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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오늘은 분명 조용히 지나가지 않을 것이다.

헬기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 개인 전용기를 타려고 준비하던 그때.

장소월은 이유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왠지 오늘 이렇게 쉽게 떠나지는 못할 것 같았다.

진봉은 강영수가 앉아있는 휠체어를 밀고, 장소월은 그들 옆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비행기에 발을 들이려던 순간, 돌연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승객 여러분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모든 항공편 출발 시간은 10분 연착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갑작스럽게 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동시에 활주로 안 검은색 개인 비행기 모두가 움직여 그들을 에워쌌다.

장소월은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창백해졌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익숙한 그 롤스로이스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어 고급스러운 검은색 정장을 입은 전연우가 차에서 내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었다. 온몸에서 풍기는 살기는 마치 지옥에서 목숨을 거두러 온 악마의 몸에서 발산되는 것 같았다.

오늘은 분명 그와 인시윤의 결혼식 날이다. 그가 어떻게 이곳에 나타난단 말인가!

순간 장소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만면에 웃음을 띤 송시아가 몸에 달라붙는 레드 드레스를 입고 전연우의 옆에서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의 득의양양하고 오만하기 그지없는 모양새는 똑 닮아 있었다.

전연우는 차가운 얼굴로 손을 뻗어 장소월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장소월, 이쪽으로 와!”

전연우의 출현에 공포에 질린 그녀는 단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

송시아는 재밌는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팔짱을 끼고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강영수가 장소월의 손을 잡았다.

“가지 마.”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햇살에 눈이 부셔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진봉이 말했다.

“소월 씨, 도련님과 함께 먼저 가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 막아볼게요.”

장소월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봉을 바라보았다.

“당해내지 못할 거예요.”

그녀는 주먹을 꽉 말아쥐고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내가 너랑 가면 영수는 놓아줄 수 있어?”

목소리는 높지도, 낮지도 않고 마침 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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