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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Penulis: 일설연우
황귀비는 자리에 앉아 봉구안을 관찰했다.

봉씨 가문의 여식들은 하나같이 현명하고 단아하다고 소문이 났지만 이 정도로 미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봉장미가 가진 화려하고 귀티 나는 이목구비는 주변의 여인들을 평범하게 만들 정도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여자에게 황제가 과연 마음이 동한 적 없을까?

황귀비는 저도 모르게 불안감이 찾아왔다.

“황후마마, 며칠 전에 폐하께서 매일 저의 침소에 들러서 늦게까지 폐하를 모시느라 피곤하여 이제야 찾아뵙게 되네요. 송구합니다.”

그녀는 봉구안에게 대꾸할 기회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황후마마께서 폐하께 후궁들을 골고루 총애하라고 간언하신 덕분에 신첩도 드디어 쉴 시간이 주어졌네요.”

봉구안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황귀비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네. 앞으로 내 힘이 닿는 대로 자네가 쉴 시간을 많이 만들어 주지.”

황귀비는 여전히 우아한 미소를 유지한 채 말했다.

“황후마마는 참으로 현명하신 분이군요. 지난번에 두통이 발작했을 때, 약을 가져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폐하와의 신혼밤에 신첩이 두통이 발작하는 바람에 폐하께서 신첩의 궁으로 드셨었지요. 마마께서는 그런데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고 약까지 보내주셨으니 그 은혜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이렇게 선량하신 분이니 앞으로 행하는 모든 일이 잘되실 겁니다.”

봉구안은 싸늘한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착한 사람이 일이 잘 풀리는 건 모르겠고 악인은 무조건 벌을 받게 되는 법이지.”

순간 황귀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곧이어 그녀의 눈빛이 음침하게 변했다.

“다만, 신첩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신혼밤에 신첩 때문에 합방이 연기되었다고는 하지만 그후에도 폐하께서 영화궁을 방문하신 거로 아는데 왜 그때 기회를 잡지 않았나요?”

“그리고 폐하께 후궁 비빈들에게 총애를 나눠주라고까지 간언하셨다고 들었는데 폐하께서는 그 와중에 영화중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으셨지요.”

“왜 매번 황후께서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폐하의 총애가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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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en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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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16화쯤에서 다룬 비슷한 내용이 또 반복되는군. 밑 빠진 독에 돈 붓기가 되겠군. 얼른 하차해야겠군.
goodnovel comment avatar
류다경
자꾸 내용이 겹치네요. 수정 작업 좀 하시고 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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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4. 12. 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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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왕은 곧장 완부옥이 원하는 여자를 불러들였다. 그녀는 서왕부에서 일하는 여종이었다.그는 방 밖에서 한참 동안 떠나지 못했다.한 시진 후.안에서 물을 가져오라는 소리가 들렸다.이내 문이 열리고, 여종이 조심스레 나왔다.서왕은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들고 나온 것은 커다란 대야, 그 안에는 새빨간 핏물이 가득했다.서왕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부인은 괜찮느냐?”정충을 해독하려면 사람과 동침하는 것이 전부일 터.그런데, 이 많은 피는 대체…?여종은 겁에 질린 듯 몸을 떨며 대답했다.“부인께서… 너무 많은 피를 흘리셨습니다. 소첩은 부인의 옷을 갈아입히고, 목욕을 도와드렸을 뿐입니다…”서왕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이 여종은… 어디까지가 진실을 말하는 것인가.“정말로 목욕만 시킨 것이냐?”여종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습니다.”서왕의 미간이 깊이 찌푸려졌다.완부옥이 ‘여자를 데려오라’고 했던 말이… 해독과는 다른 의미였던 것인가?그 순간,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방 안에는 강렬한 피비린내가 가득했다.그리고 욕조 안, 젖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앉아 있는 완부옥이 있었다.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그러나 서왕의 발소리가 들리자마자,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촉촉한 눈동자가 가볍게 일렁였다.“무슨 일이세요? 제가 죽었는지 확인하러 오신 건가요?”그녀의 창백한 얼굴과 힘없는 목소리는,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오히려 유령처럼 보였다.서왕은 차갑게 말했다.“대체 여종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완부옥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그저… 저를 도와 몸 속 독들을 빼달라고 했을 뿐이예요.”서왕의 미간이 더욱 깊이 찌푸려졌다.정충의 모충이 죽으면, 즉시 독이 온몸으로 퍼진다.이를 막으려면, 온몸의 혈을 돌려 독을 모두 빼내야만 했다.하지만 이 과정은 극심한 고통을 동반하며,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그게 전부냐?”완부옥은 피식 웃었다.“아니면 뭐가 더 있어야 하죠?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10화

    “콱!”완부옥의 바늘이 서왕의 몸을 찌르는 순간, 그의 몸속에 있던 정충이 폭발하였다. 곧바로 서왕의 몸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서왕은 순간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마치 몇 달 동안 짓눌려 있던 무거운 짐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한 해방감이 밀려왔다.정충이… 드디어 사라졌다.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토록 자신을 괴롭히던 독이 이렇게 쉽게…그러나 바로 그때, 눈앞에서 완부옥이 마른 낙엽처럼 휘청이더니 앞으로 쓰러졌다.서왕은 즉시 그녀를 부축하며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냐?”방금 전까지 멀쩡하지 않았던가?그녀를 내려다보니 얼굴이 창백했고, 입술 사이로 아픈 신음이 새어 나왔다.그제야 서왕은 깨달았다. 부작용이었다.정충을 심으려면 반드시 자신의 몸에도 ‘모충’을 함께 심어야 한다.그런데 이제 그의 몸속에 있던 ‘자충’이 사라졌으니, 그녀가 무사할 리가 없었다.하지만 서왕은 정충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녀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목숨에 지장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는 주저 없이 명을 내렸다.“유화! 어의를 불러...”“그럴 필요 없어요.”서왕이 의사를 부르려 하자, 완부옥이 힘겹게 그를 저지했다.여전히 그의 품에 기대어, 뼛속까지 파고드는 듯한 고통을 애써 참으며 말했다.“그냥… 저를 눕혀 주세요. 잠깐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서왕은 마지못해 그녀의 뜻을 따랐다.완부옥은 자리에 눕자,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다.그녀는 서왕을 올려다보더니,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옷 안 입으셨어요? 저를 유혹하려고 그러시는 건 아니죠?”“…!”순간, 그의 몸이 굳었다.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빠르게 장막 밖으로 나가, 옆에 걸려 있던 옷을 주워들었다. 한 겹 한 겹 옷을 입는 손길이 빠르면서도 능숙했지만, 귓불이 살짝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그가 옷을 정리하는 동안, 완부옥은 아픈 감각을 잊으려는 듯 흐릿한 눈빛으로 과거를 떠올렸다.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어머니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09화

    유영은 서여국 사신 자격으로 입궁해 황제를 알현하고자 했다.그러나 황제와 황후는 외출 중이었고, 아직 궁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궁인들은 즉시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궁 안.황후가 부재한 궁에서는 녕비가 후궁의 대소사를 총괄하고 있었다.“서여국 사신이 찾아왔다고?”소식을 들은 그녀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그녀는 후궁의 일만 맡을 뿐, 국사에는 개입한 적이 없었다.‘이런 큰 상황을 내가 처리할 수는 없어.’ “당장 서왕 전화를 모셔오거라!”그녀는 최근 며칠간 겨우 여유를 찾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사신이 찾아오다니.또다시 궁중 연회를 준비하고 사신을 접대해야 한단 말인가?생각할수록 짜증이 치밀었다.이럴 때 황후가 없다는 게 원망스러웠다.‘이 궁궐이란 곳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구나!’서왕 역시 서여국에서 사신이 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그는 직접 나서서 유영을 접견했다.유영은 초조한 얼굴로 자신이 겪은 일을 설명했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주장일 뿐,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그럼에도 서왕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즉시 사람을 보내 실종된 사신단을 찾도록 명령했다.그제야 유영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그녀가 애타게 찾고 있는 사신들은 이미 이른 새벽에 성을 빠져나갔으며, 빠르게 말을 달려 이제는 황성에서 이백 리나 떨어진 곳까지 달아났다는 사실을 말이다.……밤이 깊어가고 있었다.서왕부완부옥은 대문 앞에 서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서왕이 마차에서 내리는 순간, 걸음을 멈추며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그 단아하고 정숙하던 여인이 정말 완부옥이 맞단 말인가?"전하~”완부옥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마치 사람의 혼을 빼앗을 듯한 요녀와도 같았다.방심한 순간, 그녀에게 푹 빠져 모든 걸 잃어버릴 것만 같은 기이한 매력이 있었다.서왕은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품었다.더군다나 그는 정충에 걸려 있었기에 그녀와 거리를 유지해야만 했다.하지만 완부옥은 더욱 매혹적인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08화

    봉구안은 황성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숙연과 관련된 진실을 밝혀야 했기 때문이다.소욱 역시 국사를 돌봐야 했기에,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갈라섰다.황성그날, 유영 모녀는 사신 자격으로 황성에 도착했다.객잔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던 그들은 다음 날, 뜻밖의 사건을 맞닥뜨렸다.이른 아침, 정희가 황급히 뛰어와 다급하게 외쳤다.“어머니! 어머니! 사람들이 다 사라졌어요!”유영은 눈을 크게 떴다.그들과 함께 온 사신단에는 남제의 대신들도 포함되어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한순간에 모두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유영은 급히 숙소 곳곳을 살폈다.그러나 방문을 열어볼 때마다 마주하는 건 텅 빈 방뿐이었다.정희의 얼굴이 새파래졌다.“어머니, 혹시 우리가 간첩으로 몰려 잡혀간 건 아닐까요?”유영은 숨을 고르며 마음을 다잡았다.“그럴 리 없다.”서여국과 남제는 동맹을 맺은 나라였다.남제가 사신단을 함부로 대할 이유는 없었다.그러나 그녀의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관청에 가야겠다. 당장 신고하러 가자.”관청관청의 아전은 유영 모녀를 이당으로 안내했다.이당은 심문을 벌이는 대당과 달리, 관리가 일반적인 업무를 보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었다.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사적인 곳이기에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합했다.관원들은 유영이 서여국의 특사라고 하자, 급히 응대하면서도 속으로 의아해했다.‘서여국에서 사신이 온다고 한 적이 없는데…?’관청 측은 그녀에게 국서와 통관 문서를 제출해 신분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그러자 유영은 답답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제게 그런 것이 있었다면, 애초에 이곳까지 오지 않았겠죠! 국서와 문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습니다!”서여국에서 출발할 때, 대신들이 국서를 잃어버릴까 염려해 그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보관했던 것이다.이 순간, 유영의 머릿속에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혹시… 그들이 서여국을 위협하려는 간첩이었던 건 아닐까?’관청 측은 그녀가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자 즉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이 일은 상부에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07화

    봉구안은 어머니를 똑바로 바라보며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유영이야말로 원래 유씨 가문의 장녀, 유녕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저의 추측일 뿐, 완벽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그녀의 가설은 ‘압명’이라는 미신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그러나 서여국 황제는 확신하고 있었다.이제야 나이가 맞지 않다는 문제도 해결된 것이다.황제는 봉 부인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전과 달리 한층 더 부드러워져 있었다.“너야말로 내 여동생이다. 유씨 부부는 너를 ‘대신 희생될 아이’로 삼아 유녕의 신분을 대신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끊어진 비녀…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자매임을 증명하는 유일한 단서다.”봉 부인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더 이상 분간할 수 없었다.봉구안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말했다.“남제로 돌아가면, 저는 이 사실을 더욱 철저히 조사할 것입니다.”그러자 황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그녀는 봉 부인이 남제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불안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때, 봉구안이 어머니를 바라보며 물었다.“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어머니께서 선택하셔야 합니다. 저와 함께 남제로 돌아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서여국에 남으시겠습니까?”봉 부인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갈등했다.지금까지 그녀는 남제로 돌아가기만을 간절히 원했다.하지만 봉구안이 말한 모든 이야기가 그녀의 머릿속을 온통 혼란스럽게 만들어버렸다.만약 정말 자신이 숙연이라면?그렇다면 서여국 황제는 그녀의 친언니였다.지금 황제는 위독한 상태였다.그녀가 떠나면, 다시 만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만약 이후에 신원이 확실하게 밝혀진다면?그때 후회해도 이미 늦을 터였다.황제는 묵묵히 봉 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은 조용하지만 간절했다.그녀에게 있어 봉 부인은 이미 숙연이었다.이 순간만으로도 평생을 기다려온 동생을 만난 것 같았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06화

    봉 부인은 충격에 휩싸였다.자신이 서여국 황제의 여동생이라니,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분명 그녀는 부모님의 친딸이었다.마을의 이웃과 친척들, 모두가 증언할 수 있을 터였다.그들은 그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켜보지 않았던가.그러나 봉구안은 차분히 한 장의 그림을 꺼내어 테이블 위에 놓았다.유씨 가문의 가족 초상이었다.“이 그림을 보면, 어머니께서는 외조부모님과 닮지 않았습니다.”봉 부인은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만약 내가 친딸이 아니라면, 부모님은 왜 나를 키운 것일까? 그리고 그 끊어진 비녀… 그것은 분명 유영의 것이 아니었던가?’혼란스러운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그때, 봉구안이 황제를 한번 쳐다본 후 입을 열었다.“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유씨 부부는 첫째 딸을 낳고 그 아이를 ‘유녕’이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유녕은 태어나자마자 몸이 허약했고, 밤마다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악귀에 씌였다’며, 원혼에 의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수군거렸다고 합니다.”봉 부인은 이 이야기에 익숙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 이야기는 들었어. 부모님께서도 내게 말씀하신 적 있지. 나는 마을의 산파에게 받아졌고, 부모님의 친딸이라고 했어. 어릴 적 병을 고치기 위해 여러 의원들을 찾아다녔다고도 들었지.”봉구안은 그녀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맞습니다. 유씨 부부는 딸을 살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의원들은 손을 쓰지 못했죠. 그러던 중, 마을의 한 무당이 아이의 병은 평범한 약으로는 낫지 않는다고 했다 합니다. 다른 생명을 바쳐 아이의 명을 대신해야 한다고요…”봉 부인은 황당하다는 듯이 되물었다.“그런 미신을 믿었다는 거니?”“네. 당시 조부모님께서는 절박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들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유녕’이라는 이름을 새겼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어요. 그때 조부모님께서는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외조부께서 과거 시험에 합격하며, 새로운 벼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05화

    침전 안.황제는 용포를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그때 정희가 방으로 들어서며 눈을 반짝였다.“이모님, 어디 가시려고요?”황제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지방의 수로를 점검하러 가는 길이다.”정희는 황제의 팔을 붙잡으며 능청스럽게 말했다.“이모님은 정말 백성을 위해 헌신하시네요!”“세상에 이모님처럼 성실한 군주가 또 있을까요? 그런데요, 아까 남제 황후를 봤어요. 그 자가 왜 여기에 온 거죠?”황제는 흔들림 없는 차분한 어조로 답했다.“남제 황후는 황제와 함께 변장하고 각지를 돌며 민심을 살피고 있다. 서여국에도 방문해 두 나라의 동맹을 논의하기 위해 온 것이다.”“아, 그렇군요.”정희의 눈이 반짝였다.“그럼… 황제 폐하도 같이 온 건가요?”그녀는 이모의 건강보다는 남제 황제의 행방에 더 관심을 보였다.그러나 정희는 알아채지 못했다.황제의 입술은 더욱 창백해지고 있었다.그때 모신 상궁이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황제 폐하, 마차가 준비되었습니다.”황제는 정희의 손을 가볍게 떼어내며 떠나기 전 당부했다.“너와 네 어머니는 궁에서 잘 머물며, 내일 남제로 출발할 준비를 하거라.”정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황제의 뒷모습을 배웅했지만, 속으로는 짜증이 났다.‘이모님은 황제가 왔는지 안 왔는지 말도 안 해 주고 그냥 가버리시다니!’그녀는 곧장 어머니에게 달려가 방금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남제 황후가 서여국에 왔다는 말을 듣자, 유영의 얼굴이 굳어졌다.“그 여자가 여길 왜 왔지? 혹시 언니를 찾으러 온 건가?”정희는 어머니의 팔을 꼭 붙잡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어머니, 그들 모녀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 이모님께서 우리에게 내일 출사 준비를 하라고 하셨어요. 이번 사절단 파견은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제 혼인은 물론이고, 어머니가 서여국의 황실 상인이 되어 각국의 교역로를 장악할 기회이기도 하잖아요. 지금은 다른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에요.”딸이 드물게 현실적인 판단을 하자, 유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맞아. 지금 그런 작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04화

    서여국 황제의 침전 “다들 물러가거라.” 황제는 신하들에게 명령한 뒤, 모신 상궁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봉구안을 들여라.” 잠시 후, 봉구안이 침전으로 들어섰다. 몸에 꼭 맞는 청색 협소포를 걸친 그녀는 냉정한 기운이 감도는 단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황제는 손짓으로 궁녀들과 내관들을 물리쳤다. 모신 상궁만이 남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았다. 봉구안은 곧장 침상에 누운 황제를 향해 직설적으로 물었다. “제 어머니는 어디 계십니까?” 황제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앉아서 이야기하지 않겠느냐?” 그러나 봉구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침상 위 황제를 꿰뚫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황제의 병세는 더욱 깊어졌고, 그녀의 얼굴에는 생기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봉구안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말했다. “황제께서 숙연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제 어머니가 그분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까?” 황제는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네 어머니는 내 부친과 많이 닮…콜록”그러나 그녀는 말을 채 끝맺지 못했다.갑작스러운 거친 기침이 터져 나왔다. 모신 상궁이 급히 앞으로 나서 황제의 등을 받쳐 주었다. 황제는 손수건을 입에 가져다 댔고, 붉은 피가 스며들었다. 황제는 겨우 숨을 가다듬고 봉구안을 바라보았다. “황후… 이리 와 보거라.” 그러나 봉구안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모신 상궁이 다급히 그녀를 보며 말했다. “황후 마마, 황제 폐하는 마마의 이모님이십니다!” 그 말에 봉구안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어머니가 숙연이라는 것은 그녀도 의심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기에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그런데 황제는 확신하는 듯했다. 그렇다면 이미 무언가를 알아낸 것일까? 황제는 힘겹게 손을 들며 말했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할 말이 있다.” 봉구안은 짧은 침묵 끝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003화

    봉 부인은 절망에 빠졌다.모신 상궁이 봉 부인이 의자에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황급히 그녀를 부축했다.“봉 부인, 괜찮으십니까?”유영 또한 놀란 척하며 다가왔다.“모신, 어서 어의를 불러! 갑자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시잖아!”얼마 지나지 않아 어의가 도착했다.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봉 부인의 상태는 점차 나아졌다.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공허했다.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깊은 혼란과 허무함이 서려 있었다.한편, 정희는 어머니 곁에서 봉 부인을 노려보았다.그녀의 눈빛 속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감히 입이라도 놀려 봐!’하지만, 설령 황제가 모든 것을 알게 된다 해도 무엇이 달라지겠는가?결국 자신과 어머니야말로 황제의 진짜 혈육이었다.이 늙은 여자는 그들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봉 부인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이만 저는 남제로 돌아가겠습니다.”모신 상궁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황제 폐하께 여쭙고 오겠습니다.”유영은 순간적으로 의심이 들었다.‘황제께서 왜 모신을 직접 보냈을까?’그녀는 황제가 봉 부인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곧 그녀의 의심은 사라졌다.황제는 봉 부인의 부탁을 쉽게 허락했다.봉 부인의 출궁 날.유영은 그녀를 직접 배웅했다.이별의 순간, 유영은 애써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가시는 길 안전하시길 바랍니다. 방금 전 편전에서, 제가 한 말이 너무 심했죠.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평생을 함께한 자매 아닌가요?”그러나 봉 부인은 더 이상 속지 않았다.“유영아, 스스로를 잘 돌보고, 이 곳에서도 잘 지내렴.”그녀는 단 한마디만 남긴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유영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그녀의 눈빛은 서늘했다.‘잘 돌보아야 하는 건 네 쪽이겠지.’서여국 황제의 침전.황제는 병상에 누워 있었고, 오양련이 그녀 곁에서 조심스럽게 말했다.“황제 폐하, 틀림없습니다.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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