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의 모든 챕터: 챕터 1181 - 챕터 1190

1831 챕터

제1181화 그녀의 결혼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이 마구 헝클어져 그녀의 얼굴을 가렸기 때문에 그녀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의 시선은 오랫동안 TV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양금희는 허진희의 체온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작은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진희야..."양금희는 그녀가 너무 걱정됐다."엄마, 나 피곤해요. 먼저 올라가서 잘게요."이때 허진희는 천천히 TV에서 시선을 거두고 가벼운 목소리로 입을 열더니 바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양금희는 자신의 딸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그녀는 허진희가 무척 걱정됐다. 소성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허진희의 반응이 너무 조용했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이다.양금희는 차라리 허진희가 울며불며 소란을 피우길 바랐다. 하지만 그러지도 않았고 마치 허진희의 인생에서 여명이라는 사람이 나타난 적이 없는 듯 너무 평온했다.양금희는 오랫동안 걱정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그녀의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허진희는 마치 소성의 죽음이 그녀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은 것처럼 말을 잘 들었다.허진희는 순조롭게 졸업을 마치고 모교에 남았다. 그녀의 졸업 논문은 상당히 출중했고 사람들의 갈채를 받으며 그 명성을 널리 알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허진희는 새로운 연애도 시작했다. 이번에 사귄 남자친구는 홍구시에서 제일가는 거상인 조씨 가문의 아들인 조태웅이었다. 조태웅은 나이가 젊고 유망한 청년이었다. 해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조씨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았는데 성격이 침착하고 부드러웠으며 허진희를 보물처럼 아꼈다.양금희도 조태웅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아마 그녀가 원하는 사위에 대한 모든 환상을 만족시키는 그런 사람이었다.두 달 후 허진히와 조태웅은 결혼을 약속하였고 두 집안은 급히 결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이날 저녁 허진희는 조태웅을 집으로 초대했고 양금희가 직접 요리를 만들 세 사람이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조태웅은 새우를 까서 허진희의 그릇에 놓아준 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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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너의 곁으로

진희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태웅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서 있는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져가는 것을 보고 방금 자신의 말투가 너무 심했다는 것을 의식했다."진희야 미안. 일부러 화내려던 게 아니라 방금 너무 급한 마음에...""괜찮아요."허진희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정말 괜찮아?""더 바래다드릴 수 없겠네요. 조금 피곤하니 먼저 돌아갈게요."허진희는 몸을 돌려 떠나버렸고 조태웅은 그 자리에 서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허진희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보았다.한밤중에 갑자기 잠에서 깬 양금희는 목이 말라 물 마시러 방문을 나섰다.허진희 방문 앞을 지날 때 방에는 아직도 불이 켜져 있었다. 벌써 새벽 2,3시가 되었는데 아직도 안 자고 있는지 양금희는 손을 뻗어 방 문을 열었다.방안은 너무 조용했다. 안에는 어슴푸레한 불빛이 하나 있었고 허진희는 베란다에 기댄채 가느다란 팔로 자신을 안은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진희야."양금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허진희는 듣지 못했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양금희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소성이 죽은 뒤로 허진희는 너무 조용하게 지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항상 침묵을 지켰고, 양금희는 그런 침묵 속에서 언젠가 그녀가 폭주할 거라 생각했다."진희야."양금희가 앞으로 다가가며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허진희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고개를 돌려 양금희를 바라보았다."엄마, 무슨 일 있어요?""진희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새벽인데 안 자고 뭐해?"양금희는 긴장한 마음으로 그녀를 관심했다."엄마, 저 잠이 안와서 그래요. 전 괜찮으니까 얼른 가서 주무세요."그녀가 그렇게 말할 수록 양금희는 더욱 불안해졌다."진희야, 혹시 곧 조태웅이랑 결혼하니까 긴장돼서 그러는 거야?"허진희는 그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천천히 손을 내밀어 양금희를 안았다."엄마."엄마를 부르는 그녀는 마치 응석을부리는 것 같았다.양금희는 자신의 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절대 이런 식으로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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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미래의 첫 왕자비

3년 뒤.오늘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오늘 저녁에 있을 화려한 파티의 시작을 막지는 못했다. 상류층 귀족의 거의 절반이 오늘 초대를 받았다. 오늘 육씨 집안에서 작은 공주님 육화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오늘 파티에 참석한 상류층 인사들은 모두 자신의 가족들을 거느리고 참석했다. 모두가 오늘의 주인공인 작은 공주님 육화가 자라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공주님이 어떻게 활짝 피어나 아버지의 자리를 잇게 될지 기대를 하고 있었다.오늘은 육화의 10살 생일이었다.이때 리무진 한대가 빗길에 질주하였고 육화는 공주님 원피스를 입고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폭포와 같은 검은 머릿결이 사이로 백옥같이 하얀 얼굴이 드러났다. 비록 아직 10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완성된 미모를 뽐내고 있으며 나무랄 데 없는 우아함마저 엿보였다.육한정은 직접 운전을 하여 어린 딸을 픽업하러 갔었는데 그동안 그는 딸바보가 되었다.집에 거의 도착할 무렵 육화는 차창을 통해 어두운 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행색이 남루한 남자 아이를 발견하였다. 남자아이의 앞에는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저를 팝니다.'라는 글이 쓰여져있었다.육화는 차창을 내려 그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이때 남자아이도 고개를 들었다. 남자아아의 얼굴은 지저분했지만 검은 눈동자만큼은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아빠."육화가 부드럽고 앳된 소리로 육한정을 불렀다."저 남자아이 너무 불쌍한 것 같은데 우리가 도와주면 안 돼?"육한정은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려 남자아이한테 다가가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너의 어머니는 어디 계시니? 내가 전화를 해서 잘 처리하라고 전해줄게."남자아이는 고개를 들어 육한정을 바라보았다. 장기간 영양실조로 인해 조금 야위었지만 권력자인 육한정을 마주하면서도 남자아이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태도를 보여줬다."감사합니다, 아저씨. 어머니의 장례를 치러주시면 저를 판다고 했으니 아저씨께서 저를 도와주시면 저를 사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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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허진희의 딸

고여림의 말에 육화가 웃었다."여림아, 내가 어릴 때부터 귀한 보물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 야명주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거야. 이번에 율손 왕실에서 천년 야명주를 얻었다고 하던데 내 짐작이 맞다면 율손 왕자가 내게 선물한 야명주일 거야. 그것만으로도 왕실과 율손 왕자가 나를 얼마나 배려하는지 알 수 있잖아."고여림은 육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육화 언니는 율손 왕자를 좋아해?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고 해도 좋아하는 남자가 선물한 게 아니라면 나는 받지 않을 거야."육화는 어린 고여림의 예쁘고 순진한 모습에 약간 부러움을 느꼈다. 고씨 집안에서는 어린 딸을 아주 애지중지하게 키우고 있었다. 장차 누가 그녀에게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하라고 하면 그의 부모님인 고석근과 여미령이 제일 먼저 반대하고 나설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달랐다.그녀는 난루의 공주님이다.육화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오늘 밤 밤하늘엔 유난히 별들이 반짝이고 있어 너무 아름다웠다."여림아, 너는 아직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는 싫어하는 것을 거절할 수 없고 좋아하는 것을 원할 수 없어. 좋아한다는 단어는 나에게 있어서 너무 큰 사치거든."'왜?'어린 고여림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육화 언니를 보았다. 육화 언니는 정말 예뻤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귀하게 태어났고 한 나라의 공주님으로 모두의 사랑을 한껏 받는 사람으로 밤하늘마저 그녀만큼 빛나지 않았다.기억 속의 육화 언니는 어려서부터 가장 정통적인 교육을 받았다. 음악과 바둑, 시와 그림에도 조예가 깊어 더욱 고귀하고 우아하며 똑똑하고 도량도 넓은 완벽 그자체였다.하지만 어린 고여림조차 육화 언니의 얼굴에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육화 언니는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일까?위층에 있던 하서관도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육화가 비록 우리한테 아무 말도 안했지만 우리 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모든 사람은 각자 본인이 가야할 길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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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여명이 돌아왔다

육화의 생일 파티가 끝나고 허진희와 조태웅은 어린 민정을 데리고 돌아갔다. 민정은 할머니인 양금희가 직접 돌봐줬기 때문에 민정은 할머니를 무척 따랐다.어린 민정을 외할머니 댁에 맡기고 허진희와 조태웅은 집을 나섰다. 조태웅은 허진희의 어깨를 감싸며 입을 열였다."진희야, 이제 집에 가자."말이 떨어지게 바쁘게 허진희에게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한 뒤 미안한 표정으로 조태웅을 바라보았다."오늘은 같이 집에 갈 수 없겠네요."조태웅은 이미 습관됐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의 아내는 대표인 자신보다도 더 바쁜 사람이었다."또 임무야?""응, 이제 가봐야겠어요."조태웅은 한숨을 쉬며 사랑스럽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가봐. 당신 남편과 딸은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으니까.""그럼 갈게요."허진희가 떠나려는 순간 조태웅이 허진희를 잡았다."잠깐만."허진희는 의아한 얼굴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또 무슨 일 있어요?"그녀의 물음에 조태웅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무슨 일이 있어야 부를 수 있어? 허진희 당신은 이제 나의 아내야. 그러니까 아내로서의 자각성이 있어야지."조태웅은 손을 뻗어 허진희를 껴안았다.허진희는 번화한 거리에서 택시를 잡기 시작했다.이때 편의점 앞에 일반 승합차 한 대가 멈춰 서더니 뒷문이 열리고 대여섯 명의 산에서 내려온 듯한 아이들이 짐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운전석에 있는 남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삼촌, 저희 이제 대학교에 가요."승합차의 운전석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검은색 티셔츠에 캡모자를 꾸욱 눌러쓰고 있었다.모자를 깊이 눌러 써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고 다만 그의 조각같은 아랙턱만 어렴풋이 보였다.그의 커다란 두 손은 운전대를 잡고 있었는데 일 년 내내 노동을 해온 손이라 매우 거칠어 보였다. 얇은 티셔츠 아래로 비치는 그의 단단한 근육과 라인들은 거친 남성미는 여자들이 볼 때마다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이때 스쿨버스 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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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진희와 여명의 재회!

여명은 차를 몰고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이에 길에 있던 자가용마저 그를 주목했고 어떤 이들은 비웃기 시작했다."어느 집 자식인지 정말 대단하네. 폐차 수준의 승합 차로 로켓 속도를 내다니 말이야.""아마 좋아하는 여자를 쫓아가려는 거겠지. 뭐 여자는 이미 고급차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겠지만."빠르게 승합 차는 길가에 멈춰 섰다. 여명이 길가에서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실루엣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이때 허진희는 조태웅과 함께 있었고 조태웅이 그녀를 품에 안으려 했다. 두 사람은 밤 거리에서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꽉 쥐고 있던 운전대의 손이 느슨하게 힘이 빠지고 여명의 시선은 허진희 몸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사실 여명도 그녀가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몰래 돌아온 적이 있었다.지금 그녀 곁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남자는 허진희를 아주 잘 대해주고 무척 아낀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녀는 행복해 보였다.세월은 돌아올 수 없고 정이 깊다고 해서 꼭 끝까지 함께 할 수는 없는 법이다.여명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렸다.큰길 건너편에 있는 허진희는 조태웅의 포옹을 거절하지 않았지만 옆에 늘어져 있던 손으로 조태웅을 껴안지도 않고 그저 손을 뻗어 그를 밀어냈다."태웅 씨, 그만 돌아가요.""내가 차로 데려다 줄게.""그럴 필요 없어요.""그래 알았어."허진희가 거절하자 조태웅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몸을 돌려 떠났다.허진희는 제자리에서 잠시 서 있다가 길을 건너 검은색 승합차로 향했다.차 안에 있던 여명은 허진희가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3년 이래 그녀와 가장 가까운 거리였다.여명은 몸을 일으키고 느슨해진 손으로 다시 운전대를 꽉 잡았다. 그녀는 그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고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하지만 그는 그녀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3년 만에 마주한 24살 된 여자는 더욱 우아하고 아름답게 변해있었다.여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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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담배 좀 빌려주시죠

허진희가 차앞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에 여명은 어쩔 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그는 모자를 더욱 깊이 눌러쓰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허진희는 손을 뻗어 승합차의 뒷문을 열고 차안으로 뛰어들었다.그저 평범한 승합차였는데 운전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허진희는 뒷좌석에 앉아 내부를 힐끗 둘러본 뒤 고개를 들어 운전자를 바라보았다."방금 수상한 사람 못 봤어요?"여명은 고개를 저었다.남자는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입을 다물고 있었고 차안엔 불빛이 없어 눈앞은 캄캄했다. 허진희는 눈을 반짝이며 운전자를 수상한 사람이라 의심하기 시작했다."왜 말이 없어요?"허진희가 물었다.여명은 방금 손을 쓰자마자 허진희의 시선을 끌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는 그저 손을 뻗어 바람막이 유리 앞에 있는 증서를 가리켰는데 위에는 장애인이라고 쓰여있었다.'장애인? 벙어리인가?'허진희가 그를 힐끔 쳐다보자 건장한 몸매에 약간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계속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의 오른쪽 바짓가랑이가 텅 비어 있었고 조수석에는 의족이 놓여 있었다.그는 오른쪽 다리가 없었고 정말 장애인이었다!허진희는 미간을 찌푸렸다."저 좀 태워주세요."여명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동을 걸었다.승합차는 부드럽게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여명은 살짝 고개를 들어 백미러를 통해 뒤에 앉은 허진희를 바라보았다.허진희는 나른하게 뒷좌석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검은색 바람막이 외투를 입고 있었고 외투의 지퍼는 끝까지 올려져 있었다. 긴 머리는 포니테일로 묶은 그녀는 다소 세련되고 깔끔함이 돋보였다.3년 동안 그녀는 더욱 여성스럽게 변했다.여명은 재빨리 시선을 거두고 마른침을 삼켰다.3년만에 보는 그녀는 작은 손짓에도 여성스러운 나긋함과 냉담한 성격이 배어있어 그녀의 몸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그녀는 지금 24살로 가장 아름다운 나이였다.여명은 빠르게 달리지 않았고 오히려 천천히 달렸다. 이 순간 그녀가 그의 차에 앉자 온 세상이 조용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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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그녀와 마주친 시선

몇 초 후 차창이 천천히 내려왔지만 아주 조금밖에 열리지 않아 허진희는 밖에서 그의 모자만 볼 수 있었다.이 사람은 일부러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이었다.허진희는 자신의 가방을 열고 5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자, 여기 차비에요."차 안에서 넓고 거친 손바닥이 나와 돈을 받으려 했다.하지만 손에 돈은 잡히지 않았고 허진희가 입꼬리를 올리며 5만 원짜리 두 장을 손으로 구겨서 조수석으로 던져버렸다.이 동작은 그를 따라한 것이다. 그가 이런 식으로 담배를 그녀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차 안에 있던 여명은 멍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모자 아래에 숨겨진 눈으로 창밖의 여자를 바라보았다.'망할 꼬맹이, 언제부터 이렇게 날뛰기 시작한 거야?''감히 나를 도발해?'허진희는 그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거스름돈은 필요 없어요. 팁이라고 생각해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또각거리며 떠나버렸다.'허진희!'차 안에 있던 여명은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더니 사악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문을 열고 거칠고 커다란 손으로 허진희의 가느다란 손목을 덥석 낚아챘다.허진희는 경각심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손목이 잡힌 순간 눈빛이 싸늘해 지더니 바닥을 치고 공중회전을 하여 그의 목을 잡아 비틀어 버리려 했다.그러나 남자는 이미 그녀의 동작을 간파하고 그녀의 두 팔을 뒤로 묶은 다음 힘을 줘서 잡아 당기자 그녀의 얼굴은 그의 바지에 부딪치고 말았다.그의 솜씨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그녀를 가볍게 제압했다.허진희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녀의 솜씨는 FIU에서도 최고라고 할 수 있으며 아직까지 그녀의 상대는 없었다.그런데 이 남자는 너무도 쉽게 그녀를 붙잡았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단 한 번의 공격에 미처 손을 쓸 수 없었다.이때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부딪친 곳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그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이 묻혀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거친 옷감이 그녀의 연약한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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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그는 대체 누구인가?

그녀가 떠나갔다.여명은 그녀의 실루엣이 조금씩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허진희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몇 분 뒤 그녀는 책상 위의 노트북을 열고 길게 늘어뜨린 머리를 대충 포니테일로 묶어 가녀린 목덜미를 드러냈다.새하얀 손가락으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려 FIU 백스테이지에 등록해 아까 승합차의 번호판을 조사했다.결과 그 번호판은 등록되지 않은 것이었다.'가짜 번호판을 사용하다니!'허진희는 차가운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그에게도 분명 빈틈이 있을 것이다. 찾을 수 없게 만든다면 언젠가 그를 잡을 것이다!그녀는 언젠가 직접 자기 손으로 그를 잡아 그를 파헤칠 것이라고 다짐했다!허진희는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은은한 컬러링 소리가 울리더니 이내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진희야, 집에 도착했어?""선배, 번호판 하나만 찾아줘.""그래, 번호판이 뭔데?"허진희는 차량 번호를 알려줬다.상대방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진희야, 그가 돌아온 거야?"허진희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라니?""맞아. 3년 전에 네가 따라갈려고 했던 그남자말이야."허진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모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썼던 모자를 가지고 돌아와 지금까지 손에 들고 있었다.모자를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 보니 그의 몸에서 풍기던 짙은 남성미가 물씬 풍겼다.'어떻게 잘못 볼 수 있지?'여명이라는 남자가 재가 되어버린다고 해도 그녀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방금 승합차에서 그녀는 이미 그를 알아봤다. 그의 체형, 숨결, 냄새까지 모두 그녀 기억속에 뼛속 깊이 새겨져 알아 볼 수 있었다.갑자기 우스워졌다. 3년 전에 죽은 남자가 살아 돌아오다니.그녀는 자신만만하게 그가 여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모자를 벗겼을 때 그녀가 알던 얼굴이 아니었다.'왜 그가 아닐까?''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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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그는 3년 전에 죽었다

그녀는 그에게 바지를 벗어줘야겠다고 말했다.그말에 여명은 바로 눈쌀을 찌푸리고 맞은켠에 앉아 있는 허진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조금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지금의 그녀는 정말이지... 무법천지였다."지금 여자가 남자한테 막 바지를 벗어라고 말해도 돼요?"그는 진지한 얼굴로 그녀를 꾸지람했다.허진희는 팔짱을 끼고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그냥 말해본 얘기인데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는데요?""..."여명은 지금 그녀를 한대 때리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 하지만 그녀의 오만하고 길들여지지 않은 나른한 모습은 정말이지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그느 당장에라도 그녀를 품속에 껴안고 잘 아껴주고 싶었다."내가 따를 수 없다며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나?"허진희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여명의 곁으로 다가와 손을 들어 그의 어깨에 올렸다.여명의 몸이 그대로 뻗뻗하게 굳어버렸다.이때 허진희의 작은 손은 그녀의 어깨선을 따라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그의 귓가에 바람을 불어넣었다."그렇다면... 내가 직접 손을 쓸 수밖에요. 당신이 벗을 수 없다면 내가 대신 벗겨줄게요."여명의 허리가 갑자기 뻐근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런식으로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녀의 손에는 마치 전류가 흐르는 듯 했다. 그녀의 손길이 스친 곳마다 그는 뼛속에서부터 짜릿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몇 번이고 마른침을 삼켰다.허진희는 그의 신제적 변화를 느꼈지만 멈추지 않았고 부드러운 손가락은 그의 가슴을 가로질러 허리를 향해 미끄러져 내려갔다."다리는 불구가 되었지만 몸매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네요. 이 부분은 그사람과 정말 많이... 닮았어요. 참, 그사람에게 여덟 개의 복근이 있었는데 당신 복근도 그사람과 똑같은지 한번 확인해볼게요."그는 정말 그의 복근을 하나하나 세기 시작했다.여명은 눈을 감았다. 지금 이 순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유혹인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지금 도처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만약 계속 이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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