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01 - 챕터 1010

2631 챕터

제1001화 악몽의 디저트

문이 열리고 소은정이 생글거리는 미소와 함께 마이크를 내려다 보았다.“안녕!”마이크가 귀여운 잠옷을 입은 채 쪼르르 달려갔다.“예쁜 누나다! 누나가 오늘 날 보러 올 거라고 내가 그랬거든요? 그런데 아빠가 안 믿는 거 있죠? 그러면서 나더러 일찍 잠이나 자라고... 아빠 말 안 듣고 일찍 안 자서 다행이에요!”마이크의 머리를 쓰다듬던 소은정이 케이크 상자를 들어보였다.“누나가 케이크 사왔다? 조금만 먹어...”마이크가 잔뜩 흥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마이크와 커플 잠옷을 입은 전동하가 방에서 걸어나왔다.방금 전에 샤워를 마쳤는지 머리는 젖어있고 항상 살짝 창백하다 싶던 얼굴에도 홍조가 살짝 올라있었다.머리카락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이 목선을 따라 쇄골에 맺히고 부드러움속에 섹시함까지 느껴지는... 평소에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그 모습에 소은정은 저도 모르게 그와의 뜨거웠던 키스를 떠올렸다.안 돼! 지금 뭐 하는 거야! 생각하지 마!고개를 살짝 흔들던 소은정이 미소를 지었다.“동하 씨도 케이크 먹을래요?”소은정이 올 거라곤 생각지 못했는지 전동하는 살짝 멈칫하다 바로 미소를 띄웠다.“이 시간에 어떻게 왔어요?”“당연히 내가 보고 싶어서 왔겠죠!”마이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어쩜 이렇게 귀여울까?소은정이 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당연하지. 우리 마이크 너무 보고 싶어서 왔지.”그 모습에 덩달아 전동하도 미소를 지었다.소은정의 말이 꼭 그에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마이크는 잔뜩 흥분한 채 케이크 상자를 열더니 소은정에게 한 조각, 자기에게 한 조각을 덜어주었다.접시에 담긴 케이크를 바라보는 소은정이 반짝였다.수십 억짜리 계약서를 볼 때도 뛰지 않던 심장이 디저트 앞에서 콩닥대기 시작했다.두 사람을 바라보던 전동하가 웃음을 터트렸다.케이크 한 조각에 두 사람 다 되게 좋아하네...그러던 도중...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낀 전동하가 마이크를 바라보았다.“아빠 거는 없어?”“아빠가 말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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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트라우마

소은정도 포크를 들어 케이크 한 귀퉁이를 콕 집었다.“다른 케이크보다 설탕이 덜 들어갔어요. 크림도 최대한 건강하게 만들었고요. 가끔씩 야식으로 이 정도는 괜찮다고요.”소은정의 말에 전동하도 미소를 지었지만 조심스레 포크를 내려놓았다.맛이 없진 않았지만 설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두 번은 먹고 싶지 않았다.소은정도 먹는 걸로 억지를 부리고 싶지 않아 트집없이 마이크와 함께 케이크를 전부 해치웠다.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취향이 존재하는 법이니까.잠시 후, 야밤의 식사를 거하게 마친 마이크가 양치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고 전동하는 웬일로 소파에서 그녀에게 작별인사를 마쳤다.별 생각없이 집문을 나섰지만 곧 휴대폰을 두고 온 걸 발견하고 소은정이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그런데... 거실 화장실에서 전동하가 가슴을 움켜쥔 채 토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설... 설마 케이크 때문에?소은정의 낯빛이 창백해졌다.하지만 그녀가 다가가기 전에 인기척을 느낀 전동하가 고개를 들었다.순간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지만 저 멀리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을 보고 곧 무슨 상황인지 이해한 듯 피식 웃었다.변기 위에서 일어나 냅킨으로 입가를 닦은 전동하의 눈동자는 핏발까지 선 상태였다.“놀랐어요?”“미안해요. 난 그냥 정말 장난으로 그런 건데... 알레르기까지 있는 줄은...”자신 때문에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에 가슴에 둔기를 맞은 듯 욱신거렸다.그녀를 향해 한 발 다가가던 전동하가 다급하게 손을 내밀었다.“아, 잠깐만요. 나 세수 좀 하고 올게요.”1분 뒤, 세수와 양치질을 마친 전동하의 눈에 여전히 죄책감 가득한 얼굴의 소은정이 들어왔다.“은정 씨 때문 아니에요.”하지만 고개를 숙인 소은정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나랑 상관이 없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알레르기 아니에요. 설탕에 알레르기가 있었으면 다른 음식도 못 먹는 게 많았겠죠. 그냥... 케이크 자체에 트라우마가 있어서요.”소은정이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들고 전동하는 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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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자고 가요

누군가 무조건적으로 내 편을 들어준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심장을 움켜쥐는 듯했다.너무 쉽게 얻은 이해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항상 지옥처럼 차가웠던 마음 속 한구석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순간, 온몸에 힘이 스르륵 풀리고 전동하의 눈시울 역시 붉어졌다.소은정을 살짝 껴안았던 전동하가 곧 그녀를 풀어주었다.“그게... 은정 씨가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 혼자 있다고 생각하니까 바로 구토가 나더라고요. 그러니까... 오늘은 안 가면 안 돼요?”순간 소은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자고 가라고?어제 방금 키스했는데 오늘... 자고 가라고?진도가 이렇게 빨라도 되는 거야?방금 전 전동하가 고통스럽게 토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무조건 개수작이라 생각했을 것이다.전동하를 홱 밀어낸 소은정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일찍 자요. 위장약 꼭 챙겨먹고요.”전동하를 흘겨봐 준 소은정이 집을 나섰다.진지한 분위기에서 그게 할 소리야?내가 나갈 때도 헤실헤실 웃기만 하고...하지만 계단을 내려오던 소은정이 발걸음을 멈추었다.아... 그 사람... 내가 곁에 있으면 나까지 더 슬퍼질 테니까 일부러 날 화나게 만든 건가? 그런 장난을 친다면 내가 바로 갈 거라고 생각해서?젠장...그녀의 성향을 완벽하게 파악한 그 남자, 마지막까지 바보처럼 그녀 생각만을 해주는 그 남자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다음 날 오전 SC그룹.어제 소은정이 SNS에 업로드한 영상은 퍼지고 퍼져 벌써 천한그룹을 배척하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어떻게든 재벌 2세들 사이의 모임에 끼고 싶었던 윤시라도 마지막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며칠 전 알게 된 사람들도 모두 그녀의 연락처를 차단했으니까.이른 오전,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소은정의 시야에 지팡이를 짚은 모습의 천한강이 보였다.며칠 사이에 많이 늙은 듯한 모습이었다.그리고 그 옆에는 화장기 없는 초췌한 낯빛의 윤시라가 서 있었다. 항상 요염한 분위기를 내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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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영상 지워

하지만 여기서 난리를 피우면 그녀에게 좋을 게 없으니 결국 고분고분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밖에 선 윤시라는 주위의 풍경을 둘러보았다.질서있게 오고가는 사람들, 아늑한 업무 공간...이렇게 큰 회사가 소은정 그 계집애 거라고?신포그룹에 있을 때 그녀는 뛰어난 미모와 몸매로 겨우 팀장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부대표인 허지호를 만났고 그 덕분에 신포그룹에서 진정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내가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소은정 넌 너무나 쉽게 내가 가진 모든 걸 빼앗아갔어...신포그룹에서 쫓겨난 그녀를 받아주는 기업은 당연히 없었고 허지호의 발끝에서 빌다시피해서 받은 해결책이 바로 한해그룹 신호민 대표의 연인이 되라는 것이었다.다시는...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한편 얼마 후 소은정이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고 우연준이 천한강에게 홍차를 따라주었다.홍차의 향긋함에 천한강의 표정이 살짝 풀어졌다.“그런 일로 직접 여기까지 오셨어요. 제가 괜히 죄송하네요.”소은정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작은 일이 아니잖니. 그 영상... 나한테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넌 모를 거다. 30년만에 만난 딸이 그런 애인 줄은...”천한강이 고개를 저었다.“사실 영상 자체는 찍은 지 꽤 됐어요. 사실 이런 용도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어제 우연히 만난 윤시라 씨가 제 험담을 퍼트리고 있더라고요. 아저씨도 아시겠지만 전 이제 SC그룹의 대표예요. 저에 대한 루머가 회사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아저씨도 아시겠지만 이 회사는 저만의 회사가 아니잖아요? 아버지의 노력의 결실이자 저희 가문의 가업이고 수많은 사람들의 일터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경고를 하고 싶었어요.”이렇게 말하는데 내가 어떻게 사정을 하면 좋을까...똑 부러지는 소은정의 모습에 천한강이 미간을 찌푸리고 소은정은 말을 이어갔다.“아버지도 말씀하셨지만 이건 저와 윤시라 씨 사이의 일이에요. 양쪽 가문의 회사에는 영향가지 않도록 처리할 거니까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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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거절할 수 있었어

한참 동안 소은정을 바라보던 천한강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니?”잠깐 고민하는 듯한 소은정이 입꼬리를 올렸다.“이렇게 하죠. 손호영 씨 이미지 세탁에 사용되는 돈은 윤시라 씨가 전부 지불하는 걸로. 그리고 윤시라 씨더러 우리가 어떻게 만났으며 왜 신포그룹에서 쫓겨났고 또 왜 저희 SC그룹에 그런 짓을 저지른 건지 전부 밝히는 사과 영상을 업로드하면 이 영상은 내리도록 하죠.”소은정이 이런 요구를 제기할 거라고 예상치 못한 천한강의 낯색이 살짝 어두워졌다.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닌가...소은정의 제안에 천한강이 침묵하자 그녀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이 일이 없는 일처럼 조용히 해결된다면 저희 SC그룹의 체면은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여론적으로도 피해자의 증거보다는 진심어린 사과 영상이 더 잘 막힐 겁니다. 그리고 손호영 씨한테 사용되는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을 겁니다. 뭐 정 못 내겠다고 한다면 그 정도는 제가 대신 낼 생각도 있고요. 제가 원하는 건 사과영상이니까요. 아저씨가 여기까지 오시지 않았다면 이렇게 타협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윤시라 씨 혼자였다면 아마 며칠이고 저 밖에서 절 기다릴 수밖에 없었겠죠. 아, 물론 이건 명령이 아닌 제안입니다. 거절하셔도 돼요.”제안임을 강조한 소은정이 미소를 지었다.어쨌든 영상이 더 퍼지든 말든 그녀에게는 별 영향이 없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똥줄이 타는 건 그쪽이겠지. 어디 한 번 선택해 봐.회사를 위해서라면 소은정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하지만 그럼 시라는... 영원히 이 바다에서 매장되고 말 거야...한참을 망설이던 천한강이 타협을 시도했다.“사과 편지로 대신하면 안 되겠니?”“글쎄요. 사과 편지는 대필이네 뭐네 말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이 일로는 흥정하고 싶지 않아요. 정 안 내키면 사과 안 하면 그만이니까요.”내가 원하는 건 윤시라 그 여자가 자기 주제파악을 제대로 하는 거예요, 아저씨...살짝 가시 돋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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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지나친 불만

천한강의 저택.천한강의 딸과 아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다.그들이 가장 두려운 건 결국 회사에까지 영향이 미치는 것. SC그룹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면 말 그대로 끝일 테니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가장 상석에 앉은 천한강은 어두운 표정으로 윤시라를 바라보았다.“시라야...”천한강의 목소리에 윤시라의 몸이 움찔거렸다.“아빠, 제가 직접 가서 그 여자한테 사과할까요?”“은정이 말로는 손호영 이미지 세탁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 모두 네가 부담했으면 좋겠다더구나.”윤시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네. 그럴게요.”“그리고...”망설이던 천한강이 결국 말을 이어갔다.“영상을 찍으라더구나. 네가 직접, 은정이와 만난 그날부터 한치의 거짓없이 전부 밝히라는 게 은정이 뜻이야. 네가 저지른 일에 대해 전부 사과한다면 영상을 내리겠다고 했어.”순간 윤시라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안 돼요. 그건 너무 심하잖아요. 그리고 왜 이 일에 다른 일까지 끌어들여야 해요?”윤시라의 말에 잠깐 동안의 침묵이 이어지고 천한강의 자식들인 천진수와 천진아가 서로를 바라보았다.“심하다고? 내가 볼 때는 양가의 체면을 위해 최대한 양보한 것 같은데.”천진아의 말에 천진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의 잔인한 수단에 대해서는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소은정이 정말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면 천한그룹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이건 저랑 소은정 그 여자 사이의 일이에요. 그리고 옛날 일까지 굳이 끄집어내는 이유가 뭔데요. 그 제안 받아들이면 안 돼요!”하지만 윤시라의 애원에도 천한강은 침묵할 뿐이었고 마음이 급해진 그녀는 오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오빠, 정말 이렇게 그냥 타협할 거예요? 그 여자, 난 물론이고 언니, 오빠, 아빠 그리고 우리 집안 전체를 우습게 보는 거라고요!”가족들만 내 편을 들어준다면... 더 강경하게 나와준다면... 소은정도 억지를 부리지 못할 거야.하지만 천진수의 어이없다는 미소에 윤시라의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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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회심의 킥

천진아와 천진수 역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동시에 일어섰다.2층으로 올라가기 전 집사에게 분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10분 뒤에도 아무 말 없으면 내보내세요. 내일 바로 기자회견 열어서 딸을 되찾았다는 말 전부 오해였다고 발표할 테니까.”워낙 어렸을 때 헤어진 터라 쌓은 정도 별로 없는 천진아, 천진수 남매에게 윤시라는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는 굴러들어온 돌이나 마찬가지였다.게다가 따로 알아보니 그 동안 해온 짓들이 그야말로 가관이었다.이대로 남겨두면 언젠가 그룹에 큰 해가 될 거야. 차라리 그전에 우리가 먼저 내치는 게 맞아.혼자 남겨진 윤시라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이렇게 버려졌다고? 내가?...SC그룹.소은정이 커피타임을 즐기던 그때 우연준이 태블릿을 들고 다가왔다.“윤시라 씨가 사과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한 시간만에 조회수가 10만을 넘었고요. 그리고 어부지리 격으로 손호영 씨의 이미지까지 좋아져 저희 신제품도 반응 좋을 것 같은데요?”일석삼조... 역시 대표님이셔!소은정 역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도준호 대표한테도 이 사실 전해요. 손호영 씨 곧 새 드라마 들어간다던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네.”우연준이 고개를 끄덕이고 소은정이 태블릿을 클릭했다.평소와 달리 청순한 차림의 윤시라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카메라 앞에 서 있었다.“저와 소은정 대표가 처음 만난 건 한 달 전 레스토랑에서였습니다...”울먹이는 목소리로 윤시라는 그 동안 저질렀던 역겨운 짓을 전부 실토했다.아마 조금이라도 숨긴다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지금 주동권은 완벽하게 나한테 있으니까.영상을 전부 확인한 소은정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영상에 달린 댓글수도 폭발적이었다.“윤시라 저 여자 정말 미친 거 아니야? 저 정도면 망상증인데?”“하... 간도 크지... 저런 짓을 어떻게 저지른대?”“호영 오빠, 때려요. 때려!”“신포그룹에서 쫓겨나고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나 같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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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천국인가?

회사일이 바쁘지 않을 때면 직접 현장에서 소품 배치며, 조명이며 사소한 사항까지 도움을 주었던 소은정 역시 덩달아 흐뭇해졌다.비록 아직 약혼식일 뿐이지만 초대한 하객들은 결코 적지 않았다.물론 최대한 조용하게 하고 싶다는 소은호, 한시연의 의견을 따라 언론에는 발표하지 않았고 초대장에 이름이 적힌 사람들만 참석하는 화려하면서도 조용한 약혼식이 만들어졌다.한유라와 심강열도 얼굴을 비추었지만 약혼 선물만 전하고 바로 자리를 떠버렸다.아마... 이것까지 지켜보기엔 아직 무리겠지.그 마음을 알기에 소은정도 굳이 강요하지 않았다.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대기실로 향했다.단아한 흰 드레스를 입은 한시연 위로 쏟아지는 조명 덕에 워낙 흰 피부가 투명하게 느껴졌고 얼굴에 걸린 맑은 샘물 같은 미소에 눈을 뗄 수조차 없었다.잠시 후, 식이 시작되고 하객들은 약혼 장소의 신비로운 인테리어와 아름다운 두 연인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소찬식은 워낙 새로운 걸 좋아하는데다 하객들의 칭찬도 끊이지 않으니 저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렸다.식이 끝나고 AI 로봇들이 서빙이며 안내를 맡아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그 중에는 소은정에게 직접 로봇 구매 루트에 대해 묻는 이들도 있었다.잠시 후.익숙한 차량이 정원 앞에 멈춰섰다.소은정이 미소와 함께 다가가고 AI 로봇이 차문을 열어주었다.“오늘의 VIP 손님을 모십니다.”마이크는 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로봇에게 시선을 빼앗겼고 그 뒤에 앉아있던 전동하가 아이를 번쩍 들었다.“얼른 내려! 창피하게!”고개를 돌린 마이크가 입을 삐죽 내밀며 고개를 홱 돌렸다.“흥, 친아빠 맞아?”“많이 바빴나 봐요? 왜 이렇게 늦었어요.”소은정의 말에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어두운 조명 속에서도 전동하의 눈동자는 맑게 빛나고 있었다.“미안.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마이크가 달려가 바로 소은정의 손을 잡았다.“예쁜 누나, 평소에도 예쁘지만 오늘은 유난히 이쁘네요.”오늘의 소은정은 그레이톤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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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뼈 때리네

예쁜 누나와 떨어지는 게 아쉽긴 했지만 어차피 곧 다시 만날 거란 생각에 잠깐 망설이던 마이크는 결국 예쁜 누나의 손을 놓고 안으로 뛰어들어갔다.하여간 애는 애라니까.전동하가 피식 웃었다.소은정이 마이크를 먼저 안으로 들여보낸 건 강서진이 왔다는 건 그 사람도 왔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역시나 고개를 돌리니 강서진 옆에 서 있는 박수혁의 얼굴이 보였다.꽤 오래만에 만나는 것이었지만 박수혁은 여전한 모습이었다.굳이 달라진 점을 찾자면... 워낙 차갑던 분위기가 더 냉랭해진 것 정도랄까?소은정 옆에 서 있는 전동하가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손의 온기가 심장까지 전해지고 방금까지 차갑게 식었던 마음이 다시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고개를 돌린 소은정은 전동하를 향해 싱긋 미소를 지은 뒤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강서진에게 말을 걸었다.“서진 씨, 바쁜 데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요? 요즘 거의 반연예인처럼 사시잖아요?”강서진은 전 와이프인 추하나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그녀가 고정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반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었는데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나름 인기 몰이 중이었다.“역시... 은정 씨는 여전히 독설가시네. 나 뼈 맞았어요.”강서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뭐, 재밌잖아요?”소은정의 여유로운 미소에 강서진의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박수혁 혼자 왔다가 괜히 깽판이라도 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오긴 했지만 소은정의 얼굴을 보는 순간 역시 후회가 밀려왔다.하지만 소은정에게 여전히 그의 나체사진이 있으니 반박도 할 수 없고 더 미칠 노릇이었다.저 흑역사를 어떻게 지워야 하지...강서진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박수혁은 차가운 시선으로 전동하, 소은정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그의 매서운 눈초리가 꼭 잡은 두 사람의 손에 살짝 멈추고 곧 별일 아니라는 듯 시선을 돌렸지만 누군가 심장을 쥐어뜯 듯 가슴이 욱신거렸다.“전동하 대표님, 거성 프로젝트도 이제 막바지네요. 해외 특허 신청, 전시회 참여에 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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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결혼에도 순서가 있는 법

사실 손을 홱 놓아버린 게 마음에 걸렸지만 농담을 하는 걸 보니 화가 난 건 아니다 싶은 생각에 소은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 그런 여자 아니에요.”그리고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한 소은정이 다시 슬그머니 전동하의 손을 잡았다. “동하 씨가 나랑 가장 잘 어울리는 파트너인데 내가 어디로 가요.”그녀답지 않은 닭살 멘트에 소은정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불빛이 어두워서 다행이야...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전동하의 입가에 미소가 실렸다.낯섬에서 익숙함으로 익숙함에서 친절함으로...그에 대한 소은정의 태도가 점점 바뀌고 있다는 걸 전동하도 느끼고 있었다.어느새 그의 세계로 더 깊이 발을 들이는 소은정을 바라보며 전동하는 왠지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한편, 전동하와 팔짱을 끼고 들어오는 소은정의 모습을 발견한 소찬식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다른 사람이 보기엔 형식적인 파티 파트너일지 모르겠지만 소찬식은 그게 아님을 알고 있으니 표정 관리가 더 힘들었다.두 사람의 사이를 딱히 반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허락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젊은이들의 연애란 불확실성이 많은 것.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헤어지겠거니 했는데 한 달이 지났는데도 헤어지긴커녕 더 다정해진 모습에 왠지 불안해졌다.이때 소찬식의 친구가 다가와 자연스레 그의 옆에 앉았다.누가 오는 줄도 모르고 소은정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한 친구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자식 키워봤지 소용없어. 은정이랑 전 대표 선남선녀에 잘 어울리는데... 이러다 다음 청첩장은 은정이 몫이겠어?”친구의 주책맞는 말에 소찬식의 마음은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은호 말고 은찬이, 은해도 있어. 은정이 차례가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무슨 소리야!”“하여간 은근히 보수적이라니까.”요즘 순서대로 결혼하는 집안이 몇이나 된다고.한편 소찬식의 마음도 착잡하긴 마찬가지였다.집안이면 집안, 외모면 외모, 성격이면 성격... 사람만 놓고 보면 눈 씻고 찾아도 찾기 힘든 최고의 사윗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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