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국은 유란원에 가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의 사위라는 사람을 만나볼 생각도 한 적이 없다. 유란원은 산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번화가에 있는 곳이 아니었다. 왠지 그곳에서 귀신이 나올 것만 같았다. 너무 불길했다.하진국은 난처한 표정으로 하연연에게 말했다. “연아, 난 안 가는 게 좋겠어. 그딴 사위 뭐 만날게 있다고… 다들 불치병에 걸렸다고 그러던데. 며칠 뒤면 이 세상 사람 아닐 수도 있잖아? 별로 가고 싶지 않아.”그게 바로 하연연이 바라던 상황이다. 그녀는 유란원에 있는 그 총각 귀신을 꼭 세상에 알려야 했다. 그래야 여론이 점점 더 커지게 되고, 그래야 하서관이 궁지에 몰리게 된다.“아빠, 난 서관이가 어떻게 육대표를 알게 된 건지도, 걔가 육대표를 어떻게 홀린 건지도 잘 모르겠어. 어떻게 육대표 같은 남자를… 아빠 설마 서관이가 이혼하면 육대표가 서관이랑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당연히 아니지. 서관이 조건이 어떤데. 걔는 절대로 육대표 성에 차지 않을 거야. 그냥 갖고 노는 거겠지. 연아, 육대표가 결혼할 사람, 결국 네가 될 거야.” 하진국은 자신의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격동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그의 말은 모두 진심이었다. 하진국은 육한정이 하서관을 마음에 둘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아빠, 걱정 하지 마. 내 손에 아직 남아있는 카드가 있어. 난 꼭 육씨 집안 사모님 자리를 가질 거야. 그래서 지금 아빠 도움이 필요해. 요 며칠 유란원에 그 사위 만나러 한번 가봐. 그리고 서관이랑 육대표 일 그 사람한테 알려줘. 그 사람 비록 권력도 기세도 없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제일 좋기는 그 사람이 소란스럽게 반응하는 거야. 아무 반응없이 조용하면, 그냥 그대로 화병 나 죽는 것도 나쁘지 않고.”하진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남은 여생의 희망을 모두 하연연에게 걸었다. “알았어, 연아. 네가 말하는 거 다 들어줄게. 네가 육씨 집안 사모님이 되기만 한다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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