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하는 소리와 함께 금빛 종도 그대로 부서졌다.그 장면을 본 어린 스님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흑용 한 마리와 1대 1로 싸워도 상대하기 어려웠는데 두 마리나 있으니 말할 필요도 없었다.어린 스님이 허우적거리며 일어섰고, 입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를 감싸고 있던 불광은 점점 어두워지더니 곧 사라졌다.“대단해. 너희 둘은 인간형으로 변할 수 있지?”어린 스님의 말이 떨어지자, 흑용 두 마리는 순식간에 검은 가운을 입은 두 키 큰 남자로 변했다.키는 최소 2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어차피 싸워서 이길 수 없으니 싸우지 않겠다! 다음 기회에 다시 시도하지!”어린 스님이 순식간에 도망쳤지만, 두 남자는 뒤쫓지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어린 스님이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처참한 그의 모습을 보고 이선우가 얼른 그를 부축하며 체내에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이어 단약 몇 개를 꺼내 그에게 복용시켰다.“어떻습니까?”이선우가 물었다.어린 스님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답했다.“강합니다. 두 흑용이 한 쌍으로 싸우는데 제가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은 아니었습니다. 치사해요, 2대 1로 싸우다니... 하지만 이 시주님께서 상대하신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어린 스님의 말을 듣자, 사람들의 시선이 이선우에게로 쏠렸다.일부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고 일부는 옆에서 비웃고 있었다.“땡중! 지금 장난해? 이 녀석은 지나가는 개처럼 약해 보이는데 정말 저 안에 있는 놈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지금 우리를 무시하는 거야?”“그러게! 우리 중에는 10년 넘게 시도한 무서운 사람도 있어!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라 우리는 지금까지 피와 살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야. 너희 둘은 딱 봐도 금방 온 친구들 같은데, 아직 장천산의 사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네.”“거기 젊은이, 자네들의 실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저 안에 있는 존재들의 실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네. 목숨을 헛되이 버리
이선우가 몸을 돌려 어린 스님의 옆으로 돌아왔다. 그 순간 옆에 있던 사람들의 태도와 안색은 모두 예전과 사뭇 달라져 있었다.특히 이선우를 얕보고 비아냥거리던 그 몇 사람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그들은 꿈속에서조차도 이선우의 실력이 이렇게 무서울 줄은 몰랐다. 그들은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아온 사람들이었다.그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은 다양한 강자와 다양한 요괴를 보았지만, 이선우와 같은 강자는 본 적이 없었다.이선우가 내지른 두 검은 기괴해서 아직 믿을 수가 없었다.평범하기 그지없었고 심지어 어떠한 위협도 느끼지 못했는데 검은 도포를 입은 남자는 그렇게 패배했다.흑용의 패배는 아직도 믿기 어려웠다. 그의 실력이 어떤지, 얼마나 두려운지 모두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이 생각하기에 뭇매를 맞는 사람은 무조건 이선우였고, 이선우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남자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벗어나 놀라움을 안겨주었다.이선우는 검 한 번으로 남자를 패배시켰다. 이선우가 정말 남자를 죽일 생각이 있었다면 그 남자는 이미 두 번이나 죽었을 것이었다.정말 너무 터무니없는 일이었다.“선배님. 저희가 눈이 멀었었나 봅니다.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화풀이를 원하신다면 죽여주세요. 절대 불평불만 하지 않겠습니다.”몇 사람은 지금 마음속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이선우의 경지를 간파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은 조금 전 두 검이 이선우의 전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었다.즉 이선우의 실력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서울 것이었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들은 살려달라고 애원하지 않았다.지금까지 오랫동안 살아오며 지금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비굴하게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이선우가 정말 그들을 죽이려 한다면 그들은 반격할 능력도 없이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그들은 자신들이 먼저 이선우를 건드렸음을 인지하고 있어 자신들의 행동에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이선우를 경계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모든 사람이 손에 든 잔을 들고 깔끔하게 술을 비웠다.사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장천산을 뚫는 것에 희망을 품지 않았다. 오랜 세월 동안 그들 중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선우는 그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었다. 비록 이선우와 어린 스님과는 이제 막 알게 된 사이였지만 이선우는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이선우와 잘 지내는 것은 결코 그들에게 나쁜 것이 없었고 그들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선우를 돕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이선우가 장천산을 성공적으로 통화한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처음부터 이선우도 이런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굳이 속내를 감추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여러분, 저와 스님은 이곳에 처음으로 오는 것이라 이곳, 특히 소용돌이 안에 있는 수비자들의 실력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알고 계신 정보가 있으시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록 다른 건 보장하지 못하겠지만 함께 장천산을 뚫겠다고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솔직하게 말씀해 드린다면 여러분들이 이전에 봤던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절세미인이 제 부인입니다. 그녀의 남편으로서 절대 뒤처져서는 안 되죠. 그녀도 자신만의 실력으로 장천산을 뚫었는데, 남자가 돼서 이것도 못 뚫으면 살아있으면 안 되죠.”이선우가 뱉은 말로 인해 모두가 놀라움에 빠졌다. 놀라움을 뒤로하고 그들은 이내 부끄러움을 느꼈다.그들 중 많은 사람이 최은영의 무서운 실력을 보았다. 최은영은 정말 자신만의 실력과 은용창으로 무턱대고 쳐들어갔었다.게다가 안에 있던 최강의 수비자에 따르면 최은영은 전력을 동원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녀의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지금 제일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대단한 여자가 이선우의 부인이라는 사실이었다.그 외에 그들에게 남은 것은 부끄러움이었다. 그들도 이미 유명해진 지 오래된 강자였다.특히 장천산에서 그들은 모두 쟁쟁한 인물이었지만, 최은영과 비교하면 정말 개미만도 못한 존재였다.“
그들에게서 풍겨 나오는 기세가 가볍지 않았다. 경지가 제일 낮은 사람도 5단계 초월자였다.이선우와 스님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두 사람에게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곧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선우에게로 향했다.이전에 기우현 일행이 전한 말은 모두 이선우가 했던 말이었고, 그들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이선우 때문이었다.그때 한 사람이 이선우와 스님을 향해 30여 명을 소개하기 시작했다.소개를 마치자 이선우는 30여 명의 상황과 실력에 대해 대략 알 수 있었다.이선우는 그들의 실력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그중 한 명은 8단계 초월자의 정점에 있었다.하지만 그의 신체에는 암질이 있어 몇 년 동안 그는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다.다른 사람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은 데다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전투 의식이 강했다. 소용돌이 속의 수호자들과 자주 싸운 덕분이었다.이들의 사정을 알게 된 이후 이선우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이 중 한 명은 8단계 초월자였는데 여전히 장천산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이선우는 안에 있는 수호자들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 사실은 그의 결심을 방해할 수 없었다. 그는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다.그때 십여 명의 사람이 계속해서 도착했고, 30분 후 술집에는 60명 이상이 모여있었다.전에 말을 전하러 갔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돌아왔고, 술집에는 이미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그중 8단계 초월자는 단 한 명, 7단계 초월자는 16명이었고 제일 많은 것은 6단계 초월자였다.어찌 보면 무서운 라인업이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어도 여전히 아무도 관문을 뚫지 못했다.많은 사람들이 이선우의 실력을 모르고 있어 그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없었다. 그들은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을 하겠다는 태도로 온 것이었다.그들은 몇 년 동안 많은 요괴와 강자를 만났지만 모두 실패하고 아무도 관문을 뚫지 못했다.얼마 전에 나타난 최은영은 빼고 말이다.그때 산발한 7단계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들도 이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순간 그들은 이선우의 말도 안 되는 실력에 다시 한번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고 이전에 이선우의 실력을 의심했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그들은 지금 이선우에 대해 탄복하고 마음속으로 따르고 있었다.젊은 나이에 벌써 도의 문턱 아니 이미 도를 터득했는데 그것도 가장 걷기 힘들다는 불굴의 검도를 터득한 이선우였다.이선우의 경지는 초월자에 불과했는데 정말 터무니가 없는 천부였다.누가 봐도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이었다.모두 살 만큼 산 사람들이었다 보니 바보는 없었다. 이선우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본인들이 제일 잘 알았다.“선배님, 죄송합니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십시오. 저를 버리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말하시는 대로 전부 다 하겠습니다.”이 순간 모든 사람들이 진정으로 이선우를 향해 탄복하고 있었다.젊은 나이에 불굴의 검도를 터득했으니, 이선우의 무도에는 한계가 없을 것이었다.그에게 복종하는 것이 곧 희망을 얻는 것이었다.“자, 여러분. 여러분의 마음은 이미 이해했습니다. 여전히 그 말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를 위해 목숨 바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주종관계도 아니고 그저 협력하는 관계입니다. 모두 의견이 없으시다면 협력하는 줄로 알겠습니다. 저 이선우는 친구에게 솔직하게 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제 수중에 있는 검은 수라검입니다. 다들 수라지존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수라지존의 전승자입니다.”웅성웅성.이선우가 말을 마치자 사람들은 다시 한번 놀라움에 얼어붙었다.그들도 당연히 수라지존을 알고 있었다. 수라지존은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신적인 존재였다.수라지존은 몇 세기 동안 위세를 떨쳤는데 하등 문명 세계에 있던 사람들은 수라지존의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다.하지만 그들은 수라지존의 실력이 그들의 인지 범위를 아득히 뛰어넘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오백 년 전 그 전쟁에서 수라지존의 실력은 10%, 아니 전성
흰 도포를 입은 남자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며 숨이 멈췄다.그는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도 수호자 중의 고수라고 할 수 있었는데 실력은 열 손가락 안에 들었을 것이었다.이곳을 지켜온 수년 동안 승패가 있었지만 가장 비참하게 패배한 것은 두 번뿐이었다. 첫 번째는 최은영의 창에 한 방에 죽은 것이고 그다음이 바로 이선우에게 한 방에 죽은 것이었다.사람들은 흰 도포를 입은 남자가 이선우에게 단칼에 죽자 한숨을 돌리고 환호성을 내질렀다.그러나 그들 모두가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흰 도포를 입은 남자는 수호자 중 최상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었다.다음에 오는 사람은 분명 흰 옷을 입은 남자보다 더 강할 것이었는데 어쨌든 지금 상황은 이선우 그리고 모두에게 매우 불리했다.이미 이선우의 편에 서기로 선택한 이상 그들은 무조건 이선우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이내 모든 사람들이 이선우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이선우는 제일 강한 수호자는 제일 마지막에 나올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그전까지 자신의 진짜 실력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을 것이었다. 이선우는 수호자를 이용하여 자신을 갈고닦아 실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었다.이곳은 실력을 올리기 좋은 곳이었다. 불굴의 검도와 불굴의 검의도 한 단계 발전하려고 하고 있었다.무엇인가 부족해서 성공 못 하는 기분이었는데 이선우는 부단한 전투 속에서 실력을 올리고 싶었다. 상대에게 밀리며 하는 전투는 훌륭한 방법이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어떠십니까? 계속 실력을 숨기고 계신 거죠?”스님은 알면서도 일부러 물었다. 그는 처음부터 이선우가 실력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흰 도포를 입은 남자에게 밀린 순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이선우에게 향한 상태에서 다행히 그는 한 방에 남자를 처리했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는 호기심과 놀라움이 담겨있었다.하지만 그들도 이내 깨달았다.“맞습니다. 불굴의 검도와 불굴의 검의가 돌파하려는 낌새가 있는데
주위의 공기가 휘어지며 공간이 찢겨나갔다.우소천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는 피하지도 저항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 검기가 자기 몸을 강타하도록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검기에 맞은 후 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그 검광은 그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우소천은 무엇인가가 그의 가슴을 찢는다는 느낌을 받고 그 뒤는 없었다.쾅!우소천의 몸이 순식간에 터져나갔다. 이보다 더 처참하게 죽을 수는 없었다. 죽을 때조차도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몰랐다.기세등등하던 우소천이 이선우에게 단칼에 죽은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다시 한번 놀라움에 눈과 입을 크게 벌릴 수밖에 없었다.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말이었다. 처음에는 우소천에게 상처도 낼 수없는 이선우였는데 말이다.비록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들은 모두 이선우를 믿기로 선택했었다.그들의 예상은 현재 벌어진 상황과 완전히 달랐다. 이선우가 우소천을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었고, 우소천의 육체적 방어를 깨뜨릴 수 있다고 믿었지만 결코 이렇게 가볍고 쉽게 가능하다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정말 그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터무니없는 상황이었다.이때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선우가 아직 얼마나 많은 실력을 숨기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이선우 실력의 정점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정말 매번 저희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시네요. 이번 검에는 도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희도 시주님이 실력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짐작했지만 이렇게 강한 실력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어린 스님은 이선우의 실력에 혀를 내둘렀다. 다른 사람들도 이선우에 대한 존경심이 더 깊어지는 순간이었다.그들은 우소천이 얼마나 강한 육체적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모두 체험해 본 적이 있었다. 하여 그들이 보기에는 천공성에 있는 몇몇 강자를 제외하고는 우소천의 방어를 깨뜨릴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당연히 이전의 최은영은 제외였다.이선우는
그와 동시에 전체 공간이 다시 한번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가 걸어 나왔다.그 구미호가 바로 주소요의 본체였다.주소요의 본체를 마주한 이선우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의 본체는 커도 너무 컸다.몸길이가 대략 10미터 정도 됐는데 온몸의 털은 보라색이었고, 그녀의 눈동자도 같은 보라색이었다.구미호의 꼬리는 몹시 예뻤다. 흩어진 꼬리들은 마치 공작새의 깃털 같았다.이선우가 감탄하고 있을 때 주소요는 본체에서 인간화했다.인간화한 주소요는 분신보다 더 예쁘고 분위기 있었는데 여우라고 칭할 만했다.그녀의 자색 동공에서 비쳐 나오는 매혹술은 놀라웠다. 비록 미리 대비한 이선우였지만 여전히 그녀의 매혹술에 통제당했다.한순간 이선우의 시야에 요염한 몸매를 가진 여인이 나타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선우는 주소요의 매혹술을 벗어났다.그 장면을 본 주소요의 얼굴에 놀라움의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죽일 듯이 이선우를 바라보며 요염하게 웃었다.“너 같은 놈이 내 매혹술의 영향을 안 받을 줄은 몰랐구나. 아니, 이렇게 빨리 매혹술을 떨쳐내다니 놀랍구나. 네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네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농후한 걸로 보면 너의 실력은 내 생각보다 뛰어나다는 말이겠지. 그러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지. 하지만 실력만으로 부족하다. 젊은이, 준비는 됐어? 이제 시작이야.”주소요가 가볍게 발끝을 세우자, 그녀는 이선우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었다.그와 동시에 전체 공간의 색이 적동색으로 변하며 공기 중에 색다른 향이 풍겨왔다.이어 핑크빛 가루가 쏟아져 나왔다. 이선우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몰랐는데 그의 뒤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줄줄이 당하고 있었다.하나둘 옷을 벗더니 두 사람씩 끌어안고는 진한 스킨십을 나누는 사람들도 생겨났다.어린 스님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자연히 이 상황이 주소요가 부린 환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외에 매혹술까지 더해져 이전보다 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미리 마음의 준비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