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은 모두 흰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총과 같은 여러 가지 무기들을 들고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바로 이때 길 건너편에서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걸어왔다. 이 남자는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았고 머리가 어깨선까지 드리워져 있었는데 온몸에는 검은 안개 같은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잠시 후 이 남자는 광장의 중앙에 도착했고 갑자기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포효했는데 그의 몸 뒤에서는 기이한 광경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은 희미하여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마치 신기루 같기도 했고 실존하는 하나의 큰 세계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 희미한 광경 속에서 공포스러운 기운이 솟아오르더니 홍문파의 성원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렇게 불과 10여 초도 안 되는 사이에 수천 명의 홍문파 성원들은 전부 파멸적인 타격을 입었고 피를 토하며 바닥에 하나 둘 쓰러져 갔다. 이 영상을 본 하천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쳐왔다. 갑자기 신기루 같은 광경을 만들어 내더니 공포스러운 기운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을 한 번에 해치우는 모습은 누가 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영상이 끝난 뒤 하천은 한참 동안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이 기괴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게 바로 제4서의 능력인 거야?” “네.” 조경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부님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두봉의 실력은 아직 최고봉에 이르지 못했고 현재는 초기 단계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정말 그가 제4서의 공법을 완전히 연마하여 실력이 최고봉에 이른다면 그 파괴력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자 하천이 말했다. “5서의 공법은 반드시 자미명격을 가진 자만이 수련할 수 있어. 그럼 그 두봉이란 자도 나와 마찬가지로 자미명격을 가진 거란 말이야?” 조경운이 대답했다. “비록 이 세상에 자미명격을 가진 자가 희소하다고 하지만 이 세상에는 인구가 엄청나니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자미명격을 가진 자들이 아주 없는 건 아닐 겁니다.” “그러니 5서의 수련은 결코 형님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하천이 물었다. “반드시 우리가 그쪽에 개입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야죠.” 조경운이 말했다. “네 말은?” 하천은 순간 조경운의 뜻을 깨닫고 두 눈이 번쩍였다. 그리고 조경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문파와 청산파는 모두 H국을 떠나 해외로 나갔지만 청산파는 H국에서 쫓겨난 거랑 다름없습니다. 당시 청산파는 H국에서 매국노 역할을 했기 때문이죠.” “때문에 결국 우리 H국이 정돈된 후 그들이 설 자리는 사라져버린 겁니다.” “하지만 홍문파는 달라요. 그들이 해외로 나간 것은 H국의 정부와 합의가 된 일이고 최근 몇 년 동안 홍문파는 줄곧 H국과 교류해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동포이지만 하나는 매국노입니다. 그리고 지금 해외에서 그 매국노가 우리 동포를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러니 우리 용조가 어떻게 가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과거 해외 제1의 조직이었던 천왕궁이 어찌 가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조경운의 말에 하천은 미소를 지었다. “바로 홍문파에 연락하여 용조와 우리 천왕궁이 지원 보내 청산파를 꺾을 의사가 있다고 전해야겠구나.” “바로 그거죠.” 이때 조경운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운, 역시 머리가 참 좋아.” 하천이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용조의 홍루에 네가 있으니 제갈 선배님도 편히 잠 드셨을 거야.” 조경운은 백우상에게 국을 한 그릇을 더 달라고 했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국을 마시며 말했다. “형님, 과찬입니다. 앞으로 홍문파에서 답장이 오기만 하면 저희는 곧바로 두 길로 나눠 행동하면 됩니다.” “저는 강 밑 용궁으로 가 제3서를 찾고 형님은 바로 해외로 가서 제4서의 행방을 찾는 거죠.” “그래.” 하천이 대답했다. “혹시 제5서는 별다른 소식 없어?” 그러자 조경운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제5서는 5권의 기서 가운데서 가장 신비로운 한 권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제 천기판으로도 그 제5서의 행방을 찾을 수 없고요.” “하지만 제
조경운이 말했다. “이 지구 상에 천년 동안이나 신령이 나오지 못한 건 아마 사람의 수행 때문이 아니라 이 천지간의 변화와 관계되는 듯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고대에는 수많은 신령이 존재했지만 선대 왕조 때부터 전부 멸종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왜 멸종된 것인지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르고 있고요.” 선대 왕조를 언급하자 하천의 머릿속에는 지난번 묘지에서 하늘로 날아올랐던 연무명이 떠올랐다. 당시 연무명은 하늘을 찢어 미지의 공간으로 사라져 버렸는데 그건 분명 신령만이 쓸 수 있는 수단이었으니 말이다. ‘연무명이 정말 신령이었던 건가?’ “만약 선대 왕조 전이었다면 위면 선배도 이미 신령의 경지에 오르고도 남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지금 계속 반신의 경지에 머물러 있는 건 아마도 천지간의 어떤 억압을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고요. 이건 위면 선배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모두가 직면하게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하천은 순간 무언가 깨달은 듯했다. “그럼 5서를 모으면 신령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천지의 억압을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인 건가?” “네, 제 사부님께서는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조경운이 대답했다. “하지만 이 5서 외에도 천지 간의 억압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더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제 느낌상 그 극한의 땅에 나타난 사악한 힘도 바로 누군가 이런 천지의 억압을 돌파하고 신령이 되려고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네 뜻은 극한의 땅에서도 누군가 신령이 되려고 하는 중이라는 말이지?” “네.” 조경운이 매우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령이 되려는 수단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곳에 봉인되어 있던 신령을 깨우려는 것일 수도 있죠. 하지만 어느 것이 됐든 간에 모두 좋지 않은 방향인 건 확실합니다.” “네 말이 맞아.” 하천은 신령이 도대체 얼마나 공포스러운 능력을 가지고 있을 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이 세계에 신령이 다시 나타난다면 그건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이 순간 홍제관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부하는 바로 그 상자를 들고 벌벌 떨며 홍제관 앞으로 가져왔다. “열어라.” 홍제관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고 옆에 있던 고위층 간부들도 전부 숨을 죽이고 그 상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때 상자가 열렸는데 안에 들어 있는 것은 피가 줄줄 흐르는 사람의 머리였다. 그 모습은 매우 공포스러웠는데 만약 평범한 사람이 이런 광경을 보았다면 그 자리에서 당장 기절해 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었기에 모두들 크게 놀라진 않았다. 그러나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는 없었다. “X발, 이건 정말 너무 한 거 아닙니까?” “젠장! 보스, 우리 지금 당장 청산파와 싸웁시다.” “이런 비열한 수단을 쓰다니, 제기랄!” 많은 홍문파 고위층들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말했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머리는 바로 얼마 전 두봉이 잡아간 홍문파의 고위층 중 한 명의 머리였던 것이다. 두봉은 처음에 함께 잡아갔던 홍문파의 보스 홍제관만 풀어주었는데 매일 같이 그에게 다른 고위층들을 인질로 그들의 각종 사업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고 있었다. 하지만 홍문파는 결코 그들의 협박에 타협하지 않았고 계속 협상으로 서로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청산파는 홍문파와 협상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손이나 발을 부러뜨리며 협박했지만 이제는 심지어 살인으로 홍제관을 협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혼자 풀려난 홍제관은 자신의 부하들이 이토록 잔인하게 살해 당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괴롭기 그지없었다. “전하는 말 같은 건 없었어?” 하지만 홍문파의 보스였던 홍제관은 자신이 흥분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차오르는 분노를 꾸역꾸역 억누르며 말했다. 그러나 상자를 들고 온 그 부하가 우물쭈물 대답했다. “그들이 말하길 그래도 같은 H국의 동표였으니 아직 일
“청룡 씨 감사합니다. 그럼 제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 지 저도 감이 오네요.” 그렇게 이미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홍문파는 용조의 개입으로 인해 청문파를 상대할 새로운 기회를 얻은 셈이었다. 이튿날, H국의 용조는 바로 홍문파로부터 온 도움 요청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편지는 홍제관이 직접 쓴 혈서였는데 내용은 청산파가 H국의 동포들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그의 각종 죄행들을 까발린 것이었다. 그리고 이 편지를 받은 헌원 삼살은 곧바로 국제적으로 용조의 태도를 선포했다. 그 내용은 즉 홍문파와 청산파는 모두 H국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나 지금 청산파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홍문파를 압박하고 있으니 용조는 결코 이를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이날 오후 용조는 홍문파가 청산파를 상대할 수 있도록 바로 사람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하여 용조가 소식을 발표한 뒤 하천은 재빨리 천왕궁을 떠나 용조에 도착했고 거기서 다시 해외의 홍문파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 노을이 지고 있는 해외의 또 다른 장원이었다. 이 장원은 홍문파의 장원에 비해 더욱 호화로웠고 전반 장원의 면적 또한 아주 넓었는데 주변에는 대량의 경호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장원 뒤에는 산이 하나 있었는데 그 맨 위에는 기발이 꽂혀 있었다. 이 기발은 바로 청산파를 대표하는 깃발이었는데 즉 이곳은 해외 청산파의 본부였던 것이다. 이때 청산파 본부의 한 방안에서 5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핸드폰을 보면서 냉소를 지었다. 홍제관이 H국의 용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이 남자의 이름은 두운룡이었는데 바로 해외 청산파의 보스였다. 하지만 그는 H국의 용조가 홍문파를 도와 나설 것이라는 소식을 보고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여봐라, 가서 두봉을 불러오너라.” 잠시 후, 문 밖에서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들어왔다. 이 사람은 검은 옷에 긴 머리가 드리워져 있었는데 마치 지옥에서 금방 탈출한 악귀처럼 사악한 기운을
“설마?” 버벅거리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부하에 홍제관은 무언가 눈치를 챈 듯했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이때 홍문파 장원의 대문 앞에는 수많은 홍문파 사람들이 잔뜩 나와있었고 잔뜩 분노한 말투로 수군거리고 있었다. 바로 대문 앞에 여러 구의 시체가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었는데 심지어 어떤 것들은 신체 일부가 없는 상태였다. 이 시체들은 바로 전에 두봉에게 잡혀간 홍문파의 고위층들이었는데 여기에는 홍제관의 아들도 있었다. “영아!!!” 홍제관은 그 속에 누워있는 자신의 아들 홍영의 시신을 보고 털썩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이때 홍영의 몸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는데 이미 시체가 되어버린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짙은 공포가 드리워져 있었다. 즉 홍영은 분명 생전에 엄청난 고문을 당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짓의 원흉은 바로 청산파였다. 잠시 후 이 광경을 목격한 하천은 자신도 모르게 깊은 숨을 내쉬었고 청산파 놈들은 정말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스, 여기 편지가 있습니다.” 이때 홍문파의 한 성원이 다른 시신의 손에 쥐어져 있던 편지를 홍제관에게 넘겼다.그러자 홍제관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겨우겨우 억누르며 떨리는 두 손으로 편지를 열어 보았는데 편지에는 삐뚤삐뚤한 두 줄의 글이 쓰여 있었다. [오늘 밤 자정, 난 너의 목을 딸 것이다. —두봉.] 홍제관은 손에 편지를 든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모습을 본 하천이 다가와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홍제관은 다시 일어서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하천의 손에 그 편지를 건네며 말했다. “하천 씨, 오늘 밤 자정에 두봉이 이곳에 들이닥칠 것입니다!!!” 이 말에 주위 모든 사람들은 모두 공포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필경 두봉은 이미 홍문파의 13개 지부를 전부 해치웠던 사람이고 지금 눈 앞에 펼쳐진 광경까지 더해지니 두려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전체 현장에서 가장 담담한 것은 하천뿐이었다. 하천은 그 편
“알겠습니다.” 이 순간 홍제관도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신속하게 지금 이곳에 있는 전체 홍문파 사람들을 대피시키도록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오후 3시경, 홍문파 장원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이곳에서 4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한 건물로 이동했다.그리고 아주 평범해 보이는 한 방 안에서 홍문파 고위층들이 한데 모여 커다란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때 그 스크린에 보이는 것은 홍문파 장원 안의 모든 화면이었다. 현재 두봉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전체 홍문파의 상공에는 두터운 안개가 드리워 있었다. 때문에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홍문파 사람들은 모두 잔뜩 긴장하고 있었고 한백 조차도 하천이 청산파의 그 두봉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시간은 끊임없이 흘렀고 스크린 화면은 홍문파 장원의 한 화원으로 전환되었다. 하천은 이곳에서 한 흔들의자에 앉은 채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전투를 앞두고도 전혀 긴장된 기색이 없이 담담해 보였다. 마치 앞으로 있을 전투의 상대가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다는 듯이 말이다. 심지어 하천은 차를 마신 뒤 그 흔들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는 잠에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하늘은 어두워졌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 빗방울은 마침내 하천의 코끝을 스쳤고 잠 들었던 하천은 두 눈을 번쩍 떴다. “드디어 온 건가?” 하천은 자리에서 일어나 까만 하늘을 올려 보았다. 이때 아직 아무도 홍문파의 장원 안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미 누군가 내뿜은 사악한 기운은 느낄 수 있었다. “강자의 기운이군.” 하천은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들이쉬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와 동시에 4킬로미터 떨어진 그 건물에서 홍제관을 비롯한 일부 고위층들도 모두 그 사악한 기운과 함께 엄청난 압박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는데 심지어 호흡을 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 순간 식은땀 한 방울이 홍제관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는데 마치 그의 등 뒤에 사나운 맹수 한 마리가 입맛을 다시고 있는 듯했다.“
4킬로미터 떨어진 그 건물 안의 거대한 스크린에는 이미 하천과 두봉의 싸우는 화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두봉이 먼저 하천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모습에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두봉의 이 주먹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허공을 휩쓸었는데 삽시간에 전방의 모든 건물들은 부숴져 내렸다. 이때 하천은 날아오는 두봉의 주먹을 보더니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천이 사라지는 순간, 원래 그가 서있던 곳은 폭파했고 심지어 그 화원 전체도 마치 공중에서 떨어진 미사일의 공격을 받는 듯 전부 폐허가 되어 버렸다. 한순간에 장원 안은 온통 먼지로 휩싸였는데 하천은 갑자기 허공 속을 가로질러 눈 깜짝할 사이에 두봉 앞에 나타났다. 하천의 속도는 정말 매우 빨랐고 그 역시 주먹을 휘둘렀다. 이 모습에 두봉은 안색이 급변했는데 피하지 않고 곧바로 주먹으로 반격했다. 그렇게 두 주먹이 허공에서 부딪치자 엄청난 진기가 두 사람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쾅- 순식간에 두 사람 근방 50미터 안에 있던 모든 건축물들은 전부 폭발했고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이게 바로 반신의 힘인가? 엄청나군!” 4킬로미터 떨어진 건물 안에서 한백은 스크린 속의 하천과 두봉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는데 긴장감과 함께 동경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때 하천은 주먹을 거두고 제자리에 꿈쩍하지 않고 서있었지만 맞은편의 두봉은 약 10여 미터 정도 뒤로 밀려났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두봉은 충격 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반신의 경지에 오른 지 이제 겨우 몇 달 된 녀석이 감히 이곳에서 왕 노릇을 하다니.” 하천은 혼자 중얼거리더니 두봉에게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다시 그를 향해 돌진했다. 쿠구궁- 허공에는 또다시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하천과 두봉의 싸움이 시작된 지 1분도 채 안 되어 홍문파의 장원은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아주 컸다. 고작 반신의 경지에 오른 지 몇 달도 안 된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