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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난 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오직 장소월을 걱정시키기 싫어 한 말이었다.

어릴 적부터 소현아는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았을 정도로 공주님처럼 곱게 자랐다. 하지만 최근 2, 3년 동안 갖은 고초를 겪은 탓에 손등에는 화상 상처가 가득 뒤덮여 있었고, 부드럽던 손은 잔뜩 거칠어져 있었다.

그때 기성은이 다가와 말했다.

“아가씨, 시간이 다 됐으니 이제 가야 합니다.”

형사 한 명도 다가왔다.

“소현아 씨의 진술이 필요합니다. 죄송하지만 경찰서까지 같이 가주실 수 있을까요?”

소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소월아, 그럼 난 갈게.”

“그래.”

소현아는 아쉬운 감정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소월아, 나 혼자 가기 무서워.”

장소월이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벙긋거리자, 기성은이 말을 가로챘다.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경찰서에 따라가서 모두 처리하겠습니다.”

장소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되겠네요.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현아를 보호해 주세요.”

“당연하죠.”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본 뒤에야 장소월은 천천히 고급 리무진으로 걸어갔다. 경호원이 차 뒷좌석 문을 열어 주었다.

장소월이 허리를 굽혀 들어가 앉자 전연우는 레드 와인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

“마셔봐.”

장소월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롱 원피스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오랫동안 마시지 않았어.”

“괜찮아. 조금은 마셔도 돼.”

그는 검은색 셔츠 소맷자락을 걷어 올려 단단한 팔뚝을 드러냈다. 뼈마디가 뚜렷하게 솟아나 있는 손가락으로 잔을 잡으니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전연우... 나 알코올 알레르기 있어.”

그녀는 슬픔을 달래기 위해 술의 힘을 빌렸던 적이 있었다. 당시 술을 마시기 위해 매번 알레르기 약을 먹곤 했었다.

전연우가 손을 멈추었다. 그녀에게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그였다.

“왜 이제야 얘기하는 거야?”

“말할 필요 없었어.”

그녀가 말했다고 해도 그는 마음에 두지 않았을 것이다.

장소월은 예전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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