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한정은 손에 있던 카드를 전부 테이블로 던져버렸다. 그의 행동은 무척이나 무심했다. 하지만 카드가 테이블로 떨어지며 퍽 하고 큰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느끼한 대표가 깜짝 놀라며 손을 내려놓았다.육한정은 내내 도도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가 카드를 던지자 시끌벅적하던 VIP룸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느끼한 대표가 눈썹을 찡그리며 육한정을 쳐다보았다. “육대표…”육한정은 담배를 재떨이에 던져버리고는 옆에 앉아있던 아가씨들을 담담하게 쳐다보았다. “저기 가서 놀아.”아가씨들은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감히 육한정의 심기를 건드리지 못했다. 빠르게 아가씨들이 자리를 떠났다.육한정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느끼한 대표를 쳐다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가득했다. 얼음처럼 차가웠다.느끼한 대표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는 이 모임에 자주 나오는 사람이었다. 대표는 육한정이 이 여자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정확하게 알아챘다. 그가 빠르게 입을 열었다. “아가씨, 아까 카드 게임에서 졌으니까 이제 우리랑 같이 놀아줘야지. 게다가 당신 빚까지 졌잖아. 그 빚 갚기 전까지 이 방에서 나갈 생각하지 마. 육대표가 여기서 돈이 제일 많아. 먼저 육대표한테 술 한 잔 따라줘. 혹시 알아? 육대표가 너 대신 그 돈 갚아줄지?”하서관은 손톱을 뜯어대더니 몸을 일으켜 술 한 병을 손에 잡았다. 그녀는 육한정을 쳐다보았다. “육대표님, 한 잔 따라 드릴게요.” 육한정은 그녀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따라주면, 내가 마셔야 하는 건가?”그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녀의 상황이 난처하게 됐다.술잔을 든 하서관의 손이 허공에 얼어버렸다.-아가씨, 육대표한테 술 한 잔 따르고 싶어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성의를 좀 보여야지.-그러니까 말이야, 아가씨. 이렇게 성의가 없는데 당연히 안 마시지.느끼한 대표뿐만 아니라
육한정은 남자였다. 남자는 시각적인 동물이다. 이쁜 여자 보는 걸 좋아한다. 육한정은 어릴 때부터 주위에 여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면역력이 있었다. 하지만 하서관의 청순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 대해서 상상한 적이 있었다. 영리한 여자라 평범한 얼굴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다.육한정은 손을 들었다. 그녀의 얼굴을 만지고 싶었다.하지만 하서관은 빠르게 면사포를 다시 써버렸다. “육대표님, 얼굴도 보셨으니 전 이제 그만 가볼게요.”하서관은 힘껏 그를 밀쳐버리더니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서관은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더니 찬물로 자신의 얼굴을 두드렸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면사포를 쓰고 다녔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귀찮은 일에 자꾸 휘말리게 된다.그러다 나중에는 습관이 되었다. 시골에서 돌아와서 그런지 아직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었다.육한정이 처음이다.하서관은 문을 열고 화장실을 나왔다. 순간, 복도에 서 있는 훤칠한 그림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육한정이다. 그는 넓은 등을 느릿하게 벽에 기댄 채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있었다. 손에는 담배가 꽂혀 있었다.노란빛이 도는 복도의 흐릿한 불빛이 그의 잘생긴 외모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그는 여자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지나가는 여자들이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인정한다. 그가 매력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자석과도 같았다. 뼛속부터 뿜어져 나오는 젠틀함과 여유로움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그는 요 며칠 담배에 찌들어 살았다.하서관이 앞으로 걸어갔다. 이곳을 바로 벗어나고 싶었다.하지만 그가 긴 다리를 내밀더니 그녀의 앞길을 막아버렸다.하서관은 고개를 그를 쳐다보았다. “육대표님, 이게 무슨 뜻이죠? 설마 저랑 하룻밤이라고 보내고 싶으신 건가요?”육한정은 몸을 바로 세우더니 커다란 몸으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시선이 면사포로 가려진
하서관의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손을 뻗어 그를 잡아당겼다. “가까이 와봐요. 연구 좀 해봐야겠어요.” 그때 머리 위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천히 해요. 뭐가 그렇게 급해요?”하서관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의 자세가 얼마나 이상한지…하서관은 순식간에 손을 놓은 후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육한정은 두 손을 그녀의 양옆에 지탱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몸 아래에 가두어두었다. “뭘 그렇게 봐요?”“여자 흔적이 있는지 둘러봤어요. 그리고 이 침대… 깨끗한 거 맞죠?”육한정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 말이 그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굳이 그 얘기를 꺼내야겠어요? 그냥 대충 투정이나 부리고 끝내요. 저번에 당신이 나보고 딴 여자 찾으러 가라고 한 일도 내가 봐주고 있어요. 말 안 한다고 화 안 난 게 아니에요.”그녀가 왜 이러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 출장 가기 전에는 분명히 괜찮았는데… 돌아오자마자 나보고 딴 여자나 찾으러 가라고 하다니…스위트룸은 무척이나 깔끔했다. 여자의 흔적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옷걸이에는 그의 외투가 걸려 있었다. 요 며칠 여기에서 지낸 게 맞는 것 같았다.“요 며칠 여기서 지냈어요?” 하서관이 그에게 물었다.육한정은 그를 쳐다보았다. “네. 기분이 안 좋아서요. 이틀 동안 밤새 카드만 놀았어요.”충혈된 그의 눈동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이틀 동안 자지 못하긴 한 것 같다. 요즘 그의 수면 상태가 조금 나아지긴 했다. 다만 그녀를 안고 자야 할 뿐이다.그날 문을 박차고 집을 나선 그는 바로 여기로 왔다. 1949는 곽씨 집안 소관이었다. 곽서택은 빠르게 자리를 만들었다.서류를 처리하거나, 카드를 노는 것. 기분 나쁠 때 그가 하는 일이었다.하서관의 속눈썹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입가에 맴돌았지만, 막상 꺼내려니 뭐라고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육한정은 샤워실 앞으로 다가가 욕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 빠르게 문이 열렸다.하서관은 문 뒤에 숨어있었다. 면사포가 쓰여있지는 않았지만, 문이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 쌍의 맑은 눈동자가 나타나더니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수고했어요. 주세요.”육한정은 생리대와 갈아입을 깨끗한 옷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하서관은 물건을 받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뭐 하자는 거지?하서관은 물건을 앞으로 잡아당겼다. 여전히,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하서관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육한정은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화가 난 듯 씩씩대는 그녀의 모습에 육한정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손을 놓았다.하서관은 옷을 받아들고는 신속하게 문을 닫았다.하서관은 자신의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육한정, 이 남자 선수다!…육한정은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욕실 문이 열리더니 하서관이 걸어 나왔다.그녀는 체리 색의 끈치마를 입고 있었다. 얇은 끈이 그녀의 하얀 어깨에 걸려져 있었다. 그녀의 몸매가 한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이런 어두운 빨간색이 무척이나 어울렸다. 옷이 그녀의 하얀 피부를 돋보이게 했다. 옷을 살 때 그는 이미 알아봤다. 그녀가 입으면 엄청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했다.하얀 피부를 가진 그녀, 그녀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청순했다. 고급스러운 색갈도 쉽게 소화할 수 있었다.하서관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그의 얼굴에 멈추었다. 그녀는 눈썹을 찡그렸다. “담배는 왜 또 피우는 거에요?”육한정은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서관은 그에게 다가가 왼손에 난 그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그날 밤, 그가 거울에 주먹을 내리치는 바람에 그의 손에 상처가 생겼었다. 이미 처리를 한 건지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왜요? 마음 아파요? 이렇게 마음 아파할 거면서 그런 소리는 왜 해서 날 화나게 만들어요?”하서관은
또 다른 스위트룸. 육한정은 찬물로 샤워를 하고는 검은색 실크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고석근이 와인 한 잔을 육한정에게 건네주었다. “하서관은 오늘 너랑 밤을 보낼 상황이 아닐 텐데… 어떻게 했길래 네 기분이 이렇게 좋아졌을까?”육한정은 와인 한 모금을 들이켰다. "그게 그렇게 티나?"고석근은 테이블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도 와인 한 모금을 삼켰다. "'나 기분 좋아요'하고 얼굴에 쓰여 있는데?" 육한정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는 자신이 기분이 좋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서관이 전화 한 통에 멋대로 질투를 하는데, 기분이 안 좋을 리가 있나?그때 '띵동'하고 벨소리가 울렸다. 누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엄의였다.엄의는 전화를 받자마자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는 조심스럽게 육한정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대표님, 어쩐 일로 부르셨어요?"육한정은 소파에 앉아있었다. "엄비서, 화영이 내 전화 받은 거 왜 말 안 했어요?"그는 대표가 자기를 부른 이유를 그제야 알아챘다. 전화 한통 받은 것뿐인데. 그는 그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대표님,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요? 화이사님이 저희 상업 기밀이라도 들은 건가요?" 엄의는 간담이 서늘했다.고석근은 맞은 켠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는 육한정을 한번 쳐다보았다. "됐어요. 엄비서님 놀란 것 좀 봐. 전화 한 통일 뿐이에요. 상업 기밀 같은 거 없었어요. 그 전화 사모님이 받으셨거든요. 사모님이 오해를 하셔서 질투를 좀 하셨나 봐요. 대표님이랑 싸워서 며칠 바에서 지내게 됐거든요.""…"그 말은 듣자 엄의가 깜짝 놀라버렸다. 그의 기억 속의 육한정은 똑똑하고 잘생기고 성숙한 사람인데… 사모님한테 잡혀 살 사람이 아닌데?그때 '띵똥'하고 벨소리가 또 한 번 울렸다.누가 왔다.엄의는 신속하게 다가가 문을 열었다. 화영… 이었다.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화이사님, 무슨 일이라도?"총괄 이사인 화영은 남자를 자주 상대하게 된다. 그녀는 아름답고 매혹적이
많은 부잣집 아가씨들이 하소정의 옆을 둘러싸고 있었다. 모두 하소정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예쁜 하소정의 얼굴에서 기쁨의 꿀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그때 하서관이 하소정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빠르게 하서관의 앞으로 다가갔다. “서관아, 왔어? 안 올까 봐 걱정했는데… 네가 행복한 내 모습 못 볼까 봐.”부잣집 아가씨들도 하서관에게 다가왔다.-소정아, 너 너무 착한 거 아니야? 하서관, 소희 도련님 약혼녀였잖아. 겁나지 않아? 쟤가 약혼식 망칠 수도 있잖아.-하서관은 이미 유란원에 총각 귀신한테 시집갔잖아. 그 총각 귀신이 하서관을 어떻게 괴롭혔는지 누가 알아. 혹시 알아? 어느 날 갑자기 과부가 될지. 참 신기해, 사람의 운명이란 거. 시골에서 온 촌뜨기는 진정한 부잣집 아가씨를 이기지 못한다니까. 우리 소정이 봐. 벌써 소씨 집안 사모님이 됐잖아.-소희 도련님이 보는 눈이 있는 거지. 그래서 시골 촌뜨기는 애저녁에 버렸잖아. 소희 도련님이랑 소정이 정말 선남선녀 아니야?맞장구를 치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하소정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서관이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 서관이가 얼마나 불쌍한데."하서관은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화내지 않았다. 단지 이 상황이 너무 웃기다고 생각했다. 권력 있는 사람들에게 아양을 떠는 것, 그것이 사람들의 본능이었다. 하소정의 사대가문 중 하나인 소희의 약혼녀가 되었으니… 성대한 약혼식이 그녀를 향한 소희의 사랑을 증명해주었다. 그녀가 자랑스러워할 만했다.하소정이 이렇게 급박하게 그녀를 약혼식에 초대한 것도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기 위해서다.그때 이옥란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요즘 이옥란은 하진국과 감정이 좋지 않았다. 이옥란은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자신의 딸이 소희와 약혼한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영광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문 제작한 한복에 하늘색 모피를 입고 있었다. 우아하고 점잖으면서도 여인의 자태를 잃지 않았다.
하서관의 장난에 사람들의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 같았다. 소희의 얼굴은 무척이나 암울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소정을 쳐다보았다. “소정아, 나랑 결혼해줘. 앞으로 행복하게 해줄게.” 하소정은 2% 부족한 프러포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분이 별로였지만 예외의 일이 생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신속하게 손을 내밀었다. “소희 오빠, 그렇게 할게.”소희는 손에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천천히 하소정의 약지에 끼워 넣었다.그때 ‘띵’하는 소리와 함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문자가 왔다.소희의 동작이 멈칫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빠르게, 그의 몸이 굳어버렸다.하소정은 아직도 소희가 자신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문자를 확인하며 얼어있는 그의 모습을 보자 그녀가 소리내 물었다. "소희 오빠, 왜 그래? 누가 보낸 문자길래? 무슨 내용인데?"소희는 빠르게 몸을 일으키더니 자리를 떠났다.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사람들도 놀라버렸다. 소희가 걸어오자 사람들은 그에게 길을 비켜주었다.소희가 하서관 앞으로 걸어왔다. 그는 단번에 가녀린 그녀의 팔목을 잡더니 그녀를 위층으로 끌고 갔다.무슨 일이지?하소정의 예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끌며 그를 따라갔다. "소희 오빠, 어디 가는 거야? 하서관 데리고 어디 가는데! 하서관한테 홀리면 안 돼! 날 혼자 두지…. 아!"하소정은 그들을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밟아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그대로 넘어졌다.찍-아름다운 웨딩드레스가 찢어졌다. 찢어진 드레스 사이로 하소정의 다리가 드러났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허둥지둥 자신을 보호했다. 그때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동정, 연민, 그녀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각양각색이었다.그녀가 이 약혼식의 주인공이었는데, 내일이면 해성 아가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었는데… 하지만 지금 그녀는
하서관은 방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사람이 있었다. 하소정이 주먹을 쥔 채로 빨간 눈으로 그녀를 째려보고 있었다. 오늘 약혼식은 완전히 망해버렸다. 하진국과 이옥란은 벌써 아래에서 사람들을 마중하고 있었다. 소씨 집안 문 앞까지 다가갔던 하소정은 순식간에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되었다. 심지어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었다. 그녀는 지금 하서관을 죽이고 싶었다."하서관, 너 대체 무슨 방법으로 소희 오빠를 홀린 거야. 그 문자 네가 보냈지? 뭘 보낸 거야?"하서관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건 너네 소희 오빠한테 물어보면 될 것 같은데?""하서관, 기뻐? 만족해?"패배감이 느껴졌다. 그녀가 아무리 열심히 하서관을 죽이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냥 하서관에게 당할 뿐이었다. 밀려오는 패배감에 그녀는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하서관은 하소정을 쳐다보았다. "네가 약혼식에 초대한 거야. 내 서프라이즈 선물 마음에 들어? 실패자의 눈물을 성공한 사람에게 보여주지 마. 나 지금 너무 기쁘고 만족스럽거든. 너네들이 계속 날 귀찮게 굴잖아. 내 뺨 좀 때려주세요 하고 얼굴을 들이미는데, 안 때리면 너네한테 너무 미안하잖아?""너!" 하소정은 또 한 번 하서관에게 짓밟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때 하서관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서관은 하소정의 옆에 멈춰서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맞다. 까먹고 말 못했는데. 내가 놀다 버렸을지라도 너한테는 안 줄 거야."말을 끝낸 후, 하서관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하소정은 열기가 위로 솟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을 감자 그녀는 진짜로 쓰러져버렸다."소정아!” 그때 이옥란이 달려오더니 단번에 하소정을 안았다. "소정아, 왜 그래? 정신 좀 차려봐! 하서관, 너는 남의 약혼식 망치는 게, 남의 남자 세컨드 되는 게 그렇게 자랑스럽니?"그때 하진국도 이쪽으로 달려왔다. 하진국도 이옥란이 바라는 만큼 하소정이 소씨 집안에 들어서길 바랬다. 약혼식이 엉망이 된 지금, 하진국은 자신의 바람이 산산조각 났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