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19화

다음날 새벽, 장소월은 극심한 고통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목에서 진동하는 농후한 피 냄새에 그녀는 코를 막고 달려나가 슬리퍼도 신지 않은 채 화장실에 들어가 피를 토해냈다.

원피스, 바닥... 군데군데 피로 물들었다.

물로 씻으려 수도꼭지에 손을 댄 순간, 돌연 눈앞이 컴컴해졌다. 장소월은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세면대를 잡고 물로 핏자국을 씻어냈다. 그러고는 벽을 더듬거리며 침대 밑 가장 아래층 서랍을 열어 하얀색 약 두 알을 꺼냈다.

장소월은 힘없이 벽에 기댔다. 통증이 가시자 그녀의 시선 속에 다시 빛이 깃들었다.

이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어쩌다 가끔씩 숨 막힐 듯한 고통이 찾아오곤 한다.

이건 그녀의 병증이 더욱 심각해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간호사가 들어와 바닥에 뿌려진 피를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소... 소월 씨... 어떻게 된 거예요?”

도우미 아주머니가 소리를 듣고 들어왔다. 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틀어막고 어쩔 줄을 몰랐다.

“세상에.”

장소월은 혈색 없이 창백해진 얼굴로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마세요. 괜찮아질 거예요.”

“아주머니, 지금 몇 시예요?”

서보영은 얼른 다가가 장소월을 부축했다.

“다섯 시예요. 곧 날이 밝을 거예요.”

“네. 잠시 뒤 아이를 데리고 병원 뒷문으로 도망치세요.”

서보영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소월의 초췌한 얼굴을 보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강영수는 밤새 잠들지 못하고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금빛 햇살이 구름층을 뚫고 나와 하늘을 반쯤 물들였다.

이곳에선 서울시 가장 높은 건축물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성세 그룹이다.

강씨 집안은 처참히 무너졌다.

사고 후 깨어나 보니 모든 것을 잃은 상태였다.

강영수는 후회하고 있을까?

그의 가슴은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대답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피라미드 가장 꼭대기 위치보다 예전 실수로 잃었던 장소월이 훨씬 더 소중했다.

경호원이 다가와 말했다.

“도련님, 헬기가 도착했습니다. 출발하셔야 합니다.”

“그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