는 눈썹을 찡그렸다. “담배는 왜 또 피우는 거에요?”육한정은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서관은 그에게 다가가 왼손에 난 그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그날 밤, 그가 거울에 주먹을 내리치는 바람에 그의 손에 상처가 생겼었다. 이미 처리를 한 건지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왜요? 마음 아파요? 이렇게 마음 아파할 거면서 그런 소리는 왜 해서 날 화나게 만들어요?”하서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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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약혼 파티

또 다른 스위트룸. 육한정은 찬물로 샤워를 하고는 검은색 실크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고석근이 와인 한 잔을 육한정에게 건네주었다. “하서관은 오늘 너랑 밤을 보낼 상황이 아닐 텐데… 어떻게 했길래 네 기분이 이렇게 좋아졌을까?”육한정은 와인 한 모금을 들이켰다. "그게 그렇게 티나?"고석근은 테이블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도 와인 한 모금을 삼켰다. "'나 기분 좋아요'하고 얼굴에 쓰여 있는데?" 육한정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는 자신이 기분이 좋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서관이 전화 한 통에 멋대로 질투를 하는데, 기분이 안 좋을 리가 있나?그때 '띵동'하고 벨소리가 울렸다. 누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엄의였다.엄의는 전화를 받자마자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는 조심스럽게 육한정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대표님, 어쩐 일로 부르셨어요?"육한정은 소파에 앉아있었다. "엄비서, 화영이 내 전화 받은 거 왜 말 안 했어요?"그는 대표가 자기를 부른 이유를 그제야 알아챘다. 전화 한통 받은 것뿐인데. 그는 그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대표님,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요? 화이사님이 저희 상업 기밀이라도 들은 건가요?" 엄의는 간담이 서늘했다.고석근은 맞은 켠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는 육한정을 한번 쳐다보았다. "됐어요. 엄비서님 놀란 것 좀 봐. 전화 한 통일 뿐이에요. 상업 기밀 같은 거 없었어요. 그 전화 사모님이 받으셨거든요. 사모님이 오해를 하셔서 질투를 좀 하셨나 봐요. 대표님이랑 싸워서 며칠 바에서 지내게 됐거든요.""…"그 말은 듣자 엄의가 깜짝 놀라버렸다. 그의 기억 속의 육한정은 똑똑하고 잘생기고 성숙한 사람인데… 사모님한테 잡혀 살 사람이 아닌데?그때 '띵똥'하고 벨소리가 또 한 번 울렸다.누가 왔다.엄의는 신속하게 다가가 문을 열었다. 화영… 이었다.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화이사님, 무슨 일이라도?"총괄 이사인 화영은 남자를 자주 상대하게 된다. 그녀는 아름답고 매혹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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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약혼 안하면 안돼?

많은 부잣집 아가씨들이 하소정의 옆을 둘러싸고 있었다. 모두 하소정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예쁜 하소정의 얼굴에서 기쁨의 꿀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그때 하서관이 하소정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빠르게 하서관의 앞으로 다가갔다. “서관아, 왔어? 안 올까 봐 걱정했는데… 네가 행복한 내 모습 못 볼까 봐.”부잣집 아가씨들도 하서관에게 다가왔다.-소정아, 너 너무 착한 거 아니야? 하서관, 소희 도련님 약혼녀였잖아. 겁나지 않아? 쟤가 약혼식 망칠 수도 있잖아.-하서관은 이미 유란원에 총각 귀신한테 시집갔잖아. 그 총각 귀신이 하서관을 어떻게 괴롭혔는지 누가 알아. 혹시 알아? 어느 날 갑자기 과부가 될지. 참 신기해, 사람의 운명이란 거. 시골에서 온 촌뜨기는 진정한 부잣집 아가씨를 이기지 못한다니까. 우리 소정이 봐. 벌써 소씨 집안 사모님이 됐잖아.-소희 도련님이 보는 눈이 있는 거지. 그래서 시골 촌뜨기는 애저녁에 버렸잖아. 소희 도련님이랑 소정이 정말 선남선녀 아니야?맞장구를 치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하소정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서관이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 서관이가 얼마나 불쌍한데."하서관은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화내지 않았다. 단지 이 상황이 너무 웃기다고 생각했다. 권력 있는 사람들에게 아양을 떠는 것, 그것이 사람들의 본능이었다. 하소정의 사대가문 중 하나인 소희의 약혼녀가 되었으니… 성대한 약혼식이 그녀를 향한 소희의 사랑을 증명해주었다. 그녀가 자랑스러워할 만했다.하소정이 이렇게 급박하게 그녀를 약혼식에 초대한 것도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기 위해서다.그때 이옥란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요즘 이옥란은 하진국과 감정이 좋지 않았다. 이옥란은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자신의 딸이 소희와 약혼한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영광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문 제작한 한복에 하늘색 모피를 입고 있었다. 우아하고 점잖으면서도 여인의 자태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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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너는 그냥 내 사랑을 백으로 삼는거야

하서관의 장난에 사람들의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 같았다. 소희의 얼굴은 무척이나 암울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소정을 쳐다보았다. “소정아, 나랑 결혼해줘. 앞으로 행복하게 해줄게.” 하소정은 2% 부족한 프러포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분이 별로였지만 예외의 일이 생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신속하게 손을 내밀었다. “소희 오빠, 그렇게 할게.”소희는 손에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천천히 하소정의 약지에 끼워 넣었다.그때 ‘띵’하는 소리와 함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문자가 왔다.소희의 동작이 멈칫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빠르게, 그의 몸이 굳어버렸다.하소정은 아직도 소희가 자신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문자를 확인하며 얼어있는 그의 모습을 보자 그녀가 소리내 물었다. "소희 오빠, 왜 그래? 누가 보낸 문자길래? 무슨 내용인데?"소희는 빠르게 몸을 일으키더니 자리를 떠났다.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사람들도 놀라버렸다. 소희가 걸어오자 사람들은 그에게 길을 비켜주었다.소희가 하서관 앞으로 걸어왔다. 그는 단번에 가녀린 그녀의 팔목을 잡더니 그녀를 위층으로 끌고 갔다.무슨 일이지?하소정의 예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끌며 그를 따라갔다. "소희 오빠, 어디 가는 거야? 하서관 데리고 어디 가는데! 하서관한테 홀리면 안 돼! 날 혼자 두지…. 아!"하소정은 그들을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밟아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그대로 넘어졌다.찍-아름다운 웨딩드레스가 찢어졌다. 찢어진 드레스 사이로 하소정의 다리가 드러났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허둥지둥 자신을 보호했다. 그때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동정, 연민, 그녀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각양각색이었다.그녀가 이 약혼식의 주인공이었는데, 내일이면 해성 아가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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