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91 - 챕터 600

2631 챕터

제591화 대박이잖아?

박수혁은 스스로 무덤을 판 느낌이 들었고, 뛰어들고 싶지 않아도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훼방을 놓았을 텐데!이한석은 말없이 그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충동은 금물이었다.박수혁은 짜증스러운 듯 담배를 꺼내서 물었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연기 속에서 그는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됐어, 버린 셈 치지, 뭐.”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이한석은 그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이글 엔터의 대표님께서 꽤 좋게 보고 있어서 시청률은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투자를 날리는 일은 결코 없을 거예요. 어쩌면 대박 터트릴 지도 모르잖아요?”박수혁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돈을 준다면 받을 거야?”대박이라니? 오히려 망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그였다.이한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멀뚱멀뚱 서서 감히 찍소리도 못했다.이럴 때는 오한진이 그나마 쓸모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없었다.그러나 이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남자 게스트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제일 먼저 접하자 박수혁은 직접 참여하기로 했다.그는 이 여자들의 생각을 똑바로 잡아주기로 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뉘우쳐야 하는 게 정상이지 않냐는 말이다.탕아가 회개하는 건 황금보다 귀하다고 했다. 잘못을 알고 바로잡으면 아직 기회는 있으니까!그는 이내 이한석을 제작팀한테 보냈고, 나중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서 소은정에게 서프라이즈 해주겠다고 했다.이 소식을 들은 소은정도 남자 게스트를 한 명 추천했고, 제작팀과 소통하기 위해 도준호를 보냈다.두 게스트를 지켜보던 도준호는 갑자기 근심이 깊어졌다. 얼굴을 쓸어내리던 그는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있는 소은해를 바라보았다.“대표님, 이건 대표님 회사잖아요. 남자 게스트는 대체 누구를 뽑아야 할까요?”소은해는 혀를 차더니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화제성이 높은 사람을 뽑으면 되죠.”도준호는 할 말을 잃었다.보름 후, 다들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소은정은 소은호에게 회사 일을 모두 넘기
더 보기

제592화 혼자라며?

스튜디오 남북 방향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는데, 제작팀에서 일부러 배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마친 도준호가 손뼉을 치는 순간 문이 동시에 열렸다.사람들은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남쪽에서 나타난 남자 게스트가 다름 아닌 채태현이라니! 뽀얗고 깨끗한 피부를 자랑하는 채태현은 싱그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점잖게 서 있었다.물론 이보다 더 충격적인 건 북쪽에서 나타난 남자 게스트가 박수혁이라는 사실이었다.이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박수혁이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하다니?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박수혁이 이런 볼품 없는 작은 프로그램에 나타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그들이 출연하는 건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세 명의 여자 연예인은 충격과 긴장,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두 남자의 시선을 끌 수 있을 만큼 메이크업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고, 애초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도는 새까맣게 잊은 듯싶었다.반면, 박수혁은 제자리에 서서 곧 보게 될 소은정을 떠올리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다가 그녀를 본 순간, 특히 맞은편에 나타난 남자를 보자마자 때려 부수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젠장! 저 짝퉁은 왜 왔지? 심지어 나랑 똑같은 스페셜 게스트잖아?’이때, 안에 서 있던 채태현도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는 박수혁의 시선을 살짝 피하더니 재빨리 소은정의 곁으로 다가갔다.사실 채태현도 오고 싶어서 온 건 아니었다. 소은정이 직접 그를 언급하면서 꼭 참가하라고 했다는 도준호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데뷔 후 작품도 많이 출현했지만 모두 보잘것없는 조연에 불과했고, 연예 뉴스조차도 박수혁의 대역이라고 보도되었다. 반면, 이 예능 프로그램의 유일한 남자 게스트로서 그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기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참가했다.다만, 본좌가 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는 박수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한기와 살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반면, 박수혁은 안으로 들어서지 않았다.
더 보기

제593화 소심한 대표님

소은정은 어이없는지 눈을 흘기더니, 이내 도준호가 이익에 눈이 멀어 중간에서 손을 썼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채태현은 그녀가 추천했으니까 박수혁은 아마도 자기 사람을 통해 참가했을 것이다.그녀는 심호흡을 크게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소란을 피울 수도 없는 노릇인 지라, 게다가 추하나를 응원하기 위한 자리이므로 나중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결국 환영의 의미로 그녀는 말없이 손을 뻗어 손뼉을 치기 시작했고, 곧이어 눈치 빠른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지더니 하나둘씩 열광했다.이는 오로지 박수혁만을 위한 박수였다.박수혁은 가장 먼저 손뼉을 치는 소은정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고, 쌀쌀맞던 얼굴도 조금은 펴졌다.결국 그는 타협한 듯 어쩔 수 없이 메인 무대로 들어섰다.도준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드디어 첫 고비를 넘겼다니!박수혁이 소은정 옆으로 다가가자, 옆에 있던 사람은 알아서 자리를 양보했다.어쩌다 보니 박수혁은 모두의 중심에 서 있었는데, 기괴하면서도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소은정은 제 자리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미소를 지은 채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그녀의 뒤에 서 있던 채태현이 눈치채고 재빨리 구석으로 갔다.그는 감히 박수혁을 건드릴 엄두조차 못 냈다. 그날 흠뻑 얻어터진 이후로 족히 평생을 경계하고도 남았다.룰 소개가 대충 끝나자, 사람들은 다 같이 야외로 나가 친분을 쌓기 위해 간단한 게임을 몇 개 진행했다.소은정은 뒤에서 느릿느릿 따라갔고, 추하나가 그녀의 옆에서 걸어갔다.나머지 세 명의 여자 연예인은 박수혁의 관심을 끌지 못해 곁에 찰싹 붙어있다시피 했다.양예영이 말했다.“박수혁 대표님, 처음 뵙네요. 잡지나 TV 보다 실물이 더 잘생기셨네요.”길하늬가 말을 보탰다.“맞아요, 박수혁 대표님께서 왜 갑자기 방송에 나오신 거죠? 너무 의외네요. 감독님이 말씀을 안 해주셔서... 너무 큰 서프라이즈인데요?”유한슬이 맞장구쳤다.“그러니까요. 박수혁 대표님이 출연하는 이상 최고 시청률을 갱신할지도 몰라요.”
더 보기

제594화 오늘은 내가 요트 운전기사

명단을 발표하는 순간, 꽤 만족스러운 박수혁은 채태현의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짝퉁 놈이 징하게도 따라다니네, 얻어터지지 못해 안달이군.’다만 아쉽게도 안하무인이던 대표님의 소심한 면모를 다른 사람에게 들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소은정이 채태현을 추천한 이유는 단지 애초에 허튼수작을 부리지 말아야 하지만 부린 걸 제외하고 나중에 선을 넘는 일을 저지르지 않았기에 선뜻 기회를 주려고 했을 뿐이었다.다만, 박수혁이 각광 받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물론 박수혁이 이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활약을 펼치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게 뻔했다.그들은 자그마한 나무배 두 대를 받았는데, 양예영과 길하늬, 추하나로 이루어진 팀은 배에 타자마자 흥미진진하게 전략을 연구했다.박수혁은 배에 올라타고 나서 고개를 돌려 소은정을 향해 손을 뻗었고, 소은정은 흘끗 보더니 대답도 안 하고 스스로 배에 탔다.덩그러니 혼자 남은 채태현은 후들후들 떨면서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이내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껑충 뛰어올라 배에 타고는 소은정과 저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입술을 깨문 박수혁은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젠장, 짝퉁 주제에 보기만 해도 짜증 나네.’그는 두 사람 사이에 앉았고, 소은정은 그를 빤히 쳐다보았지만 별다른 말이 없었다.물가에 있는 도준호가 말했다.“자, 다들 준비, 시작!”다른 배에 탄 사람들은 신나게 노를 젓기 시작했지만, 그들이 탄 배에서는 박수혁은 물론, 소은정도 꿈쩍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모두 대표님이신지라 힘을 쓰는 사람은 결국 채태현밖에 없었다.채태현은 나 홀로 노를 잡고 두어 번 휘젓더니 배가 전혀 움직이질 않다는 걸 발견했다.물가에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도준호는 채태현을 보자 안쓰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때, 감독이 말했다.“팀 편성을 이렇게 하면 재밌기는 하지만 너무 어색하지 않아요?”도준호가 대답했다.“감독님이 몰라서 그래요.”감독은 대답하는 대신 그가 설명하기를 기다렸지만 도
더 보기

제595화 트라우마

불쌍한 척해서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그 말을 들은 채태현은 한순간 몸이 굳어진 채 발버둥을 멈췄다.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물은 이미 그의 허리까지 찼다. 어색한 공기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다.한순간 호수를 차고 넘쳤던 사람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와 다급한 비명이 뚝 그쳤다. 소은정은 입술을 깨물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배에 조용히 앉아 복잡한 눈빛으로 물속에 있는 채태현을 바라보았다.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몇 번 힐끔거리던 그녀는 그제야 가볍게 웃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었다.“물이 참 옅긴 하네요.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지 않을래요?”채태현은 말문이 막혔다. 그저 두려웠을 뿐인데, 겨우 이 정도로 얕을 거로 생각지 못했을 뿐인데, 참 쪽팔리긴 했다. 더욱이 소은정 앞이었으니 더 창피했다.“아... 아니, 됐어요.”박수혁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필요 없으면 그냥 물에서 우릴 좀 밀어줘요, 그런 난리를 떨었으니 우리 팀은 진 거나 다름없어요.”남자가 두 명이나 있는 팀이 남자 한 명도 없는 팀에게 지다니. 쪽팔리지 않을 수 없었다. 소은정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무슨 말을 하려던 순간 머릿속에 뭔가 떠올랐다.“잠깐, 조금 전 채태현 씨의 상앗대가 수혁 씨의 상앗대에 걸리지 않았어요?”박수혁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눈빛이 흔들렸다. 소은정은 다시 한번 따져 물었다.“설마 정말 배 저을 줄 모르는 거 아니에요?”그러니 서툰 솜씨로 채태현의 상앗대를 걸었고 그래서 채태현이 물에 빠진 것이다. 그 순간 박수혁은 입술을 꽉 깨물고 위험하고 예리한 눈빛으로 물속에서 순순히 배를 밀고 있는 채태현을 힐끗 보고는 마른기침을 했다.“할 줄 알아요, 요트도 운전할 줄 아는데요, 뭘.”소은정은 그를 흘겨보며 배를 저을 줄도 모르면서 억지 부린다고 생각했다.한편 채태현은 안간힘을 다해 배를 밀고 있었다. 카메라 감독님까지 배에 탔으니 150kg이 되는 무게였다. 그는 불쌍하게 열심히 밀고 있었다. 열
더 보기

제596화 이 정도면 충분해

하지만 채태현은 한순간 생각을 정리하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러네요, 박 대표님께선 참 자상하시네요. 저도 걸어서 가려고 했어요. 자신에 대한 조그마한 도전이라고 치죠.”말을 마친 그는 그대로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물길을 헤치며 걸어갔다.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쓸쓸하면서 확고해 보였다. 소은정은 뭐라 말하려 했으나 배가 적기도 했고 맞은 편에 연락해 다시 배를 가져오라고 하기엔 시간도 걸리기에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몸을 돌려 저벅저벅 걸어갔다. 박수혁은 재빨리 따라가 그녀의 손을 잡고 채태현의 손을 잡았던 손가락을 힘껏 문질렀다. 그녀의 손가락이 빨갛게 되도록 문질러 하얗고 여린 손이 더 눈에 띄었다. 소은정은 차갑게 손을 빼더니 담담한 눈빛으로 말했다.“왜 그래요?”박수혁의 눈시울이 언제부터인지 빨갛게 변했고 그는 낮은 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당신 앞으로 그 자식이랑 말 섞지 말아요.”소은정은 어이없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예요.”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고 곧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랬다. 자신과 상관이 없는 일이다.“당신이 채태현을 촬영에 초대했죠?”그녀가 아니라면 이런 이익적인 연관이 없을 것이다. 소은정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화가 나거나 어색하면 알아서 나가면 되는 일이 아닌가! 박수혁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한 걸음 다가가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그러고는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나 하나로 안돼요? 가짜까지 필요한 거예요?”소은정은 고개를 들고 그를 마주 보았다. 예리한 눈빛은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해 보였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손을 내밀어 그의 옷깃을 정리해주며 청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남자는요, 한 명 더 많다고 해서 문제 될 게 없어요. 영원한 남자친구가 없을지는 몰라도 나에겐 남자친구가 아주 많아요.”박수혁은 숨이 막혀 오는 것 같았다. 그는 차갑고
더 보기

제597화 미쳤어

두 사람은 한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아니... 우리는 그런 뜻이 아니라 생활방식이 다르면 그렇다는 말이지 소은정 씨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에요.”소은정이 담담하게 웃으며 차가운 표정은커녕 오히려 부드럽게 대답했다.“알아요, 다들 악의가 없이 그저 그렇다고 말만 하는 거잖아요. 추하나 씨, 괜히 무섭게 그러지 말아요.”소은정이 정말 화가 난것 같지 않자 그제야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편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예영은 박수혁을 힐끗 보고 나서 마른기침을 했다.“소은정 씨는 좋은 사람이니 앞으로 꼭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박 대표님도요...”박수혁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힐끗 보았다. 이혼한 여자들이 무슨 자격으로 소은정을 평가하는 거지? 그때 길하늬가 갑자기 휴대폰을 꺼냈다.“참,우리 카카오톡 친구 해요. 편할 때 연락하면서 지내는 게 어때요? 우린 앞으로 같은 팀이 되는 거예요.”양예영이 기뻐하며 휴대폰을 꺼내 친구 추가했고 추하나와 소은정도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양예영은 휴대폰을 들고 박수혁의 앞에 다가가 웃는 얼굴로 물었다.“박 대표님도 친구추가 하시죠?”얼마나 격동된 순간인가! 연예계의 여자들이 신이라 부르고 있는 그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으니 말이다. 카카오톡 친구추가만 하면 성공의 첫걸음을 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박수혁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턱으로 소은정을 가리키며 말했다.“소은정 씨를 추가하면 돼요.”두 사람 사이가 헤어질 수 없는 사이인 척하는 그의 모습에 양예영이 물었다.“박 대표님, 소은정 씨와 이미 이혼했는데 아직도 소은정 씨가 질투할까 겁나세요? 소은정 씨, 괜찮죠?”소은정은 눈을 치켜뜨고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당연히 괜찮죠.”박수혁은 자신은 많은 걸 겪었던 사람이고, 생사가 오가는 순간에도 고개를 숙인 적이 없는데 언젠가 소은정 때문에 화가 나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른 여자가 그의 연락처를 따가는
더 보기

제598화 여전한 미모

다른 세 여자는 모두 마른 편이었다. 길하늬는 눈썹을 찌푸리고 불만이 있는 듯했다.“룰을 마음대로 바꿔도 돼요?”“공평하게 가려고 그러는 거잖아요.”박수혁은 안 그래도 심기가 불편했는데 여자들이 조잘대니 더 짜증이 났다. 특히 소은정과 떨어져 앉으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양예영이라는 뚱뚱한 여자를 한기 서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가 입을 열어 제지하려 할 때 소은정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었다.“그럼 양예영 씨가 박 대표님과 한 팀 하세요. 제가 저쪽으로 갈게요.”양예영은 기뻤다. 소은정이 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 몰랐다. 그러니 두 사람은 이제 화해할 희망이 없을 것이고 자신한테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소은정은 다른 배에 올라탔고 박수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양예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에게 부축해달라고 했고 박수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보더니 몸을 돌려 아는 체도 하지 않았다.카메라에 어떻게 비추든 그가 상관할 바 아니었다. 일반 남자 배우였더라면 악의적인 편집으로 꼬투리를 잡을 게 뻔했지만 박수혁이기 때문에 아무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악의적인 편집 따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양예영은 눈썹을 씰룩거리며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차가운 대표님이니 이런 성깔쯤은 받아줄 수 있었다.“박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할게요.”박수혁은 뱃머리에 서서 다른 배에 올라탄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쪽에서 기분이 아주 좋은 것 같았다. 그런 모습에 그는 마음이 답답했다. 양예영은 그의 시선을 끌려다가 넘어질 뻔했다.“상앗대가 왜 이렇지? 박 대표님, 이걸 좀 봐주실래요?”박수혁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노 저을 줄 모르면 내려가서 밀어요.”어쨌거나 그는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다. 소은정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 힘을 쓰는 일 따윈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양예영은 말문이 막혔고 혹시 농담하는 건 아닐까 의심했다. 그녀는 억울한 듯 눈을 깜박였다. 이미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그녀였지만 여전히 자
더 보기

제599화 미쳤다고!

박수혁은 음침한 얼굴로 그가 옆에 없는 소은정의 행복한 표정을 바라보았다. 특히 강서진의 전처와 함께 있는 걸 보니 마음이 더 괴로웠다.한편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다른 한편은 먹장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이렇게 앉아서 기다리기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휴대폰을 꺼내 소은정에게 문자를 보냈다.“자기 노랫소리가 참 듣기 좋아요. 세상에서 노래를 가장 잘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소은정은 문자 알람을 듣고 업무에 급한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다급히 꺼내 보았는데 내용이... 그녀는 휴대폰을 물에 던져버리고 싶었다. 화가 나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개자식이라고 속으로 욕하고 아예 음성으로 회답했다.“병이 있으면 치료해요.”박수혁은 그녀가 이렇게 빨리 회답한 것을 보고 참 행운답다고 생각하고 표정이 밝아졌다. 하지만 카카오톡 소리가 들리는 순간 배에 있던 양예영과 카메라 감독이 멍해졌다. 조금 전 분명 카카오톡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박수혁은 아무렇지 않은 척 듣기 버튼을 눌렀다. 그녀가 말하고 있었다,“병이 있으면 치료해요.”이렇게 직설적으로 욕을 하다니. 박수혁은 눈썹을 씰룩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녹음 버튼을 누르고 그녀의 노랫소리를 녹음했다.양예영은 억울한 듯 뭔가를 말하려고 입을 벌리다가 도로 삼켰다. 말해봤자 굴욕만 자초할 뿐이었다. 이 남자가 조금 전 했던 경고로 족했으니 알아서 입을 다물어야 했다.소은정은 휴대폰을 꺼놓고 기분을 조절한 뒤 계속 노를 저었다. 곧 여자들이 탄 배가 두 사람과 멀어져갔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촬영은 좋은 장면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처음 양예영과 한편이었던 길하늬는 양예영이 너무 눈에 튀게 박수혁에게 꼬리치 는 것도 모자라 혼자 박시준을 독점하려는 걸 보고 양예영에게 안좋은 인상이 들었다.양예영과 박수혁을 곁눈질해 보니 한 명은 뱃머리에 있고 다른 한 명은 배 뒷부분에 있었으며 박수혁은 고귀한 손을 내밀어 도울 뜻도 없어 보였다. 그 모습에 다들 마음을
더 보기

제600화 편하게 둘 수 없지

양예영은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고 있다가 박수혁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자 소은정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 낌새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웃으면서 다가가 손을 의자에 걸친 채 채태현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어머, 이렇게 정교한 디저트를 누가 준비했어요?”옆에 있던 채태현이 황급히 일어나 신사답게 양예영에게 의자를 빼주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마주 보았다.양예영:눈치는 좀 있네.채태현:이 여자가 날 좋아하는군!하지만 곧 커다란 그림자가 소은정의 빈 옆자리에 나타났다. 그는 갑자기 발로 의자를 걷어찼는데 기세가 아주 사나웠다. 굉음이 울려 퍼졌고 방안은 한순간 조용해졌으며 남자의 압박감이 느껴졌다.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소은정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조금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한순간 사람들은 소은정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 다리가 후들거렸을 것이다.“미안, 발이 미끌었네.”그의 차가운 목소리엔 미안한 기색이 조금도 없었고 다른 해석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핑계를 위한 미안하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하지만 그가 그렇게 말하면 믿어야 했다. 소은정은 고개를 들고 차갑게 그를 바라보다가 조곤조곤한 어투로 말했다.“이 의자들은 세트예요. 하나가 부러지면 다 바꿔야 하니 물어줘요.”박수혁은 앉으려다가 주춤한 채 믿기 어렵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이 의자에 관심을 보인다고? 다른 사람들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이것이 바로 대표님과 대표님 사이의 대화란 말인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생각했다.박수혁은 음침한 표정으로 웃으며 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도준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침을 꿀꺽 삼키고 소은정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알았어요. 물어줄게요,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골라봐요.”소은정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도준호를 힐끗 보았다. 도준호는 곧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예의를 갖추지 말고 마음껏 고르라는 뜻이다.첫 방송이니만큼 화젯거리가 필요했던지라 도준호는 조심스럽게 소은정과 박수
더 보기
이전
1
...
5859606162
...
26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