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과 양딸: 진실이 드러난 뒤늦은 후회

친딸과 양딸: 진실이 드러난 뒤늦은 후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6
By:   유하청운  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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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걸린 양딸을 달래주기 위해, 부모님은 나를 절벽 끝에 매달아 놓았다. 집사는 내가 매달린 작은 나무가 곧 부러질지도 모른다며 그들을 말리려 했지만, 엄마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쌤통이야, 그러게 왜 현정이가 자는 걸 건드린 거야. 이대로 떨어져 죽는다면 운이 나쁜 거지!” 오빠는 그 옆에서 웃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이참에 사람이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기록해 둬야겠어. 분명 경찰들의 수사에도 도움이 될 거야.”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는 내게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제대로 혼나지 않으면 나중에 또 다른 사람을 괴롭힐지도 몰라!” 3일 후, 그들은 나무에 매달린 내가 생각난 듯 찾아왔지만, 난 이미 그곳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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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내가 죽은 지 사흘째 되는 날.절벽 아래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뉴스에 실렸다.각종 플랫폼에서 이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했다.심지어 내부 고발자가 나타나, 사망자가 10대의 젊은 여자아이인 걸 밝혔다.시체는 높은 곳에서 추락해 온몸이 여러 군데 골절되었고, 두 손은 잘려나갔으며, 동물에게 물어뜯긴 흔적도 있었다.부모님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이 뉴스를 보고 있었다. 특히 엄마는 눈시울을 붉히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정말 천벌을 받아야 할 악마네. 10대 소녀에게 이렇게 잔인한 짓을 저지르다니. 아이의 부모가 알게 된다면 얼마나 슬퍼할까...”이 말을 듣고 나는 엄마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엄마, 만약 죽은 사람이 나라면 그렇게 슬퍼할 거예요?’TV 속 뉴스는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었다.옆에 서 있던 집사인, 장현복은 절벽 쪽을 보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마치 무언가를 떠올린 듯했다.“사모님, 어젯밤 저희가 절벽에 찾아갔을 때 민영 아가씨께서 사라지셨는데,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요? 당장 경찰에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요?”내 이름을 듣자 엄마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신고를 왜 해! 그 계집애는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네. 그 계집애만 없었다면 우리 현정이는 분명 훌륭한 무용가가 되었을 텐데. 그 년은 살아 있어 봤자 문제만 일으킬 거야!”3년 전.주현정은 학교 폐건물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그녀의 다리는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가지게 되었다.무용가가 되는 것은 주현정과, 부모님의 가장 큰 꿈이었다. 그래서 주현정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내가 자기를 밀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그 일 이후로, 모두가 나를 미워하게 되었다.장현복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 일은 이미 오래전 일이니, 사모님께서도 이제는 화를 푸시는 게 어떨까요? 게다가 민영 아가씨는 사모님의 친딸이지 않습니까...” 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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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내가 죽은 지 사흘째 되는 날.절벽 아래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뉴스에 실렸다.각종 플랫폼에서 이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했다.심지어 내부 고발자가 나타나, 사망자가 10대의 젊은 여자아이인 걸 밝혔다.시체는 높은 곳에서 추락해 온몸이 여러 군데 골절되었고, 두 손은 잘려나갔으며, 동물에게 물어뜯긴 흔적도 있었다.부모님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이 뉴스를 보고 있었다. 특히 엄마는 눈시울을 붉히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정말 천벌을 받아야 할 악마네. 10대 소녀에게 이렇게 잔인한 짓을 저지르다니. 아이의 부모가 알게 된다면 얼마나 슬퍼할까...”이 말을 듣고 나는 엄마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엄마, 만약 죽은 사람이 나라면 그렇게 슬퍼할 거예요?’TV 속 뉴스는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었다.옆에 서 있던 집사인, 장현복은 절벽 쪽을 보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마치 무언가를 떠올린 듯했다.“사모님, 어젯밤 저희가 절벽에 찾아갔을 때 민영 아가씨께서 사라지셨는데,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요? 당장 경찰에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요?”내 이름을 듣자 엄마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신고를 왜 해! 그 계집애는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네. 그 계집애만 없었다면 우리 현정이는 분명 훌륭한 무용가가 되었을 텐데. 그 년은 살아 있어 봤자 문제만 일으킬 거야!”3년 전.주현정은 학교 폐건물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그녀의 다리는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가지게 되었다.무용가가 되는 것은 주현정과, 부모님의 가장 큰 꿈이었다. 그래서 주현정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내가 자기를 밀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그 일 이후로, 모두가 나를 미워하게 되었다.장현복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 일은 이미 오래전 일이니, 사모님께서도 이제는 화를 푸시는 게 어떨까요? 게다가 민영 아가씨는 사모님의 친딸이지 않습니까...”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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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내가 더 일찍 그들을 만났고, 더 일찍 부모님의 딸, 주영재의 여동생이 되었는데.주현정은 고작 눈물로, 손쉽게 내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빼앗아 갈 수 있었다.장현복은 엄마의 점점 더 화를 내는 걸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때, 주영재가 부검을 하러 오라는 경찰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더 이상 집에 있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그와 함께 경찰서로 갔다.부검실에는 여자 시체가 한 구가 놓여 있었고, 강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그 시체의 처참한 모습에, 시체를 자주 봐온 주영재도 숨을 들이마셨다.시체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흐릿했다. 들개 혹은 다른 짐승들이 시체의 얼굴을 갉아먹어 큰 구덩이만 남았다. 푸르스름한 두부 가루처럼 된 뇌의 잔여물이 시체의 까만 머리카락에 말라붙어 있었다.팔과 다리에는,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생긴 새로운 상처 외에도, 오래된 상처들이 있었다.화상 자국은 물론 날카로운 칼로 찔린 구멍들.이 모든 상처는 사망자가 얼마나 처참하게 죽었는지 보여주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살아 있을 때도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주영재는 깊게 한숨을 쉬고 내 시체를 능숙하게 살폈다.한참 후, 그는 입을 열었다.“여성, 나이 약 18세. 사망 원인, 고공 추락으로 인한 머리 중상과 내부 장기 모두 파손되었음. 그리고 사라진 두 손에는 뚜렷한 절단 흔적이 있어 타살이 의심됨.”보조는 그가 말한 내용들을 적으며 아쉬운 듯 말했다. “정말 안타까워요. 어린 나이에 그렇게 비참하게 죽다니, 정말 불쌍해요.”주영재는 장갑을 벗으려다 잠시 멈추더니 시체를 힐끗 본 후 날카로운 눈빛을 보였다.나는 알았다. 어쩌면 눈앞의 시체가 자신의 친동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인정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나는 그의 뒤를 따라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주영재가 집에 들어서자, 주현정은 애교를 부리며 달려왔다. “오빠, 왔어?”예전에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하던 주영재는 오늘 조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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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주현정은 내가 손버릇이 나쁘다며 여러 번 거짓말을 했기에, 그들은 가장 먼저 나를 의심했다.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자, 엄마는 내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결국 내 방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라면 한 봉지와 옷 두세 벌밖에 없었다. 이를 본 엄마는 눈살을 찌푸렸다.온 가족이 함께 식사할 때, 엄마가 이 이야기를 꺼냈다.“민영이 생활비는 분명 비서를 통해 송금했었는데 왜 방에는 유통기한 지난 빵밖에 없는 걸까? 게다가 옷장에는 제대로 된 옷 하나조차 없었어. 혹시 우리가 모르는 무슨 일이 정말 생긴 거 아닐까?”엄마는 의심스러운 태도로 묻자 주현정은 눈동자를 빠르게 굴리더니 새로운 거짓말을 꺼내기 시작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 옷이 적은 건 아마 학교 밖에 따로 지낼 곳이 있어서 그런 거예요. 언니는 학교에서 매일 다른 옷을 입고 다니거든요. 제 친구한테서 들은 이야기인데, 언니가 학교 밖의 양아치와 함께 사는 것 같아요.”엄마는 그 말을 듣고 혐오스러운 눈빛을 보였다.“이 썩을 년... 내가 괜히 걱정하고 있었던 거네! 도대체 왜 이렇게 말썽을 부리는 거야!”“어쩌면 또 어딘가에 몰래 숨어서 나쁜 짓을 벌이고 있을지도 몰라!”엄마가 화를 내며 소리치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주민영 씨의 가족이신가요? 경찰입니다. 오셔서 시신을 확인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엄마는 잠시 놀라더니 곧 핸드폰에 대고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이 썩을 년이 날 속이려고 경찰인 척을 해? 너희들 정말 담도 크구나! 그렇게 잘났으면 죽는 척이 아니라 차라리 죽어라 그래!” 엄마는 상대방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주현정은 급히 다가와서 착한 아이인 척 연기했다.“엄마, 언니한테 진짜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닐까요? 가서 확인해 보는 것도...”엄마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뭘 확인해! 그 년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도 모르겠어?”‘그래,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당신들이 가장 잘 알잖아.’집에 돌아온 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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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내 손에 어느새 작은 칼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엄마는 화가 나서 온몸을 떨며 내 얼굴을 한 대, 또 한 대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대여섯 번 뺨을 때린 후, 엄마는 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현정이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거야? 질투도 적당히 해야지!”엄마는 여태껏 한 번도 내게 이렇게까지 화낸 적이 없었다. 어쨌든 나는 그녀가 늘 원했던 딸이기 때문이다.나는 엄마의 이런 태도에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손을 뻗어 코피를 닦은 뒤 일어나 설명하려 했지만, 아빠가 발로 나를 차버렸다.그리고 주영재는 나를 강제로 주현정 앞으로 끌고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명령했다.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울부짖었다.“분명 내가 아빠 엄마의 친딸이고 주영재의 친동생인데, 왜 다들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거예요!”나는 이를 악물고 온몸이 떨렸고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흐르기 시작했다.여섯 살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억울한 일을 셀 수도 없이 많이 겪었기에 이미 그런 삶에 익숙해졌다.그러나 지금처럼 절망적인 순간은 처음이었다.엄마는 눈을 부릅뜨며 나를 쳐다보았다.“너를 믿으라고? 현정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다쳤는데 도대체 뭘 믿으라는 거야!”“현정이가 어떤 아이인지 엄마가 제일 잘 알아. 그런데 네가 그동안 현정이를 괴롭히고 따돌린 걸 우리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니?”“솔직히 말할게!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은 바로 널 다시 데려온 거야!”“차라리 밖에서 죽게 내버려 뒀으면 좋았을 텐데!”그 말을 듣자 내 몸은 차갑게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과거, 나는 양어머니 집에서 마치 하인처럼 살았다.매번 학대를 당하고 벌을 받으며 욕을 먹었을 때, 나는 늘 부모님과 주영재가 나타나 나를 구해주기를 기대했다. 어쩌면 그들이 나를 보호해 주고 위로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내가 줄곧 기다려온 사람들은 모두 내 곁에 있었지만 내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그들 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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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주영재는 멍하니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부검 결과가 나왔어요. 그 죽은 아이가 주민영이에요.”그 말을 들은 순간, 부모님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엄마는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 없어. 뭔가 잘못된 걸 거야, 그냥 동명이인이겠지!”엄마는 믿을 수 없었고, 믿고 싶지 않아 했다.그녀가 직접 나를 절벽에 매달아 죽게 만들었으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그녀가 자기 친딸을 죽인 셈이었다.주영재는 굳은 표정으로 엄마의 말을 무시한 채,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않고 차 키를 쥐고 집을 나섰다.그러자 엄마도 급하게 따라나섰다.이미 경찰서로 가는 중이었지만, 엄마는 여전히 못 믿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세 사람의 표정은 모두 어두웠고, 결국 아빠가 먼저 입을 열며 침묵을 깼다.“영재야, 네가 그 시체를 부검했다고 했지? 정말 주민영이 맞아?”“절대 아닐 거야!”엄마는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 “분명 다름 사람들과 짜고 치고 우리를 속이려는 걸 거야. 주민영은 늘 이런 식으로 우리 관심을 끌려고 했잖아. 여보, 그새 잊은 거야?”“영재야, 안 그러니?”엄마는 주영재를 통해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듣고자 했다.그러나 주영재는 조용히 차 안에 앉아 얼굴을 굳힌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는 분명 뭔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왜 내가 자기 친동생의 시체조차 알아보지 못한 걸까?’경찰서에 도착한 뒤, 주영재와 인사를 나눈 경찰은 엄마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말했다.“혹시 당신이 방금 딸더러 죽어버리라고 했던 분이신가요?”엄마는 잠시 멈칫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꽉 깨물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경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고 앞장서서 안내했다.공중에 떠 있던 내 영혼은 그들의 뒤를 따랐다.경찰서로 가는 길 동안, 엄마의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마지막 문 앞에 다다랐을 때, 나는 엄마가 긴장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결국 아빠가 그 문을 열었다.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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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나는 엄마 옆에 떠다니며 그녀의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바라봤다.“엄마가 잘못했어, 진짜 널 죽게 할 생각은 없었어...” “그저 네가 말 잘 듣기를 원했을 뿐이야... 네가 혹시나 나쁜 짓을 할까 봐... 엄마가 했던 말은 모두 진심이 아니었어... 정말 진심이 아니었어...”지금 내 시체가 누워 있는 와중에도, 엄마는 여전히 내게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참 우스웠다.그들은 나를 이 도시에서 가장 좋은 묘지에 묻고, 엄청난 돈을 들여 장례식을 치렀다.그렇게 하면 나에게 준 상처가 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아빠는 내 장례식에 다른 사람을 초대하지 않았다.모든 절차는 그들 셋, 그리고 마지못해 온 주현정만이 참석했다.엄마는 끝까지 내 유골함을 품에 안고, 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안고 있는 것처럼 얼굴을 살짝 대고 눈물을 흘렸다.모든 절차가 끝난 후, 엄마는 내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혼잣말을 했다.“오늘 해질 때까지 민영이와 함께 있어주자. 마지막 길이라도 잘 배웅해 줘야지.”“하지만 저녁에...” 주현정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입술을 내밀었지만, 엄마의 날카로운 시선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주현정은 고개를 돌려 억울한 표정으로 아빠를 보았지만, 아빠는 한숨을 내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또 같은 표정으로 주영재를 보았지만, 주영재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 듯했다....고지훈은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알게 된 사람이었다. 그는 비틀거리며 집에 뛰어들어왔다.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영재의 팔을 붙잡으며, 주영재 입에서 모두 거짓말이라는 말을 들으려 했다.결국 그는 아무 말 없이 무릎을 꿇더니 머리를 움켜잡고 흐느끼기 시작했다.처음 돌아왔을 때, 내가 생각했던 집과 너무 달랐기에 나는 매일 숨어서 몰래 울곤 했다.한 번은 뒷마당에 혼자 숨어 있었을 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그는 내게 인형을 건네주더니 웃으며 물었다. “다 큰 사람이 왜 아직도 울고 있어?”나는 그가 어릴 적의 소꿉친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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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집 안은 슬픈 분위기에 잠겨 있었다.난 한 번도 그들이 나 때문에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정신을 놓을 줄은 몰랐다.아빠는 회사에 가지 않았고, 오빠는 장기 휴가를 냈고, 엄마는 매일 내 방에 앉아 그 쓸쓸하고 빈방에서 무엇이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뒤적였다.그러나 내 물건은 정말 형편없이 적었다.눈에 보이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정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그러나 예상밖으로 엄마는 내가 살아 있을 때 사용하던 핸드폰을 발견했다.그것은 내가 지하실에 갇히기 전, 실수로 침대 밑에 떨어졌던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절벽에 매달리게 됐다.엄마가 내 핸드폰을 보더니 뭔가 떠오른 듯,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핸드폰을 충전하고 전원을 켜더니 하나씩 천천히 열어보기 시작했다.만약 내가 살아 있었다면, 나는 절대로 아무에게도 내 핸드폰을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난 이미 죽었기에 엄마를 막을 수 없었다.엄마는 뜻밖에도 내가 주현정과 나눈 채팅 기록을 확인해 보았다.주현정이 내게 보낸 메시지를 제외하면, 내 채팅 기록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그러나 주현정이 보낸 메시지에는 내가 맞고, 괴롭힘 당하는 사진과 영상이 가득했다.엄마의 얼굴이 눈에 띄게 창백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사진과 동영상들을 확인했다.“아니야. 아니야!”사진을 넘길 때마다, 엄마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마지막 영상을 확인하려고 클릭한 엄마는 3초도 보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어떻게 이런 일이...”“왜, 왜...”주영재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방으로 들어와, 엄마가 쥐고 있던 핸드폰을 빼앗아 확인해 보았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영상 속의 나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상반신은 벌거벗은 상태로, 목에는 종이로 만든 표식이 걸려 있었다. 종이에는 ‘나는 X년’이라고 크게 적혀 있었다.그리고 내 뺨을 때리며 날 짓밟은 사람은 바로 주현정이었다. 화면 속의 주현정은 더 이상 예전의 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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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은 목이 졸리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두려운 눈빛으로 주영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하려 애썼다.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우스웠다.‘너한테도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주현정이 곧 질식되기 직전, 갑자기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아빠가 문을 열자 문 앞에는 경찰들이 서 있었다. 맨 앞에 서있는 경찰이 체포 영장을 들고 있자, 아빠는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경찰들은 곧 거실에 앉아 있던 주현정을 체포했다.“주현정 씨, 당신을 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 물론 필요하시다면 변호사를 고용하셔도 좋습니다.”숨을 헐떡이고 있던 주현정은, 그 말을 듣고서는 당황한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외쳤다.“엄마, 살려줘요!”주영재는 궁금한 듯 물었다. “이 형사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주현정이 살인을 저지르다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경찰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주현정 씨는 주민영 씨를 살해한 혐의를 가지고 있습니다.”알고 보니 경찰이 나를 죽인 살인자를 잡았던 것이다. 그 살인자는 자신의 형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주현정에게서 돈을 받고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밝혔다.이 말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엄마는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소리쳤다. “주현정! 도대체 왜 그랬어! 이 살인자야!”아빠도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주현정을 향해 손가락을 겨누며 노발대발했다.“우리 가족은 10년 넘게 널 아껴줬는데, 도대체 왜 민영이를 죽인 거야!”주현정은 이제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었는지, 갑자기 험상궂은 표정을 보이며 웃기 시작했다.“왜냐고? 그 년은 납치되었으면 곱게 죽어버리지 왜 다시 돌아오고 난리야! 그 년이 먼저 돌아와서 내 것들을 빼앗으려 했잖아! 난 그 년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잤어! 그 년이 죽어야 내가 마음 편히 살 수 있거든.”“그 멍청한 년은 죽기 전까지 당신들이 구해주길 기다리고 있었거든. 그런 멍청한 년은 살아있어 봤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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