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 제941화 별다른 소식은 없지만 대표님이 살아있는 건 분명해

공유

제941화 별다른 소식은 없지만 대표님이 살아있는 건 분명해

작가: 나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전자는 그가 이해할 수 있었다. 젊고 혈기왕성한 성연신은 심지안을 잊지 못해 극단적인 방법을 썼을 것이다.

그러나 후자는 그저 어린애일 뿐이었다. 겨우 다섯 살짜리.

그는 어떻게 사람을 시켜서 이 어린애를 유괴하려고 했을까.

이건 법에 저촉되는 일이었다.

그는 그가 애지중지 키운 후계자가 이 끔찍한 꼴이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지팡이는 나무로 만들어서 맞으면 무척 아팠다. 고청민은 아파서 끙끙 소리 내며 옆으로 쓰러졌다.

그는 지금 별다른 수가 없자 이를 악물고 말했다.

“할아버지, 전 결백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성동철은 지팡이를 들어 그의 몸을 다시 몇 차례 호되게 때렸다.

한번 때릴 때마다 온 힘을 다해 쳤고 화가 났지만 그는 고청민이 잘못을 깨우쳤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고청민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당에 가두어 놓고 세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해라. 성씨 가문에는 이렇게 악독한 자의 집권을 허락하지 않는다!”

성동철은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차 몸을 바르르 떨며 하인을 시켜 고청민을 가두라고 했다.

“할아버지도 알잖아요. 제가 왜 한동안 성씨네를 참아왔는지에 대해서요.”

성동철은 고청민의 순진한 얼굴만 봐왔었기 때문에 확 변한 모습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너....”

“저는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반드시 복수할 거에요. 그가 내 좋은 꼴을 못 본다면 나도 그의 눈에서 피눈물을 나게 해줄 거에요. 성우주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그건 상씨네 가족이 잘못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에요.”

“입 닥쳐!”

고청민은 더 이상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사당으로 갔다.

---------------

늦은 밤,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빗물과 함께 휘몰아치는 바람에 심지안의 치맛자락은 흩날렸고 그녀는 젖은 도면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비밀 조직의 입구를 찾았다.

그녀는 추위에 얼굴빛이 하얗게 변했고 밖으로 드러낸 하얀 피부는 가라앉은 황혼 속에서 절정의 아름다움을 그려냈다.

장학수는 비밀 조직의 위치를 알고 있었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2화 중독

    밖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달빛으로 어렴풋이 보였다. 돌집은 어두컴컴했고 발밑은 울퉁불퉁해서 발을 잘못 디디면 넘어지기 십상이였다.심지안은 벽에 붙어 조금씩 걸음을 옮겼다.“삐걱삐걱--”발이 무엇을 밟았는지 삽 시에 천지가 무너지고 돌집이 심하게 흔들리며 무중력상태에 있는 듯했다.심지안은 벽을 짚고 구석에 웅크리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척 당황했다.위험이 가득할 줄 알았지만 성연신을 보지도 못하고 죽을 수는 없었다.큰 돌 하나가 사방에서 떨어지는 데다가 잘 보이지도 않았다. 큰 돌은 몇 번이나 심지안을 칠 뻔했고 심지안은 죽음의 문턱에 걸쳐있었다.“죽고 싶어서 작정했어요?”갑자기 거칠고 큰 손이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고 누군가의 차가운 향기가 온몸을 휩쓸었다.심지안은 그 사람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성연신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드디어 긴장이 풀렸다.“괜찮아요? 철수씨 말로는 당신이 다쳤다고 그러던데...”어둠 속에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바스락대면서 야시경을 그녀의 정교한 콧등에 걸어주었다.그녀의 시선이 확 트이면서 눈앞의 모든 것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심지안은 그제야 성연신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얼굴 왜 이렇게 빨개요?”성연신은 눈앞의 어린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중독되었어요.”“네? 무슨 독이요? 심각해요?”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하얗고 부드러운 손으로 그의 몸을 이리저리 만졌다.성연신은 근육들에 힘을 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어둠 속에서 욕정이 일렁거렸다.“만지지 마요.”성연신의 말에 심지안은 그가 정말 다친 줄 알고 고양이처럼 그의 몸속을 마구 파고들었다.옷감을 사이에 두고도 그의 몸에서 전해오는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심지안은 작은 손을 움츠리고 똘망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면서 물었다.“열나요?”“아니요.”성연신은 고개를 약간 숙인 채 그녀의 눈을 마주치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중독된 거예요.”“네?”심지안은 깜짝 놀랐다. 그녀가 어찌할 바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3화 당신은 나쁜 놈이지만 정말 잘생겼어요

    성연신은 그녀의 못된 짓을 막지 않았다. 그도 눈빛이 이상해져 색기가 돌았다.원래는 혼자 참으면서 돌집을 깨는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그녀가 왔는데 어떻게 참으라는 거야?그 누가 와도 못 참을 거다.심지안은 나쁜 생각을 하면서 침을 삼키며 말했다.“당신은 나쁜 놈이지만 정말 잘생겼어요.”그녀는 처음에 그의 얼굴에 반해버렸다.성연신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매혹적인 톤으로 말했다.“힘들지 않아요?”“괴로워요.”심지안은 그의 품에 푹 웅크리고 앉아 매력적인 눈빛을 보냈다.“더워 죽겠어요. 옷을 벗고 싶어요.”그녀는 진짜 자기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성연신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지금 날 꼬시는 거예요?”“아니에요. 아니에요. 헛소리하지 말아요.”심지안은 세 번이나 부정했다.“우리는 볼 거 안 볼거 이미 다 본 사이잖아요?”이 말이 성연신에게 강열한 화면을 불러일으켰다.그는 자신을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게 억제하였지만 심지안이 행동에 눈빛이 달라졌다.그는 품에 안겨 있는 심지안을 내려다보며 야한 말을 내뱉었다.“아니면 우리 서로 솔직해져요. 서로를 구해주는 거예요.”눈을 깜박거리던 심지안은 독소가 몸에 들어온 탓인지 잠시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우리는 사랑을 나누지 않고 서로 구해주기만 하는 거예요.”평소 같으면 뺨을 세게 때렸을 텐데, 지금은 달랐다.그녀는 정말 매우 괴로워 온몸이 불구덩이가 된 것 같았다.계속 버티야해. 방언니를 찾기도 전에 쓰러지면 안 돼.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마땅한 데를 찾지 못했다.“여기서요?”여기는 침대는 말할 것도 없고 그냥 누워만 있어도 떨어지는 돌에 맞을 정도로 목숨이 위협을 받는 곳이었다.성연신은 몸을 숙여 그녀의 가냘픈 목덜미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고 뜨거운 입김으로 그녀를 간지럽혔다.“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사각지대라 돌이 안 맞아요.”심지안은 목을 움츠리고 상기된 얼굴은 핑크빛 복숭아처럼 변했다.“서...서서요?”“네, 절 못 믿어요?”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4장 후사를 준비하자

    안철수는 밖에서 급히 서성거리며 성연신의 전화를 놓칠까 봐 폰을 계속 쳐다봤다. 잠시 후 돌집에 머리를 대고 마치 깡패처럼 소리를 들었다. “철수 형, 뭐 들었어요?”“그냥 들어갈까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좋겠어요.” “맞아요, 형 우리 쪽에 사람이 더 많으니 우리가 가는 게 대표님에게 좋을수도 있어요.”다른 사람들의 말에 안철수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뭉쳐야 산다고 했다. 심지안은 여자지만 대표님을 위해 혼자 뛰어들어 갔는데 사나이로서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안철수는 굳게 닫힌 돌집을 바라보며 마음먹고 움직이려 하는데 마침 휴대전화가 울렸다.“여보세요?”“나야 장학수.”“형님, 무슨 일이세요?”“심지안이 너를 찾았어?”“네, 이미 대표님에게 가셨어요. 근데 저희는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요. 제가 직접 들어가서 찾아야겠어요.”“그러지 말게 성연신을 방해했다가 너도 맞을 수 있어.”“성연신이 바보도 아니고 도움이 필요한다면 무조건 말했을 거야.” “어쩌면 안에서 심지안과 옛이야기하고 있을지도 몰라.”안철수는 믿음이 가지 않았다.“정말요? 근데 저는 대표님이 너무 걱정돼요.”“지시를 따라, 내 말이 틀림없을 거야.”‘그에게 일이 생겼다 해도 저승길을 외롭게 가지 않게 해 줄 거야.’안철수는 자신의 수염을 만지며 고민하였고 결국 장혁수의 말을 듣지 않았다. 대표님의 목숨보다 자신이 한대 맞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두 시간후 심지안은 땀에 듬뿍 젖은 채로 두 눈을 감고 성연신 품에 누워 있었다.가냘픈 몸은 껍질을 벗긴 달걀처럼 희고 부드러우며 매력적이었다.성연신은 눈동자가 다시 커졌다. 방금 그는 성욕을 풀었지만 이런 그녀를 보면서 성연신은 또 거절할 수 없었다.만약 피곤해서 잠들지 않았다면 그는 그녀가 자신을 유혹한 다는 것을 이유 삼아 그녀를 괴롭힐 수 있었다.그러나 성연신은 자고 있는 그녀를 못살게 굴고 싶지 않았다.그는 부드럽게 옷을 입혀주며 그녀가 달콤하게 자는 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5화 죽기 전의 징조

    민채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는 최선을 다할 거지만 대표님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녀가 마신 독은 오장 육부에 다 퍼져서 치료하기 어렵습니다...환자가 본인이 삶의 의욕은 매우 낮으니 의사가 치료하기 어려워요.”성연신은 입구에 서서 약한 숨을 쉬고 있는 방매향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파했다. 비밀 조직에 끌려 간지 하루 만에 그녀는 죽으려고 했으니 아마 두 번 다시 잡혀갈 것을 예상하고 자결했을 것이다.성연신은 눈을 감고 말했다.“그녀를 살려줘, 부탁해.”민채린은 머리를 끄덕이었다.“최선을 다할게요.”키가 190되는 사내 안철수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애원했다.“네 의술이 제일 좋은 거 알아. 예전 일은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내가 이렇게 빌게. 꼭 방매향 씨를 살려줘. 옛일은 묻어둬.”“...”민채린은 생각했다.‘이 자식 나를 뭐로 보고...’하지만 민채린은 알고 있었다. 안철수는 단순한 사람이었다. 그는 꿇는다면 꿇는 사람이었다.심지안이 깨어났을 때 옆에는 두 마리의 귀여운 큰 보더콜리가 둘러싸고 있었고 혀를 날름거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흥분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강아지들은 마치 '오랜만이야, 보고 싶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심지안은 멍해 있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그들의 머리를 만졌다.“원이 오레오...”“멍!”원이는 유달리 환하게 반응하였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열정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강아지들은 언제나 인간에게 열정적이다.심지안은 마치 격세지감인 기분이 들었고 갑자기 5년 전 선 씨 집안에 살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맞다. 그녀는 비밀 조식 돌방에서 춘약에 중독되어 쓰러진 것이 아닌가.“엄마, 엄마”성우주는 급하게 뛰어와서 심지안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빨리 저를 따라 오세요. 할머니가 깼어요. 엄마를 보고 싶어 해요.”심지안은 놀라서 신발을 신으며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성연신이 방언니를 구해왔어?”“맞아요. 근데 할머니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6화 송석훈의 방문

    방매향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도 무방했다. 민채린은 심지안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고는 말했다.“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요.”말을 마친 그녀는 문을 닫고 나갔다.심지안은 방매향의 손을 꼭 잡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그렇게 고통스럽지도 않고 마음이 홀가분하네요. 전 이미 살 만큼 살았어요.”방매향이 농담조로 말하며 달래주었다.힘들었던 삶에서 드디어 해방될 수 있다.단 한 가지 예상치 못한 것은 성연신이 위험을 무릅쓰고 비밀 조직으로 와서 자신을 구해주었다는 것이다.“그런 말 하지 마요. 괜찮아질 거예요. 채린 씨 실력 있으니까 치료해 줄 수 있을 거예요.”“치료 못 하는 거 다 알고 있어요.”산소호흡기를 쓴 방매향이 어렵게 말을 이어갔다.“전 오히려 그쪽이 걱정되는데요. 몸 잘 돌봐요. 시간 끌 수록 상황은 나빠져요.”“두통은 잔병인걸요. 휴식만 잘 하면 돼요.”“아니요. 의사 선생님 말씀이 다 맞아요. 지안 씨는 확실히 정신과 의사를 만나 봐야 해요.”심지안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정신상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을 싫어했다. 물론 시어머니인 방매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일이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별다른 방법이 있을까. 그녀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기에 반드시 성연신을 대신해서 진실을 말해야 했다.방매향은 심지안이 강인할 것이라고, 그렇게 쉽게 무너질 사람이 아닐 것이라 굳게 믿었다.“왜요? 어머님도 제가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심지안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네... 우리도 아무 이유 없이 이런 말 하는 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사탕 발린 말을 귀담아듣지 말아요.”심지안은 잠시 당황스럽고 막막했지만 어머님께서 하시는 말을 곰곰이 곱씹었다.“알겠어요. 정신과에 꼭 가볼게요. 그럼 어머님도 채린 씨 치료에 잘 협조하겠다고 약속해 줘요. 연신 씨나 우주나 모두 어머님을 필요로 해요.”방매향이 고개를 저으며 입을 달싹였다. 무언가 말하려 한 것 같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7화 살아있는 것이 능력이다

    성연신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밖이 시끌벅적하더니 송준이 사람들을 데리고 병실로 들이닥쳤다.송준의 음험한 얼굴에 득의양양한 웃음이 번졌다. 그는 옆으로 물러나 뒷사람들에게 길을 터주었다.하얀 트레이닝복을 입은 송석훈이 뒤에서부터 걸어 나오더니 거짓 웃음을 지으며 성연신을 응시했다.“초대하지도 않은 손님이 내걸 가져가는 건 무례한 행동이지.”“그러니까요. 만나고 싶으면 나한테 말 하지. 그럼 예약이라도 해줬을 텐데. 명문가 성씨 집안에서 요청하면 몰래 봐주는 거야 쉽지.”송준이 비아냥거렸다. 마치 비밀 조직에서 먼저 사람을 강제로 데려간 것은 까먹은 것처럼.성연신은 그들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조용히 병상 곁을 지키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창밖의 아름드리나무 그림자가 창 너머로 그의 옆얼굴에 드리워져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게 했다.병실 안의 다른 사람들도 기이할 정도로 조용했다.송준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안을 힐끗 보았다. 시야에 심전도 모니터의 직선이 들어오자 문득 섬뜩해졌다.“아버지... 그런데 부인이 좀...”송석훈이 냉소했다.“왜, 또 죽은 척하냐?”지금이 어느 땐데 아직도 이런 수법을 쓰나. 질리지도 않나?“아뇨... 진짜 죽은 것 같은데요. 심전도 모니터에 파동이 없어요.”송준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리가 후들거렸다.만일 방매향이 성씨 집안에서 죽은 거라면 그와 아무 관계가 없었지만, 비밀 조직에서 일이 생긴 거라면...송석훈이 멈칫하며 침대 곁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그는 방매향이 쥐 죽은 듯 조용히 침대 위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았다.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그녀는 조금의 화난 기색 없이 목석처럼 누워 있었다. 그는 믿을 수 없어 방매향의 맥박을 짚어보았다.그리고 심장박동이 없음을 확인한 송석훈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죽은 방매향의 손을 마구 흔들었다.“죽은 척 하지 마. 안 죽은 거 아니까 일어나 빨리.”멀쩡하게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이었다. 자신과 오랫동안 싸워왔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8화 닭만 봐도 토할 것 같아

    충직한 안철수가 막아서며 냉랭하게 말했다.“그쪽도 도망가면 안 되죠. 다음 차례는 그쪽이에요.”“웃기시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죽을 사람을 내가 무슨 수로 막아?”방매향은 자유는 잃었지만 비밀 조직에 오래 있으면서 아버지께서 먹고 마시고 입는 데 대해서는 부족하게 한 적이 없었다.오늘의 상황을 초래한 것은 그녀의 자업자득이 분명했다.“아직도 허튼소리 하네. 함부로 입 나불댄 후과가 어떤지 똑똑히 보여줄게.”“나가.”성연신이 갑자기 호통치며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노려보았다.안철수는 바로 행동을 멈추고 입을 다물었다.심지안은 성연신에게 잠시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주기 위해 얼른 눈물을 닦고 우주의 손을 잡고 나갔다....빗줄기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하염없이 주룩주룩 내렸다.심지안은 우주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우주는 깊은 밤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고 여전히 잠꼬대처럼 할머니를 중얼거리고 있었다.그러나 심지안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우주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고 조용히 방을 나왔다.빗물이 사정없이 발등 위에 떨어졌다. 심지안은 비를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맞으며 멍하니 먼 곳을 응시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잠시 후 심지안은 휴대폰을 켜 인터넷으로 사흘 뒤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예약했다....방매향의 발인 후, 비밀 조직과 성씨 집안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송석훈은 그 일 이후 크게 앓고 나서는 성씨 집안을 건드리지 않았다.송준은 정식으로 비밀 조직 사업을 물려받게 되었다.“그동안 그렇게 힘들었는데 비밀 조직은 당연히 제가 물려받아야죠. 아버지께서 전에 약속하기도 했고요.”송준에게 몸을 반쯤 기댄 임시연의 눈에는 악의가 가득 숨겨져 있었다.송준이 그녀를 밀어내며 느긋하게 커피를 홀짝 마셨다.“이런 거 저한텐 안 먹혀요. 전 임신한 여자한텐 관심 없거든요.”“이제 와서 발뺌하려고요?”임시연도 화가 났다.“지난번에 당신들 맞춰주다가 고청민한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그 닭똥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949화 정신과 방문

    송준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어떤 건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돼요. 시연 씨는 심지안에게 복수하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성연신을 아직 포기하지 못한 거예요?”임시연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긴장한 듯 태양혈에서 심한 박동이 느껴졌다.“포기하지 못한 거, 맞는데요? 왜 전 5년을 들여도 쟁취하지 못한 사랑을 심지안은 그렇게 쉽게 가질 수 있는 건데요?”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그 삶은 원만하다고 할 수 있다.지금 곁에 있는 사람도 자신에게 잘해주고 있었다. 비록 성연신처럼 눈빛은 차가웠지만.만일 그때 심지안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모든 것은 자신의 것이었다. 어쩌면 성씨 가문의 외손녀 신분까지도...그런데 어떻게 포기하겠는가?“그만하고 석환 씨나 잘 달래요. 그럼 이후에 당신은 고귀한 왕비가 될 텐데. 문제랄게 무엇이라고.”송준은 여자의 질투심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그저 임시연이 괜히 트집 잡아 일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오늘 그는 이례적으로 기분이 좋은 날이었기에 임시연의 말을 다 받아주고 있는 것이었다.“그럼 고청민은요? 절 도와서 어떻게 혼쭐이라도 내주면 안 돼요?”임시연이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을 안고 물었다.“고청민...”송준이 아래턱을 매만지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컴퓨터 화면을 임시연의 방향으로 돌렸다.“자, 고청민은 성동철에 의해 세움그룹의 주식을 뺏겼어요. 하루아침에 도련님에서부터 빈털터리가 되었는데, 이미 충분히 비참한걸요.”임시연이 시선을 컴퓨터로 돌렸고 곧이어 눈이 휘둥그레졌다.성동철은 오늘 아침 기자회견을 열어 고청민의 세움그룹에서의 모든 직책을 사임하고 주식의 대부분을 인수한다고 발표함과 동시에 심지안과의 혼약을 취소해 버렸다.보아하니 고청민이 한 짓을 성동철이 모두 알게 되었고 성동철은 그에게 완전히 실망한 것 같았다.순간 임시연은 한가지 생각이 떠올라 눈을 번뜩였다.그럼 이제 고청민에게 뒷배가 없는 것 아닌가.이제 함부로 설칠 수도 없겠는걸?심지안은 성연신

최신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1화 성청민

    흥분을 가라앉힌 후, 심지안은 자신이 5년 전 해외에서 살았던 작은 별장과 흡사한 곳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외부 경관이 달라 의아해하며 말했다.“5년 전과 똑같은 별장을 지었어요?”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다가 기침을 몇 번 하며 대답했다.“맞아요. 거의 차이가 없죠?”심지안은 방 안의 모든 물건을 둘러보며 고청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조금 부드러워졌고, 마치 그를 가족으로 생각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어떻게 하지원을 설득했어요?”그녀는 고청민이 하지원을 이용하여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것에 의아함을 감추지못했다.“한마디 했더니 바로 승낙했어요.”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하지원은 이처럼 온 마음을 다해 고청민을 따랐다.심지안은 복잡한 마음으로 물었다.“하지원 씨에게 미안하지 않아요?”고청민은 아무런 감정 없이 말했다.“보상해 줄 거예요.”‘보상? 어떻게 보상할 건데? 여자의 청춘을 어떻게 보상할 건데...’심지안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반박하지 않았다.하지원에게는 그저 사랑이었으니까...“밤새 아무것도 안 먹어서 배고프죠? 지안 씨가 좋아하는 비빔면을 준비해 뒀어요. 게살 비빔면이요.”고청민은 웃으며 심지안에게 말했다.“지안 씨가 분명 좋아할 거예요.”심지안은 배가 고파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식탁에 다가가기 전, 그녀는 게살 비빔면의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고청민은 게살 비빔면을 그녀 앞에 놓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먹어요. 제철 대게는 정말 맛있거든요.”심지안은 망설임 없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맛있었다. 커다란 게살이 면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를 더했다.고청민의 뜨거운 시선에 심지안은 불편해하며 말했다.“청민 씨도 먹어요. 나만 보지 말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을 들어 면을 집어 먹으려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침이 그를 멈추게 했다.연달아 몇 번의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점차 그의 가냘프고 쇠약한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기침이 점점 심해지자 그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0화 미친놈,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

    집에 돌아온 후, 성연신은 성우주를 재우고 나서 긴급한 회사 업무를 처리했다.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성연신은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어 고청민의 상황을 물어볼까 했지만, 숙면을 방해할까 봐 포기했다.다음 날 아침, 성연신은 일찍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었다. 그는 심지안이 오늘 세움의 신제품 출시 준비로 일찍 출근할 거로 생각하고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려 했다.이때 손이 미끄러져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주어 보니 액정이 나가 있었다.갑작스러운 실수에 그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깨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불안감이 스며들었다.성연신은 다른 휴대폰으로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부재중으로 받지 않았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성씨 가문으로 출발했다.성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성동철은 막 깨어나서 정원에서 산책 중이었다.성연신으로부터 두 사람이 지난밤 함께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직전에 했던 말이 떠올라 이마를 찡그렸다.‘그 녀석이 설마...’성연신은 성동철의 표정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하게 물었다.“어르신, 혹시 지안 씨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어쩌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어디죠?”“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크네.”성연신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무슨 말씀입니까?”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전에 했던 특별한 부탁을 성연신에게 말해주고, 동시에 고청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연신은 주먹을 꽉 쥐고 심지안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한참의 신호음 끝에 전화가 연결되었다.“지안 씨, 어디에 있어요?”“성연신 대표님, 접니다.”고청민의 평온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고, 성연신의 신경을 자극했다.성연신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 자식아, 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우리는 해외에 있어요.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고청민은 계속해서 말했다.“지안 씨를 며칠만 빌리는 셈이에요. 너무 무리한 일은 하지 않을 테니, 흥분하지 마세요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9화 아쉬움

    “네. 할아버지, 그러니 제발 막지 말아 주세요.”“지금 나와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거구나!”“할아버지, 용서해 주세요.”성동철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한순간에 십 년은 늙은 것처럼 보였고, 무력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천천히 말했다.“해외 전문가와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너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해라.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청민은 그의 고집을 읽고 눈을 깜빡였다. 긴 속눈썹이 갑자기 젖어 들었다.사실, 그도 할아버지와 몇 년 더 함께하고 싶었다.집에 돌아오니, 성동철이 연락한 해외 전문가로부터 답변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신의라 불리는 의사가 이미 고청민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청민은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성동철을 안심시키며 주제를 돌렸다.“할아버지, 해외로 며칠 다녀오고 싶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갔어요.”“안 돼. 네 몸 상태로는 그렇게 멀리 갈 수 없어!”성동철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아직 민채린의 스승에게 도움을 청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고청민은 말했다.“민채린이 해외에 있어요. 그녀가 옆에 있으면 할아버지도 안심하실 거예요.”“민채린?”성동철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그렇다면 민채린의 스승에게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거니?”“제 병에 대해 이미 채린이의 스승님께 여쭤봤어요.”“결과는 어땠니?”“스승님께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알려 주셨어요. 하지만 정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래요.”성동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결국,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래. 가고 싶다면 가도 좋아.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네 몸에도 좋을 거다.”게다가 민채린이 옆에 있으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 바로 떠나려고 해요.”“이렇게 갑자기?”“그냥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예요. 가고 싶을 때 가야죠.”고청민은 말하며 눈치를 보지 않았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8화 하지원에게 적합한 심장

    30분 후, 성동철과 고청민이 병실에서 나왔다. 성동철은 걱정스럽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의사가 병원에 며칠 더 있으라 했잖니? 왜 말을 안 들어? 적어도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 치료 시간을 늦출 수도 있다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은 햇살처럼 부드러워 보였다.“괜찮아요. 집에 있는 의료 장비로도 충분해요.”성동철은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집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집에 있으면 이 녀석을 더 볼 수 있잖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고...’성동철은 운전기사에게 차를 병원 앞에 대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는 병원 입구의 벤치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의아해했다.“지안이 여기 앉아 있지 않았니? 어디 갔지?”고청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고운 속눈썹은 한껏 아래로 드리워 있었다. 눈에 감춰진 복잡한 감정이 보이지 않게 덮여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지원이도 보이지 않네. 네가 전화를 걸어 연락해 봐. 이제 집에 가야 한다고...”성동철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청민에게 말하며,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계속 부재중이었다.고청민은 하지원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바로 말했다.“지원이 오빠가 찾으러 왔어요. 아마도 지안 씨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간 것 같아요. 저희 먼저 집에 가죠.”성동철은 방금 의사가 자신에게 따로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빨리 집에 가서 외국의 의료 전문가들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우리라도 먼저 가자.”‘성연신이 지안이를 데려갔을 수도 있어. 어쨌든 지안이는 다 큰 어른이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야.’넓은 승용차 안에서, 고청민이 갑자기 성동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죽으면 제 심장을 지원이에게 주세요.”어차피 죽으면 남겨둘 이유가 없으니,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덕을 쌓는 일일 것이다.성동철은 얼굴빛이 변하며 호통쳤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7화 날 원망하지 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하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인생을 바칠 수 있는 것은 아니야.”심지안은 사랑의 위대함에 감탄했지만, 그런 희생정신을 가질 수는 없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왜냐하면 난 인간미가 있고, 지안 씨는 없으니까요. 임시연이 당신 앞에서 죽었을 때, 살아있던 한 생명이 죽었는데도 지안 씨는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무관심했잖아요.”심지안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금까지의 무심한 태도를 거두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하지원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맞아요. 임시연은 내 아이를 훔치고, 내 남자를 빼앗고, 내 결혼을 망쳤어요. 게다가 여러 번 나를 죽이려고 했었죠. 이번에 죽은 사람이 임시연이 아니었다면, 다음번에 죽을 사람은 나일 수도 있어요. 지금 임시연이 죽어서 폭죽이라도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니까,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런 쉬운 소리 하지 마세요!”처음에는 임시연의 죽음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곧 심지안은 깨달았다. 임시연의 죽음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으며, 그녀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임시연은 살아서 더 많은 사람을 해치려 했기에 어쩌면 이렇게 죽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잠시 말을 잃었다.“지원 씨는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날 냉정하다고 생각해도 좋아요.”심지안은 하지원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원도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다. 심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로 들어가려 했다. 한 발을 내딛자, 하지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정말로 청민 선배를 도와줄 생각이 없는 거예요? 사람 하나 구한다고 생각해 줘요... 평생 고마워할게요.”심지안은 잠시 멈칫했지만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그건 도움을 청하는 게 아니라 도덕적 강요에요.”심지안은 친구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6화 잘 살아가기만 하면 돼

    성동철은 깜짝 놀라 지팡이도 잊은 채 급히 움직였다. 카펫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휘청거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집사는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남은 하인들은 손님들을 휴식 공간으로 안내했다. 연회 내내 활기찼던 분위기가 갑자기 혼란스럽고 긴장된 분위기로 바뀌었다.심지안은 찡그린 얼굴로 성동철의 뒤를 따라 고청민의 방으로 들어갔다.커튼은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못하게 꽉 닫혀 있었지만, 문을 열자 짙은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하인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전원 스위치를 켜자, 방 안은 갑자기 밝아졌다.우드톤 가구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옷들도 정리되어 소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심지안은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고청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심지안은 약간 열려 있는 화장실 문을 바라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때, 하지원이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다.“안에 있어요.”성동철은 떨리는 손으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바닥에는 붉은 핏자국이 가득했다.고청민은 욕조 안에 누워 있었다. 옷은 물에 젖어 축축하게 몸에 붙어 있었고, 두 손은 욕조 가장자리에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머리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입가에는 피가 묻어 있어 원래 창백한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보였다.고청민은 말라비틀어진 채 생기가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성동철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손가락을 고청민의 코 밑에 대어 보았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하인들에게 소리쳤다.“구급차가 일찍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빨리 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하인들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고청민을 욕조에서 꺼냈다.심지안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겁에 질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녀는 혼이 나간 하지원을 바라보았다.“청민 씨...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왜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린 건가요?”이 상황이 마치 자살을 암시하는 것 같았지만, 하지원은 그 말을 입 밖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5화 남겨진 이들의 그리움

    심지안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말 좀 해봐요. 정말 시연 씨가 죽길 바란 거예요? 시연 씨가 죽으면 속 시원할 것 같았냐고요!”변석환은 심지안에게 소리쳤다. 울부짖는 변석환의 두 눈은 심하게 충혈되어 무섭게 보였다. 그리고 그의 큰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변요석과 성연신이 먼저 달려왔다. 성연신은 심지안을 보호하며 변석환을 몇 걸음 뒤로 밀어냈다. 성연신의 행동은 냉담하면서도 약간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지안 씨 앞에서 임시연 그 여자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마. 다시 한번 실수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하하하! 살인범을 감싸고 도는 건가요?”변석환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맞아요. 시연 씨의 죽음에는 당신과 심지안 씨도 책임이 있어요.”“퍽!”변요석은 변석환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정신 차려. 임시연은 원래 죽어 마땅한 여자야! 더 이상 나를 창피하게 만들지 마!”변석환은 변요석을 바라보며, 맞은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원래 죽어야 했고... 맞아... 나를 속이고 이용했어... 죽어 마땅한 여자야...”하지만 변석환은 스스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 없었다.임시연이 죄를 지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변석환은 여전히 너무나도 힘들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다.변요석은 주변에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의식하며 분노를 억누르고 변석환에게 경고했다.“지금 당장 성씨 가문을 떠나. 네가 정신 차리고 지안 씨에게 사과할 준비가 되면... 그때 돌아와.”변석환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비틀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간, 사람들 사이로 문득 익숙한 그림자를 본 것 같았다.변석환은 그 그림자를 쫓아갔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변석환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고, 그제야 그것이 자신의 착각임을 깨달았다.살아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임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4화 우리 아이는 엄마를 잃었어요

    자책하는 심지안을 보는 성연신은 가슴이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임시연의 죽음은 지안 씨와 아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혼자 그런 생각 하지 마요.”심지안도, 성연신도, 그 누구도 임시연이 거기서 뛰어내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을 것이다.임시연이 심지안 앞에서 그리고 성원 그룹에서 죽은 건 심지안과 성연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겨주기 위해서였다.만약 제가 잘못되어 죽는다 해도 살아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하진 않을 테니까 그걸 노리고 뛰어내렸던 것 같다.성연신도 놀라긴 했지만 직접 본 게 아니니 그리 큰 충격은 받지 않았는데 문제는 심지안이었다.물론 임시연도 죽을 줄은 모르고 뛰어내렸겠지. 그냥 크게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감옥에 있는 것보단 나으니까 뛰어내린 걸 텐데 이렇게 죽어버려서 심지안만 힘들어하고 있었다.심지안은 공허한 눈으로 성연신을 보며 웃어보려 했지만 표정이 잔뜩 굳어있어서 웃는 게 우는 것보다 더 이상했다.“당신 말이 맞아요. 임시연은 천벌 받아서 죽은 건데 내가 기뻐하는 게 맞죠.”“그래요, 안 뛰어내렸어도 경찰한테 잡혀서 자유롭진 못했을 거예요.”성연신은 심지안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내가 지안 씨더러 임시연 잡아놓으라고 한 거잖아요. 귀신이 되어도 날 찾아올 거니까 지안 씨는 아무 걱정 하지 마요.”그때 오지석이 사실은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오려 했지만 임시연이 미리 눈치를 채고 송준에게 도움을 청할까 봐 성연신이 말렸었는데 임시연이 이렇게 극단적인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심지안을 절대 혼자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알겠어요.”긴장이 풀렸는지 심지안이 눈을 살짝 감으며 말했다.“나 아까 제대로 못 쉬어서 좀 잘래요.”“그래요, 내가 옆에 있을게요.”“네, 할아버지랑 우주한테는 나 병원에 있단 말 하지 마요.”“네.”가족들이 괜히 걱정할까 봐 신신당부를 하고서야 심지안은 침대에 누웠다.제 앞에 앉아있는 듬직한 성연신을 보니 안심이 되는지 그렇게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한편 성연신은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3화 자신을 지키는 방법

    그렇게 회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누구는 임시연을 구하겠다고 1층으로 달려 내려가고 누구는 창가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직 살아있어요!"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심지안은 사람들의 인영이 환영처럼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머리도 어지럽고 귀에 까지 이명이 들려 온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다.임시연이 뛰어내리는 결말을 예상해본적은 없었는데, 3층이 아주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낮은 층수도 아니었다.조금 정신을 차린 심지안은 사람들의 질책이 담긴 시선을 느꼈다. 그들은 저들끼리 수군대며 심지안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사모님도 너무 하시지, 어떻게 사람을 뛰어내릴 때까지 몰아붙여? 저러면 밤에 악몽 안 꾸나?""그리고 왜 자꾸 연다빈 씨한테 임시연이라고 하는 거야? 너무 간 거 아니야?""다빈 씨가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럼 사모님이 살인자 되는 거야?""다빈 씨가 귀신 돼서 사모님한테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있던 심지안은 이마에 힘을 주며 소리질렀다."내가 몰아붙인 거 아니고 본인이 뛰어내린 거야. 나랑 상관 없다고."심지안의 호통에 수군거림은 사라졌지만 그녀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매정했다.다들 "연다빈"에게 일이 생기면 심지안 책임으로 돌릴 준비가 되어있는 듯 싶었다.심지안은 애써 심호흡을 하며 현기증을 이겨내려 했다. 그리고 구급차를 부르려고 뒤를 돌 때 마침 이곳으로 뛰어오는 성연신과 오지석을 발견했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성연신이 빠르게 다가와 심지안의 어깨를 잡으며 주드럽게 다독였다."괜찮아, 내가 왔잖아. 내가 알아서 할게."속눈썹이 떨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던 심지안은 마침 다가오는 성연신을 보고 무슨 말이 라도 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시간이 조금 흘러 심지안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흰 벽과 소독약 냄새, 그리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성원 그룹 직원 자살 사건은 임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