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하천은 주솔이가 원래 자던 방에서 자려고 준비하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들어오자마자 장모 정홍영이 그를 쫓아냈다."뭐 하는 거야?"정홍영은 두 손을 허리에 짚고 화난 표정으로 하천을 노려보았다."이제 가서 자려고요.""잠? 네가 침실에서 잘 자격이 있다고? 밖에 소파에서 자."주가을은 얼굴을 찡그리며 다가오더니, "엄마, 뭐 하는 거예요, 솔이는 계속 나랑 같이 자서 침실이 비었는데 왜 하천이를 소파에서 자게 시켜요?"라며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정홍영은 “이 거지가 원래 길거리에서 자다가 이제 우리 집에 와서 바람과 비를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족해야지, 무슨 침실에서 자길 바라, 꿈 깨!”"그래도 엄마..."주가을은 또 뭐라고 반박하려 했지만, 하천이 그녀를 급히 붙잡았다."괜찮아, 소파도 되게 편해.""네가 뭘 좀 아는구나."정홍영은 콧방귀를 뀌며 "그래도 우리 집에서 계속 먹고 마시려고 하지 마, 며칠 후면 너는 가을이랑 이혼해야 할 거야, 넌 우리 애랑 어울리지 않아."라고 말했다.말을 마친 정홍영은 주가을을 자기 방으로 끌고 갔다.방문이 닫히자 주가을은 책망하는 표정으로 "엄마, 왜 하천한테 그렇게 해요?"라고 말했다."내가 뭘? 나보고 설마 그 거지 같은 놈한테 뭐 조공이라도 바치라는 거야?""이번 손씨 그룹과의 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야, 네가 하천에게 홀려, 할아버지께서 주지연한테 직접 너를 데려오라고 하셨는데, 무슨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야?"“엄마, 하천 탓이 아니라 주지연쪽이 나를 너무 괴롭혀서, 하천은 그냥 나 대신 화풀이를 해준 거예요.”"그리고 그는 내 남편이고, 우리 솔이의 아빠예요, 엄마도 그를 좀 존중해 줬으면 좋겠어요."“저도 엄마가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이 여린 건 알아요, 엄마도 저와 우리 솔이가 온전한 가정을 꾸리기를 바라잖아요?"정홍영은 당황하며 "주가을, 이 계집애가 정말 나무에 목을 매 죽을 작정이야?"라고 말했다."걔는 안 돼, 그는 돈도 권력도 없는 거지야, 절대 너한
주가을은 매우 억울하였다.업무 애기를 하기 전에 너는 어째서 사업부의 주자만이 가서 얘기하게 하지 않은거지?이제 와서 왜 사업부를 들먹이는 거지. 주진국은 어째서 아직도 이렇게 편파적일 수 있지?주지연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주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들었지? 할아버지가 이미 나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겼어.”주가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때 하천은 웃으며 말했다.”정말 웃기는군!”“이 거지야. 넌 웃긴 뭘 웃어. 여기 네가 말할 자격이 있어?”주지연은 하천을 매섭게 노려보며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하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너가 무식해서 웃는거야.”“이 계약은 저와 가을양이 함께 손씨 그룹에 가서 체결한 것 입니다. 위의 여덟 번째 조항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이 조항에는 가을이가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이 프로젝트는 가을이가 계속 담당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담당자가 변경되면 계약은 자동으로 종료됩니다!”“뭐라고?”주지연은 안색이 변하였고, 급히 계약서를 펼쳤지만 역시 계약서의 마지막 조항의 내용은 하천의 말과 똑같았다.즉 손씨 그룹 측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주가을만 담당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주가을, 이 천한 년아, 너 정말 우리와 장난치는 거지?”주가을의 얼굴엔 의심이 가득했다. 사실 계약서에 이런 항목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어찌하여 하천이 아는 거지?”계약서에 이렇게 쓰여 있는 이상 아무도 변경할 방법이 없었다.결국 주진국은 주가을을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회사를 나온 주지연은 장천호의 벤츠에 앉아 또 다시 히스테리를 벌였다.“그 천한 년. 평소에 일부로 바보 같은 척을 하더니 이렇게 독한 년인지 몰랐네.”“독한 년. 정말 화가 나 미치겠어.”옆에 있던 장천호는 급히 위로하였지만, 그는 주지연이 화가 난 게 걱정이 된 게 아니라, 주지연이 홧김에 자기의 차를 고장이라도 나게 할까 봐 걱정되었다.“안 돼. 이 프로젝트는 절대 주가을에게 맡겨서는 안 돼.”
진원호는 잠시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정홍영은 발끈했다.“하천아 너 무슨 헛소리니.원호는 올해 스물다섯이야.“스물 다섯이요?”하천과 주가을은 또 한 번 깔깔 웃었다.진원호도 다급해하며 바로 자신의 신분증을 꺼냈다.“이 봐, 나 올해 진짜 스물다섯이야. 신분증 위조 따윈 안 해.”“다만 내가 좀 성숙하게 생겼을 뿐이야.”“하하하.”하천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성숙한 게 아니라 노안인 게 아닐까?”“너 이 거지 같은 놈아. 입 다물어.”정홍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하천은 얌전히 입을 다물었고, 그도 더 이상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어차피 아무에게도 가을이를 뺏길 수 없었다.정홍영은 주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직도 서서 뭐하니. 빨리 앉아서 원호와 대화를 나눠봐.”하지만 주가을은 냉랭한 표정으로 진원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한데 저는 이미 결혼했어요.”“가을아.난 신경 안 써.네가 저사람과 이혼하겠다고 약속만 하면, 나는 다음 날 바로 너와 결혼할 준비가 되어있어.”“그리고 딸이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우리가 결혼만 하면 솔이를 내 친딸처럼 대할 거야.”주가을은 눈살을 찌푸렸다.“저흰 결혼할 수 없어요.”그러자 진문호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계속 화를 내지 않는 이유는 주가을 앞에서 젠틀하게 행동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지금 보니, 이 방법은 전혀 효과가 없어 보였다.고개를 돌려 하천 쪽을 바라본 진원호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하였다.“내가 너라면 가을이에게서 자진해서 멀어졌을 거야.”“너는 그녀처럼 훌륭한 여자와는 어울리지 않아.”“나는 가을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야.”이렇게 말하면서 진원호는 손에 끼고 있던 반지들을 하나 둘씩 뺐다.“이 반지는 루비반지야. 3천만원이지.”“이 반지는 에메랄드반지야.6천만원이지.”“이 반지는 다이아로 만들었지. 1억이 넘어.” 그러면서 목에 걸고 있던 금목걸이를 뺐다.내가 가진 사치품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야.
“동생아, 이 목걸이는 가짜지?”“기껏해야 6000원정도 할 거야. 다 변색이 되었잖아.”그 건장한 남자는 순간 멍해졌고, 갑자기 발끈 화를 냈다.그가 가장 신경 쓰는 건 체면일텐데, 진원호는 지금 남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아닌가?장한은 몸을 돌려 진원호의 멱살을 덥석 잡아당겼다.“그래 가짜다.왜?”“하지만 내 목에 있는 이 물건들은 다 진품이야. 가치가 모두 몇 천만원에서 몇 억원이지. 바꾸자.”“???”가짜 사슬을 바꿔 목에 걸자 진원호는 온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그는 다시 자리로 돌아왔는데, 여전히 안색이 창백하였다.정홍영은 황급히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원호야, 왜 그래 어디 불편하니? 어서 앉아서 물이라도 마시렴.”“괜찮아요 아주머니.”진원호는 서둘러 고개를 가로저으며 여전히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하천을 벌벌 떨며 힐끔힐끔 쳐다보았다.때마침 하천이 그를 힐끔 쳐다보는 바람에 진원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주머니 저는 사실 하천형과 가을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진짜예요 아주머니. 그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잘 어울리는지 보세요. 어찌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겠어요.”“저는 아주머니가 이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천 형님처럼 훌륭한 사위가 있는데 어찌 그를 가을이와 이혼시킬 수 있겠습니까?”“원호야, 방금 화장실에 가서 네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니니?”정홍영은 영문도 모른 채, 무대 위 마술을 하는 공연을 바라보았다.어째서 마술공연처럼 갑자기 그의 태도가 변할 수 있는가?“원호야, 너 이마 좀 만져보자. 열난 거 아니지?”진원호는 정홍영의 손을 툭 쳤다.”아주머니, 저 제정신이예요.”“아주머니는 가을이를 저에게 시집보내고 싶은 이유는 사실 저희 집의 재산에 눈이 먼 것 아닌가요?”“하지만 아주머니, 저는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저희 집은 오래전에 파산했고, 저는 아까 완전히 당신들을 속였습니다.”“???”“???”그렇게 말하면서 진원호는 그의 손에
이강은 손사래를 쳤다.“지연 아가씨, 저도 당신이 가을 아가씨와 갈등이 있다는 걸 알지만,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절대 이 프로젝트를 망가뜨리려 하지 마세요.”“그렇지 않으면 정말 심각한 결과를 불러 일으킬 것이고, 그땐 아가씨도 감당하실 수 없습니다.”“오늘 일은 못 들은 척하지만 다음은 저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겁니다.” 이강은 발길을 돌렸다.“그렇지 않으면 제가 회장님께 아가씨 일을 말할 것입니다.”말을 마치자 이강은 돌아 보지도 않고 떠났다.그가 옥상 출구에 다다르자 뒤에 있던 주지연은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이 웃음소리에 이강은 소름이 돋았다.“이강, 이 늙은아. 줄을 잘 서야지.”“몇 년 동안 당신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나는 이미 너무 잘 알아.”“여기서 고상한 척 하지마. 내가 비장의 카드를 꺼냈으면 너에게 도움을 청했겠어?”이강은 안색이 변하여 주지연을 바라보았는데, 마치 살기가 돋은 마녀같았다.잘못한 일이 없으면 언제 누가 찾아와도 두렵지 않다.하지만 이강은 분명이 켕기는 것이 있어보였다.“이강 아저씨, 올해도 벌써 50세가 다 되어가네요. 내가 만약 당신이 요 몇 년 동안 무단 이직하고 뇌물을 받은 일을 고발한다면, 당신은 감옥살이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주지연 너는 지금 선 넘었어.”“하하하, 두려우세요?”주지연은 빙그레 웃으며 몸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이강의 얼굴에 던졌다.“여기 1억원이에요. 이 일에 성공하신다면 1억원을 또 드리겠습니다.”“이 돈이 있으면, 아저씨도 일찍 은퇴하고 집에서 평생 편안하게 사실 수 있겠죠.”이강은 온 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주지연아가씨, 회장님과 가을아가씨 모두 나를 신뢰합니다. 저에게 강요하지 마세요.”“이런 쓸데없는 일을 벌이지 마십시요. 하실거면 혼자서 하세요”“아니면 저에게 했던 것처럼 수표라도 던져보세요.”“저에게 한번만 더 강요하시면 내일 고발하겠습니다.”이강은 매우 난처했지만 결국 타협을 선택했고, 그는 몸을 구부려 그 수표를 주워
이 순간 하천의 마음 속은 타 들어가는 것 같았다.장모님은 딸에게 차를 사주려고 있던 혼수품들을 다 팔다니.“내가 내일 그 팔찌를 다시 되찾아 올게.”하천은 말했다.주가을은 쓴 웃음을 지었다.”어떻게 다시 되찾아 오겠어요.”“외할머니 쪽의 집안이 아주 좋기 때문에 어머니께 드린 혼수품이 매우 비쌌을 거예요.”“그 팔찌는 20년전만 해도 몇 천만원의 가치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몇 억의 가치임이 틀림없어요. 저는 지금 수중에 그렇게 큰 돈이 없어요.”“다행인건 제가 지금 큰 프로젝트를 맡았고, 지금 생산되는 옷은 이미 납품되고 있으니 곧 손씨 측에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봐요 우리.”하천은 마음속으로 웃었다. 그 때 네가 다시 돈을 들고 팔찌를 되찾으러 가도 이미 그 팔찌는 팔렸을 것이 틀림없었다.다음날 아침, 하천은 솔이를 학교에 보낸 후 유소옥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유소옥과의 친분을 통해 정홍영이 맡았던 팔찌를 찾아 돈을 주고 되찾았다.동시에 유소옥은 하천에게 진원호와 있었던 일에 대해 해명하였다.하천은 그 때의 일을 전혀 안중에 두고 있지 않은 후였다.자연스럽게 하천은 진원호라는 사람을 잊고 있었다.그런 후 하천은 벤츠 매장을 찾았다.처음엔 장모님의 요구대로 국내 차량에서 덩치가 큰 차량을 사려고 했다.하지만 주가을에게 그런 차는 어울리지 않았고, 큰 차를 운전하기엔 그녀가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결국 주가을에게 벤츠E클래스를 사주기로 했다.최고급 벤츠E클래스 한 대를 사려면 1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했지만 하천에겐 전혀 큰 돈이 아니었다.전액 현금으로 지불하실 경우, 돈을 지불하고 수속을 마친 후에 차를 받으실 수 있었다.수속을 마친 뒤 하천은 차를 몰고 나와 주가을에게 전화를 걸었다.퇴근 후 주가을은 하천이 차를 끌고 나온 모습을 보았다.“당신, 미쳤어 정말. 이 차는 어디서 난 거예요?”“어때?”하천은 미소를 지으며 차 열쇠를 주가을의 손에 쥐어주고, 돌려받은
하천과 주가을은 어리둥절했다.누구길래 차를 크기차이에 따라 평가하는 거지?하천에게 분명 매우 큰 차를 사오라고 했는데, 어찌 저런 작은 승용차를 사온거지? 정홍영도 기분이 매우 언짢은 얼굴로 하천을 바라보았다.김씨 부인은 비웃었다. 그녀는 또 한번 크게 비웃으며 말했다.”홍영아 네 사위 차 모양을 봐라.”“로고도 세 갈래로 뻗어 있고, 일반 국내산 자동차와 모양도 비슷하다.”“너희 집 차는 별로 볼 게 없구나.”하천과 주가을은 한쪽 편에 서서 어이가 없었다.정홍영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이 쓰레기야, 너는 이까짓 일도 제대로 못하는 거니?”“창피해 죽겠다.”정홍영은 노발대발하며 떠났고, 멍한 표정의 주가을과 하천은 황급히 정홍영을 쫓아 갔다.집에 돌아온 정홍영은 또 한참 동안 화를 냈다.주가을은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려 하였지만 하천이 막아 세웠다.또 한참 후, 정홍영의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하천 쪽으로 걸어갔다.“하천아 내가 아까 널 나무랐지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하천은 정홍영이 먼저 사과를 할 줄 몰랐다.“장모님, 이게 무슨 말이십니까?”하천의 얼굴엔 경계가 가득하였다.“갑자기 기억났는데, 김씨 부인네 차의 가격은 7천만원이라고 하더구나.”“난 너에게 5천만원만 주었으니 당연히 그런 작은 차를 살 수밖에 없지.”“당연히 내가 돈을 적게 주었으니 넌 큰 차를 살 수 없는 게 당연하지.”“…”이 때 김씨 부인은 지하 주차장에서 자신의 애마 앞에서 흥얼거리고 있었다.차를 어루만지며 그녀는 또 혼자서 씰룩씰룩 웃고 있었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엄마, 여기서 뭘 그렇게 웃고 계세요?”이 때 그녀의 딸 소영이 장을 보고 돌아왔다.김씨 부인은 급히 딸을 끌고 와 웃으며 말했다.”소영아 아까 정말 웃긴 일이 있었다.”네” 남편이 사온 사온 차를 보고 아래층 정홍영네 사위도 차를 사왔는데 보렴.”“이것 봐.결국 그 집 거지 사위가 자기 아내한테 이런 작은 승용차를 선물해줬다는 구나. 너무 웃기지
주가을의 눈에는 주진웅이 줄곧 능력과 패기가 있는 어른으로 보였다.그리고 지난 6년 동안 주씨 집안의 모든 친척과 외척은 주가을에게 온갖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주진웅만이 주가을에게 잘해줬고, 이전에도 그들 가족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그래서 주진웅은 주가을이 존경하는 어른이었다.지금 주진웅의 공장은 생사의 재앙에 직면해 있으니, 주가을은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할아버지, 오늘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 제가 손씨 그룹과 협력하는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신 거죠?”“맞아.”주진웅은 고개를 끄덕였다.“가을아, 내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지만 않았다면 이렇게 너에게 뻔뻔스럽게 찾아 오지도 않았을 거야.”“너가 지금 맡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매달 총 주문량이 천만 개가 넘어.”“그래서 가을아,혹시 좀 일을 나누어 우리 공장에 맡겨줄 수 있겠니?”주가울은 잠시 침묵을 지켰고, 자신의 넷째 할아버지의 초췌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매우 아팠다.“할아버지. 저는 이 일에 대해 사실 아무 권한이 없습니다.”“그러나 이 일은 저희 할아버지의 동의가 있어야 해요. 아니면 제가 할아버지를 저희 할아버지에게 모시고 가겠습니다.”“몇 년 전 우리 주씨 집안이 어려울 때도 넷째 할아버지께서 아낌없이 도와주셨으니 할아버지는 당연히 허락을 하실 거예요.”주진웅은 고개를 끄덕였다.”고맙다 가을아.” 그는 계속 고맙다고 말했다.두사람은 이사장 사무실로 같이 향했다.문을 들어서자마자 주지연과 주진국이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주가을과 주진웅이 들어오자 의아해하지 않고 오히려 눈빛이 수상하였다.“할아버지, 넷째 할아버지께서…”“입 다물어.”그러고는 주가을의 첫마디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지연은 호통을 쳤다.이 호통소리에 주가을과 주진웅은 놀라 안색이 변했다.“넷째 할아버지 오셨군요.”주지연한테는 수상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리고는 은행 카드를 들고 주진웅에게 다가가 말했다.”할아버지 지금 이 카드 안에는 천만원정도 들어있습니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