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우리 전씨 가문은 화씨옥으로 완전한 지도를 얻은 일을 좌신교에 알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여기까지 말한 전순복은 하천에게 절을 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천님께서 지금 매우 분노하셨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하천님이 저를 죽이겠다 하셔도 전 군말없이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부디 넓으신 아량으로 저희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 이들은 모두 무고한 사람들입니다.” 하천은 결코 살인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고 지금 벌어진 모든 일도 확실히 전씨 가문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었다. 때문에 하천도 전씨 가문 사람들을 몰살할 생각은 없었다.“그럼 지금 묘지의 비밀키는 좌신교에 있는 것이냐?” “네.” 전순복이 대답했다. “당시 좌신이 저를 찾아왔을 때 그는 저희 가문 모든 사람들의 생명으로 저를 협박했습니다. 때문에 저도 어쩔 수 없이 비밀키를 그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고요.” “허허, 확실해?” 하천의 싸늘한 눈빛에 전순복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대답했다. “지금 하천님께서 저희 모두의 목숨을 손에 쥐고 계시는데 제가 어찌 거짓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천은 비록 전순복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완전히 그를 믿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하천은 재빨리 이화 노조에게서 얻은 그 신혼법을 발휘했다. 순간 저쪽 멀지 않은 곳에서 벚꽃 한 송이가 하천 쪽으로 날아와 그의 손에 잡혔다. 그리고 한줄기의 보라색 빛이 그 벚꽃 속으로 스며들었는데 하천은 그 꽃잎을 하나 떼어 전순복의 입 속에 집어넣었다. 꽃잎은 바로 녹아버렸고 전순복은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지만 무언가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순식간에 발생한 이 상황에 전순복은 막연한 표정으로 하천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자 하천이 말했다. “이건 영혼을 조종하는 일종의 주술이다. 난 지금 너에게 저주를 걸었고 앞으로 만약 네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발각된다면 난 천리 밖에
화강산 기슭에서부터 산꼭대기까지는 거의 3000여 개에 가까운 돌계단이 있었다. 누구든 화강산 앞에서 이 엄청난 돌계단을 마주한다면 아득한 마음과 함께 경외심이 들 것이다. 하지만 반신이었던 하천은 아주 손쉽게 한 번에 계단을 10칸씩 뛰어넘곤 했다. 땡- 하천이 계단을 오르는 순간 산꼭대기에서는 갑자기 우레와 같은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와 동시에 화강산 정상의 궁전 안이었다. 흰 옷을 입은 한 무리의 노인들이 모여 있었는데 모두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화신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하지 않겠어?” 그 중 한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또 다른 노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화신께서는 몸의 기운을 보존하기 위해 깊은 잠에 드신 상태야. 그러니 피치 못할 상황만 아니라면 절대 그분을 함부로 깨워서는 안 돼.” “하지만 H국에서 온 그 사람은 반신이라고 하잖아. 전씨 가문도 그를 막지 못했고 결국 우리 화강산까지 들이닥치고 있고 말이야.” “반신이면 뭐?” 그중 한 노인이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좌신교에는 제자들이 3천여 명이나 있어. 뿐만 아니라 각종 진법들도 엄청나고 말이야. 그런데도 그자를 막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 “게다가 비록 화신께서는 깊은 잠에 들었지만 만약 우리 화신교가 정말 위험에 빠지면 그분은 자연히 깨어나실 꺼야.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는 말이야.” “지금까지 우리는 화신님의 은혜를 입어왔어. 그러니 이제 그 은혜에 보답해야 하지 않겠어?”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전부 일어서서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이제 우리가 화신님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야.” 순식간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이 의견에 동의했다. 그리고 이때 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 “우리 좌신교는 지금 어려움에 부딪쳤으니 신연의 도움을 좀 구해도 되지 않겠어?” 신연이란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당시 대신관이 4대 식신들에게 잠식당할 뻔한
하천이 환용도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제갈 홍루는 여전히 건장한 청년의 모습에 심지어 머리도 검은색이었다.하지만 짧디짧은 보름 사이에 제갈 홍루는 훌쩍 늙어버렸다. 검은 머리는 이미 완전히 하얗게 변했고 온몸은 주름이 가득했는데 마치 백세 노인처럼 보였다. 사실 제갈 홍루도 이미 100세가 넘은 반신이었다. 당시 H국 제1의 반신이라 불리는 위삼도가 천하를 다스릴 때 제갈 홍루도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뒤로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제갈 홍루는 그때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모두들 반신은 수명을 늘릴 수는 있지만 늙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제갈 홍루가 젊은 모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거로 봐서는 아마 무슨 특별한 수단을 이용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 제갈 홍루는 무슨 이유인지 늙은 모습으로 변해버렸는데 당장이라고 쓰러질 것처럼 허약한 모습이었다. 곤용진을 완전히 복구한 후 제갈 홍루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본 조경운은 당연히 걱정이 앞섰다. “사부님, 괜찮습니까?” 조경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제갈 홍루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5서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여 홍루를 나섰지만 난 원래 홍루를 떠나면 안 됐어. 아마 나도 곧 한계일 것 같구나.” 이 말을 들은 조경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자 제갈 홍루가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 모든 일을 끝내기 전에는 절대 죽지 않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홍루에서는 위삼도가 날 도와주고 있으니 아직은 괜찮다.” “지금 당장 가서 짐을 싸거라. 넌 나와 함께 홍루로 돌아간다. 너에게 마지막 공법을 전수할 것이다.” 이 말에 조경운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잠시 후, 헬리콥터 한 대가 한강 쪽에서 날아와 환용도의 계류장에 착륙했다. 그렇게 제갈 홍루와 조경운은 그 헬리콥터를 타고 청주 공항의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청주시의 공항에는 이미 이륙할 준비를 마친 한 대의 비행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경운과 제갈 홍루가 이 비행기에 갈아탄
“단검결세.” 순간 거대한 도망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 좌신교의 대문을 두 동강 내버렸다. 이 모습에 좌신교의 고위층을 포함한 모든 제자들이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점점 쌓여가는 시체들을 보면서 좌신교에 완전히 세뇌를 당한 몇몇 제자들만 제외한 대다수 사람들은 전부 혼비백산하여 이곳을 도망치기 시작했다. 반신이란 괴물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때 하천은 이미 천궐도를 들고 대문 앞까지 들이닥쳤다. 시간은 이미 늦은 오후였고 하늘은 어둠에 휩싸였다. “좌신은 어디 있느냐?”하천은 천궐도를 어깨에 메고 좌신교의 궁전 안으로 유유히 들어갔는데 도중에 아무도 감히 그를 막지 못했다. 이때 좌신교의 안쪽에서는 빼빼 마른 몸에 키가 150cm밖에 안 되어 보이는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가장 안쪽의 한 궁전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궁전의 정중앙에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갑옷 한 벌이 걸려있었다. 사실 이것은 좌신이 30대 청년 시절 전투에 나갈 때마다 입었던 그 갑옷이었다. 그 당시 이 갑옷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갑옷일 뿐이었지만 좌신은 늘 그 갑옷을 입고 전투를 치렀고 생사를 넘나들었다. 때문에 후에는 감정이 생겨 이 갑옷을 곁에 두기 시작했다. 그 후 좌신은 자신의 실력이 점점 강해짐에 따라 천하의 각종 진귀한 재료들로 이 갑옷을 보완했고 결국 반신이 된 후에도 보물처럼 간직해온 것이었다. 이때 좌신은 그 갑옷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비록 좌신과 갑옷 사이는 고작 십여 미터 떨어져 있었지만 이 십 미터가 좌신에게 있어서는 만 미터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좌신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거친 숨을 내쉬었는데 지금의 좌신에게 있어서 매 한 걸음을 내딛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반신을 부러워하고 무도의 길을 걷는 자라면 또 전부 반신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사실 반신이 된다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반신은 수명을 늘릴 뿐이지 늙지 않는 것은 아니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궁전은 와르르 부서져 버렸다. 좌신은 비록 하천의 공격으로 인해 궁전으로 추락했지만 결국 치명상을 입진 않았다. 잠시 후 좌신은 폐허 속에서 몸을 일으켰고 매우 낡아 보이는 긴 칼 한 자루를 꺼내 들었다. “꼬마야, 너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좌신이 긴 칼을 휘두르자 마찬가지로 거대한 도망이 하천을 향해 발사되었는데 하천은 즉시 천궐도로 그 도망을 맞받아쳤다. 그렇게 두 사람의 도망이 부딪치자 대지는 엄청나게 진동했고 그 후 두 사람은 각자 한 걸음씩 뒤로 밀려났다. “단검결세.” 하천은 몸을 돌리며 또다시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좌신은 순식간에 공격을 피했고 다시 7~8미터의 저공으로 떠올랐는데 매우 이상한 자세를 취했다. “병!!!” 순간 허공에서 검은 기운이 몰려오더니 그 검은 기운은 수천수만의 병사들로 변하여 하천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이런 수법을 한 번도 본적 없던 하천은 눈살을 찌푸렸다. 정면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미친 듯이 돌진해왔지만 하천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천궐도로 재빨리 그들을 죽여 나갔다.“패도진기.” 쾅- 허공에서는 갑자기 천둥과 같은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고 하천의 패도진기는 돌진해오던 병사들을 모조리 소멸해 버렸다. 그리고 하천은 눈 깜짝할 사이에 좌신의 눈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제야 하천은 갑옷 속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좌신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은 어떻게 보면 익살스럽기도 또 기이하기도 했다. “두!!!” 그런데 이때 좌신은 또 한번 주문을 외쳤는데 그의 몸은 순식간에 수십 배나 부풀어 올랐다. 그렇게 갑옷을 입은 거대한 무사가 하천 앞에 나타났는데 그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 지면의 건물들은 모조리 부서져버렸다. 심지어 화신이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면 허공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이 장면을 본 하천은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왼손으로는 주먹을 휘두르는 좌신의 공격에 하천은 당황하고 말았다. 하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천은 이 8개의 분신들 중에서 다른 일곱 개의 분신들보다 행동이 0.1초 정도 더 빠른 진짜 좌신을 찾아냈다. 그것은 일반인이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하천은 반신이었기에 바로 포착해낼 수 있었다. “바로 저거였어.” 하천은 진짜 좌신의 위치를 파악한 뒤 바로 그곳을 향해 천궐도를 휘둘렀다. “역비화산.” 쾅- 거대한 도망이 정면으로 좌신에게 몰려왔는데 좌신은 하천이 이렇게 순식간에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좌신은 하천의 공격을 전혀 피하지 못했고 그대로 치명타를 입고 말았다. 순간 분신들은 전부 사라졌고 좌신의 가슴에는 상처가 또 하나 생겼다. 그리고 마침내 좌신도 피를 뿜어냈는데 이미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던 좌신은 점점 더 쇠약해지는 것이 눈에 선명히 보였다.이쪽의 하천은 온통 먼지로 뒤덮인 폐허를 뚫고 유유히 걸어오고 있었다. 비록 하천도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만 좌신과 비교했을 때 지금 그의 상태는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것이 분명했다. “반신은 다른 경지와는 아예 다르구나.” ‘다른 경지는 나이를 먹을수록 강해져. 하지만 반신은 나이를 먹을수록 체력의 한계가 더욱 뚜렷해지니 전투를 거듭할 수록 점점 약해지고 있는 거야.’‘그러니 아무리 대단한 공법이 있더라도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이상 전부 헛수고인 거였어.’순간 하천은 이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반신의 성장은 이전의 범속 초월과 화경 등 경지와는 정반대였다. 범속 초월과 화경의 고수들은 그 경지에 진입한 시간이 길수록 더욱 강해졌다. 왜냐하면 시간이 길수록 그들이 축적해온 내력이 강해지고 장악한 공법과 기술들도 더욱 단단하고 숙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경지는 대부분 젊은 나이에 진입하기에 전혀 체력이 따라가지 못할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강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반신의 경지에 진입하는 대다수는 거의 80~90세이고 심지어 100세가 지나서야 반신이 되는 사람들도
이때 화강산 꼭대기에서는 좌신의 허영이 하늘에서부터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오고 있었는데 하천이 서있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면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좌신의 위압감을 느낀 하천은 황금색 빛을 반산하는 주먹을 하늘로 향해 뻗었다. “패도진기.” “판음양.” 쾅- 순간 하천과 좌신의 주먹이 충돌했고 거대한 힘으로 인해 주위의 모든 것들이 파괴되었다. 게다가 하천은 팔은 물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피를 철철 흘리기 시작했다.한편 하늘에서 돌진해오던 좌신은 한바탕 포효하더니 온몸이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났고 허공에서 한 줌의 먼지가 되어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좌신이 뱃속에 삼켰던 묘지의 비밀키는 마침 하천에 손에 떨어졌다. 묘지의 비밀키를 얻은 하천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하천은 그 비밀키를 거두어들이고는 폐허가 된 주위를 보면서 다시 한번 반신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똑똑히 느꼈다. 이때의 하천은 제자리에 주저앉았고 한숨 돌리고 난 뒤 다시 산을 내려갈 생각이었다. 이번 좌신과의 전투에서 하천은 대량의 진기를 소모했고 몸도 엄청난 부상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반신에게 있어서 이 정도의 부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회복될 수 있었다. 즉 반신은 내력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만 아니라면 다른 것들은 전부 큰문제가 아니었다. “위에는 이미 끝난 것 같군.” 이때 화강산 기슭에는 점점 더 많은 신연의 성원들이 몰려들었는데 산꼭대기의 전투가 끝난 것 같아 보이자 모두들 흥분하기 시작했다. “진격하라.” 대신관이 명령하자 하늘 저편에서 갑자기 몇 대의 헬리콥터가 날아왔다. 그렇게 하천은 숨 돌릴 새도 없이 하늘 저편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굉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고개를 번쩍 든 하천은 몇 대의 군용 헬리콥터가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음을 확인했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하천의 온몸을 휩쓸었다. “저건 또 뭐야?” 하천뿐만 아니라 산꼭대기에 아직 살아있던 좌신교의 성원들도 돌진해오는 헬리콥터를 보고
“이 세상은 원래 잔인한 거야.” 대사관은 하천이 뿜어내는 살기에도 전혀 끄떡없었고 냉랭하게 말했다. “네가 지금 당장 묘지의 지도와 비밀키를 내놓는다면 시체는 멀쩡하게 남겨주도록 하지.” 하지만 대신관의 말을 들은 하천은 자신의 이마를 탁- 두드리더니 하찮다는 듯 비웃었다. “준비는 단단히 됐겠지?” ... 이와 동시의 H국의 상황이었다. 홍루의 등불은 이미 4개가 꺼진 상태였고 다섯 번째 등불도 위태롭게 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순간 맞은편 별원에서 한 사람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수백 미터를 날아오르더니 그 홍루의 정자 앞에 나타났다. 위삼도는 구부정한 몸으로 그 칠성등 앞으로 다가갔고 당장이라도 꺼질 듯한 나머지 등불들을 보면서 안색도 점점 굳어져갔다. 이때 위삼도가 손을 휘젓자 진기가 위삼도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끊임없이 그 등불 속에 주입되었는데 꺼질 듯하던 등불은 다시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도 이제 곧 한계야. 제갈 이 늙은이는 도대체 언제 돌아오는 거야.” 곧이어 위삼도는 칠성등 앞에 자리를 잡았는데 갑자기 그의 허영이 허공으로 떠올라 쉴틈 없이 불어오는 찬바람을 막아냈다. 그러나 이 찬바람이 허영을 스칠 때마다 위삼도도 심각한 고통을 호소했는데 지금 그는 자신의 수명을 내걸고 칠성등이 꺼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었다. 홍루의 주위는 온통 흰 눈으로 뒤덮였다. 이때 붉은 옷을 입은 제갈 홍루가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홍루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는데 그 뒤에는 휠체어를 탄 조경운이 뒤따랐다. 그리고 제갈 홍루의 이런 모습에 조경운이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사부님,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괜찮다.” 제갈 홍루는 손사래를 치며 조경운을 가로막고 당부했다. “이건 내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일이다. 그러니 넌 여기에 남아 있거라.” 말을 마친 제갈 홍루는 계속 앞으로 걸어갔는데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그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고 수명도 점점 더 줄어드는 것 같았다. “왔어?” 이때 홍루에서는 위삼도의 목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