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관은 다시 하천을 바라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눈 앞의 고작 30살 밖에 안 된 청년이 너무도 공포스러웠다. 순간 대신관의 마음속엔 절망스러운 감정이 밀려왔다. 대신관은 더 이상 감히 하천 손의 기서를 뺏을 생각은 집어치웠고 당장 도망가려 했다. “하천을 막아라.” 대신관은 고함소리와 함께 몸을 돌려 재빨리 달려갔고 앞에 덩그러니 남겨진 구이호 등은 멍하여 상황파악이 안 됐다. 이때 하천이 대신관을 쫓아가려 했고 구이호는 그제야 하천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신연에게 있어 대신관은 바로 그들의 절대적인 신이고 믿음이었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그들은 반드시 대신관의 모든 명령에 복종하곤 했다. 그러나 문제는 구이호 등이 비록 화경의 고수라고 하지만 하천의 상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하천은 순식간에 구이호 무리를 저 멀리 날려 버렸다. 비록 구이호 등은 바로 저 멀리 내쳐졌지만 그래도 대신관에게 어느 정도 도망칠 시간을 벌어준 셈이었다. 이때 대신관은 이미 몇 백 미터를 달아난 상태였지만 하천은 전혀 조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전에 두봉을 쫓아갔을 때처럼 미종구보를 이용하여 순식간에 대신관 바로 뒤까지 따라잡았다. “대신관, 이 버러지 같은 놈! 주제를 모르고 계속 나대니 오늘 반드시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주지.” 하천은 곧바로 대신관 앞으로 이동했고 공포스러운 진기를 손에 모은 채 대신관을 향해 내리쳤다. 이 순간 대신관은 곧바로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갑자기 거대한 검은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그 검은 그림자는 족히 10여 미터는 되어 보였는데 마치 방금 지옥에서 뛰쳐나온 악마 같았다. 대신관은 그 검은 그림자를 조종하여 하천을 공격하려 했으나 하천의 일격에 순식간에 부서져 버렸다. 그렇게 벼랑 끝까지 몰린 대신관은 결국 남아있던 자신의 모든 진기를 끌어모아 머리가 아홉 개나 달린 한 뱀을 만들어냈다. “메두사?” 하천은 순간 엄청난 압박감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고 그 뱀은 미친 듯이 포효하며 하천을
이 자리에 있던 세 반신은 모두 멍청하지 않았기에 만약 그들이 연합하여 정말 하천을 이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 또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세 반신은 모두 자미명격을 가진 자들은 아니었다. 때문에 결국 이들이 기서를 손에 넣는다고 해도 자신이 수련할 수 없으므로 그것을 자기 조직의 다른 이에게 주거나 혹은 상응한 가격으로 기서가 필요한 다른 누군가에게 팔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어느 모로 보든지 그들이 이 성세황 운서에 목숨을 거는 건 썩 가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하천과 맞붙었던 한 반신이 제일 먼저 이곳에서 도망쳤다. 한 사람이 도망 치자 나머지 두 사람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잇달아 몸을 날려 이곳을 떠나 버렸다. 그렇게 청산파에는 하천 한 사람만 남게 되었다. 하천은 손에 든 성세황 운서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마침내 긴 한숨을 내쉬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여기서 10킬로미터 떨어진 그 건물 안에서 청산파 성원들은 모두 두운석 쪽 전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포악한 목소리가 온 하늘에 울려 퍼졌다. “청산파는 들어라. 두운석은 이미 내 손에 죽었다. 그러니 일주일의 시간을 줄 테니 청산파를 전부 해산시켜라.” “내 말에 따르지 않을 시 너희들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니 말이야.” 이건 자연히 하천의 목소리였는데 두운석이 죽었다는 말에 두운룡은 온몸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 ... 이틀 후, 하천은 성세황 운서를 가지고 천왕궁으로 돌아왔고 신속히 수련 상태에 돌입했다. 이때 천왕궁의 훈련장에는 하천이 그 정중앙에 앉아 있었는데 황금색 빛줄기가 그의 온몸을 둘러싸고 있었고 하천은 마치 돌처럼 꼼짝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천은 이미 또 무의식의 공간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무의식의 공간 속에는 세 권이 책이 하천의 머리 위에 떠올랐다. 패세황 도서, 주세황 도서, 그리고 성세황 운서. 세 권이 기서는 선대 왕조의 기운을 상징하는
“해상승월.” “일념화 금련.” “성세창평, 영무연가.” 부단히 변화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조경운은 격동하여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형님이 성세황 운서의 공법을 완벽히 연마하신 거야. 그러니 실력은 또한 한 단계 더 향상됐을 거.” 밤하늘의 장면들은 오랫동안 떠올랐다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 3일 후, 한 깊은 산골짜기의 숲 속. 이곳에는 무장을 한 무리 사람들이 숲 속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주위는 하늘을 찌를 듯한 무수한 나무들이 가득 자라 있었는데 만약 지도가 없다면 그게 누구든 여기서 길을 잃을 게 분명했다. 이 무리 사람들은 약 20여 명 정도 되어 보였고 앞장선 사람은 한 중년 남자였다. 그리고 이 남자는 다른 이가 아니라 백씨 가문 백고흥의 다섯째 아들인 백현농이었다.백현농은 수십 년간 줄곧 가문의 일에는 1도 관심이 없고 단지 자신의 정원에서 여러 가지 영초와 영목들을 가꾸는 데만 열중해왔다. 그러나 백현농은 가문에 내란이 생겼을 당시 나서서 가문의 반역자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기도 했다. 그 후 백씨 가문이 안정을 되찾은 뒤 백현농은 다시 자신의 정원으로 돌아가 또다시 영초와 영목들을 재배하는 데만 정력을 쏟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백현농이 백씨 가문 사람들을 이끌고 이 숲 속에 온 것이다. “다섯째 어르신, 지도에 따르면 금지 구역의 입구는 바로 이 일대에 있을 겁니다.” 한 부하가 다가와 공손하게 백현농에게 말했다. 동시에 다른 부하들도 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말했다. “이 근방 몇 킬로미터 안에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있습니다. 아마 염씨 가문인 것 같아요.” 이때 백현농의 손에는 지도가 한 장 들려 있었는데 바로 전에 백고흥이 염씨 가문에서 얻어온 그 지도였다. 그리고 이 지도는 금지 구역의 지도였는데 예로부터 금지 구역에는 귀한 영초, 영목들과 고대 신령이 사용하던 각종 보물들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지도를 받은 백고흥은 매우 신
“나무에서 심장박동 소리가 들린다고? 설마 요괴라도 인 거야? 뭐야?” 모든 사람들은 그 나무를 빤히 쳐다보았고 무수한 줄기들이 얽혀 있는 이 나무는 확실히 약 20여 미터 되는 곳에서 심장박동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그 위치는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올라가 보고 올게.” 백현농은 직접 몸을 날려 그 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백현농은 이 나무 줄기의 촉감은 일반적인 나무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느낌은 마치 유리를 만지는 듯했는데 어떤 곳은 매우 차갑고 또 어떤 곳은 불처럼 뜨거웠다. 그리고 나무를 위로 오르면 오를 수록 그 심장박동 소리는 강해졌고 백현농은 마음이 점점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 나무의 심장박동 소리가 너무 큰 탓인 것 같았는데 이에 백현농의 심장도 갑자기 미친 듯이 뛰었다. 쿵쿵- 쿵쿵- 푸- 하지만 그 심장박동이 들려오는 곳을 만지려는 순간 백현농은 갑자기 심장에 극심한 고통을 느꼈고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다섯째 어르신!” 백현농이 땅에 굴러 떨어지자 놀란 부하들이 즉시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이때 백현농의 표정은 매우 엄숙했는데 그 엄숙한 표정 속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곧이어 백현농은 한 줌의 피를 뿜어냈고 다시 고개를 들어 그 심장박동이 들려오는 위치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백현농은 안색이 급변했고 긴급히 소리를 질렀다. “철퇴하라. 모두들 철퇴해야 해.” 하지만 아직 부하들이 어리둥절하여 반응하지 못한 찰나 그 나무의 가지와 앞사귀들이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 공간에는 마치 무수한 요괴들이 포효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휙-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하나의 나뭇가지가 다가오더니 백씨 가문 한 부하의 몸을 휘감았고 곧바로 이미 그의 가슴을 관통해 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이 장면에 모든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백현농은 재빨리 자신 쪽으로 향하는 다른 나뭇가지를 잘라버렸다.
이미 백현농에게서 이 나무에 대해 들은 적 있던 백리는 방심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그 나무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백리가 그 나무 근처에 도착하는 순간 나무는 위험을 감지한 듯 삽시간에 빽빽이 쌓인 가지와 잎사귀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전과 마찬가지로 그 나뭇잎들은 마치 칼날처럼 백리를 향해 날아왔다. “일념성검.” 이에 백리는 낮은 소리로 외쳤고 곧바로 무수한 검기들이 그의 몸을 감싸 날아오는 그 나뭇잎들의 공격을 막아냈다. 쾅쾅- 무수한 나뭇잎들은 백리의 강력한 검기에 모두 밀려났고 백리는 점점 나무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백리가 그 나무와 가까워질 수록 그 무수한 나뭇가지들은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고 사나운 기세로 백리를 향해 날아왔다. “경흥!!!” 순간 당황한 백리는 곧바로 경흥검을 빼들어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렇게 백리는 경흥검을 붙잡고 사방에서 날아오는 나뭇가지들을 부단히 잘라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바라보는 백현농 등은 입이 떡 벌어졌다. “이게 바로 반신의 실력인가 봐.” 하루 전, 백현농 등 화경의 고수들은 이 나무의 공격에 속절없이 당하기만 했지만 이미 반신의 경지에 오른 백리는 이 나무가 끊임없이 퍼붓는 공격에도 전혀 끄덕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백리는 나무 아래에 도착했다. 이때 나무의 약 20미터 정도 되는 곳에서는 여전히 심장박동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백리는 그곳을 빤히 쳐다보더니 진기를 이용하여 곧바로 날아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에 백현농 때처럼 공포스러운 힘이 백리를 저 멀리 날려버렸다. “백리야.” 이를 본 백현농 등 사람들이 깜짝 놀라 백리 곁으로 달려왔다. “괜찮습니다.” 백리는 다행이 큰 부상을 입지 않은 듯했고 숨을 들이마시더니 다시 그 나무의 심장박동이 들리는 곳을 올려 보았다.“저기 무언가 엄청난 힘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나무가 설마 요괴인 건 아닐까요? 위의 저것은 이 나무의 심장인 거고요.” 백현농이
“무슨 일이야?” 염사해가 물었다. 그러자 이 부하가 바로 대답했다. “이틀 전 백씨 가문 백현농이 팀을 이끌고 금지 구역으로 들어갔는데 큰 손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 나무 때문에?” 염사해가 물었다. “네, 가주님.” 부하가 대답했다. “저희 소식에 따르면 백현농이 데리고 간 팀원들 중 절반 이상이 사망했고 그후 백씨 가문 가주인 백리가 직접 그곳에 갔다고 합니다.” “허허.” 염사해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들은 아직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으니 백리가 직접 그곳에 간다고 해도 손해보는 건 똑같을 거야.” “허허허, 백고흥 그 늙은 여우가 우리에게서 지도를 빼앗기만 하면 보물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본데 결국 그 금지 구역은 백씨 가문의 반신인 백리의 무덤이 되고 말 거야.” “백리가 죽고 나면 백씨 가문도 감히 더 이상 날뛰진 못하겠지?” 그러자 부하가 물었다. “가주님, 우리는 언제 움직일까요?” “급해할 필요 없다.” 염사해가 대답했다. “그 백리는 틀림없이 금지 구역에 오랫동안 머무를 거야. 그러니 우리는 그가 힘이 완전히 빠졌을 때 들이닥치면 돼.” 여기까지 말한 염사해는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이 부하는 걱정스러운 듯한 어조로 말했다.“가주님, 백씨 가문에는 반신이 백리뿐만 아니라 사위인 조경운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천왕궁과도 사이가 아주 좋고요.” “그런데 만약 백씨 가문이 지친 틈을 타 들이닥쳤다가 우리 염씨 가문이 되려 화를 입지 않을까요?” “뭐가 걱정이냐?” 염사해가 말했다. “그 조경운은 비록 백씨 가문의 사위이지만 동시에 용조의 사람이고 홍루의 주인이야.” “그리고 용조는 H국의 공식부문이기 때문에 조경운이 이 일에 나서려면 그에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말이야. 개인적 감정으로 사사로이 움직일 수 없다는 말이지.” “뿐만 아니라 우리 염씨 가문은 백씨 가문에게 지도만 넘겨주었을 뿐 그 금지 구역을 백씨 가문에 넘긴다고 하지는
“지도?” 갑자기 나타난 외국 놈들이 금지 구역의 지도를 내놓으라는 말에 염사해는 크게 놀랐다. 염씨 가문이 이 금지 구역의 지도를 갖고 있다는 건 H국 고대 무림계에서는 아무런 비밀이 아니었지만 해외에까지 이 사실이 전해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 사람 모두 반신이었는데 이 지도가 도대체 얼마나 특별하기에 이런 해외의 반신까지 불러들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염사해가 오랫동안 대답을 하지 않자 방금 그 거친 남자가 다시 주먹을 잡으며 말했다. “이봐, 난 인내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야. 지금 당장 지도를 내놓지 않으면 오늘 너희 가문은 멸망할 줄 알아.” H국 고대 무림계의 한 세가를 멸망시키겠다는 말은 그만한 실력을 겸비한 자가 아니라면 아무나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남자는 너무나 당당하게 말을 내뱉았고 염사해는 그 말에 크게 분노하지도 못했다. 염사해는 몸을 파르르 떨더니 입을 열었다. “방금 말씀하신 지도는 아마도 금지 구역의 지도지요? 솔직히 말씀드리죠. 전에 그 지도는 확실히 저희 가문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백씨 가문에 빼앗겼지 뭡니까?” “그러니 그 지도를 얻으려면 백씨 가문으로 가야...” 하지만 염사해의 말이 아직 채 끝나기도 전에 그 거친 남자는 갑자기 염사해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의 옷깃을 잡은 채 벽으로 밀쳤다. 순간 쾅- 하는 소리가 들렸고 뒤에 있던 벽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을 뿐만 아니라 염사해는 피투성이가 된 채 끙끙거리는 소리를 냈다. “가주님!” 주위에 있던 염씨 가문 부하들은 이 상황을 보고 분분히 달려들었다. “이봐, 지금 나랑 장난해? 그 지도는 복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 백씨 가문에 그 지도를 넘겼다고 할 지라도 당신 가문에는 틀림없이 그 원본이 있을 거야. 그렇지?” 동시에 신사적이고 점잖던 청년의 주위에도 염씨 가문 부하들이 수두룩하게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 청년은 담담하게 웃더니 두 손을 흔들었고 삽
백리가 두 손을 위로 향해 들자 주위에서는 찬바람이 휘몰아쳤고 곧이어 무수한 나뭇잎과 풀들이 백리를 향해 날아왔다. 그리고 백리가 두 손을 휘두르자 무수한 나뭇잎들과 풀들은 모두 순식간에 검기로 변하여 그 나무 쪽으로 발사되었다. 동시에 거칠게 진동하던 그 큰 나무에서도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백리 쪽으로 발사되었는데 순식간에 두 힘이 한데 뒤엉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경흥.” 백리는 큰 소리로 외치며 경흥검을 검갑에서 뽑아냈다. “인검.” 백리는 경흥검을 휘두르며 그 나무를 향해 돌진했고 순식간에 줄기 하나를 잘라냈다. 이어 백리는 다시 경흥검을 땅에 찌르며 외쳤다. “지검!” 순간 거대한 균열이 지면에 생겨났고 그 나무 쪽으로 향했는데 백리는 지금 그 나무의 뿌리째 뽑으려는 것이었다. 한편 백현농 일행은 금지 구역 밖에서 숲을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백리가 그 나무를 뽑는데 도대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그리고 성공할 수 있을지 모두 가늠이 안 되었기에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숲 저쪽에서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왔고 백현농 일행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무슨 일이지?”“엄청난 기운이야.” “누군가 온 것 같은데?” 백현농 일행은 모두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는데 순간 강력한 압박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이때 저 멀리서 세 명의 외국 남자가 걸어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람진 체격의 남자 한 명, 점잖아 보이는 남자 한 명과 노인 한 명이었다. “누구죠?” 이 세 사람이 걸어오는 것을 본 백현농 일행은 경계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 우람진 남자는 대한 대답 대신 주먹을 휘두르려고 했다. 이 순간 맨 앞에서 걷던 구부정한 노인은 그 남자를 노려보았고 옆에 있던 점잖은 청년이 급히 그를 막았다. “제발 진정 좀 하시죠. 저들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거늘 지금 뭐하는 겁니까?” “여기는 H국이니 절대 일을 크게 벌여서는 안 됩니다.” 그제야 우람진 남자는 자신의 주먹을 거두었다. 한편 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