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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Chapter 1151 - Chapter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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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그의 침대 위에서

"소성 씨!"허진희는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 여명의 곁에 쪼그리고 앉았다. 여명의 검은색 셔츠와 바지는 이미 몇 군데 찢겨져 있었고 셔츠 안의 단단한 근육에는 긁힌 자국과 물린 자국이 드러났다.허진희는 손을 내밀어 그의 상처를 어루만지려 했다가 그만 멈추고 말았다. 혹시라도 상처를 건드려 그가 고통스러워할까 봐 차마 만질 수 없었다."소성 씨, 다쳤잖아."허진희의 목소리가 떨려오기 시작했고 여명은 미간을 찌푸리며 끊임없이 마른침을 삼켰다. 온몸의 옷은 흠뻑 젖었고 체력도 바닥이 나버렸다.그는 손을 뻐ㄸ어 자신의 복부를 감싸자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울컥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웅크려 앉아 복부의 상처를 볼 수 없었지만 가장 크게 다친 부위가 바로 복부였다."괜찮아..."그의 메마른 입술에서 겨우 괜찮다는 말을 쥐어짜냈다."소성 씨, 복부의 다친 부위를 보여줘 봐."허진희는 작은 손을 내밀어 여명의 셔츠를 헤쳤다. 그곳엔 핏자국이 있었고 그의 복부에는 늑대의 송곳니가 꽂혀 있었다.그 송곳니는 그의 근육 깊숙한 곳에 박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오싹해질 정도였다.이 송곳니는 그가 늑대의 입에서 뽑아낸 것이었다.허진희는 가슴이 아파 손끝이 움츠러들었다. 하얀 눈시울이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서 목소리마저 떨려왔다."소성 씨, 지금 반드시 이 늑대 송곳니를 뽑아야 돼. 하지만 이곳엔 마취약이 없으니 아파도 조금만 참아."여명의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했고 핏발을 세우고 있던 붉게 충혈된 눈동자마저 밀려오는 고통에 풀리기 시작했다."그냥 뽑아."소성의 말에 허진희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송곳니를 뽑기 시작했다.여명의 이마에서 굵은 땀이 뚝뚝 떨어졌고 거대한 몸집마저 움찔하기 시작했다.이러다간 위험해질 것 같아 허진희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 여자랑 키스했어?"'뭐?'여명의 몸이 굳어졌다. 허진희는 작은 손을 뻗어 그의 피땀으로 범벅이된 얼굴을 잡고 그의 입술에 힘껏 입을 맞췄다.남자의 숨결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 거친 숨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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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그녀만의 소유물

여명은 한동안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요 며칠 매일 밤 꿈속에서 그녀가 찾아왔다.그날 밤의 꿈은 생생한 현실마냥 지금처럼 그의 침대에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몸이 딱딱한 널판치 침대에 누워있어 강렬하게 그의 시각을 자극했고 그를 미치게 만들었따. 하지만 그가 눈을 뜨자 그녀는 이정으로 변해 있었다.허진희는 그의 곁에 누워 방금 그가 혼수 상태에 빠졌을 때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느라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작은 소리로 물었다."정신이 들어?"그녀의 익숙한 목소리가 귀에 전해지자 그제서야 그녀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작은 손을 끌어당겨 입가에 가져가고 눈을 감았다."응."그는 떠나지 않았다. 메마른 입술을 그녀의 부드러운 손에 문지르며 아주 사랑스럽다는 듯 키스를 퍼부었다.허진희의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했지만 그와 이정의 일이 계속 신경쓰여 천천히 자신의 손을 뺐다.여명이 눈을 뜨더니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너의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거 알아. 너무 큰 잘못을 저질렀으니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해줄 수 없네.""나는 지금 미안하다는 말이 듣고싶은 게 아냐. 대체 이정이랑 언제 어디서 몇 번이나 있었는지 전후과정을 자세하게 듣고 싶을 뿐이야!"여명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날 밤의 일을 얘기하라고 하면 도저히 입을 뗄 수 없었다.여명이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자 허진희도 일어나 앉았다."어디 가?""세수 좀 하고 올게."그는 화장실로 들어갔다.그녀는 그가 지금 대답을 피해 도망간다는 것을 알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을 셈이다.잠시뒤 여명이 화장실에서 나와 셔츠를 벗으니 몸에 난 상처와 단단한 근육이 드러났다. 축축한 앞머리가 그의 눈을 가리고 있었고 그는 몸을 숙여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옷을 집어들었다.이때 허진희가 손을 뻗어 그의 옷을 낚아챘다. 여명이 눈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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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가지 마, 부탁이야

여명은 적극적인 그녀의 행동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어깨를 감싸 품에 안았다.이때 문밖에서 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이정이 아직도 단념하지 않은 모양이다."여명 오빠, 몸에 상처도 심한데 절대 무리하면 안돼... 내가 상처를 확인하게 해줘..."여명은 미간을 찌푸리며 바로 몸을 일으켜 이정을 쫓아내려 했다.하지만 허진희가 한발 빠르게 일어나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내가 나가볼 테니까 여기 꼼짝 말고 누워있어. 내 앞에서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알겠지?""..."여명이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의 눈에는 진지한 위엄과 경고의 눈빛으로 반짝였따. 마치 황후가 이미 현장을 휘어잡고 제삼자를 해결한 뒤 다시 돌아와 그와 결판을 보겠다는 기세였다.여명의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이런 행동에 웃음이 나왔지만 눈썹을 치켜 올리며 그녀의 말을 받아들였다."그래, 모두 네 말대로 할게."허진희는 그제서야 만족한다는 듯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었다."여명 오..."이정은 여명이 문을 열어준 줄 알고 기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려다가 입가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문을 연 사람은 여명이 아니라 허진희였기 때문이다.허진희는 싸늘한 눈빛으로 이정의 표정 변화를 지켜보다가 웃을 듯 말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당신의 여명 오빠는 지금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 자고 있어요. 할 얘기가 있으면 제가 전해줄게요."허진희의 말은 무척 야릇하게 들려왔다. 특히 '여명 오빠가 피곤해서'라는 말은 더욱 사람들의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이정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허진희는 명백히 그녀를 도발하며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정은 무척 실망스러웠다. 그녀는 그 피임약 사건으로 인해 허진희가 여명을 포기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무리 떼어 놓으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허진희 씨,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여명 오빠는 중상을 입었는데 어떻게 두 사람이..."'피곤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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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허진희, 좋아해!

"여명 씨, 일단 이 손 놔봐. 나 물어볼 게 있어."허진희가 그를 밀어냈지만 여명은 손을 놓을 생각이 없었다."싫어. 이대로 손을 놓으면 네가 도망갈 것 같아.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기어코 말하게 했잖아. 말을 하면 분명 화내면서 나 싫다고 할 거면서 나더러 도대체 어떻게 하란 거야? 진희야,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이 세상에 후회의 약은 없어. 그 일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킬 수도 없으니 그냥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어. 하지만 믿어줘. 정말 너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야."허진희는 그의 혼란스러움과 미안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냥 웃음만 나왔다.'이 바보, 본인이 누구랑 잠자리를 가졌는지도 몰라?''그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란 말이야.'그날 밤 그는 그녀의 몸에 많은 상처까지 냈는데 이정이 감히 그녀인 척 사칭을 한 것이다!"여명 씨."허진희가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날 밤이 언제인지 기억나?""사흘 전이야."여명은 입술을 꾸욱 깨물더니 어두운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사흘 전이면 역시 그렇구나!'그녀가 그와 함께 밤을 보낸 것이 바로 사흘 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정은 분명 그녀가 떠난 틈에 여명의 곁에 누워 일을 꾸민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허진희는 이정을 아예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허진희는 손을 뻗어 그의 목을 껴안았다."여명 씨, 그 여자 좋아해?"말을 하며 허진희는 머리를 비스듬이 갸웃거렸다."여명 씨 친구인 주호도 나를 안 좋게 보고 있다는 거 알아. 나랑 연해하는 건 좋지만 결혼할 사람은 아니라고 하고 이정 씨가 결혼하기에 제일 적합한 여자라고 하지 않았어?"여명의 커다란 손바닥은 그녀의 부드러운 허리를 잡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허리는 그의 한 손에 다 들어오는 것 같았다. 남성미가 넘치는 그의 목울대가 아래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주호는 이정과 결혼하라고 하지만 그는 원하지 않았다. 그는 속물인 것이다. 그도 보는 눈이 있었고 이정이 아무리 좋고 상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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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당신의 아들을 낳고 싶어!

허진희는 자신의 옷소매를 걷어 올리고 가느다란 팔을 그에게 보여주었다."여기 봐봐, 빨갛게 됐잖다."허진희는 호소하기 시작했다.여명이 살펴 보니 그녀의 피부는 너무 부드러워 살짝만 눌러도 붉은 자국이 생겼다. 그는 분명 자신이 힘을 쓰지 않았다고 생각했다.지금 그녀의 가느다란 팔과 그녀의 청아한 눈매를 보니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곳곳이 금기된 유혹인 것만 같았다. 여명은 체내의 피가 들끓고 있는 것을 느끼며 당장이라도 그녀의 몸 곳곳에 그의 흔적으로 가득 채우고 싶었다."진희야, 어서 이곳을 떠나. 나 지금 몸상태가 안 좋은 것 같으니 너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내말 들어."허진희는 그가 발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날 밤 그는 하마터면 그녀의 목을 졸라 죽일 뻔했었다. 그녀는 한참 생각을 하더니"당신이 발작 증세를 일으킬 때 그들이 끈으로 묶어 뒀잖아. 아니면 나도 여명 씨 묶을까? 그러면 나를 다치게 할 수는 없을 거야."이때 여명은 무슨 말이든 그녀의 말에 따랐다."좋아."허진희는 밧줄을 찾아와 그의 두 손을 침대 머리에 묶어 놓았다. 이렇게 하면 그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됐어."허진희는 손바닥을 탁탁 털었다."진희야, 다 묶었으면 그만 돌아가."여명은 다시 한 번 그녀한테 자신은 상관하지 말고 가라고 재촉했다. 어차피 지금까지도 버텨왔으니 한 두번 있었던 일이 아니었다.허진희는 짖궃은 표정으로 눈을 깜빡 거리더니 무고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나는 그냥 여명 씨를 묶어 둔다고 했지 간다고는 안 했는데?""너!"이때 허진희는 또 그의 튼실한 허벅지 위로 올라와 앉아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껴안았다."정말 나를 보낼 수 있겠어?"말을 하며 그녀는 힘껏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어찌나 힘껏 깨물었는지 여명은 자신의 입술이 찢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비릿한 피가 그의 입속으로 흘러들어왔다.이 모든 것은 너무나도 익숙했다. 그날 밤도 그녀는 그녀의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여명은 마치 또 꿈을 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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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오직 한 사람

이정은 아직도 단념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방금 허진희의 악랄한 태도에 그녀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주호를 부추겨 이곳에 데리고 온 것이다.여명과 주호는 오래된 친구로 서로 생사를 함께 하면서 주호의 역할이 꽤 컸다. 지금 그녀는 허진희를 이용해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이간질 하려고 한다.이정은 주호가 허진희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며 허진희가 철이 없다고 탓하자 주호의 안색이 구겨졌다."여명아, 너 아직 몸에 상처도 있는데 조심해야지."방에 있던 여명이 품에 안긴 허진희의 표정을 살폈다. 밖에 나가 설명을 하지 않아도 괜찮냐고 묻고 있는 것 같았다.여명은 자기 여자가 오해를 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 특히 그의 좋은 친구라면 더욱 그랬다.그녀의 침착하고 뭔가 생각이 있는 듯한 모습에 여명은 더욱 그녀가 무슨 일을 꾸미려는지 궁금해졌다.방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자 주호의 얼굴은 더욱 구겨졌다. 특히 그들과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시시각각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자신을 자제할 줄을 알아야 하는데 허진희를 만나고부터 여명은 점점 변해가는 것 같았다. 몇 번이나 허진희를 위해 목숨을 잃을 뻔했다.이정도 질투심에 손톱이 살을 뚫을 정도로 주먹을 꽈악 쥐었다. 여명과 허진희가 방안에서 뒤엉켜 있는 상상만 해도 질투가 났다."주호 오빠, 그냥 여명 오빠와 허진희 씨를 방해하지 않는 게 좋겠어. 지금 여명 오빠는 허진희 씨 말 외에 다른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을 거야.""허진희 씨도 우리를 싫어하는 것 같은데 만약 여명 오빠한테 뭐라고 부추기면 어쩌면 우리와도 멀어질지도 몰라.""주호 오빠, 나는 예전이 그리워. 그때는 생사를 함께 넘나들며 누구보다 사이가 좋았는데 허진희 씨가 나타난 뒤로 여명 오빠도 우리 사이도 모두 변한 것 같아."이정의 매 한 마디 말은 허진희를 겨냥하며 뼈때리는 치명적인 말만 골라했다. 지금 주호의 안색이 얼마나 가관인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주호는 굳게 닫힌 방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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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그날밤 당신이 안은 사람은 나야!

이정의 손발이 차갑기 식어가기 시작했다. 허진희의 말은 마치 그녀에게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마음마저 시려왔다.당시 거짓말을 할 때 이렇게 많은 것들을 고려하지 못했고,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허진희가 주호에게 얘기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주호가 상부에 보고를 올린다면 그녀는 이제 끝장인 셈이다. 그녀는 당장 부대에서 쫓겨날 것이고 치욕의 기둥에 박히게 될 것이다. 중요한 건 군인을 모함한 죄로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안 돼. 그럴 수는 없어.'"주호 오빠, 그게..."이정이가 말을 하려는 순간 허진희가 이정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오만한 눈빛으로 주호를 보며 그를 도발하기 시작했다."주 부관, 얼마든지 가서 보고를 올리세요. 저랑 내기할래요? 위에서 아무리 압력을 가한다고 해도 여명 씨는 이정 씨와 결혼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여명 씨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오직 저뿐이거든요. 설마 여명 씨 대신 결혼이라도 해줄 수 있어요?"주호는 그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라 그의 이성마저 불태워 버렸다."지금 당장 여명이를 찾아갈 겁니다!"주호는 한달음에 여명의 방에 찾아갔다."주호 오빠, 일단 흥분하지 말고 기다려!"이정은 혹시 사고라도 날까 봐 서둘러 쫓아갔다.방 안에서 마침 옷을 갈아입고 있던 여명이 주호가 씩씩거리며 뛰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무슨 일이야?""여명, 묻고 싶은 게 있어. 혹시 이정이랑 잤냐? 이정의 첫경험 상대가 너야?""그래."여명이 눈썹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그럼 이정이와 결혼할 거야?""아니."그 물음에 여명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그 한 마디에 주호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 여명의 멱살을 잡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이정의 순결까지 가져갔으면서 책임지지 않을 셈이야? 정말 허진희한테 단단히 미쳐서 사람의 기본적인 도리도 잊어버렸냐? 언젠가 허진희가 너를 망쳐버릴 거야, 정신 좀 차려!"말을 마치고 주호는 단단한 주먹으로 여명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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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마지막 배려

허진희는 한 마디 한 마디 뼈있는 말로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게 얘기를 하자 이정은 등골이 싸늘해지고 말았다. 그녀는 차디찬 벽에 부딪쳐 이제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주호도 충격에서 벗어나 극도로 실망한 눈빛으로 이정을 바라보았다."이정이 네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 그런 것도 모르고 진심으로 너를 동생으로 여겼는데, 내가 눈이 멀었지.""주호 오빠, 내가 다 설명할게."이정은 변명을 하려 했지만 주호는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제 증거도 확실한데 너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후회나 죄책감도 없고 계속 변명만 하려고 하는구나. 이정, 더 얘기하지 않아도 돼. 난 상부에 보고를 올릴 것이고 넌 오늘부터 군부대에서 퇴출이니 상부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어!"이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주호를 바라보던 시선을 여명한테로 옮겼다. 그녀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그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여명 오빠, 제발 나 한번만 살려줘. 절대 상부에 보고만 하지 말아줘. 안 그러면 내 인생은 끝장이야."그녀의 애원에도 여명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될 줄 몰랐어?""여명 오빠, 내가 오빠를 속인 건 인정해. 다 내 잘못이야. 하지만 정말 오빠를 좋아해서 그랬단 말이야. 오래전부터 오빠를 좋아했어..."이정이 손을 뻗어 여명의 소매를 잡아당겼지만 여명은 차갑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너한테 상부의 처분을 기다려라고 했을 뿐이야.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배려야."이정은 여명에게 밀려나 바닥에 넘어지면서 큰 낭패를 당한 것 같았다. 그녀는 이제서야 박정하고 싸늘한 여명의 모습을 알게 됐다. 그는 원래 이런 사람인데 오직 허진희한테만 상냥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허진희가 아니었다.'이제 끝장이야.'이번에 그녀는 정말로 끝장이었다. 그저 이 거짓말을 이용해 여명과 결혼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허진희의 계략에 빠져 본인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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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그를 품에 안고

한편 여명과 여미령, 그리고 하서관까지 세 사람은 나무그늘 아래에 서서 허진희와 주호의 대화를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여미령은 저도 모르게 엄치를 척 내밀며 영광스럽다는 듯 찬탄하기 시작했다."역시 우리 새언니는 정말 대단하다니까!"하서관이 곁에 있는 여명이 아무 말도 없이 주먹을 꽉 쥔 채 허진희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다 알 것 같았다. 허진희는 다시 한번 여명을 놀라게 만든 것이다."여명 오빠, 진희가 나이는 어리지만 누구보다 똑똑해. 오빠랑 함께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고 이제는 부하마저 굴복 시키고, 애교도 넘치고 세련되고 외모마저 훌륭하잖아. 3년 전에도 내가 운명의 상대가 바로 오빠 곁에 있다고 얘기했잖아. 허진희와 오빠는 정말 환상의 커플이야. 오빠를 이해해 주지, 마음을 잘 헤아려 주고 또 사랑해 주고 있잖아."하서관이 웃으며 얘기했다.처음에 여명은 안심이 되지 않았다. 주호가 무조건 허진희를 찾아갈 거라는 생각에 몰래 따라왔던 것이다.그런데 허진희는 굳이 그가 나서지 않아도 이미 주호를 완벽하게 굴복시켰다.여명은 다시 한번 크게 놀라고 하서관 말대로 그녀와는 손발이 척척 맞으니 그의 소울 메이트나 다름없었다.여명은 긴 다리를 뻗어 허진희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주호는 아마 반성하러 떠난 것 같았다. 주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허진희를 바라보았다."진희야."허진희가 고개를 돌려 맑은 눈으로 그의 얼굴을 담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손을 털고 자리를 떠났다.그를 무시하자 여명은 바로 그녀의 뒤꽁무니를 쫓아가기 시작했다."진희야, 나한테 화났어?""그럴 리가.""진희야, 내가 그날 너를 이정으로 착각했다고 화난 거지? 나는 그날 밤 정말 꿈인 줄만 알고 있었어. 한 번만 용서해줘."허진희는 발걸음을 멈추고 눈쌀을 찌푸리며 볼멘 소리로 입을 열었다."그 여자가 한 말이면 다 믿어? 그날 밤 누가 내 목을 졸랐는데?"허진희는 말을 하며 주먹으로 그를 힘껏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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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다 괜찮을 거야

'동충하초? 그럼 여명 씨의 마약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거야?'허진희는 그 서적을 건네받고 동충하초를 찾아보았다. '서관 언니는 이 약초로 여명 씨 해독제를 만들려는 건가?'"만약 제가 지금 장백의 산 깊숙한 곳에 들어가 찾는다면 찾을 수 있나요?"허진희의 반짝이는 두 눈에는 기대의 빛이 스쳤다."이 동충하초 약초는 운이 따라줘야 찾을 수 있어요. 지금 산 깊은 곳으로 간다고 해도 꼭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만약 제가 찾는다면요?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있다면 절대 포기할 수 없어요.""하지만 지금 계절엔 가시덤불도 많고 지금 날도 어두워졌으니 내일 다시 찾아보는 게 좋을 거예요.""지금 당장 찾으러 가야겠어요."의사의 권고에도 허진희는 몸을 돌려 당장 떠나려 하자 의사는 그녀를 막으며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우리도 지금까지 동충하초를 본 적이 없어요. 기록에 따르면 동충하초 자체에 맹독이 있어서 그것을 따려면 목숨으로 맞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니 신중하게 고려해 보세요."허진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확고하게 대답했다."무슨 뜻인지 잘 알겠어요.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해요. 그리고 꼭 동충하초를 가져올 겁니다."허진희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지도를 보며 장백의 깊은 산속에 도착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기에 그녀는 손전등의 불빛을 빌려 동충하초를 찾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여린 피부는 가시덤불에 몇 번이나 긁혀서 피가 흘렀다.가시덤불의 높이는 그녀의 복부 정도까지 자라났기에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몸에 전해져 오는 통증은 참을 수 있었다. 허진희는 고개를 숙이고 동충하초만 찾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는 반드시 약초를 찾아 그를 구할 것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기 시작했고 날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허진희는 이미 출구에서 점점 멀어진 곳까지 들어왔다.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고 약초를 찾지 못해 마음만 급해져 왔다.'이런 약초는 대체 어떤 곳에서 자라는 걸까?'허진희가 고개를 들었을 때 갑자기 한 돌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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