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는 임주하를 난감하게 만들기 싫어서 자리를 비켜주었고 그가 장혁이 앉았던 자리로 이동하자 양쪽에 있던 사람들이 의자를 들고 그를 멀리했다.그들은 후줄근한 이선우의 옷차림에 그를 가난뱅이로 여겼으며 심지어 이선우를 임주하에게 빌붙어 사는 기생충으로 생각했다.이선우는 그런 시선을 신경도 쓰지 않았으며 임주하만 기분이 좋으면 뭐든 상관이 없었다.이때, 장혁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번졌다가 이내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임주하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주하야, 네 약혼자는 무슨 일을 하고 있어?”“저 사람은…”임주하는 이선우가 DT 그룹에서 일을 한다고 말을 하려고 하다가 이내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자각했고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내 남편은 의사야, 개인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어.”“아, 의사구나…”듣고 있던 장혁과 나머지 사람들은 아니꼬운 듯 웃었다. 그들은 의사가 일년 동안 뼈 빠지게 일해봤자 얼마 벌지도 못한다고 생각했다. 개인 진료소를 운영한다고 해도 일년에 최대 2억밖에 벌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의 비웃는 듯한 표정에 임주하는 화가 났다. 그녀는 지금의 동창 모임이 결국엔 허세를 부리는 자리가 되어버렸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이번에 모임에 목시은이 참석했기에 마지못해 왔다.“그래요, 전 의사입니다. 제 의술도 꽤 쓸만하니까 나중에 다들 어디 아프시면 저를 찾아오세요.”임주하의 표정이 굳어지자 이선우는 그녀가 화났다는 걸 눈치챘고 이내 분위기를 풀면서 임주하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이때 목시은도 얼른 말을 보탰다.“그만해, 장혁. 네가 장씨 가문 도련님이라서 돈이 많을 걸 다 알아. 그러니까 여기서 허세 좀 그만 부려.”목시은의 말에 이선우 왼쪽에 앉아있던 한 여인이 불쾌한 듯 대꾸했다.“목시은, 네 말이 듣기가 좀 그렇네, 허세를 부린 다니? 장혁 도련님이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어? 장씨 가문은 백 년 동안 이어온 세가로 장혁 도련님은 한달 용돈만 해도 몇십 억이야. 아 참, 도련님, 이번에 영안진에 놀러 온 것만
이 사람들의 목적은 처음부터 불순했고 특히 장혁은 애초부터 임주하를 염두에 두고 온 것이였다.만약 임주하가 아직도 혼자라면 목시은은 그렇게 화가 나지도 않았을테지만 임주하 곁에는 분명 약혼자가 있기에 어쩔 수 없다. 목시은은 장혁이 이 정도로 파렴치한 인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임주하, 목시은, 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 감히 장혁 도련님 체면을 전혀 고려도 안 해? 너희들이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무사할 거 같아?”나머지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선우 등 세 사람의 앞길을 막았고 장혁도 이 순간 체면이 깎인 듯 기분이 언짢았다.“임주하, 우리가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서 식사 한 끼 같이 하려는 건데 이 정도 체면도 안 봐줄 거야?”“미안해. 내 남편이 나랑 홍어회 먹어준다고 해서. 다들 맛있게 먹어. 시은아, 우린 가자!”임주하가 한 손으로 이선우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목시은의 손을 잡아당기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이때, 화가 치밀어 오른 장혁이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임주하, 좋은 말로 하니까 내가 만만해 보여? 오늘 너희가 감히 이곳을 나갈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 오늘밤 이 모임은 특별히 너를 위해 준비한 거야. 내가 널 그렇게 오랫동안 쫓아다녔는데 내 마음이 어떤 지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잖아. 나를 한번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것도 짜증이 나는데 저런 기생충 같은 놈을 데리고 와서 내 심기를 건드려? 지금 너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 줄게. 저 기생충은 보내고 넌 남아. 그럼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게. 안 그러면 저 기생충은 오늘 밤을 살아서 넘기지 못할 거야.”장혁은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고 나머지 사람들, 특히 몇몇 여인들은 환호를 지르며 건방을 떨었다.“임주하, 잘 들었지? 넌 그래도 L 그룹 대표라는 사람이 남자 보는 눈이 왜 그렇게 낮아? 장혁 도련님이 너에게 일편단심인 걸 너도 잘 알고 있으면서 저런 기생충을 데리고 와서 장혁 도련님을 난처하게 만들어? 진짜 너무했어.”“네 동창
목시은은 비록 수행자가 아니지만 현성이 어느 정도의 강자인지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목씨 가문 전체를 통틀어도 현성 단계의 강자는 한 명도 없으며 반단계 현성 몇 명밖에 없었다.이런 문제로 목씨 가문은 십 년 넘게 일어서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장씨 가문의 상황은 달랐다. 장씨 가문은 현성 단계의 강자만 해도 열 명이나 넘게 있으며 심지어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무황 단계도 한 명 있다고 한다.장혁 곁에는 확실히 현성 경지가 한 명 따라다니고 있었기에 목시은은 그의 말이 괜한 허세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이번엔 진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이다.목시은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고 임주하도 마음이 불안했기에 낮은 목소리로 이선우에게 물었다.“이길 수 있어요?”“남편한테 그 정도 자신도 없어요?”이선우가 손을 뻗어 다정하게 임주하의 코끝을 살짝 만졌고 얼굴이 빨개진 임주하가 까치발을 들고 이선우의 볼에 뽀뽀를 했다.“그럼 얼른 끝내요. 전 시은이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저 홍어회 먹고 싶어요.”임주하가 목시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장혁이 부른 수행자들이 문을 막았다.이를 본 이선우는 손바닥을 뻗어 그들을 허공에 둥둥 띄웠고 임주하는 얼른 목시은을 데리고 나갔다.장혁과 나머지 사람들은 허공에 떠있는 수행자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 특히 장혁은 이선우가 이렇게까지 강한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가 불러온 수행자들 중 경지가 가장 낮은 수행자도 3품 무왕의 강자였으며 그 중에는 5품 무왕도 한 명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 사람들은 이선우에게 잡혀 허공에 둥둥 떠있게 된 것이다.도대체 저자는 얼마나 강한 것이지?!이때, 이선우가 손을 쓱 휘두르더니 수행자들을 억누르고 있던 어마어마한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바닥에 떨어진 수행자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앞으로 내 아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마.”말을 던지고 떠나려던 이선우를 보며 장혁이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이놈아! 내가 너에게
현재 홍씨 가문 저택은 매우 한산했다. 호위병들이 순찰하고 있던 입구에도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이선우는 여기저기 거의 무너져가는 담장이 눈에 보였다. 그리고 이 근처에는 다툼의 흔적들이 보였다.이곳에는 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게 확실하다.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홍씨 가문은 최강의 수행자가 사망한 뒤로부터 실력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그리고 오랫동안 그들에게 억눌려 살고 있던 원수 가문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가 없기에 다들 이곳으로 찾아온 것이다!죽을 각오로 싸운 쌍방은 손실도 막중했다. 홍씨 가문의 무왕 강자들은 거의 다 죽었고 현성 단계의 강자들도 이제 세 명밖에 남지 않았으며 심지어 다들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하지만 이게 제일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든 건, 몇 십 년 동안 이어오던 산업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것이다.홍씨 가문의 자산과 회사는 거의 다 빼앗겼으며 현재의 홍씨 가문은 병에 찌든 코끼리 같이 거미들마저 기어올라 한 입씩 물고 갔다.이제 홍씨 가문은 모든 희망을 홍슬비에게 걸었지만 홍씨 가문과 홍슬비 사이의 담판은 그리 원만하지 않은 듯싶다.이선우는 홍씨 저택 입구에 서서 왠지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다. 그는 예전부터 홍씨 가문에 대해 큰 호감이 없었다.홍씨 가문이 오늘 같은 처지가 된 것도 전부 본인들 탐욕이 너무 큰 탓이다! 홍씨 가문과 이씨 가문에서 청용왕의 자산을 탐하고 나눠 갖지 않았다면 이런 꼴도 당하지 않았을 ㄱ서이다.안타깝게도 후회는 늦었다. 홍씨 가문과 이씨 가문 같은 세가들은 그 신비로운 세력의 수많은 바둑알 중에서도 가장 보잘것없는 수였다.그 신비로운 세력이 청용왕을 밀어주기로 한 이상, 당연히 홍씨 가문과 이씨 가문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이선우가 대문 앞에 한참 동안 서있었다. 바로 이때, 대문이 끽 하고 열리더니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홍천산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그를 보자 이선우는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지내고 있어요
전에 그들은 홍구영과 뜻을 모아 홍씨 가문을 홍슬비에게 넘기기로 결정했지만 홍슬비가 반드시 그들의 지시를 듣고 그들에게 충분한 지분을 줘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즉, 그들은 이선우를 막기 위해 홍슬비가 필요한 것이다!하지만 그들이 머리를 아무리 열심히 굴려도 이선우는 진작 그들의 꿍꿍이를 눈치챘다.홍슬비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선우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홍씨 가문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좋은 방법이 하나 생각났거든. 일단 당신들부터 전부 죽이면 홍씨 가문에는 홍슬비 씨만 남겠지. 다들 이 방법은 어떤가?”이선우의 말에 홍씨 가문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혼이 날아갈 듯했다.둘째 어르신이 재빨리 애원했다.“이선우 선생님, 저희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슬비가 홍씨 가문의 족장만 되어 준다면 모든 걸 슬비에게 맡기겠습니다. 저희는 그 어떤 지분도 챙기지 않고 가문과 회사 일에서 전적으로 물러나겠습니다.”둘째 어르신이 말을 이어가려고 할 때 이선우가 손을 흔들었다.“그럴 필요 없어. 홍슬비 씨는 애초부터 홍씨 가문 사람이 아니잖아. 이 사람 체내에는 홍씨 가문의 피가 흐르지 않아. 슬비 씨는 단 한번도 홍씨 가문에 돌아와 가문을 책임질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당신네 홍씨 가문이 뭐 더 이상 내세울 거라도 있나? 없잖아. 슬비 씨가 이번에 돌아온 건 당신들 입에서 지금까지 듣고 싶었던 말을 들으려는 거야. 당신들이 그 말을 해준다면 내가 당신들 살려줄게. 만약 그게 슬비 씨가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니라면 당신들은 전부 죽어야 돼! 물론 그쪽도 포함이고!”이선우가 손가락으로 홍천산을 가리켰다! 그는 홍슬비가 전에 했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었으며 처음부터 그녀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현재의 홍씨 가문은 쓰레기더미로 더 이상 홍슬비를 혹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홍슬비는 홍씨 가문에 단 한번도 그 어떤 감정도 느껴본 적이 없었으며 소속감도 없었다.그녀가 원하는 건 단지 홍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 어린 사과 한
”둘째 어르신, 이 두 사람은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때렸는데 입을 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둘째 어르신, 이 두 여자는 이선우 그놈의 여자인 거 같은데 나중에 이선우가 오면 이 두 여자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장씨 가문 수행자들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번졌다.“그래, 이따가 그놈이 오면 너희들은 그놈 앞에서 그놈 여자를 농락하도록 해. 난 그놈이 죽여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고통스럽게 괴롭힐 거야. 이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 것이고 우리 장씨 가문을 건드린 게 평생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거야!”장형인이 이를 악물었다.“감사합니다, 둘째 어르신, 다들 계속 때려!”장씨 가문 수행자들은 계속 임주하와 목시은에게 채찍질을 했고 끝내 버티지 못한 목시은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일반인인 목시은은 지금까지 버틴 것도 대단한 일이다.“이 년이 아주 오래 버티네. 야생마보다 더 해. 네가 언제까지 버티는지 두고 보자고. 네 남자가 곧 올 거야. 그리고 넌 그자가 둘째 어르신 앞에 무릎 꿇고 너를 강간해 달라고 애원하는 걸 보게 될 거야.”“하하하…”“하하하!”임주하도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팍!수행자들이 임주하를 또 다시 채찍질하며 물었다.“빌어먹을, 네 년은 대체 왜 웃는 거야?”수행자들이 버럭 화를 냈다.“너희들이 이제 죽은 목숨이라 웃는 거야. 너희 장씨 가문은 이제 역사로 영영 남게 되어서 웃는 거야.”“네 남자 이선우 따위로 그게 가능할 거 같아? 그놈 따위가 뭐라고!”“나 따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들은 죽어 마땅한 놈들이야!”이선우의 목소리가 하늘에서 들렸고 그가 갑자기 장형인 등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저놈 잡아!”장형인의 명령에 곁에 있던 수행자들이 동시에 하늘 위로 날아오르려고 했지만 그들의 발이 땅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어마어마한 위압감이 하늘에서 내려와 모든 사람을 바닥에 짓눌렀다.팍!하늘을 찌르는 기운이 갑자기 솟아오르더니 장형인
목시은은 이선우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지만 임주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목씨 가문 사람이 계속 공격하면 이선우는 반드시 반격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목씨 가문은 몇 명이 목숨을 잃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멸족을 당할지도 모른다.“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전 임주하라고 합니다. 시은이 학교 동창이에요. 사건의 시작이 저와 제 남편 때문이 맞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와 제 남편이 여러분들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로 처리하겠습니다.”“네 까짓 게 뭔데? 여기서 네가 말을 할 자격이라도 있어? 그래, 네가 이놈 여자라면 잘 됐네. 그럼 너희 두 사람을 쌍으로 묶어서 장씨 가문에 넘기면 되겠어. 저 여자도 잡아!”손담비의 명령에 수행자 한 명이 임주하를 향해 손을 뻗었고 그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이선우는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내더니 순식간에 목씨 가문 수행자들을 날려버렸다.“내 여자 건드리지 마. 안 그러면 당신들 다 죽어.”“어이고, 허세가 하늘을 찌르네. 장씨 가문을 건드렸으니 넌 이제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 뭘 여기서 큰소리 치고 있어. 빌어먹을, 장씨 가문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서 우리 딸까지 엮이게 만들다니. 네가 장씨 가문의 실력을 알기나 해? 장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알긴 알아? 겁도 없는 놈이 감히 장혁 도련님을 죽이다니. 장혁 도련님 부친이자 장씨 둘째 어르신이 장씨 가문 수행자를 거느리고 영안진에 도착했다고. 장씨 가문에서 범인을 잡는 사람만 살려준다고 했어. 너와 네 여자가 이곳에 모여 있으니 차라리 잘됐어. 너희 두 사람만 장씨 가문에 넘기면 우리 목씨 가문은 살 수 있어.”말을 하던 손담비가 바닥에 쓰러진 목씨 가문 수행자들을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것들!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당장 저놈과 저 계집애까지 잡아오라니까!”팍!이선우가 손담비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고 순식간에 그녀의 앞에 다가가 한 손으로 그녀의 목을 꽉 조인 채 허공 위로 들어올렸다.“이런 젠장! 너
병실에 있던 목시은은 목씨 가문에 뜬 공고를 보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버려질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이해가 되지 않았고 믿어지지도 않았다.더욱 마음 아픈 건, 그녀의 부모님이 공고에서 그녀를 장씨 가문에 넘겨 목씨 가문의 평안을 바꾸겠다고 명시했다!“집에 가서 물어볼 거야. 이게 대체 무슨 뜻인지 제대로 물어볼 거야!”목시은은 미칠 것만 같았다. 침대에서 내려와 병실을 나서려던 순간, 임주하가 그녀를 꽉 잡아당겼다. 당사자만 모를 뿐, 임주하는 솔직히 오래전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목시은 본인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목시은이 의식하고 있었다고 해도 그녀는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목씨 가문도 명문 가문이기에 명문 가문에만 있는 그런 냉혈하고 무정한 혈통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다. 더군다나 목시은은 여자다. 가문 이익 앞에서, 또한 가문의 생사존망이 걸린 관건적인 타이밍에 모든 명문 가문에서는 가문에 있는 여인들을 희생시키려고 할 것이다.목시은은 그저 상대적으로 조금 운이 좋았을 뿐이다.“주하야, 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버릴 리가 없어. 난 절대 못 믿어. 제발 이거 놔. 나 돌아가서 제대로 물어봐야 돼. 이게 꿈이라고 말해줘, 제발!”목시은은 충격에 휩싸인 채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그녀는 임주하와 달리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가족들의 엄격한 관리 하에 성장했다. 그녀는 목씨 가문의 젊은 후배들 중에서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그 어떤 면에서든 그녀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목시은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녀가 목씨 가문의 가주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때문에 그녀는 부모님이 그녀를 버렸다는 사실을 더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 연을 끊고 그녀를 가문에서 쫓아내는 것도 모자라서 장씨 가문에 넘기겠다고 하다니!“시은아, 너 일단 한숨 자야 할 거 같아. 그리고, 걱정하지 마. 푹 쉬고 깨어나면 모든 게 좋아질 거야.”임주하가 목시은의 뒷목을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