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은 놀란 눈으로 한유라를 보면서 물었다. “대체 누가 보낸 거야?”“누구겠어, 성강희밖에 더 있어? 나한테 꼭 전해주라고 부탁했어.”“성강희?”하여간 재밌는 사람이다.“강희 걔가 어젯밤에 아빠한테 쫓겨 해외유학을 하러 가게 되었는데 성적이 안 좋으면 아빠가 다리를 분질러 놓는다고 하더라.” “갑자기 가서 배웅도 못 해줬네. 이제 오면 환영식 한번 해줘야겠네...”사람을 불러 꽃다발을 밖에 내놨다. 방안을 가득 채우던 꽃향기가 사라지니 지끈해나던 머리가 살 것 같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아 맞다, 지난번에 네가 부탁했던 풍항그룹 말이야. 이미 알아냈어.”한유라의 말에 소은정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한유라는 웃으면서 말했다. “풍항그룹은 유령 회사가 돼버린 지 오래고 여기저기 돈을 끌어다 빚을 막고 있는 모양이야. 은행의 빚을 못 상납하여 곧 집도 경매로 넘어갈 예정이고 손에는 망해가는 프로젝트뿐이야. 그 회사와 손을 잡았다가는 큰일이야. 임상희가 일부러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거야.”임상희가 함정을 놓을 것이라는 걸 소은정도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그렇다면 더욱더 흥미진진한 저녁 만찬이 될 것 같았다. “고마워.”“별거 아니야, 그건 그렇고 나 이제 너랑 같이 출근 못 하게 될 것 같아. 엄마가 이번에 홍콩에서 돌아오면서 매수한 화장품 회사가 있는데 그쪽 연구팀에서 일하기로 했어. 알잖아, 내 꿈인 거…”한유라의 엄마는 유명한 사업가이다. 항상 한유라가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았으면 했지만, 한유라는 사업보다는 연구가 적성에 맞았고 이번이 한유라한테는 좋은 기회였다. 소은정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항상 응원할게!”“항상 조심하는 거 잊지 말고 도울 일이 있으면 꼭 말해!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 테니!”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걱정 마, 알잖아 내 성격.”한유라는 가방을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소은정은 다시 일에 몰두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졌을 때 소은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연준에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