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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채민지의 자살시도

”민지야, 이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거 아니지?”

채천명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런 질문이 참 쓸모없는 말이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다. 혼약을 알게 된 순간부터 채민지는 계속 기분이 우울해 보였기에 채천명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

채민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시체 마냥 서있었고 그 모습에 채천명은 너무 걱정됐지만 지금 그는 채민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해서도 절대 안 된다!

채민지는 아무 말도 없이 초점이 없는 눈으로 주위를 쓱 훑었다. 아무도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서러워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에휴… 할아버지도 네가 많이 서운하다는 걸 알아. 네가 할아버지를 많이 원망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른 방법이 없어. 반드시 이렇게 해야 돼. 그래야만 채씨 가문을 구할 수 있어. 이 할아버지가 너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해줘.”

채천명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지만 채민지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에 채천명은 어쩔 수 없이 지팡이를 짚고 다른 손님을 접대하러 자리를 떠났다.

채천명이 떠나자마자 채씨 가문 나머지 사람들이 채민지에게 우르르 몰려와 그녀를 둘러쌌다.

“딸, 할아버지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빠는 네가 속상한 거 알아. 우리 딸이 이걸 감당할 필요는 없어. 아빠가 지금 당장 사람들에게 이 모든 게 가짜라고 얘기할게.”

딸의 서럽고 슬픈 표정을 보자 채중림은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뛰어난 능력도 없었고 채씨 가문에서 지위도 매우 낮았다. 가문에서 그에게는 발언권이 없었으며 말을 한다고 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채중림 집안에서 모든 건 황영이 결정하고 그녀의 뜻대로 돌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채중림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황영이 손을 들고 그를 때리려고 했다.

“멍청한 사람이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능력도 없고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면서. 지금 그런 말을 할 때야? 당장 저리 안 비켜?”

황영이 채중림을 확 밀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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