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혁의 말에 서민영은 그녀를 버리지 말라며 애처롭게 애원했지만 박수혁은 뜨겁게 차오르는 분노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가슴만 답답할 따름이었다.이번 사건과 더불어 이혼 당일 다쳤다고 서민영이 거짓말을 한 일까지 떠오르며 3년간 몇 번이나 저 여자한테 놀아난 건지 혼란스러웠다.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던 그때, 멋진 스포츠카가 도로에 멈춰 서더니 누군가 그를 향해 손을 저었다.“형, 타.”강서진은 오랫동안 박수혁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 사실 그도 오늘 파티에 참석해야 했지만 방금 전 일어난 소란으로 인해 박수혁이 파티장을 뜨고 괜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어 역시 핑계를 대고 나와버렸다. 그런데 도로에서 만날 줄이야.조수석에 탄 박수혁은 습관적으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 순간,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담배를 물던 소은정의 모습이 떠오르며 살짝 멈칫했다.“형? 오늘 소은정 봤지? 소은호랑은 무슨 사이래?”강서진의 질문에 박수혁은 더욱 짜증이 치밀었다. 그가 한 질문은 박수혁이 그토록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이었으니까. 다행히 기자들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된 파티라 다행이었다. 오늘 일어난 일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지만 태한 그룹의 입지가 있는 이상, 다들 함부로 떠벌리지는 못할 것이다.“솔직히 소은정 정도 되는 여자가 형이랑 결혼할 수 있었던 것만 해도 감지덕지지. 이게 무슨 망신이야. 그리고 민영 누나가 또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형, 이혼 잘했어. 그런 여자랑 계속 살았으면 형 가족이 그런 꼴을 당했을 수도 있다고. 그런데 그 여자도 참 대단해? 그 사이에 소은호는 어떻게 꼬인 거지? 비결이 뭘까? 반반한 얼굴?”박수혁은 얼굴, 몸매, 재력, 집안까지 빠지는 게 없는 최고의 남자, 그와 한번 만나보고 싶은 재벌집 영애들은 세려야 셀 수 없을 지경이었다. 물론 강서진도 소은정이 박수혁의 돈만 보고 결혼을 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녀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평소라면 웃어넘겼을 강서진의 말이 오늘따라 유난히 거슬렸다.“됐어. 그만해.”박수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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