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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장소월이 경계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왜 당신 말을 믿어야 하는데요?”

서철용은 고개를 숙이고 주름진 의사 가운을 툭툭 두드렸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다 했어요. 믿거나 잊어버리거나, 그건 소월 씨의 몫이에요.”

“전 확실히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없어요. 알다시피 나에겐 망설일 시간도 별로 남지 않았어요. 만약 장씨 집안에 대한 원한을 저에게 풀고 싶거나, 또는 저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면 잘못된 생각이에요! 예전 일은 더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아요. 장해진도 그렇고, 엄마의 사망 원인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안들 뭘 할 수 있겠어요? 살날이 반년도 남지 않은 사람이 뭘 할 거라 기대하는 거예요? 만약 엄마가 계셨다면, 엄마도 제가 지나간 일에 연연하는 걸 원하지 않으셨을 거예요. 전 30세도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됐어요. 장해진의 딸로 태어난 벌로 생각하고 있어요.”

장소월은 휠체어에 앉아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금 제가 원하는 건 바로 제 눈앞에 있어요.”

경호원이 재촉했다.

“아가씨,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이제 가야 합니다.”

장소월의 시선이 다시 서철용에게로 향했다.

“아버지가 남긴 엄마 사진첩 속에서... 엄마 옆에 서 있던 그 남자아이 말이에요. 당신이에요?”

서철용의 새빨간 입꼬리가 차갑게 말려 올라갔다.

“장해진은 그분의 사진을 갖고 있을 자격도 없어요. 또한 그분은 그때 소월 씨를 낳지 말았어야 했어요.”

장소월은 누군가 심장을 난타하기라도 한 것처럼 욱신거렸다.

“서철용 씨 당신은 몰라요. 자신의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말이에요. 만약 저였어도 흔쾌히 제 목숨을 버리고 아이를 낳았을 거예요.”

“아가씨,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장소월은 더는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서철용은 헬기에 오르고 있는 장소월을 향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장소월, 네가 정말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호텔 초원에선 한창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은 수많은 귀빈들로 꽉 차 있었고, 기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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