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6화

이유영이 정국진의 조카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많은 이들이 그녀를 주목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니 이유영도 각별히 주변을 더 신경 써야 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유영이 잘 대처하는 것 같아 정국진은 안심했다.

이때 정국진이 다시 식탁 위로 전시 티켓 두 개를 올려놓았다.

“이번에 여기서 전시회 두 개가 열릴 거야. 이것도 박연준이랑 같이 가보면 어때?”

“뭘 이렇게 많이 준비하셨어요.”

“연인이 되기 위해 관심사나 세계관이 같은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난 여기서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해.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야 서로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겠니?”

음악회는 박연준의 취향이지만, 전시회는 이유영이 좋아하는 것이었다. 정국진의 배려를 깨달은 이유영은 크게 감동받았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킨 후, 먹먹한 심정을 애써 눌렀다.

“삼촌.”

“왜? 눈물 날 것 같아?”

“아니요. 눈물은 무슨.”

“아니면, 말고.”

정국진도 젊었을 적 한 인기를 했었던 남자였다. 여자가 감동받으면 어떤 표정을 짓는지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그러니 이유영이 아무리 표정을 숨겼다고 해도 정국진이 알아채지 못할 일은 없었다. 그는 삼촌으로서 언제나 이유영의 행복을 바랐다.

그날 밤, 이유영이 오래간만에 깊은 잠에 빠져든 것과는 달리, 강이한은 불면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마치 큰 돌덩어리가 가슴을 누르고 있는 듯 답답했다. 강이한은 결국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새벽을 맞이했다.

이때 진영숙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이한아.”

“무슨 일이에요?”

이유영의 신분을 알게 된 후로, 강이한은 아직 마음 정리를 못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자연스레 진영숙을 대하는 태도도 좋지 않았다.

강이한의 불만스러운 태도를 눈치챈 진영숙은 가슴이 갑갑해져 왔다. 매번 이유영과 연관만 되면 보여온 모습이긴 했으나, 그녀의 정체를 알아버린 이상 지적하기조차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진영숙은 모든 계획을 다시 짜고 장기전으로 돌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