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백리는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그럼 여기서 다른 사람들은 만난 적 있어?” 그러자 하천은 갑자기 엄숙한 표정으로 백리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2 세계의 상신과 만왕은 이미 제 손에 죽었습니다.” “뭐라고?” 백리는 깜짝 놀랐고 하천은 계속 말했다. “그 외에도 동영의 대신관과 고려 검조 또한 죽였고요.” “너 정말 대단해.” 백리는 참지 못하고 감탄했다. “나도 이름 모를 서방의 반신을 한 명 만났는데 우리 H국에 대한 반감이 아주 컸어. 그래서 나도 그를 죽여버렸어.” “하하.” 하천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에 신령의 묘지를 찾는 사람은 너무 많아서 도대체 누구와 누가 사이가 좋고 나쁜지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절대 이 소식을 다른 누구에게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보복을 당할 지도 모릅니다.” “맞아.” 백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 언제까지 이 열매들 담을 거야?” “이 공간 안에 들어온 반신은 적어도 30명이 넘어. 그러니 다른 사람이 진짜 신령의 묘지 위치를 찾아내기 전에 우리도 서둘러야 해.”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하천은 여전히 자신의 손목 보호대에 영과를 담으며 말했다. “이 공간에서 찢어진 지도가 나타난 이상 분명 이 지도를 완벽하게 맞춰야만 진짜 묘지의 위치를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 손에는 이미 이렇게 많은 지도들이 있으니 절대 다른 사람들이 먼저 그 위치를 알아낼 수 없을 겁니다.”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 백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천이 영과를 담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았다.한편 구월검군과 고행승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옷까지 벗어 허겁지겁 영과를 담고 있었다. 아마 힘겨웠던 여정이 그들에게 트라우마가 되었던 모양이다. 심지어 구월검군은 그렇다 쳐도 이미 열악한 환경에 익숙해진 고행승조차도 끊임없이 영과들을 담는 모습에 백리는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기에 이러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이들이 정신없이 영
그렇게 쌍방 모두 절대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하천 일행이 무기를 들자 사신 일행도 살기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한동안 현장의 분위기는 고도로 긴장되었다. 하지만 쌍방은 누구도 먼저 손을 대지는 않았다. 일단 싸움이 일어나면 하천 일행은 수에서 밀리기 때문에 전멸할 수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신 일행도 전부 죽지는 않더라도 태반의 전력을 잃거나 큰 손해를 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진짜 신령의 묘지는 구경도 못하고 죽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 바였다. 그렇게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을 때 저쪽 멀지 않은 곳에서 또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앞장선 사람은 혈조였고 뒤에는 사신과 연맹을 맺지 않은 제2 세계의 다른 반신들이 따르고 있었다. 이들은 총 4명이었는데 그 모습은 매우 초췌했다. 이 숲에 들어온 후, 그들도 허겁지겁 설과를 따서 허기를 채우기 바빴다. 그러나 대부분 설과는 이미 하천과 사신 등 두 무리가 가져갔기에 남아 있던 얼마 남지 않는 설과로 혈조 일행을 허기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웠다. “이봐, 당신들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혈조가 성큼성큼 다가와 사신에게 말했다. “사신, 남는 설과 있으면 좀 나눠주는 게 어때?” 그러나 사신은 혈조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의 말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허허.” 그러자 혈조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 지금 싸우려는 것 같은데 아마 그 지도 때문이겠지?” “허허, 내 손에도 지도가 있는데 말이야.” 혈조가 말했다. “이 흩어진 지도들을 완벽하게 모아야만 신령 묘지의 진짜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건 모두 잘 알고 있겠지?” “이번에 우리가 이 곳에 들어온 목적은 전쟁이 아닐 텐데? 그렇지 않아? 모두 신령의 묘지 안의 보물을 찾으러 온 거잖아.” “이 곳에 들어와 다들 엄청 고생했을 텐데 만약 지금 여기서 다 죽는다면 너무 허탈하지 않겠어?” 혈조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나에게 좋은 방법이 있는데 제안해도 될까?” “어떤 방법인 거죠?” 하천
하천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불평하기 보다는 얼른 그 마지막 지도를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그럼 찾으러 가보자고.” 그런데 순간 사신 일행이 가지고 있던 지도 9장이 갑자기 허공으로 떠올랐다. 하천과 혈조 일행이 가지고 있던 지도 또한 마찬가지로 공중으로 떠올랐는데 마치 신비한 힘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이 전부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지도들이 갑자기 날아가는 모습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안 돼.” 순간 모두들 진기로 발 밑에 소용돌이를 형성했고 그 지도가 이동하는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이 지도들은 모두 한 빙하 근처에서 멈췄다. 이 빙하는 모두들 이 곳에 들어온 후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너비는 약 20미터 정도 되어 보였다. 심지어 매우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고 큰 얼음들도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때 그 21장의 지도는 전부 그 빙하 위에서 멈췄고 맞은편에서 갑자기 한 장의 지도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저게 마지막 지도야.” 마지막 지도를 발견한 반신들은 모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마 이 지도들 사이에 특별한 감응이 존재하는 듯했는데 21장의 지도가 함께 모이니 뜻밖에도 마지막 지도의 위치를 스스로 찾아낸 것이었다. 그렇게 이 22장의 지도는 공중에서 날아다니다가 순식간에 한 장의 완벽한 지도로 맞추어졌다. 하지만 하천 일행이 그 지도를 손에 넣으려는 순간, 빙하 맞은편에서 알 수 없는 힘이 밀려왔고 순식간에 완벽하게 맞춰졌던 지도를 다시 찢어 버렸다. 결국 9장의 지도는 다시 사신의 손에 돌아갔고 하천과 혈조 일행에게도 각각 원래 가지고 있던 지도들이 돌아갔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그 한 장의 지도는 다시 빙하의 맞은편으로 날아가 한 남자의 손에 안착했다. 이때 맞은편에는 세 개의 그림자가 보였는데 정확히 말하면 두 사람과 한 마리의 고릴라였다. 두 사람은 몸집이 매우 거대했고 그 고릴라 또한 높이가 거의 3미터에 달하는 것이
짧은 충격 이후, 여름 그들의 마음도 점차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 마지막 한 장의 지도가 레카 형제의 손에 나타났으니 앞으로 또다시 많은 정력과 시간을 들여 지도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그러면 우리 협력합시다.” 사신이 9장의 지도를 들고 말했다. “전에 우리 세 팀은 이미 신령 묘지에서 찾을 보물에 대한 분배를 마쳤습니다.” 레카르가 웃으며 물었다. “그럼 말해보세요. 도대체 어떻게 나눌 건가요?” 그러자 사신이 말했다. “우리 손에는 9장의 지도가 있으니 5할, 그리고 저쪽 두 팀은 각각 7장과 5장의 지도가 있으니 3할과 2할로 나누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레카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지도의 장 수에 따라 나눴다라? 아주 합리적이네요. 하지만 한 장의 완벽한 지도를 만들려면 총 22장의 지도가 필요하고 우리 형제의 손에는 지도가 단 한 장밖에 없는데 어떻게 분배할 건가요?” 이때 사신이 한 걸음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했다. “지도가 한 장밖에 없으니 당연히 적게 분배하는 거죠. 우리 세 팀에서 각각 조금씩 나눠서 당신들에게 0.5할을 주면 되지 않을 가요?” “0.5할?” 이 말을 들은 레카 형제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러자 사신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22장의 지도 중 우리가 21장을 가지고 있고, 당신들은 단 한 장만 가지고 있으니 0.5할을 주는 것도 적지는 않은 겁니다.” “허허, 난 좀 적은 것 같은데.” 레카르가 말했다. “방금 어떻게 나눈다고 했죠?” 사신이 다시 설명했다. “우리 일당은 모두 열 명이고 손에 9장의 지도가 있으니 5할, 하천 형제 일행은 5명이고 지도는 7장을 가지고 있으니 3할, 혈조네 무리는 4명이고 손에는 5장의 지도를 가지고 있으니 2할인 거죠.”“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전부 분배한 후 조금씩 나눠서 저희에게 0.5할을 주시겠다?” “그렇습니다.” 사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두 분은 단 한 장의 지도만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해가 됐습니다
“신령 묘지의 위치는 바로 저기입니다. 여기서 300리 정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움직입시다.” 모두들 지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300리가 넘는 거리는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아득하게 먼 거리였지만 이 반신들에게 있어서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신령의 묘지로 가는 과정에 또 적지 않은 괴물과 병사들이 길을 막았지만 다행이 여러 반신들이 협력한 탓에 그것들은 전혀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후 이들은 지도에 표시된 신령의 묘지가 있는 위치에 도착했다. “바로 저기입니다.” 눈 앞에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오른 설산이 보였고 그 설산 아래에 서있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아 보였다. 이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고 그 설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한참 후, 다시 정신을 차린 이들은 그 설산에 오를 채비를 했고 하천 일행도 방금 챙겨온 설과를 먹으며 몸을 다시 최상의 상태로 만들었다. 이 설산에는 새하얀 눈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 산에는 마치 어떤 특수한 힘이 있는 것 같았는데 그 산을 오르는 일행은 몸이 무겁고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약 반나절이 지난 후, 이들은 마침내 설산의 꼭대기에 올랐는데 전방에는 뜻밖에도 또 작은 산이 나타났다. 이 작은 산은 약 100미터 높이에 사방에는 흰 눈이 쌓여 있었지만 중앙 부분은 약간 붉은 것이 마치 곧 분출할 분화구처럼 보였다. “저기, 바로 저기가 신령의 진짜 묘지인 것 같습니다.” 사신이 그 작은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하며 모두들 그 작은 산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곳이 바로 전설 속 고대 신령이 묻힌 곳이라는 생각에 누구도 쉽사리 먼저 발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사색에 잠겨 있을 때 그 작은 산 위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순간 이 설산 전체는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작은 산 위에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는데 마치 화산이 분출하는 것 같았다. 곧바로 대량의 용암 같은 것이 허공을
피 타는 노력으로 겨우 찾은 묘지인데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반신들은 점차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하천과 백리 두 사람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마치 손에 들고 있는 무기와 감응을 하고 있는 듯했다. “판음양!” “지검!” 이때 하천과 백리가 거의 동시에 큰 소리로 외치면서 칠식도의와 삼검경의 기술을 시전했다. 삽시간에 두 사람은 각각 한 줄기의 빛을 발사하며 하늘로 날아올랐고 공중에서 그 두 줄기 빛은 곧장 한 줄기로 합쳐졌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하천과 백리에게 고정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전혀 가늠이 잡히지 않았다. “저들 지금 뭘 하려는 걸까요?” “그러게 말이예요.” 모두들 신령의 관에 대한 공격은 멈춘 채 하천과 백리의 움직임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때 허공에는 이미 두 사람의 자취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은 빠르게 신령의 관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하천과 백리는 방금 사신을 비롯한 다른 반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던 그 신령의 관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천과 백리는 그 신령의 관 상공에 도착했다. “저들은 도대체 저 진법을 어떻게 뚫은 거지?” 모두들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분분히 다시 하천과 백리가 날아간 방향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아까 상황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들은 신령의 관에 접근할 수조차 없었고 제자리 걸음이었다. 마치 그 신령의 관 주위에 쳐져 있는 진법은 오로지 하천과 백리에게만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편 이미 그 신령의 관 상공에 도착한 하천과 백리는 함께 협력하여 그 관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자 관 뚜껑은 곧바로 열리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는 이들이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하천과 백리는 순식간에 그 엄청난 기운에 휩싸였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 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관이 닫히면서
두 사람은 그렇게 이 공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사방은 온통 안개로 뒤덮였고 하천과 백리는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두 사람은 이 안에서 방향을 전혀 분간할 수 없었고 한참 동안 돌아다녔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는 이때 갑자기 두 사람 손에 들려 있던 무기가 윙윙- 소리를 내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 느낌은 마치 하천과 백리가 전에 꿈을 꿨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곧이어 알 수 없는 힘이 두 무기를 이끌었지만 하천과 백리 모두 자신의 무기를 손에서 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천과 백리는 모두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는 자신의 무기를 따라 빠른 속도로 앞으로 전진했다. 잠시 후 온통 안개로 뒤덮였던 이 공간에서 갑자기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고 하천과 백리는 심지어 눈을 뜰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이게 뭐지?” 놀란 하천과 백리는 모두 그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을 바라보며 심장이 쿵쾅거려 왔다. 잠시 후, 전방의 허공 속에는 황금빛을 발산하는 해골이 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해골은 약 2미터 길이에 몸의 모든 뼈는 모두 황금으로 만들어졌고 온통 밝은 황금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의아한 것은 그 해골에 왼쪽 팔이 하나가 없다는 것이었다. “신령의 시체?” 하천과 백리는 동시에 이 말을 했다. 안개로 뒤덮인 공간 안에 이런 해골이 있다는 건 분명 신령의 죽은 뒤 남긴 시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확실히 신령의 시체가 맞았다. 표면의 살집과 가죽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부 썩어 사라지고 이런 황금빛을 발산하는 해골만 남은 것이었다. 다만 하천과 백리는 왜 이 시체에는 팔 한쪽이 없는 건지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팔 한쪽이 없는데 어떻게 천궐도와 경흥검을 함께 사용할 수 있었던 거지?’ 뿐만 아니라 이 신령의 시체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광포한 힘이 내포되어 있는 듯했다. 이때 하천과 백리 손에 들린 천궐도와 경흥검은 점점 심하게 요동쳤고 그들은 마
이때 하천은 붕괴되고 있는 이 공간을 피해 미친 듯이 질주했고 백리도 하천의 뒤를 따라 끊임없이 도망쳤다. 그런데 약10여 분 후, 이들 앞에는 또 황금빛을 발산하는 무언가 나타났다. “저건 뭐지?” 하천과 백리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가까이 가서 보니 그곳에는 황금색의 팔이 허공에 떠있었다. ‘방금 신령의 왼 팔인 건가?’ 하천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고 동시에 왜 신령의 시체와 왼팔이 분리되어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신령이 죽기 전에 왼팔을 잃은 거였다면 이 팔은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또 이 신령이 죽은 뒤 팔이 잘린 거라면 그것은 누구의 소행인 걸까 하는 여러가지 생각이 하천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올랐다. 그러나 하천과 백리가 있는 이 공간은 여전히 계속 무너지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하천은 재빨리 그 왼팔을 잡아 손목 보호대에 넣고 계속 질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하천과 백리가 있던 공간은 전부 무너졌고 무수한 블랙홀이 이들의 눈 앞에 생겨났다. 그리고 바로 두 사람 앞에는 장방형 모양의 통로 같은 것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방금 밖에 떠있던 그 신령의 관과 똑같았다. “저기 출구입니다. 빨리 나갑시다.” 두 사람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얼른 그 통로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통로를 향해 날아드는 순간, 뒤에서는 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발음이 들려오더니 그 공간은 철저히 무너져 내렸다. 한편 그 신령의 관 밖의 설산 위에서는 여전히 많은 반신들이 하천과 백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이상한 공간 속에서 하천과 백리는 1~2시간 밖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사실 밖에 있는 사신 등은 이미 무려 7일 동안 이곳에 죽을 치고 있은 것이다. 그리고 낮과 밤의 구분이 전혀 없는 이 곳에서 계속되는 기다림에 많은 반신들은 점점 지쳐갔다. “벌써 7일 째인데 그 두 녀석은 왜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지?”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레카르는 손가락으로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