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씨, 대체 무슨 자신감이야? 방금 그 여자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나갔는데 다른 남자한테 뺏기지 않도록 조심해."그 말을 들으니 여명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밖에 있는 장우식이 떠올랐다.장우식 뿐만 아니라 장우식 1호, 장우식 2호, 장우식 3호... 그녀를 마음에 둔 남자들이 너무 많았다.그녀는 겨우 21살의 꽃다운 나이니 밖에는 한 무리의 늑대들이 줄을 지어 그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것이다.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여명의 마음은 답답하고 불쾌해지기 시작했다."형씨, 여자애한테 너무 무심한 거 아냐? 그건 형씨 잘못이지, 요즘 여자애들은 달콤한 말로 달래고 돈으로 환심을 사야 한다니까. 우리처럼 수감된 사람들은 밖에서 여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기다리는지 몰라. 사실 여자들의 마음은 무척 예민하다니까 기댈 수 있는 어깨가 필요하고 비바람을 막아줄 사람이 필요하단 말이야. 아까 그 여자애가 보고싶지 않았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을 했어야지. 말을 하지 않으면 보고싶은지 아닌데 누가 아나?"옆방의 수감자는 지금도 떠들고 있었고 여명의 머리에은 온통 허진희의 모습으로 꽉 찼다. 방금 그녀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여명은 갑자기 일어서더니 입을 열었다."문 열어, 전화 좀 해야겠어!"여명은 전화기 앞에 서서 한 손은 바지주머니에 꽂아 넣었다. 그는 바로 전화를 걸지 않고 옆에 있는 직원을 바라보았다."이봐, 그래 너 말이야. 집에 마누라랑 뭐라고 얘기해?"갑자기 지목을 받은 직원은 지금 자신한테 말을 거는 것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남자는 한 손을 바지주머니에 꽂아 넣은 채 검은 나시를 입고 있어 그의 근육이 여실히 드러나게 되어 그 모습은 무척 섹시하게 보였다.이때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말투에 직원의 멘탈이 나가는 것 같았다. 아니 무법천지도 아니고 지금 누가 이곳에 갇혔는지 순간 분간이 되지 않았다."당신... 다, 당신..."여명은 눈쌀을 찌푸리며 인내심이 바닥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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