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령의 손에 들려있던 카드는 9였다. 3, 8, 9는 각각 곽선주, 하연연, 여미령이었다.고석근은 이 사람들중에서 한 명을 골라 입을 맞춰야 했다.“혈, 이게 다 누구야?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 고 도련님, 누구 고르실 거예요?” 빠르게 사람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곽선주는 엄청 흥분한 상태였다. 억누를 수 없을 정도였다. 내가 3이라니.여미령은 고석근의 동생이니까 당연히 제일 먼저 베재될 것이고, 하연연은 지금 육한정을 좋아하니까 아마도 배제될 것이다. 고석근이 형제의 여자를 건드릴 리는 없으니까. 그렇게 되면 그녀가 선택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석근이 나한테 입을 맞추… 겠지?곽선주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석근을 쳐다보았다.그때 여미령이 손에 들려있는 카드를 던져버렸다. 그녀는 매혹적인 입술을 올리며 고석근에 말했다. “오빠, 난 그냥 숫자나 채우는 들러리야. 나 오빠 동생이잖아. 난 그냥 투명 인간 취급하면 돼. 그냥 하연연이랑 곽선주 중에 마음에 드는 여자 하나 고르기만 하면 돼.”고석근은 여미령을 쳐다보았다. 여미령은 그를 쳐다보며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구경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고 도련님, 고민은 끝내셨어요?”고석근은 몸을 일으켜 앞으로 걸어갔다.고석근이 자기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곽선주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심장이 쿵쾅대고 있었다. “석근 오빠, 나…”고석근은 그녀를 지나쳐버리고는 하연연의 곁으로 다가갔다.곽선주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질투 어린 눈빛으로 하연연을 사납게 째려보았다.당연하게도 하연연은 곽선주의 눈빛을 의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겐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연연의 시선 속에는 고석근이 훤칠한 몸으로 다가오는 모습으로 가득했다.비록 지금 하연연의 목표는 육한정이긴 했다. 하지만 그녀는 집안 좋은 고석근에게도 가슴이 설레고 있었다.게다가 방금 육한정이 하서관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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