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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Chapter 1141 - Chapter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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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소성 씨, 보고싶었어

이정의 두눈이 커지면서 충격에 휩싸인 눈으로 여명을 바라보았다. 방금 그녀가 무슨 말을 들은 걸까?이때 여명이 또 입을 열었다."후회가 돼.""뭐가?""그때 몰래 떠난 게 정말 후회가 돼. 그녀를 혼자 그곳에 내버려 두지 않았으면 장우식과 결혼하는 일도 없었을 거야. 결혼을 했다고 해도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 엄마와 장우식에게 강요를 당했겠지. 다 알고 있어."이정은 깜짝 놀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주호는 화가나서 펄쩍 뛰었다."여명, 내가 봤을 때 넌 이미 미쳤어, 허진희 때문에 미친 것 갔다고!"그렇다면 또 어떤가? 여명은 발을 들어 떠나버리고 말았다."여명!""여명 오빠!"이정과 주호가 동시에 그를 불러 여명을 붙잡아 주고 싶었지만 한번 굳혀진 여명의 마음은 쉽게 변할리 없었다.이때 여명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칫하더니 또 금단 현상이 일어난 것 같았다.이런 독성은 너무 강렬하여 금단 현상이 일어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여명은 이곳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러니 허진희를 찾는 일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요즘 그는 매일 금단 현상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여명은 단번에 한쪽 무릎이 바닥에 닿으며 얼룩덜룩한 마루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속눈썹이 아래로 쳐지고 심하게 헐떡이기 시작했다.금단 현상이 일어날 때면 마치 수많은 작은 벌레들이 그의 혈관 속을 기어다니는 것 같았다. 그는 거친 손바닥으로 자신의 피부를 뜯어내며 무언가를 잡으려 했다."여명 오빠!"이정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녀도 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여명 오빠, 더 이상 몸을 잡아뜯으면 안 돼. 아직 상처도 다 낫지 않았는데 또 그렇게 쥐어 뜯으면 감염될지도 몰라. 계속 이렇게 쥐어뜯으면 몸이 남아나질 않을 거야. 금단 현상을 치료하기 전에 상처가 곪아서 죽어버릴 지도 몰라!"이정은 여명의 커다란 손을 잡았다.여명의 눈이 붉게 충혈되기 시작하면서 이정의 손을 뿌리치고 자신의 몸을 쥐어뜯으려 했다.이떄 주호가 제때에 밧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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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짜증나

방문이 열리고 서로의 시선이 마주쳤다.여명은 이미 오랫동안 허진희를 보지 못했다. 항상 꿈에서만 볼 수 있었다. 오늘 허진희는 심플한 흰색 티를 입고 청순한 긴 생머리른 어깨에 흩어져 있었다. 갸름한 얼굴엔 화장기가 없어 청초하고 깨끗해 보였다. 한 쌍의 반짝이는 눈까지 절세 미인이 따로 없었다.여명은 그동안 또 예뻐졌다고 생각했다. 이제 겨우 21살인 꽃다운 그녀는 하루하루 꽃을 피웠다. 36인 그와 달리 음울하고 세월의 흔적도 없었다.여명은 필사적으로 마음 속으로 애타게 그리워하던 마음을 억누르고 냉담한 표정으로 허진희를 바라보았다."그 말을 하려고 찾아온 거야?"허진희는 그를 보자마자 그의 품속에 뛰어들어 속마음을 터놓고 싶었지만 그의 냉담함은 그녀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그녀는 또 방안에 있던 주호와 이정을 발견했다.이 두 사람은 한 명은 생사를 함께하는 친구이고 다른 한 명은 죽마고우였다. 허진희는 두 사람이 자신을 배척한다는 것을 민감하게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는 마치 멋대로 그들의 경지에 뛰어든 이방인이였다.허진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소성 씨, 왜 그래? 할 말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잠시 나가 있으라고 하면 안 돼?"여명의 금단 현상이 시작됐기 때문에 그는 몸 옆에 늘어진 두 손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통증을 참아내면서 몸상태를 그녀에게 들기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형편없이 낭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들은 남이 아니니까 할 말이 있으면 여기서 하면 돼."돌아온 대답은 싸늘한 그의 거절이었다.허진희는 약간 실망을 했다. 그에게 따로 몰래 하고 싶었던 말인데 외부인이 있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소성 씨, 대체 왜 그래? 며칠을 못 봤더니 나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 같아. 그 사이에 무슨 일 생겼어?""커플 사이에 가장 기본 적인 건 솔직함과 믿음이라고 생각해. 만약 무슨 일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어."이정은 긴장한 표정으로 여명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명이 어젯밤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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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두려운 마음

"말하지 마!""지금은 듣고 싶지 않아!"허진희는 그의 대답을 거부했다."허진희, 좋아해."갑작스러운 여명의 고백에 허진희는 눈꺼플이 파르르 떨려오더니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띠었다."진짜야?""그런데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한 뒤로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더라고. 재미도 없고 사람 귀찮게만 하는 사람한테 이제 흥미가 안 생겨."여명이 한 마디 더 덧붙이자 허진희의 마음은 그대로 가라앉고 말았다 .이때 여명은 그녀의 두 손도 뿌리치고 매정하게 그녀를 밀쳐냈다.허진희의 얼굴은 핏기가 가실 정도로 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소성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왜 지금와서 그런 말을 하는거야? 예전에 잠자리를 가졌을 때 왜 그런 얘기 안 했어?""소성 씨, 당신 정말 싫어!"말을 마치고 허진희는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허진희가 떠나자 이정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여명을 부축해 주려 했다."여명 오빠, 저기..."그러나 여명은 자신의 몸에 닿으려 하던 그녀의 손을 피했다."내 몸에 손대지 마!"이정의 손은 그대로 허공에서 굳어버리고 말았다."여명아.""다들 나가. 잠시 혼자 있고 싶어."주호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여명은 주호와 이정, 두 사람 모두 밖으로 내쫓았다.허진희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고석근과 여미령도 방으로 돌아왔다."진희야, 왜 그래? 안색이 너무 안 좋은데 어젯밤 잠을 잘 못 잔 거야?"여미령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어오자 허진희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미령 언니, 나 소성 씨 찾았어요.""진짜? 오빠는 지금 어디 있는데?"진희의 말에 여미령은 반색했다. 정말 이렇게 빨리 오빠를 찾았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소성 씨는 지금 동쪽 사랑채에 있으니까 보러 가보세요.""다행이다. 진희야, 그럼 오빠한테 같이 갈까?"여미령이 허진희의 손을 잡아 끌었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진희야, 왜 그래? 혹시 오빠랑... 싸웠어?""서관 언니는 언제 도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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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저와 한곡 추시겠습니까?

갑자기 여자애는 그녀를 밀어내며 차가운 음성으로 그에게 말했다"소성 씨, 나한테 흥미를 잃었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뭐하는 짓이야? 뻔뻔스럽게."그녀의 말에 그이 몸이 굳어졌다. 이때 회면이 휙 바뀌고 아래가 허전해 지더니 침대 곁에 두 남녀가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은 너무나 잘 어울렸다.장우식은 허진희의 어깨를 감싸고 그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소성, 여자를 그렇게 거칠게 다루면 안 되지. 훌륭한 여자일 수록 부드럽게 대해줘야 하는거 몰라? 당신처럼 센스가 없는 남자는 진희한테 어울리지 않아. 진희가 당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아쉽게도 본인이 직접 밀어냈으니까 나도 사양하지 않을 거야. 이제 진희는 내 거야."말을 하며 장우식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품에 안은 허진희에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아냐.''안 돼!'침대에 누워있던 여명이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단단한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할 정도로 숨결이 거칠어졌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벌겋게 충혈이 되어 있었고 양 옆에 늘어진 손은 땀이 날 정도로 주먹을 꽈악 쥐고 있었다.천천히 손을 풀고 혀로 메마른 입술을 훑은 다음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갈증이 심해 물을 마시고 싶었다.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탁자 옆에 서서 물을 한 잔 따랐다.컵을 들고 있는데 갑자기 꿈속에서의 그 키스가 떠올랐다.그의 꿈에 또 진희가 나왔고 덧없는 꿈을 꾸었다.그래, 그녀가 너무 보고싶었다.여명은 컵을 들고 물을 마시려 할 때 밖에서 직원들의 경쾌한 발소리가 들려왔다."오늘 가면 파티가 열린다고 하는데 어서 가보자. 가면을 쓰고 들어가면 남녀가 함께 춤을 출 수 있대."'가면 파티?'여명은 컵을 내려 놨다.'진희도 파티에 가려나?'그는 아직도 열이 내리지 않아 몸이 물편했지만 긴 다리를 뻗어 방 문을 열었다.한 편, 여미령은 억지로 허진희의 손을 이끌었다."진희야, 우리도 어서 가자. 다들 이번 가면 파티가 아주 크게 열린다고 하는데 계속 방에만 틀어박혀 있지 말고 가서 놀다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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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젠장맞을 꼬맹이

그는 그녀를 자신만의 사유물로 만들어 어떤 남자도 그녀를 보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심지어 그녀를 꽁꽁 숨겨 두어 다른 남자들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것이다!하지만...여명은 천천히 메마른 입꼬리를 올리며 자조적인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분명 그녀를 거절했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그녀를 소유하는 것은 싫다고 하다니. 그녀를 원했다. 미치도록 그녀를 원한다.여명은 눈을 감고 몸을 돌려 떠났다.파티장 홀.여미령은 속으로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허진희를 이곳에 데려온 것은 오빠에게 기회를 주려던 것이지 이 루다 도련님과 만나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 이 루다 도련님은 허진희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여미령은 이미 어두운 구석에 서 있는 여명을 발견했다.여미령은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오빠, 빨리 와. 지금 누가 오빠 마누라를 빼앗아 가려고 하잖아!'하지만 여미령은 여명이 몸을 돌려 떠나가는 모습을 발견했다.오빠가 이대로 떠나버렸다"..."허진희는 눈 앞에 있는 루다 도련님을 바라보았다. 주변에서 아무리 떠들어 대도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죄송하지만 저는 춤을 추러 온 게 아니에요."루다는 멈칫하더니 그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드러났다. 허진희는 인정사정없이 그를 거절했다."허진희 씨..."루다는 한 번 더 얘기를 꺼내보려 했다."조금 피곤하네요. 먼저 돌아갈 테니 다들 천천히 즐기도록 하세요."허진희는 루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여미령은 허진희의 시크한 뒷모습을 보며 역시 자신의 새언니는 쿨하다고 생각했다."죄송합니다, 루다 도련님. 그럼 저도 먼저 갈게요."여미령도 허진희 뒤를 따라 떠나버리자 루다는 그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주변에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다들 루다 도련님이 다른 사람에게 거절당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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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기다리다

맞고 싶어 근질거리는지 여명은 바로 그녀를 잡아와 혼쭐을 내고 싶었다.물론 이것들은 그저 상상일 뿐이고 여명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그저 긴 다리를 뻗어 이곳을 떠났다.방으로 돌아온 여명은 차갑고 딱딱한 널판지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 아직도 열이 내리지 않고 금단 현상 때문에 쉽게 잠이 들 수 없었다. 눈을 감으니 머릿속엔 온통 화려한 조명 아래 서서 독수리 가면을 들고 있던 허진희의 모습으로 꽉 찼다.그녀가 가격한 뒤통수가 아직도 얼얼했다.'젠장맞을 꼬맹이!'여명은 빳빳한 등을 나른하게 침대의 머리맡에 기대고 눈을 감은 뒤 허리벨트를 스르륵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이때 밖에서 주호가 오더니 손을 뻗어 방문을 열려는 순간 안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동작을 멈췄다.이때 이정이 다가왔다."주호 오빠, 안 들어가고 뭐해? 방금 마취약을 가지러 갔는데 여명 오빠는 좀 어때? 얼른 들어가자."주호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이정아, 잠시만."이정은 밖에 그대로 멈춘채 이유를 알 수 없어 말투마저 조급해졌다."주호 오빠, 어서 들어가 여명 오빠를 봐야지. 그동안 금단 현상 때문에 고통스러워 했는데 지금은 또 고열에 시달리고 있잖아. 방금 겨우 열을 내리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돼."이때 주호는 절대 이정을 들여보낼 수 없었기에 위로의 말을 건넸다."이정아,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이번에 여명은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거야."이정은 뭔가 더 말을 하려던 순간 귓가에 낮은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그 신음 소리는 방안에서 흘러나온 것이다.이정의 몸이 살짝 굳어버렸다. 안에 있는 강직한 남자는 고통스러울 때도 입에 뭔가를 물고 신음 소리조차 내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그의 신음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 신음 소리는... 들은 적이 있었다.어젯밤 허진희가 그의 방에 왔을 때 결정적인 순간에 그가...이정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잠시 뒤 주호는 손을 뻗어 문을 두드렸다."여명아."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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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피임약

여명이 다가와 그윽한 눈동자로 그녀를 힐끗 쳐다본 다음 긴 다리를 뻗어 검은색 바지를 골라 그녀를 등지고 바지를 입었다."무슨 일이야?"그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이정은 떡벌어진 남자의 등을 바라보았다. 그가 바지를 입을 때 등근육이 떡 벌어지며 마치 밤하늘을 순회하는 독수리의 날개마냥 야성미가 넘치면서 강해 보였다.지금까지 그녀를 따르던 남자도 많았고 중매를 선 사람도 많았지만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무슨 이유인지는 본인도 알 수 없었지만 만약 한 여자가 행운스럽게도 여명같은 남자를 만난다면 다른 남자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남자는 굽힐 줄을 몰랐다. 아마 여자들은 이런 남자를 사랑할 것이다. 그의 거친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줬으면 좋겠고, 그를 품에 안고 잠시 동안만이라고 품속에 머물게 하고 싶을 것이다."여명 오빠, 벗어둔 옷은 내게 줘. 내가 깨끗이 씻어서 가져올게."이정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여명은 허리춤에 걸쳐진 검은색 가죽 벨트를 매고 긴 다리를 뻗어 밖에 있던 더러운 옷들을 주운 뒤 화장실로 들어갔다."괜찮으니까 나가."키가 훤칠한 남자는 세면대 옆에 서서 몸을 웅크리고 더러운 옷을 씻기 시작했다.그가 거절을 했다. 그를 위해 빨래를 해주겠다고 한 것을 모두 거절했다.이정의 눈빛에는 크게 실망한 기색이 엿보였다. 지금 조용한 방안에는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빨래 소리만 울려펴졌다.여명은 거친 손바닥으로 자신의 팬티를 집어 열심히 씻은 다음 다시 맑은 물로 헹구고 옷걸이에 널었다.남자들은 사소한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젖은 셔츠와 양복바지를 모두 옷걸이에 걸어왔는데 쭈글쭈글한 형태가 매우 익살맞아 보였다."여명 오빠, 뒤통수를 다쳤어?"이때 이정이가 갑자기 여명의 뒤통수에 난 상처를 보고 긴장해하며 물었다."어서 앉아 봐. 내가 치료 해줄게."언제 뒤통수에 상처가 생겼는지 그는 아프다는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나가!"여명의 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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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미안

피임약!그 세 글자가 허진희의 시야를 파고들었다.여명도 시력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자연히 그 세 글자를 보게 됐다. 그의 눈동자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소성 씨, 이게 뭐야?"허진희가 고개를 들어 여명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여명은 그녀에게 이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이젠 숨길 수 없었다. 손등의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두 주먹을 꽈악 쥐었다."여명 오빠, 그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이 약병이 언제 튀어나왔는지 모르겠네...""허진희 씨, 오빠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여명 오빠랑... 관계를 가졌었는데 혹시 임신이라도 하게 될 가봐 몰래 먹었던 거예요.""하지만 허진희 씨,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나와 여명 오빠는 진희 씨가 상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 여명 오빠는 진희 씨를 좋아해요. 나는 바라는 것도 없고 그저 오빠 곁에 남아 돌봐줄 수만 있어도 충분하니 절대 나를 내쫓지 마세요..."이정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으며 뜻을 굽히며 사정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불난데 기름을 끼얹고 있엇다.허진희의 맑은 눈가에는 반짝이는 이슬이 맺히지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녀는 외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정신적이든 육체적인 배신이든 모두 구역질 날 정도라고 했었다."소성 씨, 이 여자의 말은 듣고 싶지 않아.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거니깐 소성 씨가 직접 이 피임약이 대체 어찌된 일인지 설명해 봐. 정말 이 여자랑 잤어?"허진희는 이 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 청천벽력같은 일이니 그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고 오직 소성만 믿었다.그녀는 그저 소성의 한 마디 말만 기다리고 있었다.여명은 입술을 꾸욱 깨물며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고 두 눈에마저 무서우리만큼 핏발이 가득 섰다.허진희가 달려들어 손을 뻗어 그의 소매를 잡아 당겼다."왜 말을 못해? 소성 씨가 지금 아니라고 하면 믿을 거야. 그런데 왜 아무 말도 안 해? 침묵을 지키는 것은 지금 묵인한다는 뜻이야?"여명은 허진희의 빨개진 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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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연애 조약

허진희가 천천히 눈을 뜨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방이 아니라 텐트에서 잠들었다.'여기가 어디지?'허진희가 몸을 일으키자 이때 텐트가 갑자기 열리고 한 실루엣이 들어오기 시작했다."허진희 씨, 정신이 들어요?""루다 도련님?"허진희가 눈을 들어 보니 루다였다.루다의 눈빛은 허진희의 몸을 훑으며 몹시 흡족해하고 있었다."맞아요, 허진희 씨, 바로 접니다."허진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이 루다는 색욕에 사로잡혀 대담하게도 미약으로 그녀를 납치해온 것이다.손바닥만한 갸름한 얼굴은 차갑게 식어버리기 시작하더니 허진희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루다 도련님, 이런 야심한 밤에 왜 저를 데려온 거죠? 설마 나의 미모에 빠져 오늘 밤 저를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겠죠?"루다의 몸이 굳어져버렸다. 왜냐하면 자신이 할 말을 허진희가 전부 가로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 이 여자는 확실히 남달랐고 아주 흥미로웠다."허진희 씨, 이미 내 의도를 알아차렸다면 괜히 반항하지 마세요. 그러면 고생을 덜 할테니 말이죠. 우선 키스부터 시작할까요?"루다가 재빨리 달려들었지만 허진희가 빠르게 몸을 피하자 루다는 허공을 덮쳤다.허공을 덮친 루다는 표정이 차갑게 식으며 그녀에게 위협하기 시작했다."허진희 씨, 가면 파티에서 한 곡 추자고 요청했을 때 거절한 것도 이미 화가났는데 지금도 협조하지 않는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불러 묶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허진희는 루다를 바라보았다."루다 도련님, 우리는 이 마을에 손님으로 왔는데 감히 겁탈을 하려 하다니. 나를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당신의 소중이를 베어서 개한테 던져줄 테니까!"허진희는 납치를 당하고도 여전히 침착하고 태연했다. 만약 다른 여자였다면 벌써 울며불며 살려달라고 애걸하면서 그가 하자는대로 따랐을 것이다.루다는 점점 더 흥미로웟다. 그는 이대로 허진희를 가만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비록 방금 허진희의 위협에 허리춤이 잠깐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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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허진희, 겁내지 마

여명이 허진희를 찾으러 갔다."여명 오빠!"이정의 부름에도 여명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그의 커다란 몸집은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이정은 불만인 표정으로 주호를 바라봤다."주호 오빠, 왜 여명 오빠한테 알린 거야? 여명 오빠가 허진희를 찾으러 갔잖아!"방금 두 사람은 의견차이 때문에 다투고 있었다. 주호가 여명에게 알리려 했지만 이정이 그런 그를 말렸다. 이정은 이것이 더할나위없이 좋은 기회로 하늘마저 자신을 돕는다고 생각했다. 허진희가 늑대들이 출몰하는 뒷산에 잘못 들어서서 목숨이라도 잃게 된다면 더 이상 그녀와 여명을 빼앗는 사람이 없게 된다. 하지만 주호가 이 좋은 기회를 망쳐버렸다.주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이정을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정아, 비록 나도 여명과 허진희 사이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 어떻게 그런 장난을 칠 수 있어? 이정아, 너 너무 이기적으로 변한 것 같아. 이대로 어떻게 입대할 수 있겠어?"이정의 낯빛이 하얗게 질렸다. 지금까지 주호는 그녀의 편이라고 생각하고 주호는 군인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주호 오빠, 난... 그런 뜻이 아니라 여명 오빠는 지금 몸상태도 안 좋아 자기 몸을 지키기도 힘든데 만약 허진희를 구하러 뒷산으로 간다면 죽으러 가는 것밖에 더 되겠어? 순간 걱정되는 마음에 판단이 흐려졌어..."이정은 억울하다는 듯이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주호는 심각한 표정으로 여명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여명이 과연 허진희를 구할 수 있을까?'뒷산.허진희는 늑대 무리에 포위되고 말았다. 이때 늑대 한 마리가 그녀를 향해 달려들자 그녀는 손에 든 칼을 바로 늑대의 머리에 꽂앗다.이때 다른 늑대가 그녀를 향해 달려들어 허진희는 칼을 뽑으려 했지만 칼이 끼어버렸는지 뽑을 수 없었다.늑대는 예민한 후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허진희가 무기를 잃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두 마리가 동시에 덤벼들었다.허진희의 눈이 커지고 늑대 두 마리가 뛰어오는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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