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선우는 한참 전에 도착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서있었고 이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솔직히 채씨 가문 내부의 문제에 대해 이선우는 끼어들고 싶지도 않았고 큰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채민지가 죽으려고 기둥을 박는 순간, 그는 참지 못하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개를 든 채민지는 이선우를 발견했지만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그리고는 그를 지나쳐 다시 기둥에 머리를 박으려던 그때, 이선우가 그녀를 덥석 잡았다.“이렇게 죽는 게 억울하지도 않아요? 당신이 죽으면 채씨 가문은 무조건 멸망합니다. 당신이 죽으면 이 사람들은 다음 순간 바로 회사로 쳐들어가서 회사 지분을 나누려고 할 거예요. 당신이 죽으면 당신 아버지가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된다고요. 진짜 그렇게 돼도 아무렇지 않겠어요? 다들 채민지 씨를 장백산성 젊은이들 중 제일 뛰어난 사업 천재라고 부르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당신은 전부 이겨낼 수 있다고 하면서. 하지만 제가 보기엔 전혀 사실무근한 헛소문 같아요. 채민지 씨는 나약해 빠진 바보예요! 지금 가장 가까운 사람이 채민지 씨 머리 위에서 똥을 싸려고 하는데 어떻게 찍소리도 못할 수 있어요? 당신은 너무 나약해요. 자, 봐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가르쳐줄게요!”이선우가 채민지를 자신의 옆으로 잡아당긴 뒤, 손바닥을 뻗어 그녀의 둘째 삼촌 가족들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순식간에 그 사람들은 바닥에 쓰러졌다.“똑똑히 기억해요. 앞으로 채민지 씨 머리 위에서 함부로 똥을 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게 당신들 채씨 가문 사람이고 당신의 육친이라고 해도 안 돼요!”이선우는 목청을 높였고 몸에서는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그의 돌발 행동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됐다.“네놈은 뭐야? 뭔데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해?!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오늘 내가 네놈을 반드시 죽여버릴 거니 두고봐!”채민지의 둘째 숙모가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이선우에게 달려들었지만 이
이선우를 향해 달려오던 수행자는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내더니 그 기운이 순식간에 이선우를 뒤덮어버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림자 하나가 하늘 위로 튕겨 올라갔다가 벽에 강하게 꽂힌 채 머리통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하하하, 저놈 대단한 줄 알았는데 별거 아니였네. 다들 잘 봐, 이게 바로 건방을 떨고 허세를 부린 놈의 최후다! 저렇게 처참하게 죽어 버렸잖아!” “재미가 하나도 없네, 재미가 없어! 이놈아, 더 건방을 떨어봐, 더 건방지게 입을 놀려보라고! 뭐야? 이건, 이건 그 놈이 아니잖아!”사악하고 호탕하게 웃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순식간에 멎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 그들 앞에 쓰러져 있는 시체는 이선우가 아니라는 걸 이제야 발견하게 된 것이다.고개를 돌려보니 이선우가 멀쩡한 모습으로 자리에 우뚝 서있었고 한쪽 다리는 아직 허공에 떠있었다.“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저놈이 대체 왜 멀쩡한 거지?”“이럴 리가 없어! 그럼 조금 전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빠진 얼굴이었지만 채천명만이 평온했다. 심지어 테이블 앞에 앉아 술까지 한 모금 마셨다.모든 게 그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선우 곁에 서있던 채중림과 채민지 얼굴에는 이런저런 감정이 섞여 있었다. 경악도 있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건 궁금증이었다.특히 채민지는 조금 전까지 이선우가 무조건 죽었을 거라고 확신했는데 이선우가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궁금증이 가득했고 이선우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너무너무 알고 싶었다.너무 궁금한 나머지 채씨 가문이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 것조차 까먹고 말았다.한편, 2층 방안에 있던 채요섭이 놀란 듯 가볍게 웃으며 중얼거렸다.“저놈이 참 수상하네, 아주 재밌어. 두 사람 이번에는 저놈의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나?”채요섭은 수행자가 아니기에 이선우의 경지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그가 실력이 매우 막강한 수행자라는 것만은 확신했다.
”저놈은 역시 뭔가 수상한 놈이야. 두 사람 이제 저놈 경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아?”채요섭이 가까스로 평정심을 되찾은 채 물었다.“아니요, 저놈이 진짜 너무 말도 안 됩니다. 우리 둘은 저놈 경지를 꿰뚫어볼 수 없어요. 요섭 도련님, 아무래도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저놈은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막강한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그래, 그래. 나한테 맡겨.”채요섭이 자신만만하게 가슴팍을 치면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고 부하들에게 이선우라는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조사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한편, 1층 연회장에서.회장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비참한 모습으로 떠났고 회장 일행이 떠나자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도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이내 연회장에는 채씨 가문 사람들과 이선우밖에 남지 않았다. 채민지 둘째 삼촌 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아직도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지만 여전히 포기를 하지 못하고 억지를 부렸다.“네놈이 아주 겁을 상실했어. 네가 감히 어떻게 회장님을 욕보이는 거야?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리까지 엮이게 하지 말고.”“그리고 채민지 너, 양심도 없는 계집애! 저놈은 무도 협회의 실력을 몰라서 그런다고 해도 넌 잘 알고 있잖아? 왜 조금 전에 안 말렸어?”“끝났어. 이제 모든 게 다 끝났어! 회장님은 우리 채씨 가문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희 두 사람이 우리 채씨 가문을 죽인 거라고! 채민지, 너 지금 당장 우리 돈 내놔!”채민지의 둘째 숙모가 욕을 퍼부으면서 채민지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둘째 숙모, 억지 그만 부리세요. 회사에는 지금 그 정도 자금이 없어요.”채민지는 사실 한참 전부터 평정심을 되찾았다. 이선우가 선보인 막강한 실력에도 그녀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전에 이선우가 했던 말에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계속 나약한 모습으로 이 사람들을 참아준다고 해도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그녀는 강해져야 한다. 그녀의 운명을 스스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채천명이 조금 전에 끝까지 나서지 않은 것도 이선우가 과연 채민지를 위해서 나설까 지켜보려고 했던 것이다. 이제 채천명은 답을 얻었고 이선우에 대해 너무도 만족스러웠다.물론 현재까지 아무도 이선우의 경지를 꿰뚫어보지 못했지만 채천명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채천명은 이선우의 경지는 그가 감히 인지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이에 도달했다고 확신했다. 즉, 이선우에게 있어서 강자들이라고 하는 수행자들은 그저 전부 개미들에 불과했다!이선우가 있는 이상, 채씨 가문은 절대 멸망할 리가 없을 것이고 이선우가 채민지 곁을 지키고 있으면 채민지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 외의 나머지들은 고려할 겨를이 없었으며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약속 지키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절대 다른 꿍꿍이는 갖지도 마세요. 전 노인도 매우 잔인하게 죽입니다.”이선우가 채천명 차에서 내려 채민지가 타고 있던 차에 다가갔다.“제가 운전할게요.”채민지는 거절하지 않고 조용히 조수석으로 가서 앉았다.채천명은 빠르게 떠나는 채민지의 차를 보며 간만에 자상한 미소를 보였다.“어르신, 사실 어르신은 솔직하게…”운전기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채천명이 그의 말을 끊었다.“민지에게 설명할 필요 없어. 나중에 다 알게 될 거야. 채씨 가문을 위기에 놓이게 한 게 나야. 그때 당시 내가 그 물건을 가지고 오는 게 아니었어. 채요섭 그놈과 장백산성 3대 거물은 다들 만만한 존재라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못할 거야. 내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게 용산이야. 전에 접한 소식에 의하면 그 사람들은 이미 우리에게 시선을 돌렸어. 아직까지는 내가 손에 있는 이 물건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조금 남아있어. 그들이 너무 빨리 오지 않기 만을 바라는 마음이야. 그 물건에 엮인 세력은 너무 어마어마해. 난 아직 이걸 선우 군과 민지에게 맡길 수 없어.”채천명이 한숨을 푹 내쉬면서 말했다. 순식간에 십 년은 더 늙어 보이는 그는 무력하게 머리를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꼭 감았다.사실 이 모든 게 채천
”선우 씨, 오랜만이네요!”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최은영이 이선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때, 이선우가 갑자기 그녀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깜짝 놀란 최은영이 얼른 몸을 숨겼다!한편, C 그룹 건물 안으로 들어가던 이선우는 왠지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가 그를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눈빛은 전혀 위험한 신호가 느껴지지 않았고 되레 오랜만에 느껴보는 익숙한 다정함이었다!그 순간, 이선우가 걸음을 멈추었다!“조금 전에 누군가가 저 위에서 날 쳐다보고 있었던 게 분명해. 근데 대체 누구지?”이선우가 확인하러 가려고 할 때, 채민지가 걸어 나왔다. 그녀는 심각한 충격을 받은 듯 안색이 매우 어두웠다. 이선우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지 못했고 조금 전에 그녀가 이선우에게 전화를 해서는 계속 울기만 했다.채민지가 나오자 이선우가 얼른 다가가서 물었다.“이게 무슨 일이에요?”채민지는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하얗게 질린 얼굴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이때, 채민지를 암암리에서 지키고 있던 그림자 부대의 여군사가 이선우에게 다가가 그에게 귓속말로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전했다. 보고를 듣고 있던 이선우가 눈살을 확 찌푸렸다. 심각하게 큰일은 아니었다. 근무하고 있던 채민지에게 택배가 도착했고 택배 안에는 핸드폰이 들어있었으며 그 핸드폰을 켜자마자 영상 하나가 튀어나왔다.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는 내용이 담긴 영상이었다.이선우는 여전히 넋이 나가 있는 채민지를 차에 태운 뒤, 그림자 요원에게 물었다.“이것 말고는 없어?”“네, 없습니다. 근데, 채 대표님이 이 영상을 본 뒤로부터 많이 아파하는 것 같았습니다.”“그래, 알겠어.”채민지를 안전룸에 데리고 돌아온 이선우는 채천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를 통해 채민지가 어렸을 때 어둠이 깃든 밤에 번개가 치는 소리에 놀란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뒤로부터 비가 오고 번개가 치는 날이면 그녀 곁에는 가족이 늘 지키고 있었다. 안 그러면 또다시 놀라서 발작을 했고 심각할 때엔 크게 아프기
어둠속에서 나타난 열댓 명의 고계 현성 강자들은 채요섭이 이선우를 잡아 두고 동시에 그의 실력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보낸 사람들이다.“죽여.”이선우는 손을 쓰기도 귀찮아서 한마디를 남긴 채 차에 올라탔다. “젠장, 네놈이 감히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거야?!”열댓 명의 고계 현성 강자들은 참을 수 없는 모욕감에 이선우의 차를 향해 달려들었고 바로 이때, 어마어마한 기운이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순식간에 강자들을 바닥에 짓눌러버렸다.“너희들은 아직 우리 보스가 손을 쓰게 만들 자격이 없어. 죽어!”그림자 부대의 무황 강자였다. 그는 한 방에 열댓 명의 고계 현성 강자들을 빨간 안개로 만들어 공기중에 흘려버렸다.한편, 채씨 가문 저택에서.채요섭이 사람을 시켜 채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이곳에 잡아왔고, 그 중에는 채천명도 있었다.“채요섭, 너 이 짐승만도 못한 놈! 난 네 둘째 숙모야! 원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만 잡아와야지. 복수를 하고 싶으면 네 할아버지와 채민지만 잡으면 되잖아. 우리 집안 사람들까지 왜 잡아온 거야? 우린 너에게 잘못한 거 없어. 그러니까 요섭아, 우리 집안 사람들은 놔줘. 넌 둘째 숙모 마음속에서 항상 좋은 아이였어. 너 어렸을 때 이 숙모가 너를 안아 주기도 했는데 다 잊어버린 거야?”“저리 꺼져!”채요섭이 발로 둘째 숙모를 뻥 차버렸다.“계속 시끄럽게 입 놀리면 그땐 다 죽여버릴 거야! 다들 잘 들어. 채민지는 이미 미쳤어. C 그룹을 계속 그 여자에게 맡기면 언젠가 파산할 거야. 난 세가지 요구가 있어. 첫째, C 그룹을 무상으로 나에게 넘긴다. 둘째, 채민지에게 치료제 레시피를 내놓으라고 한다. 그리고 셋째…”말을 하던 채요섭이 고개를 돌려 채천명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20년 전, 당신이 고묘에서 물건 하나를 얻었지. 그걸 당장 내놓는다. 이 세가지 요구를 다 만족하면 오늘 채씨 가문은 살려줄게. 안 그러면 오늘밤 당신들은 다 죽게 될 거야. 그리고 이선우 그놈이 혹시 와서 구해주지 않을까 기대하지 마. 그놈
채요섭은 이선우를 본 순간, 넋이 나간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너… 너 안 죽었어?”“당연히 안 죽었지. 네가 보낸 사람들이 너무 쓰레기라 내 부하가 한 방에 깔끔하게 처리했어. 어때? 놀랍지 않아? 네가 이렇게 오랫동안 완벽하게 준비했는데 말이야. 사람 얼굴 가면까지 쓰면서. 근데 왜 가면을 계속 쓰고 있지 않고 벌써 이렇게 기어 나와서 죽음을 자초하는 거야?”잠깐의 경악 뒤, 채요섭은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이선우, 내가 널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네. 근데 이걸로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 틀렸어. 진정한 위너는 나야. 내 사람들이 이제 곧 도착하거든. 그 사람들 중에는 무황 강자도 있어. 네 경지가 무황 강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거 아니야. 내 배후의 사람들은 네가 감히 상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넌 그분들이 어떤 존재인지 전혀 몰라. 전씨 가문 하나만으로도 넌 감당할 수 없을 거야.”채요섭은 이선우가 눈에 차지도 않았다.“버러지 같은 놈, 내가 일단 너부터 죽여줄게.”채중림이 채요섭을 공격하려던 순간, 이선우가 그를 제지했다. “이 사람은 죽이면 안 됩니다. 아직 저에게 쓸모 있는 사람입니다.”“그딴 건 모르겠고 난 오늘 반드시 저놈을 죽여서 내 셋째 동생 가족의 복수를 할 거야. 선우 군, 얼른 가. 이건 우리 채씨 가문의 일이라 선우 군이 엮일 필요는 없어. 가서 내 딸을 잘 지켜줘. 이놈 배후에 있는 세력은 너무 어마어마해서 선우 군이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야.”채중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채요섭이 호탕하게 웃었다.“오늘 아무도 이곳을 살아서 나갈 수 없어!”팍!이선우가 날린 손바닥에 채요섭이 정통으로 맞아 바닥에 쓰러졌다.“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네가 얘기한 게 이놈들이야?”말을 하던 이선우가 채요섭에게 다가가 핸드폰으로 영상 하나를 틀어주었고 그 영상 속에는 20구가 넘는 시체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 시체들은 채요섭의 주인이 그에게 보내준 슈퍼 강
르네르 용병단 제1 킬러의 신분을 갖고 있는 채중림이 왜 집안 사람들 앞에서는 그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인 건지 이선우는 굳이 알고 싶지 않았다.이선우가 지금 가장 궁금한 건, 채요섭의 배후가 보낸 그 강자들을 도대체 누가 죽였을까 이 문제였다.사실 그는 처음에 혹시 그의 스승님이 사람을 보내서 몰래 그를 돕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추측도 해봤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수상한 점이 많았다.이선우는 갑자기 낮에 채민지 회사에 갔을 때 누군가가 그를 쳐다보고 있었던 일이 생각났고 지금 돌이켜보니 점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누군가가 몰래 숨어서 그를 지켜보고 있다!이런 생각에 이선우는 임주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은 받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이선우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임주하는 지금 향이와 폐관 수련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은 이선우는 몰래 그들을 지키고 있는 강자 두 명에게 전화를 했고 모든 게 정상이라는 대답을 듣고 나서야 안심이 됐다.이내 이선우는 안전룸을 떠나 채천명을 찾아갔고 30분 뒤, 이선우와 채천명이 강가에서 만났다.“중림이는…”“사망하셨습니다..”이선우가 사실대로 말하자 채천명의 몸이 살짝 떨리는 걸 발견했다.“알겠어, 말해줘서 고맙다.”채천명은 그 사이에 십 년은 더 늙은 듯한 얼굴이었다. 그는 채중림이 경지를 드러낸 순간부터 아들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채천명은 아들의 진짜 신분을 알고 싶지는 않았다. 그와 아들은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었고 각자 지켜야 할 게 있었던 것이다.“어르신은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을 지킬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 저에게 주세요!”이선우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일들을 알고 있었다.“지금은 안 돼. 그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온 이상, 난 그걸로 민지를 위해 얻어내야 할 게 있어!”채천명이 거절 또한 이선우가 예상했던 바였다.잠시 생각하던 이선우는 더 강요를 하지 않고 물었다.“용산 채씨 가문이 도대체 어느 정도로 강한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