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의 가짜신부: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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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육한정 또 발병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하서관은 너무 창피했다. 당장이라도 쓰러지고 싶었다.그때 시선이 어두워지더니 육한정이 또 한 번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싫어요!” 하서관은 빠르게 손으로 그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그가 자신에게 키스를 하지 못하게 말이다.육한정이 행동을 멈추었다. “막무가내로 달려든 것도 당신이고, 냉정하게 내쳐버리는 것도 당신이네요. 원할 때는 고양이처럼 달라붙고, 싫어지면 바로 밀쳐버리고… 부인, 날 정말 기생오라비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나, 나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그 틈을 파고들면 안 되죠.” 하서관은 눈썹을 파르르 떨며 자신의 행동을 해명하고 있었다.육한정이 입꼬리를 올렸다. 틈을 파고들었다면 그녀는 벌써 그의 여자가 됐을 것이다.“이거 돌려줄게요.”하서관이 고개를 숙여 그것을 확인해보았다. 그의 손에 동전 한 잎이 놓여있었다.동전… 한 잎…방금 동전을 팁이라고 그에게 전해주던 장면이 그녀의 머릿속에 번개처럼 떠올랐다. 그랑 같이 샤워를 하겠다며, 뽀뽀해달라며 난리를 피웠는데…육한정은 그 동전을 그녀의 손에 올려주었다. “이건 너무 적어요. 돈 더 모으면 그때 다시 찾아와요.”말을 끝낸 후, 그는 자리를 떠났다.하서관은 자신을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이런 쪽팔린 일을 해낸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여자고 육한정은 남자였다. 아무리 봐도 지금은 그가 유리한 상황인데…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손에 들린 동전이 용암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어디서 난 용기인지 하서관은 손을 들어 그 동전을 그의 몸에 뿌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나쁜 놈! 한 마리 고기 다 먹고 고기 냄새난다고 하는 거에요?”동전은 넓은 육한정의 등을 맞추더니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는 몸을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 당신이 나한테 불만이 생긴 거라고, 나한테 화가 났다고 이해하면 되는 거예요? 어떻게, 만족시켜줄까요?”육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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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아파요

밀려오는 아픔에 하서관은 인상을 찌푸렸다. 핑크빛이 돌던 입술도 서서히 색을 잃어가고 있었다. 빠르게 육한정의 이성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피를 빨고 싶은 충동이 그의 몸을 차갑게 만들었다. 마치 심연 속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빠르게 손을 뻗어 그녀를 밀어버렸다.하서관은 눈을 뜨고는 떨리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한정씨, 발병한 거 아니에요? 한번 봐봐요…”“나 건드리지 말아요!” 육한정은 빠르게 몸을 일으켜 욕실로 걸어갔다. “먼저 자요.”그는 욕실 문을 잠가버렸다.그는 매번 발병할 때마다 이랬다. 그녀를 멀리 떠나게 한다. 하서관은 알고 있다. 이런 남자는 자신의 자존심과 존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하지만, 그는 자신을 구할 수가 없다.그는 자신을 철창 속에 잠가버렸다. 그 행동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만 했다.하서관은 손을 뻗어 문을 두드렸다. “육한정씨, 빨리 문 열어요! 나 의사에요. 나 당신 도와줄 수 있어요… 당신 지금 엄청 힘든 거 알아요. 빨리 문 열어요! 나한테 증상을 보여줘요!”욕실 안.육한정은 훤칠한 몸을 세면대에 기대고 있었다. 틀어진 수도꼭지 안에는 차가운 물이 콸콸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물이 흥건했고 마디마디 선명한 손가락은 세면대를 잡고 있었다. 손은 이미 창백하게 질려있었다.입 안에는 아직도 그녀의 피 냄새가 가득했다. 그 냄새가 그를 흥분시키고 있었다.단단한 가슴이 위아래로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의 깊은 눈동자에는 피를 삼킨 악기가 가득했다. 무척이나 암울했고 무척이나 무서웠다.귓가에는 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이고 있었다. 그들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는 미친놈이야! 그는 미친놈이야!육한정은 천천히 눈을 드리웠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서서히 사라지더니 문밖에서 다급한 여자 목소리만 들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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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그녀를 두 번이나 도와주다

새벽 다섯 시, 약재 창고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서관은 휴게실에 있는 불 하나만 키고는 몸에 걸친 옷을 벗어버렸다. 소녀의 백옥같은 피부는 퍼런색이 맴돌았다. 물린 상처에는 피가 고여있기까지 했다. 하서관은 소독약 하나를 꺼내 들어 면봉으로 자신의 상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스읍.밀려오는 아픔에 하서관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때 휴게실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 잘생기고 차가운 그림자가 문 앞에 나타났다.하서관은 이 새벽에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올 줄은 몰랐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거의 순식간에 손을 뻗어 옷으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누구세요?”하서관은 고개를 돌렸다. 문 앞에는… 약재 창고에서 엎드려 자기 좋아하는 남자가 서 있었다.그녀는 신출귀몰한 이 남자를 까먹고 있었다.문 앞에 있는 남자는 그녀가 안에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여자는 면사포를 쓰고 있었다. 경계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픔 때문인지 그녀의 눈동자는 무척이나 촉촉했다. 그녀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정교한 아름다움이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남자는 그녀를 쳐다보더니 다시 문을 닫아버렸다. 그는 자기절로 자리를 피했다.하서관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관찰에 따르면 잠만 자는 이 남자는 인품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었다. 아마 훔쳐보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신속하게 몸에 난 상처들을 처리했다.그녀의 손에는 약이 없었다. 이런 상처에는 연고도 조금 발라야 했다. 하서관은 사람들이 출근한 후에 연고를 발라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야 몸에 있는 상처가 빨리 낫는다.하서관은 휴게실의 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빠르게 그녀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문 옆 테이블에 놓인 작은 연고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하얀 도자기에 담긴 연고였다. 무척이나 소중해 보였다. 어디서 온 거지?아까 그 잠만 자던 남자가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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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그녀의 손을 놓아버리다

하서관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육한정은 빠르게 눈을 떴다. 비몽사몽 하던 정신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어젯밤의 기억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다.어젯밤 그는 발병했다. 그리고는 그녀를 침대에 던져버렸다.그녀의 피에서 나는 달콤한 피비린내와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마치 마약처럼 느껴졌다…육한정은 단번에 몸을 일으키더니 침대를 내려왔다. 그는 커다란 방안을 뒤지고 있었다. 드레스 룸, 욕실… 그녀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서관아…”하서관이 떠나버린 건가?그녀가 떠나버린 게 맞는 것 같았다.그는 어젯밤 그녀의 몸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겼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암울한 악기, 미친 듯한 흡혈… 나도 무섭고 싫은데, 하서관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어젯밤, 그녀는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분명 엄청 무서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떠나버렸을 것이다.그녀가 다시 돌아올까?육한정은 핸드폰을 꺼내 하서관의 전화번호를 뒤져냈다. 그는 그녀에게 전화를 치고 싶었다. 하지만 통화버튼이 도무지 눌러지지가 않았다.…육한정은 찬물로 샤워를 하고는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육노인이 그를 맞이해주었다. “한정아, 오늘 엄청 늦게 일어났네. 서관이는 왜 아침 일찍 나간 거야? 오씨 아줌마 말로는 새벽 다섯 시에 나갔다던데. 둘이 싸웠어?”육한정은 입술을 오므렸다. “할머니, 우리 안 싸웠어요.”“그럼 됐어. 여자애는 원래 달래줘야 하는 거야. 그리고 서관이 얼마나 착하고 부드럽니. 달래기 엄청 쉬울걸? 이따가 서관이한테 전화 쳐봐. 같이 촛불 파티라도 갔다와.”그녀는 정말로 착하고 부드러웠다.그래서 달래기도 쉽고 속이기도 쉬웠다.육한정의 눈빛은 조금 부드러웠다. 그의 눈에는 그녀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할머니, 나 서관이한테 전화 안쳐요.”육노인이 멍해졌다. “왜?”“서관이 만나기 전에는 내가 정상인이 아니라는 걸 모르고 살았어요. 근데 서관이를 만나고 난 후부터 그게 또렷하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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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그에게 전화를 치다

바른 연구소 문밖, 롤스로이스 팬덤이 서서히 멈추어 섰다. 육한정은 반짝이는 차창 너머로 약재 창고 쪽을 쳐다보았다. 그는 하서관이 거기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들어가기만 한다면 그녀를 볼 수 있다.그의 손 옆에는 그녀에게 사주려고 산 연고가 놓여있었다. 그녀에게 가져다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냥 여기에 와보고 싶었다. 그녀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었다. 육한정은 드넓은 등을 등받이에 기대고 있었다. 이게 바로 그와 그녀 사이의 안전거리였다. 그녀가 자신에게 다가오지만 않으면 그는 그녀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너무 아쉬웠다.무척이나 착하고 부드러운 여자였다. 그녀는 무척이나 똑똑했다. 그는 그녀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지금 그녀가 그의 유일한 해독제였다.육한정은 핸드폰을 꺼냈다. 그는 그녀의 캐톡을 뒤져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그녀가 하와이에 갔던 날에 멈춰있었다. 그녀가 비키니 사진을 그에게 잘못 보냈었는데.그는 이미 그 사진을 저장했다.어젯밤의 기억이 조금씩 밀려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는 그녀의 어젯밤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창백했다. 그녀는 발을 들어 자신을 걷어차기까지 했다…육한정은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는 빨갛게 물든 눈시울을 가려버렸다.그때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그에게 전화를 쳤다. 개인비서 엄의였다.육한정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엄의의 공손한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 “대표님, 스케줄에 따르면 오늘 유럽으로 출장을 가셔야 하는데… 전용기는 이미 준비됐습니다. 취소할까요?”“아니에요. 금방 도착 할 거예요.”…눈 깜짝할 사이, 사흘이 지나가 버렸다. 사흘 동안 하서관은 내내 바른 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일이 끝나면 장서각에서 의학서적을 뒤져보았다.오후, 하서관은 드디어 그녀가 원하던 약재를 찾아냈다. 독말풀이다.독말풀은 천국과 지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름이다. 무척이나 귀한 악재였다.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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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한정씨, 당신 정말 바보네요

핸드폰 너머로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벨소리가 한번이 채 울리기도 전에 전화는 빠르게 받아졌다. 육한정이 자신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서관이 오해할 정도였다. 육한정은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서관은 자신의 긴 속눈썹을 드리웠다. “여보세요, 한정씨. 왜 아무 말도 안 해요?”육한정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그제야 전해졌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허스키했다. “나는 당신이 전화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하서관은 자신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는 자기를 꽤 잘 알고 있었다. 그날 밤의 일을 입 밖으로 꺼내기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결국 그녀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흥!”그녀는 큰소리로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프런트 직원은 줄곧 하서관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하서관이 누구랑 전화를 하고 있는 건지 알지 못했다. 뭐 어차피 우리 대표님은 아닐 테니까. 그때 하서관이 고개를 숙이며 애교 넘치는 말투로 ‘흥’하고 콧방귀를 뀌는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어왔다.프런트 직원은 하서관이 애교가 넘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남자친구도 있는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아니라면 아마 썸타고 있는 남자인 친구겠지. 근데 왜 우리 대표님한테 다가오는 거지?프런트 직원은 여기저기 어장관리를 하는 사람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녀는 대표님이 돌아오면 하서관의 실체를 까발려버리겠다고 다짐했다.그때 육씨 그룹 빌딩 앞에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서서히 멈추어 섰다. 비서장 엄의가 차에서 내리더니 공손하게 차문을 열었다. 훤칠한 몸이 빠르게 눈에 들어왔다.육한정이 돌아왔다.“어머나, 대표님이 돌아오셨어!” 프런트 직원의 눈이 반짝였다. 빠르게 그녀의 얼굴에 빠순이의 웃음이 지어졌다.하서관은 홀에 앉아 있었다. 당연히 그녀도 그들의 움직임을 느끼고 있었다. 문이 열리더니 목에 파란색 출입증을 멘 임원이 빠르게 뛰어갔다. 마치 큰 인물을 맞이하듯 말이다.여기에 있는 큰 인물이 또 누가 있겠는가. 하서관은 빠르게 고개를 돌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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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나 당신이랑 같이 있고 싶어요

하서관이 육한정을 찾으러 육씨 그룹 빌딩으로 찾아왔다. 육한정은 그녀가 이곳으로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사흘 동안, 그는 그녀를 찾아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자신을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자꾸 핸드폰을 뒤져보게 된다. 그녀가 먼저 자기에게 연락을 주길 은근슬쩍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먼저 한 걸음 다가와 준다면 그에게는 열 걸음도 더 다가갈 용기가 생긴다.하지만 사흘 동안 그의 전화는 무척이나 조용했다. 그녀에게서 조금의 연락도 오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육씨 그룹으로 자신을 찾으러 왔다.육한정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슨 용기로 찾아온 거지?이런 내 모습이 싫고 무섭지도 않은가?그녀는 왜 앞에 멈춰서서 날 기다리고 있는 거지?육한정이 말한다. 뭐 하러 왔냐고, 어떻게 될지 후과는 생각해봤냐고.하서관은 발을 들어 있는 힘껏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 “침대에서는 서관이라고 부르더니, 지금은 하서관씨라고 부르는 거예요? 육한정씨, 당신 정말 현실적이네요.”프런트 직원과 임원들은 모두 놀라버렸다. 그들은 하서관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만 살고 싶은 건가? 감히 우리 대표님을 발로 찬다고?정말… 제멋대로다!이 봐요, 누가 좀 와봐요. 이 사람이 감히 우리 대표님을 괴롭혀요! 대표님도 체면이 있지! 빨리 이 미친년 좀 끌어내요!사람들은 얼이 빠져 있었다. 가슴에 분노가 차올랐다.육한정의 깔끔한 정장 바지에 발자국 하나가 남겨졌다. 그녀가 찬 것이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가녀린 팔목을 낚아챘다. “이제 충분해요?”“아니요, 아니요! 더 찰 거예요!” 하서관은 몇 번이고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 “육한정씨, 나 욕도 할 거예요! 당신 정말 매정하고 제멋대로예요!”“…”방금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제대로 듣지 못했다.육한정의 정장 바지에 발자국이 여러 개 생겨났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귀엽고 익살스러웠다. 그는 손에 힘을 주더니 그대로 하서관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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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당신 다른 여자 좋아하게 되는 거 아니에요?

요 며칠 육한정은 하서관의 몸에 난 상처를 계속 신경 쓰고 있었다. 그녀에게 물어볼 수 없었다. 아니 감히 물어보지를 못했다. 지금 이렇게 그녀가 제 발로 찾아오자 그는 거리낌 없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몸에 난 상처를 꼭 확인하고 싶었다. 꽃무늬 블라우스가 벗겨지자 그녀의 피부가 드러났다. 깨물어서 난 상처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조금의 흉터도 남지 않았다. 그녀의 피부는 우유처럼 뽀얗다. 무척이나 부드러웠다.“이제 그만 봐요.”그때 하서관이 명품 시계가 채워진 그의 손을 밀어버렸다. 그녀는 그가 더 이상 쳐다보지 못하게 자신의 몸을 가려버렸다.육한정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허스키했다. “진짜 다 나았어요?”“당연하죠. 너무 심하게 다친 것도 아니었고, 약만 바르면 낫는 거였어요. 근데… 여긴 아직도 아파요.” 하서관은 육한정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그의 손을 자신의 가녀린 목에 올려놓았다.육한정은 그곳을 확인해보았다. 그때 그는 그녀의 혈관을 깨물어버렸다. 다른 곳에 있는 상처는 다 나았는데, 유독 이곳에만 흉터가 남아있었다. 희미하게 그의 이빨 자국이 눈에 보였다. 얼마나 세게 깨물었는지 대충 상상이 갔다.육한정은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었다. 그는 그녀의 몸에서 나는 소녀의 향기를 탐욕스럽게 맡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목에 남은 흉터에 내려앉았다. 그는 그곳에 몇 번이고 입을 맞추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사과는 제일 창백한 말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써는 그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알았어요. 이번에는 용서해줄게요. 근데 앞으로 다시는 나 물면 안 돼요.” 하서관이 입꼬리를 올리며 그에게 웃어 보였다.육한정의 입술이 위로 올라갔다. 그는 그녀의 새하얀 귓불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제는 물지 않을게요. 물어봤자 이 정도일 거에요. 아주 살짝.”그는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하서관은 빠르게 그를 피해버렸다.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단단한 가슴을 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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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육한정도 천박한 남자였다

상희는 뚱뚱한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무척이나 귀여웠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상희는 조우영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우영이 이렇게까지 자기를 싫어할 줄은 몰랐다. 내 몸에 있는 살만 보면 구역질이 난다니…상희는 여자였다. 자존심에 큰 타격을 받자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조우영! 당장 내 핸드폰 돌려줘요!” 상희는 몸을 일으키고 싶었다. 하지만 방금 조우영이 그녀를 너무 세게 밀어버린 탓에 무릎이 다 까져버렸다. 무릎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조우영은 차갑게 웃었다. 그의 눈에는 계략이 가득했다. “핸드폰은 내가 쓸데가 있어서 지금은 못 돌려줘. 내일이면 좋은 구경거리가 생길 거야!”말을 끝낸 후 조우영은 고급 승용차에 올라탔다. 그는 차에 시동을 걸더니 진짜로 상희를 고속도로에 버린 채 사라져버렸다.상희는 버둥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무릎에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무릎이 아파왔다.여기는 집이랑 너무 먼 곳이었다. 뛴다고 해도 꼬박 여덟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날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빠르게 상희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다.상희는 빗속에서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기며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쏟아지는 비에 제대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너무 춥고 너무 아팠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꼭 끌어안았다. 그녀의 잇몸까지 떨리고 있었다.눈이 뜨거워졌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상희는 오늘이 그녀의 인생 중에서 제일 암울한 날이라고 생각했다. 오늘이 최악의 날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모든 자존심과 자존감이 조우영에게 무참히 짓밟혀버렸다.상희는 하서관이 걱정됐다. 조우영이 하서관 때문에 자신의 핸드폰을 뺏어간 게 분명했다. 조우영이 내일 좋은 구경거리가 생길 거라고 마지막에 그랬는데… 그게 무슨 뜻이지?…하씨 저택.하연연은 조우영이 보낸 캐톡을 받았다.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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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육부인

하진국은 유란원에 가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의 사위라는 사람을 만나볼 생각도 한 적이 없다. 유란원은 산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번화가에 있는 곳이 아니었다. 왠지 그곳에서 귀신이 나올 것만 같았다. 너무 불길했다.하진국은 난처한 표정으로 하연연에게 말했다. “연아, 난 안 가는 게 좋겠어. 그딴 사위 뭐 만날게 있다고… 다들 불치병에 걸렸다고 그러던데. 며칠 뒤면 이 세상 사람 아닐 수도 있잖아? 별로 가고 싶지 않아.”그게 바로 하연연이 바라던 상황이다. 그녀는 유란원에 있는 그 총각 귀신을 꼭 세상에 알려야 했다. 그래야 여론이 점점 더 커지게 되고, 그래야 하서관이 궁지에 몰리게 된다.“아빠, 난 서관이가 어떻게 육대표를 알게 된 건지도, 걔가 육대표를 어떻게 홀린 건지도 잘 모르겠어. 어떻게 육대표 같은 남자를… 아빠 설마 서관이가 이혼하면 육대표가 서관이랑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당연히 아니지. 서관이 조건이 어떤데. 걔는 절대로 육대표 성에 차지 않을 거야. 그냥 갖고 노는 거겠지. 연아, 육대표가 결혼할 사람, 결국 네가 될 거야.” 하진국은 자신의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격동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그의 말은 모두 진심이었다. 하진국은 육한정이 하서관을 마음에 둘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아빠, 걱정 하지 마. 내 손에 아직 남아있는 카드가 있어. 난 꼭 육씨 집안 사모님 자리를 가질 거야. 그래서 지금 아빠 도움이 필요해. 요 며칠 유란원에 그 사위 만나러 한번 가봐. 그리고 서관이랑 육대표 일 그 사람한테 알려줘. 그 사람 비록 권력도 기세도 없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제일 좋기는 그 사람이 소란스럽게 반응하는 거야. 아무 반응없이 조용하면, 그냥 그대로 화병 나 죽는 것도 나쁘지 않고.”하진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남은 여생의 희망을 모두 하연연에게 걸었다. “알았어, 연아. 네가 말하는 거 다 들어줄게. 네가 육씨 집안 사모님이 되기만 한다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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