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1041 - Chapter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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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응원

사실 어젯밤, 마이크에게 키스 장면을 들켰다는 사실에 소은정은 한참을 뒤척인 뒤에야 잠이 들었다.마음 같아선 며칠 동안 잠수라도 타고 싶었지만 그룹 대표인 그녀가 자리를 비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게다가 오늘은 마이크의 새 학교로 가보기로 한 날.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던가? 소은정은 우연준에게 오늘 아침 회의를 취소한다는 문자를 보낸 뒤 약속시간보다 먼저 내려와 두 사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두 부자가 다가오고 전동하를 향해 싱긋 웃던 전동하가 허리를 숙여 마이크를 향해 손을 저었다.“좋은 아침이야.”순간, 어젯밤 광경이 다시 떠오르며 마음이 착잡해졌지만 아빠의 경고를 떠올리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좋은 아침이에요, 예쁜 누나...”뭐야. 나랑 결혼하기로 해놓고 어떻게 아빠랑... 어른들은 다들 약속을 안 지키는 건가?소은정에 대한 원망이 남아서인지 마이크의 미소는 어색을 넘어 왠지 기괴하기까지 했다.“오늘은 일단 구경만 하는 거야.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말해.”소은정이 마이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음? 마음에 안 들면 안 가도 되는 건가?순간 마이크가 눈을 반짝였다.차를 타고 학교로 가는 내내 마이크는 잔뜩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소은정은 전동하가 준비한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이때 전동하가 우유를 건넸다.“천천히 먹어요. 체하겠어요.”싱긋 웃으며 우유를 받아든 순간, 두 사람의 손가락끝이 살짝 스쳤다.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 소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전동하를 보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하, 틈만 나면 유혹한다니까, 여우 같은 남자...잠시 후. 사립국제학교에 도착한 소은정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깔끔한 인테리어, 최첨단 설비, 그리고 최고급 교사 인력까지.무시무시할 정도로 비싼 학비로 인해 이곳에 입학할 수 있는 건 전부 서산에서 나름 한가닥 한다는 집안 자제들이었지만 그마저도 학교에서 준비하는 레벨 테스트에 통과해야만 입학이 허가되는 곳이기도 했다.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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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사진

전동하가 소은정을 SC그룹 앞에 내려주고 그녀는 부랴부랴 아침에 미뤄두었던 회의를 시작했다.거성 프로젝트도 어느새 막바지 단계, 전동하는 유럽 전시회 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거성그룹에 주둔하던 남종석도 다시 본사 재무팀으로 돌아왔다.회의를 마치고, 우연준이 자료 뭉치를 든 채 사무실로 들어왔다.“대표님, 지성그룹 프로젝트 진행 상태 보고서입니다.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운전기사 딸 말입니다... 결국 백혈병으로 세상을 떴다더군요.”잠깐 침묵하던 소은정이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어요. 이제 이 일도 나름대로 끝을 맺게 됐네요.”우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최근, 장일성 배후에 있는 조폭세력 소탕을 위한 검찰 전담팀이 만들어졌으니 날고 긴다하는 장일성도 이번에는 법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짧은 브리핑 후, 소은정은 오전내내 밀린 보고서들을 검토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오후 5시쯤, 겨우 급한 검토를 마친 소은정이 기지개를 켜던 그때, 우연준이 잔뜩 굳은 얼굴로 사무실로 달려들어왔다.“대표님, 큰일났습니다!”항상 예의 바른 우연준이 노크도 없이 들어왔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라는 뜻.소은정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무슨 일인데요?”하지만 다급한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던 우연준이 들고 있던 태블릿을 건넸다.“단독 보도, 모델 윤지섭. 스폰서 이름 공개, 전 소속사 대표 김 모로 밝혀져...”태블릿에 뜬 기사 제목을 읽던 소은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김 모?하늘이?소은정은 떨리는 손으로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에 관한 뉴스가 이미 페이지 타이틀을 장식하고 있었다.마약 사건으로 국제 패션업계에서 쫓겨난 뒤 자숙 기간을 가지고 있던 윤지섭이 터트린 초대형 폭탄은 기자들과 대중들의 흥미를 최대로 끌어오르기에 충분했다.윤지섭은 폭로글에 김하늘과의 채팅 기록은 물론 그녀의 노출 사진까지 업로드한 듯 싶었다.온갖 요염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김하늘은 딱 봐도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비록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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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죽여버릴 거야

항상 침착하던 소은정이 소리를 높였다.“그럼 이렇게 둘 거예요? 지금 사람들이 하늘이한테 뭐라고 하는지 봤어요? 우리 하늘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데요!”김하늘은 그저 허영과 탐욕으로 가득한 윤지섭에게 질려 헤어진 것뿐이다.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김하늘이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소은정의 날카로운 질문에 도준호 대표가 한숨을 내쉬었다.“저도 압니다. 하지만 지금 기사는 퍼질대로 퍼진 상태예요. 내려도 달려지는 건 없을 겁니다. 가장 빠른 건 남자 측에서 사과나 해명글을 쓰는 거긴 한데... 은해 씨가 벌써 그쪽으로 갔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네요...”뭐? 오빠가?눈이 휘둥그레진 소은정은 바로 전화를 끊고 사무실을 나섰다.“우 비서님, 회사 일은 일단 은호 오빠한테 결제받아요.”“네.”김하늘 대표는 대표님의 가장 친한 친구기도 하지... 저렇게 나오시는 것도 이해가 가...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내내 소은정은 미친 듯이 소은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부 묵묵부답이었다.충동적인 소은해 성격에 정말 윤지섭을 때려죽인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으니 소은정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차에 탄 소은정은 잠깐 고민하다 다시 도준호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윤지섭 지금 어디에 있죠?”“고향인 백동시로 내려간 것 같습니다.”“알겠어요.”전화를 끊은 소은정은 백동시를 향해 엑셀을 밟았다.충격을 받았을 김하늘, 단단히 화가 났을 소은해... 양쪽 다 걱정되는 상황에 마음만 조급해질 따름이었다.분신술이라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결국 소은정은 한유라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하늘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한유라의 목소리에도 초조함으로 가득했다.“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지금 내가 하늘이한테로 가는 중이야. 회사에 있다는데 윤지섭 팬들이랑 기자들이 이미 회사 앞에 진을 치고 있다더라. 그리고 그 댓글들... 하,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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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돈 때문에

윤지섭이 죽어버리면 김하늘의 결백을 밝혀줄 유일한 사람이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윤지섭의 살인 혐의까지 씌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정말 그렇게 된다면 김하늘이 아무리 억울하다 울부짖어도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살짝 흠칫하던 소은해가 잔뜩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딴 건 모르겠고 난 죽여야겠어! 하늘이 대신 복수해 줘야겠다고!”방금 전 난투로 인해 소은해의 죽여버리겠다는 말이 허세가 아님을 뼈저리게 느낀 윤지섭은 공포에 질린 채 구석에 숨어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소은해의 손목을 잡은 소은정이 오빠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윤지섭은 벌을 받게 될 거야. 괜히 오빠 손 더럽히지 마.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오빠는 하늘이한테 가봐.”하늘의 이름을 들은 소은해의 눈동자가 슬프게 반짝였다.하지만 이대로 여길 떠나고 싶지 않았다. 윤지섭의 팔 하나라도 부러트리지 않으면 이 타오르는 분노가 터져버릴 것 같았으니까.“얼른 가라고! 하늘이가 무슨 짓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소은해의 팔목을 꽉 잡은 소은정이 다시 한 번 소리쳤다.순간 소은해의 몸이 살짝 떨려왔다.고개를 든 소은해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그래. 저 자식을 죽여버리는 건 언제 해도 돼. 일단 하늘이를 지키는 게 먼저야.그제야 한 발 물러선 소은해는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윤지섭을 노려봐 준 뒤 성큼성큼 집을 나섰다.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린 뒤에야 소은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윤지섭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맞아서 멍투성이가 된 걸 감안하더라도 몰라 보게 마른 얼굴에서 첫 만남 때의 빛을 찾아보긴 힘들었다.또각또각 걸어간 소은정이 말했다.“꼴을 보니까 약은 아직 못 끊었나 봐요?”그녀의 질문에 흠칫하던 윤지섭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 소은정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대표님, 대표님은 돈 많으시죠? 저 돈 좀 빌려주세요. 어떻게든 갚을 테니까 제발요. 하늘이 일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돈만 빌려주시면 바로 해명하겠습니다.”순간, 공기속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윤지섭을 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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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협박

윤지섭의 말에 소은정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어쩐지... 헤어진 뒤에도 그 사진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어.파렴치한 자식... 감히 그딴 사진을...“언젠가 버려지게 될까 봐 무서웠어요. 그래서 나한테도 약점 하나 정도는 쥐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찍은 거예요. 헤어질 때도 내가 걔 약점을 잡고 있다고 경고했는데 안 믿더라고요. 큭큭큭...”과거 이야기를 하던 윤지섭이 기괴한 웃음을 터트렸다.그의 말을 듣고 있는 소은정은 몰려오는 살인 충동을 막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네가 먼저 해외 진출 때문에 다른 패션 에이전트 대표랑 바람난 거잖아. 그것도 모자라 마약에까지 손을 대고... 그런데 무슨 염치로 다시 하늘이한테 들러붙어?”김하늘은 마약 사건이 터지고 윤지섭이 찍은 모든 광고의 위약금까지 대신 내주었다. 그런데도 윤지섭은 한번, 또 한번 김하늘을 귀찮게 만들었고 결국 사진으로 협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깊은 한숨을 내쉰 소은정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이 상황에서 무슨 해명을 한들 이미 돌아선 대중들의 마음이 풀릴 리가 없어. 경찰이 낸 뉴스라면... 공권력의 말이라면 다들 조금은 믿을지도.잠시 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고 소은정은 방금 촬영한 영상을 경찰과 도준호에게 전송했다.“소은정 대표님, 경찰서로 가셔서 조서를 써주셔야겠습니다.”“알겠어요.”경찰서로 향하는 동안 소은정은 바로 상황을 아버지인 소찬식에게 보고했다.“그래. 알겠다. 걱정하지 마.”비록 누가 봐도 윤지섭이 죽일 자식이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아버지에게도 미리 언질을 준 것이었다.소은정이 SC그룹 대표라는 걸 경찰도 알고 있는 데다 어디까지나 참고인 조사라 경찰들도 굉장히 공손한 태도로 그녀에게 질문했고 소은정은 소은해가 윤지섭을 하마터면 죽일 뻔했다는 내용만 쏙 빼놓은 채 알고 있는 모든 걸 솔직하게 대답했다.조사가 끝나고 경찰서장이 소은정을 맞이했다.“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아닙니다. 하루 빨리 조사가 끝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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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투신 자살

짧은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을 김하늘에게 전송한 뒤 소은해에게 보여주었다.아무 말없이 영상을 보던 소은해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영상은 이미 경찰한테 넘겼어. 사건 조사 끝나면 경찰 측에서도 바로 언론에 발표하기로 했고. 그전에 우리는 나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지금 나서는 건 김하늘에게 도움은커녕 되려 독이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두 사람도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거실에 적막이 감돌던 그때, 김씨 아주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앗! 아가씨! 아가씨가 방에서 뛰어내리셨어요!”아주머니의 목소리에 소은해가 바람처럼 뛰어나갔고 소은정과 한유라도 부랴부랴 그 뒤를 따랐다.바닥에 추락한 김하늘의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아스팔트를 물들였다.충격적인 화면에 한유라는 바로 울음을 터트리고 말없이 다가간 소은해가 조심스레 김하늘을 안아들었다.“하... 하늘아...”김하늘의 투신에 기자들이 빠르게 셔터를 눌러댔지만 소은해의 눈동자에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과 슬픔뿐이었다.그나마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소은정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냈다.“구... 구급차 부를게.”잠시 후 구급차가 도착하고 김하늘은 바로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다.“다들 여기서 기다려주세요.”간호사가 수술실까지 따라들어가려는 소은해의 앞을 막아섰다.붉어진 눈으로 수술중이라는 글귀를 바라보던 소은해가 주먹으로 있는 힘껏 벽을 내리쳤다.한편 한유라는 바닥에 쓰러진 채 오열하기 시작했다.“하늘아... 네가 왜 죽어... 네가 왜...”맨손으로 창업을 시작해 수많은 시련에도 의연하게 넘기던 김하늘이 이렇게 생을 마감하려 했다는 게 한유라는 믿겨지지 않았다.한유라는 오기 전 읽었던 악플들을 다시 떠올렸다.네티즌들은 김하늘이 바로 연예계의 추악한 민낯의 증거라도 되는 듯 그녀를 모욕하고 조롱했다. 피해자인 김하늘은 앞길 창창한 신인 모델의 앞길을 망쳐버린 마녀가 되어버렸고 사람들은 김하늘이 살아있는 것조차 죄악인 듯 욕설을 퍼부었다.그래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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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건방진 여자

”소은정 대표님, 김하늘 대표와 절친한 사이시죠?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기획사 대표가 신인 연예인과 스폰을 가지는 게 정말 연예계에서는 흔한 일인 겁니까?”“김하늘 씨는 죄책감으로 투신한 겁니까? 지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인가요?”“왜 윤지섭 씨의 폭로에 바로 대응하지 않은 겁니까?”“윤지섭 씨 주장에 따르면 마약 사건에 연루된 것 또한 김하늘 씨의 음모라던데. 사실입니까?”“인터넷에 떠도는 김하늘 씨의 사진 전부 김하늘 씨 본인 맞습니까?”깊은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잔뜩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여러분, 기자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라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병원입니다. 저희를 비롯한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존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윤지섭 씨는 의심할 여지 없는 마약 범죄자입니다. 그런 사람의 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굳이 제 입으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소은정 대표님 말씀은 윤지섭 씨 주장이 전부 거짓이라는 건가요? 증거 있으십니까?”기자 중 한 명이 캐물었다.“경찰에서 이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조사가 끝나면 모든 게 밝혀지겠죠.”“그렇다면 김하늘 씨의 사진들은 조작된 겁니까? 아니면 본인 맞습니까?”기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문제기도 했다.사진에 합성 흔적이 있는지 알아보는 건 쉬운 일이었지만 당사자 측근의 직접적인 대답이 필요했다.“그 사진들이 진짜든 가짜든 한 여성이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런 사진을 찍은 것, 그 사진을 유출한 건 분명 윤지섭 씨의 잘못이자 범죄입니다. 그런데 기자분들을 비롯한 일부 네티즌들은 오히려 피해자인 김하늘 씨를 모욕하고 있군요. 이러고도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떳떳한 언론인이라 할 수 있을까요?”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에 말문이 막힌 기자들이 괜히 시선을 피했다.“여러분, 경찰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최소한의 선은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김하늘 씨에 대한 악의적인 추측 기사는 자제해 주세요. SC그룹의 법률조사팀 연락을 받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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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사과해

의사를 향해 90도 인사를 한 소은정과 한유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휴, 살았으면 됐어. 살았으면...중환자실에는 보호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는 게 규정이라는 말에 소은해가 바로 일어섰고 한유라와 소은정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경찰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수사를 끝냈고 다음 날 아침 바로 조사 상황을 발표하는 기자 회견을 가졌다.기자 회견을 통해 경찰은 김하늘과 윤지섭은 스폰 사이가 아닌 평범한 연인 사이였으며 윤지섭이 김하늘의 약점을 잡기 위해 약을 사용해 부적절한 사진을 찰영했다는 것밝힘과 동시에 두 사람의 결별 이유는 윤지섭이 먼저 다른 여성과 부정당한 관계를 가진 데다 마약에까지 손을 댔기 때문이라는 것도 설명했다. 그리고 이별 후, 마약 구매자금을 위해 윤지섭은 집착을 넘어 스토킹까지 시작했으며 그럼에도 김하늘이 돈을 빌려주는 걸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사진을 유출했다는 것까지 모두 밝혀졌다.그 어떤 감정도 담겨있지 않은 객관적인 경찰의 발표에 네티즌들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어제까지만 해도 김하늘을 천하의 마녀라고 욕하던 이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꾸었다.“뭐야? 김하늘이 피해자였어? 하, 제대로 똥차 만났네. 바람도 모자라서 마약까지...”“윤지섭 완전 쓰레기였네.”“어제 윤지섭 옹호하던 뇌절 팬들 다 어디 숨었냐?”“헤어지고 나서도 돈도 빌려주고 광고 위약금도 대신 다 내줬다잖아. 김하늘도 진짜 사랑했나봐...”“역시 중립기어 박는 게 맞다니까. 김하늘한테 사과해!”“김하늘한테 사과해!”“김하늘한테 사과해!”여론이 바뀌고 “사과해” 태그가 달린 글이 SNS를 뜨겁게 달구었다.어제까지 김하늘을 욕하던 사람들도 자취를 감추고 경찰의 조사결과에 도준호가 힘써준 덕에 윤지섭의 개인 SNS는 물론 포털 사이트에 업로드되었던 프로필 또한 완전히 삭제되었다.밤새 병원 복도에서 잠 한 숨 못 잔 소은정과 한유라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한유라는 김하늘을 응원하는 댓글을 확인하고 소은정의 품에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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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너도 소은정 별로지? 그 잘난 척하는 얼굴만 보면 토 나온다니까. 하, 누가 졸부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 돈 있으면 다야? 하늘아, 내 말 맞지?”하지만 고개를 든 김하늘은 픽 웃음을 터트렸다.“부러우면 그냥 부럽다고 해. 뒤에서 까는 게 더 없어 보이니까.”교실 입구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소은정과 김하늘이 친해졌고 그때부터 김하늘, 한유라, 소은정 세 사람은 어딜 가나 함께였다.우리 덕분에 하늘이도 많이 밝아졌지... 아니야. 그때도 조용하긴 했지만 하늘이는 항상 당당했어. 그래서 항상 그렇게 강할 줄 알았는데...마치 어제일처럼 생생한 기억을 회상하며 소은정이 눈을 감았다.참고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어느새 동이 트고 밝은 햇살이 창문을 투과해 소독수 냄새가 진동하는 병원에 조금이나마 따뜻함을 추가해 주었다.소은정과 한유라는 중환자실 문에 달린 작은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역시 밤새 눈 한 번 못 붙인 소은해는 김하늘의 손을 꼭 잡은 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조각상처럼 자세 한 번 안 바꾸는 모습에 소은정이 중얼거렸다.“오빠... 진짜 하늘이 많이 좋아하나 보네.”“하늘이도 깨어나면 기뻐할 거야. 하늘이도 은해 오빠 많이 좋아하니까.”한유라의 말에 소은정이 눈을 껌벅였다.“너도 알고 있었어?”“얘 좀 봐? 두 사람 고등학교 때 사귄 거 모르는 사람도 있어? 하늘이가 진짜 많이 좋아해었지. 그런데 갑자기 헤어지더라고. 그 뒤로는 거의 연락도 안 하는 모양이고.”한유라의 설명에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난 정말 몰랐단 말이야...“오빠는 미련 남았는지 몰라도 하늘이는 아니야. 하늘이는 오빠 좋아 안 해.”“누가 그래?”한유라가 고개를 돌렸다.“하늘이 은해 오빠 좋아해. 며칠 전에도 나랑 술 마시다가 취했는지 ‘소은해, 어떻게 하면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더라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아직도 좋아한다는 뜻이잖아.”한유라의 말에 소은정은 더 의아해졌다.그럼 왜 소은해의 구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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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다 봤어?

김하늘이 목이 마른 듯 얼굴을 찡그리자 소은정이 물컵에 빨대를 꽂아 건넸다.마음을 졸이던 한유라는 또다시 울음을 터트렸다.“내가 정말 너 때문에 제 명에 못 산다.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김하늘은 여전히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 의아한 눈빛으로 모두를 바라보았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역시 눈시울이 붉어진 소은정이 대답했다.“기억 안 나? 너 방에서 뛰어내렸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너 우리 못 믿어? 우리가 끝까지 네 억울함 풀어줬을 텐데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선택을 해?”소은정의 설명에 김하늘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뛰어내려? 그게 무슨 소리야.”당황한 김하늘이 손으로 머리를 만지작거리고 손가락 끝에서 붕대의 감촉이 느껴졌다.당황한 얼굴의 김하늘이 해명을 이어갔다.“나... 정말 뛰어내리려고 한 적 없어.”엉엉 울던 한유라 역시 울음을 멈추고 멍하니 김하늘을 바라보았다.미간을 찌푸린 김하늘이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그냥 창가에 앉아서 바람 좀 쐬고 있었어. 그러다 배고파서 뭐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어지러워서 휘청했고... 그 뒤로는 기억이 안 나...”그제야 투신자살 소동의 진실을 알게 된 모두가 한숨을 내쉬었다.어지러워서 쓰러진 거였구나... 운이 나쁘게 밖으로 떨어진 거고...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야... 안 그럼 억울해서 어쩔 뻔했어.황당한 이유에 눈물이 쏙 들어간 한유라가 벌떡 일어섰다.“배고프지? 내가 식사 준비해 달라고 할게.”“나도 배고프니까 좀 많이 달라고 부탁해.”자연스레 김하늘의 곁에 앉은 소은정의 말에 한유라가 친구를 노려보았다.쟤는 가끔씩 보면 저렇게 눈치가 없다니까.“너도 같이 가!”의아해 하던 소은정은 소은해와 김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다 벌떡 일어섰다.“아, 그래. 같이 가.”한유라와 소은정이 병실을 나서고 소은해는 아무 말없이 김하늘을 바라보았다.이유야 어찌 되었든간에 다시는 김하늘을 혼자 두고 싶지 않은 소은해였다.밤새 그녀의 곁을 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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