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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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완벽한 패배

송지현이 손을 드는 순간, 뒤에 서 있던 장정 두 명이 동시에 다가섰다.두 사람의 손이 소은정에게 닿으려는 순간, 차가운 바람이 두 남자의 얼굴을 스쳤다. 눈 깜박할 사이에 소은정이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것이다.방금 전까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어둠이 오히려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었다.소은정은 민첩하게 옆으로 피한 뒤 중심을 최대한 낮추었고 눈 깜박할 새에 그들의 뒤로 이동했다.어둠 속에서 두 남자가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소은정은 신고 있던 하이힐 하나를 손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하이힐을 들어 두 남자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등 뒤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기분에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낮추었지만 소은정의 목표는 그들이 아니었다. 소은정은 손목을 살짝 돌리더니 송지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이힐 굽은 길고 얇아 센 힘으로 급소를 노려야만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다.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송지현이 당황하기 시작했지만 피하기엔 이미 늦은 상황, 그녀는 대단한 기업가였으나 피지컬적으로는 연약한 여자에 불과했고 소은정처럼 따로 무술을 익힌 것도 아니었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하이힐 굽이 그녀의 머리통에 내리꽂혔다. 송지현은 찢어질 듯한 비명과 함께 머리를 움켜쥐었다.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끌까 봐 걱정되어서인지 처량한 모습을 소은정이 비웃을까 봐서인지 고통이 밀려와도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머리가 울리고 따뜻한 액체가 손바닥을 타고 흘러내렸다.그렇게 잠깐 동안의 정적이 흐르고 두 장정이 멍한 표정으로 송지현을 바라보고 있던 틈을 타 소은정은 남자 중 한 명의 머리를 찍었다.두 사람 중 하나라도 정신을 차리면 그녀가 불리해진다. 최대한 빨리 정확하게 끝내야 했다. 하이힐을 맞은 남자는 비틀거리며 송지현의 앞을 막아섰다.여리여리한 몸매에 화려한 외모, 딱 봐도 고생 한 번 안 해보고 곱게만 자랐을 것 같은 부잣집 아가씨가 이런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니.대충 자기 몸 하나 지키려 배운 호신술 따위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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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발연기

강서진의 질문에 송지현의 표정이 일그러졌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소은정을 노려보았다. SC그룹보다는 아니지만 그녀는 유명 기업 송열그룹의 대표였다. 그런데 왜 소은정 저 여자는 그녀를 무시하는 걸까?송지현은 아직 멀쩡한 보디가드를 향해 명령했다.“뭘 멍하니 서 있어. 어서 처리해.송지현의 명령에 남자는 차가운 얼굴로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움직임을 제압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바로 정신을 잃게 만들면 그만이다.남자가 점점 다가옴에도 소은정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들고 있던 하이힐을 더 꽉 쥐었다...분위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남자는 왼손으로 소은정의 어깨를 잡은 뒤 뒤통수를 때려 바로 기절시키려 했다. 강서진과 이한석이 소은정에게 피하라고 소리치려던 그때, 박수혁이 전광석화의 속도로 달려나가 남자의 가슴을 퍽 하고 차버렸다.박수혁의 킥에 맞은 남자는 오장 육부가 찢어지고 영혼마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바닥에 쓰러진 남자는 기절이라도 한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미약하게 들리는 숨소리만이 남자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다.그제야 송지현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완벽한 그녀의 패배였다.박수혁 저 인간은 왜 갑자기 끼어들어서는...박수혁을 노려보던 송지현이 이를 악물었다.“박 대표님, 뭐 드라마 남자 주인공 코스프레라도 하시는 겁니까?”물론 박수혁의 눈빛도 차갑기는 마찬가지였다. 차가운 눈빛과 어울리지 않는 뜨거운 분노가 눈동자를 점점 잠식해 나갔다...귀신마저 떨게 만들 매서운 눈빛에 강서진마저 소름이 돋았다.“송지현 씨,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압니까? 부모님이 물려주신 귀한 회사인데 잘 지키셔야죠?”박수혁은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차오르는 분노를 참고 또 참았다.소은정이 맨발로 바닥에 서 있는 모습, 그리고 그녀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이는 세 사람... 이 모든 걸 눈에 담은 순간, 그는 당황스러웠고 행여나 소은정이 다칠까 두려웠지만 이 모든 감정을 압도하는 건 바로 무지막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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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널 때린 거야?

소은정이 말이 끝나고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을 만큼 차가운 적막이 한동안 감돌았다.박수혁이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돌아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고 소은정의 눈동자에 담긴 불신을 보는 순간,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설... 설마 내가 시킨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박수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이에 소은정은 미소만 지을 뿐,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이 의미하는 바는 확실했다.어색한 분위기에 강서진도 이한석도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럼 왜 하필 당신이 여기에 나타났을까?”일촉즉발의 상황에 강서진이 다급하게 해명했다.“은정 씨, 오해예요. 형은 진짜 아무것도 몰랐어요. 형이 은정 씨랑 할 말이 있다고 이리저리 찾아다녔거든요. 발렛 기사가 은정 씨가 이쪽으로 갔다고 해서 그래서 저희도 이쪽으로 온 거예요. 정말요...”강서진이 이한석에게 눈치를 주자 이한석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소은정은 그들의 말을 믿어도 되는지 살짝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그래도 한때 부부로 한 이불 덮으며 지냈던 사이인데 형이 은정 씨한테 그런 짓까지 하겠어요? 형은 은정 씨가 위험해진 건 아닐까 미친 사람처럼 달려왔는데 그렇게 의심부터 하는 건 좀 심하잖아요.”호의로 나섰는데 괜한 오해가 받는 박수혁이 안쓰러웠을까 강서진의 말투에는 불평이 그대로 담겨있었다.한 이불 덮고 살던 부부 사이라...실제로 두 사람은 진짜 부부라 할 수 있는 사이도 아니었고 한 이불을 덮고 잠든 적은 더더욱 없었다.소은정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박수혁을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그럼 내가 고맙다고 해야 하는 상황이네?”그녀가 거의 사건을 해결한 뒤에 겨우 나타난 박수혁이다. 강서진의 말 몇 마디에 그의 의도가 순수하다고 믿기엔 무리가 있었다.게다가 SC그룹이 참여하기 전 운산 프로젝트는 송열그룹과 협력하기로 했던 사안,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을 리가...박수혁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고 강서진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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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성강희의 질문에 송지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항상 장난기 넘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던 성강희가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몇 년 동안 일편단심 성강희만 바라봐 왔던 그녀의 사랑이 먼지처럼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송지현의 눈빛이 살짝 슬퍼졌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의 표정 따위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그럴 리가.”소은정의 대답에 성강희와 소은호가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맞은 게 아니었다면 왜 경보가 발동된 걸까?그리고 저 남자들은 박수혁의 부하들일까 아니면 송지현의 사람들일까?“박 대표님께서 왜 여기 계신 거죠?”박수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소은정을 바라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번에도 역시 강서진이 앞으로 나서며 해명을 시작했고 이한석이 그를 거들었다.두 사람의 말에 소은호는 생각에 잠겼다. 박수혁의 성격상 음침하게 사람을 시켜 여자를 납치할 리는 없고... 송지현이 한 짓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잠시 침묵하던 그가 여동생을 향해 물었다.“은정아, 너 어떻게 할 생각이야?”“글쎄... 나한테 하려던 짓을 그대로 돌려주는 게 어떨까 싶어... 사진 몇 장 찍는 걸로 끝내는 거 괜찮으시죠?”송지현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성강희 앞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소은정, 네가 감히!”“내가 정말 못할 것 같아?”소은정이 담담한 말투로 물었다.“송열그룹에서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날 건드린다면 앞으로 안연시 진출은 영원히 접어야 할 거야!”이에 소은호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송열그룹? 그게 우리한테 위협이 될 거라 생각하는 겁니까? 안연시의 주인도 이제 바뀔 때가 된 것 같군요...”소은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은 송지현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었다. 지난 십여년 간 안연시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쏟았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일단 은정이 말대로 사진부터 찍죠.”송지현의 치욕 따위는 그와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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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표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더 이상 그것에 머물고 싶지 않았던 소은정은 바로 집으로 향했다.다음날 아침, 눈을 뜬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건 창밖의 푸릇푸릇한 나뭇잎들이었다. 귀한 나무들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느끼며 소은정은 천천히 일어났다.푹 자고 일어나니 어제 있었던 불쾌한 일들이 먼 과거처럼 느껴졌다.침대에서 일어나 세수를 마친 소은정은 오늘의 주식 뉴스를 확인하기 위해 태블릿을 켰다.새벽 네 시, 소은호가 그녀에게 보낸 메시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송지현은 이미 처리했으니까 안심하고 푹 자.”이렇게나 빨리? 소은호의 일처리 효율에 소은정은 혀를 내둘렀다. 식탁에 앉은 그녀는 박수혁이 이 사건에 정말 연루되었을까 잠깐 고민했다. 어제 그녀를 바라보던 그 복잡미묘한 눈빛... 도대체 무슨 의미였을까?하지만 곧 소은정은 쓸데없는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고개를 저었다.어차피 그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곤 여유롭게 옷방으로 걸어갔다. 온갖 명품으로 가득 찬 옷장에서 그녀는 한정판 원피스를 꺼냈다.소은정이 집을 나서려던 순간,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한유라였다.“또 뭔데? 왜 아침마다 전화야...”“야, 어제 너 큰일 날 뻔했다면서.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한유라가 구시렁댔다.“지금 알았으면 됐지. 뭐 좋은 일이라고 떠벌려.”“송지현 그 여자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널 납치하려고 했다면서. 그리고 현장을 잡혀놓고 강희한테 고백까지 했다며? 진짜 이게 리얼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더 대박인 건 뭔 줄 알아? 내가 알아봤는데 널 납치하려고 했던 그 남자들 국가대표 출신이래. 너 정말 위험할 뻔했다고. 어디 다친 데 없지?”한유라의 말에 소은정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소은정의 실력이 뛰어난 건 맞지만 국가대표를 상대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첫 공격은 상대가 방심한 틈을 타 치명타를 날렸다 치고 남은 보디가드 한 명을 제압하는 건 정말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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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전 애인

이에 소은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춘식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장난기가 전혀 담겨있지 않은 진지한 표정에 소은정의 표정도 어두워졌다.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AI 칩은 최첨단 기술을 탑재해 인체의 질병을 스캔할 수 있는 제품, 출시되는 순간 의학계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기술이었다.소은찬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임춘식은 AI 칩의 저작권을 거성그룹, SC그룹, 태한그룹이 연합하여 설립한 실험실 명의로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 SC그룹이 칩의 기술을 빼돌리는 건 세 회사 모두에게 좋을 게 없는 행동이었다. 세 회사의 유대관계가 흔들리는 건 물론, 주가 하락에 프로젝트도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다.세 회사 모두 이번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본금을 투자했다.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이런 일로 구설수에 오르는 건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잠시 침묵하던 소은정이 정신줄을 다잡으며 물었다.“어느 회사인지는 밝혀졌나요?”SC그룹의 수많은 계열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 임춘식이 여기까지 왔을 때는 이미 확실히 알아낸 게 있을 것이라 소은정은 확신했다.소은정의 질문에 그가 호주머니에서 쪽지 한 장을 꺼내며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다.“박수혁 대표가 직접 조사한 결과, 진한시에 위치한 지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회장은 소찬학 씨더군요.”“아, 알겠어요.”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저번에 그 망신을 당하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아, 루머를 해명하는 최선의 방식은 바로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정 안 되면 남자친구분한테 부탁하는 게 어떨지...”“네?”남자친구라니? 소은정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sunner이요. 그분이 직접 나선다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천재 물리학자 sunner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모두의 의심이 사라질 것이다. 세계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가 굳이 그런 기술을 표절할 리가 없으니까. 소은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SC그룹에서 나온 임춘식은 바로 박수혁에게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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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사랑이 뭔지

소은정은 물론 뒤를 따라 들어온 직원들은 검은 정장 차림에 굳은 표정도 잔뜩 굳어있어 포스가 넘쳤다.우연준이 소은정을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고 소은정은 아무 말 없이 직원을 힐끗 쳐다본 뒤 바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지원은 부랴부랴 대표 심채린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비서의 정체는 바로 심채린의 사촌동생 심세린, 심채린 못지않게 오만방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소은정이 왔다는 다급한 보고에도 그녀는 여유롭게 매니큐어를 계속 바르며 대답했다.“하, 우리가 큰돈을 벌 것 같으니까 슬쩍 발을 담그고 싶은 모양이지? 꿈 깨라고 해...”마침 그 말을 듣고 있던 본부장 사무실 앞에 도착한 소은정은 보디가드들의 안내를 받아 노크 한 번 없이 바로 사무실로 들어갔다.본사 대표의 방문에도 심세린은 자리에서 일어나지조차 않았다.“소은정 씨, 저희 대표님 지금 자리에 안 계세요. 다음에 다시 오시죠?”지사의 직원이 본사 대표에게 이런 태도로 말하다니. 듣도 보도 못한 상황에 우연준은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소은정은 그런 비아냥거림에 기가 눌릴 위인이 아니었다.“5분 뒤, 간부진 회의를 열 겁니다. 외출 중이든 뭐든 참석하지 않는 직원은 전부 해고입니다.”“네.”우연준이 짧게 대답했다.심세린이 어이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소은정 씨, 제 말 못 들었어요? 저희 대표님 안 계시다고요. 대표도 없이 무슨 간부진 회의를 연다고 그러세요?”회의실로 들어가던 소은정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대표? 누구야? 심채린이요?”“당연하죠. 전 하린 언니 사촌동생 심세린이고요. 아무리 본사 대표라지만 이렇게 막무가내로 하셔도 되는 건가요?”우연준은 화가 나다 못해 이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소은정 대표님께 이렇게 무례하게 군 사람들 중에 무사한 사람은 없는 걸로 아는데...“아니요. 내일 당장 진한시 지사를 철수한다 해도 그쪽은 물론 심채린이 결정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지금 이 시각부터 주주들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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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가정교육

상석에 앉은 소은정은 회의 자료만 훑어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책장을 펼치던 소은정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한 페이지에서 멈추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AI 칩 기술 어떻게 표절한 겁니까?”당황한 심청하와 달리 심채린이 바로 변명했다.“표절이라니? 우리가 연구소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개발한 거예요. 이미 십 여개의 회사들과 사전 계약을 맺었다고요. 매출액만 1000억이 넘어요. 언니,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되죠...”심채린의 말에 소은정은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 사전 계약이라... 지금 계약을 무른다면 위약금만 세 배 이상, 그녀가 물러설 거라 생각하는 건가?“그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어야겠어? 뭐 돈에 걸신이라도 들렸어요?”소은정의 말에 회의실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회의실에 모인 모든 간부들의 시선이 심청하, 심채린 모녀에게 꽂혔다.평소 독단적이고 예의 없는 두 모녀의 횡포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회장의 가족이라 건드리지 못하고 꾹꾹 참기만 하던 간부들이 대부분이었다.소은정의 말에 다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은정아, 일단 진정하고 우리 말 좀 들어봐. 이 프로젝트는 네 삼촌이 직접 사인한 거야. 우리를 너희 집안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삼촌까지 내치려는 건 아니지?”심청하가 코웃음을 쳤다. 애초에 소은정이 가만히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그녀는 만단의 준비를 해두었던 것이다.그녀의 눈동자에 교활함이 스쳐지났다.“글쎄요. 이미 경찰에 신고까지 마쳤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전부 처벌을 받게 될 겁니다. 그게 회장이라고 해도요.”여기 오기 전, 소은정은 이미 소찬식과 통화를 마친 상태였다. 진한 지사는 해마다 적자가 끊이지 않는 건 물론 온갖 비리가 넘쳐났다.하지만 남동생이 맡은 회사라 딱히 건드리지 못하던 차에 이런 사건이 벌어졌으니 이참에 지사의 권력구조를 완전히 뒤엎을 생각이었다.소은정의 말에 심청하도 심채린도 눈이 커다래졌다. 이 일에 소찬학을 끌어들이면 대충 넘어갈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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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싫어

심청하의 말에 방금 전까지 화를 내던 소찬학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소은정의 어머니는 오래전 세상을 떴지만 아직까지도 이 사실은 그녀는 물론 가족들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었다.만약 소찬식이 이 말을 직접 들었다면 아마 심청하의 뺨을 갈겨버렸을 것이다.소은정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회의실에 기이한 적막이 감돌고 냉기가 느껴졌다. 심청하, 네가 뭔데 엄마 이름을 입에 올려.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심채린은 바로 소찬학의 눈치를 살폈지만 그 역시 어느새 소은정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이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다들 가시방석이던 그때, 한참 동안 심청하를 노려보던 소은정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심청하 씨, 지금 말 다 했어요?”심청하가 그녀의 어머니를 언급한 순간, 두 모녀의 운명은 절대 해피엔딩이 아닐 것이라는 걸 두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심청하가 다시 입을 열려던 그때, 소찬학의 그녀의 팔목을 낚아챘다.“닥쳐. 또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거야!”갑자기 바뀐 소찬학의 태도에 심청하는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여보, 난 당신을 위해서...”소찬학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이를 악물었다.“은정아, 네 숙모가 말실수를 했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 하지만 너도 회사 대표로 취임한 이상 공사 구분은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번 프로젝트로 진한 지사는 물론 SC그룹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야. 도대체 뭐가 문제란 거냐? 그리고 우린 정말 유명 과학자까지 섭외해서 제품을 개발한 거야.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지? 그래, 차라리 잘됐어. 경찰에서 조사를 시작하면 너도 우리가 억울하다는 걸 알 수 있겠지.”“삼촌, 이 기술은 어중이떠중이들이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제품이 출시되는 순간, 이 세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그런 제품이라고요. 섭외했다는 전문가 이름이 뭐죠?”전문가? 과학자?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소은찬보다 할까?어쩌면 저렇게 뻔뻔하게. SC그룹의 얼굴에 먹칠을 해도 유분수지!“문강훈이라는 교수예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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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도둑이 제 발 저리다

소은정은 결코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의 어머니를 언급한 심청하의 입을 언젠가 찢어버리리라 다짐하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복수는 천천히 해도 늦지 않으니까.심채린과 심청하가 흥분한 얼굴로 그녀의 뒷모습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지만 소은정은 태연한 표정으로 보디가드들의 경호를 받으며 회의실을 나섰다.저딴 여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역겨웠으니까.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그녀는 마치 태어날 때부터 고고한 여왕인 듯 고급스러운 자태를 자랑했다.SC그룹으로 돌아온 소은정은 바로 사태 해결과 진한 지사 인사 사안에 대해 분부했다. 그녀는 더 이상 네티즌들의 댓글을 확인하지 않았다.어차피 곧 모두가 진실을 알게 될 테니까.하지만 다음 날, 소찬학은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듯 진한 지사의 명의로 영상 하나를 업로드했다.문강훈의 인터뷰 영상이었다. 그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학자로서 연구 성과를 가로채는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거성 프로젝트가 그의 연구 성과를 표절했다는 분위기를 팍팍 풍기고 있었다.영상이 업로드되자 또 한번 파장이 일었다.도대체 누가 누굴 표절한 것인지 다들 의견이 분분했다.“문강훈 교수님은 학계에서 유명한 학자신데 이런 일로 거짓말을 하실까?”“거성그룹, 다른 사람 기술을 훔쳐놓고 뻔뻔하게 독자 기술이라고 발표했잖아. 돈만 있으면 다인가?”“문강훈 교수의 제자로 있었던 사람입니다. 저 모습에 속지 마세요. 문강혁 교수는 학생들의 성과를 훔쳐 논문을 쓰는 파렴치한 인간입니다...”“문강훈 교수가 발표한 논문들 사실 제자들의 성과라던데. 사실인가?”문강훈 교수의 의견에 반박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거성그룹이 기술을 표절했다는 의견이 대다수, 심지어 거성그룹 불매운동 청원까지 진행되기 시작했다.잔뜩 굳은 얼굴로 댓글을 확인하는 소은정의 눈치를 살피던 유연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댓글 알바라도 고용해서 여론을 누르는 게 어떻겠습니까?”소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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