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오지 마, 건드리지 마.... 엄마, 아빠. 나 고석근과 헤어졌어요. 용서해 주세요... 오빠, 나를 여기서 데리고 나가줘... 제발... 데리고 나가줘...”고석근은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긴 머리카락에 파묻었다.“미령아, 이러지 마...”그때, 여미령은 작은 손으로 자신의 배를 만졌다.“아빠, 엄마. 내가 아이를 임신해서 미안해... 미안해, 이 아이가 세상에 오지 말아야 했어. 내가 너무 나밖에 몰랐어... 아빠 엄마, 나 아이 버릴게. 나 아빠 엄마의 착한 딸이 될게. 나를 여기서 구해줘...”여미령은 주먹을 쥐고 자신의 배를 향해 내리쳤다.고석근의 까만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는 그녀의 주먹 쥔 손을 잡으며 소리를 질렀다.“미령아!”그녀의 주먹을 자신의 손으로 감싼 그는 두 팔로 떨리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았다.“미령아, 이러지 마... 제발.. 이러지 마...”그는 베개에 파묻히지 않은 그녀의 다른 볼에 입을 맞추었다. 그가 아파하고 비굴하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미령아, 제발 우리 아이 다치게 하지 마. 아이는는 잘못하지 않았어... 우리와 함께 이렇게 힘든 곤난을 헤치면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았어. 너는 아이의 엄마잖아. 네가 어떻게 우리의 아기를 버려... 네가 어떻게...”여미령은 온몸의 힘을 다해 버둥거렸다. 그녀는 어디서 생겼는지 모르는 큰 힘으로 그를 밀치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아빠, 엄마. 어디 있어요. 엉엉. 나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까 제발 구해줘요...”여미령의 힘에 의해 뒤로 밀려난 고석근의 등은 침대에 부딪쳤다. 당장이라도 미칠 것 같은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가 빨갛게 타올랐다.사랑이 이렇게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그는 그제야 믿게 되었다.고석근은 손을 뻗어 서랍을 열었다. 서랍에는 주삿바늘이 2개 놓여 있었다. 하서관이 그에게 준 것이다.하서관은 전화기 너머에서 말했다. 주사 2개는 그에게 주는 마지막 시간이라고 했다.여미령은 홀몸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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