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마!""지금은 듣고 싶지 않아!"허진희는 그의 대답을 거부했다."허진희, 좋아해."갑작스러운 여명의 고백에 허진희는 눈꺼플이 파르르 떨려오더니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띠었다."진짜야?""그런데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한 뒤로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더라고. 재미도 없고 사람 귀찮게만 하는 사람한테 이제 흥미가 안 생겨."여명이 한 마디 더 덧붙이자 허진희의 마음은 그대로 가라앉고 말았다 .이때 여명은 그녀의 두 손도 뿌리치고 매정하게 그녀를 밀쳐냈다.허진희의 얼굴은 핏기가 가실 정도로 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소성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왜 지금와서 그런 말을 하는거야? 예전에 잠자리를 가졌을 때 왜 그런 얘기 안 했어?""소성 씨, 당신 정말 싫어!"말을 마치고 허진희는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허진희가 떠나자 이정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여명을 부축해 주려 했다."여명 오빠, 저기..."그러나 여명은 자신의 몸에 닿으려 하던 그녀의 손을 피했다."내 몸에 손대지 마!"이정의 손은 그대로 허공에서 굳어버리고 말았다."여명아.""다들 나가. 잠시 혼자 있고 싶어."주호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여명은 주호와 이정, 두 사람 모두 밖으로 내쫓았다.허진희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고석근과 여미령도 방으로 돌아왔다."진희야, 왜 그래?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 어젯밤 잠을 잘 못 잔 거야?"여미령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어오자 허진희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미령 언니, 나 소성 씨 찾았어요.""진짜? 오빠는 지금 어디 있는데?"진희의 말에 여미령은 반색했다. 정말 이렇게 빨리 오빠를 찾았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소성 씨는 지금 동쪽 사랑채에 있으니까 보러 가보세요.""다행이다. 진희야, 그럼 오빠한테 같이 갈까?"여미령이 허진희의 손을 잡아 끌었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진희야, 왜 그래? 혹시 오빠랑... 싸웠어?""서관 언니는 언제 도착해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