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네가 듣고 싶은 답은 상서 사도가 아니라, 그 진정한 배후가 누구냐는 것이야?” 백현풍이 갑자기 침묵했다. 그리고 백우상은 백현풍의 침묵에서 이미 무언가 눈치를 챈 듯했다.“그러니까 결국 진정한 배후는 찾지 못했단 뜻이네요.” 백현풍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상아, 백씨 가문은 고대 무림계의 세가로서 일반적인 가문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이해해 주길 바란다. 네 할아버지는 백씨 가문에 내란이 생기는 걸 막기 위해 일을 조용히 덮어둔 것이야.” “게다가 당시는 백씨 가문이 다른 세가와 암투를 벌이고 있을 때였어. 그런데 만약 우리 가문에 대규모 내란까지 발생했다면, 백씨 가문은 정말 크게 흔들렸을 거야.” “그러니까 당시 네 할아버지는 조사를 하지 않은 게 아니라, 감히 더 이상 조사를 이어갈 수 없었던 거야. 하물며 나중에 그 답을 알았어도, 전체 백씨 가문을 위해 진실은 고흥루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던 거라는 말이야.” “그 후로 네 할아버지는 더 이상 가주의 자리를 넘기겠단 말을 하지 않으셨고, 가문에도 내란이 발생하지 않고 20년 동안 평화로울 수 있었던 거야.” 그러자 백우상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 가족의 희생으로 20년 간 가문의 평화를 바꿨단 말이네요? 그럼 우리 부모님의 억울한 죽음은 누가 책임지는데요?” 이 말에 백현풍도 할 말을 잃었다. 확실히 당시 그 사건은 백우상 가족에게는 큰 아픔을 주었으니 말이다. 백현풍이 탄식하며 말했다. “한 가문의 대의를 위한 네 할아버지의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음을, 부디 네가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네 할아버지는 지금 이미 병상에 누워 계신다. 그런데 죽기 전의 유일한 소원으로 널 한 번만 보고 싶어 하셔. 그러니 돌아가서 할아버지를 한 번만 만나주는 건 어떠냐?”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도 있지 않더냐.” 백우상은 순간 침묵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 백우상은 진지한 표정으로 백현풍을 바라보며 물었다. “넷째 삼촌, 그럼
“나를 좀 봐봐. 당시 나도 너와 마찬가지로 가족들을 엄청 미워했어.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와 다시 사이를 회복하고 잘 지내고 있잖아. 지금은 그때 나에게 발생했던 일들이, 정말 다 아버지의 잘못이었을까 싶어. 가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면, 절대 일반인의 평범한 생각으로 일들을 처리할 수 없을 때가 많아. 게다가 상황에 치여 부득이한 선택을 해야 할 때도 많지. 그러니 이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도, 그 높은 위치에 앉아있는 사람이란 말이야.” 하천이 한바탕 퍼부었고, 백우상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우상아, 돌아가. 마주해야 할 일은 언젠간 꼭 직면하게 되어 있어, 피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야.” “만약 네가 정말 더 이상 옛일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 그대로 흘려보내도 돼. 하지만 네 할아버지가 임종이 멀지 않으셨다고 하니, 손녀가 된 도리로 마지막으로 노인을 한 번 만나주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 이때 조경운이 휠체어를 타고 이쪽으로 다가와 말했다. “우상, 나도 너와 함께 돌아가 네 할아버지를 한 번 만나야 하지 않겠어?” 백우상은 또 한번 침묵하더니 말했다. “아, 안돼. 난 너에게 우리 백씨 가문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최소한 지금은 아니야.” 백우상이 조경운과 백씨 가문에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은, 가문에서 그녀가 절름발이에게 시집갔다고 말할까 봐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그와 반대로 조경운은 백우상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존재였기에, 백씨 가문의 일을 철저히 해결하기 전에는, 조경운을 백씨 가문으로 데려가 자신과 함께 위험을 무릅쓰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상, 우린 부부야. 어떤 일이든, 함께 맞서야 해.” 조경운이 말했다. “아니, 이건 달라.”백우상이 대답했다. 조경운이 또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하천이 그를 말렸다. “경운, 나도 지금 네가 백씨 가문으로 가는 건 아닌 것 같아. 그러니 내가 우상과 함께 다녀올게.” 하천의 머릿속에는 전에 백리가 헌원 삼살을 통해 자신에게 주었던
백현제는 순간 멍해졌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어떻게 백우상을 죽일 엄청난 생각까지 하는 건지 충격에 빠졌다. “백우, 너 그게 사람이 할 소리냐?” 백현제는 화가 난 나머지, 들고 있던 책으로 백우를 내리쳤다. 하지만 백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지껄였다. “아버지, 이게 다 아버지를 위한 겁니다.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사람은 독해져야 합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 백현제는 성큼성큼 백우 쪽으로 다가가더니, 그의 따귀를 한 대 때렸다. “백우, 백우상은 네 사촌 여동생이야. 감히 그런 말을 입에 올리다니, 제정신이냐?” “그럼 장래에 넌 백씨 가문 가주의 자리에 앉기 위해 나까지 죽일 셈이냐?” 백우는 그 자리에 멍해졌다. “아버지, 저는.” “됐다. 당장 꺼져라.”백현제는 또 한번 백우를 세게 걷어찼다. “방 안에서 나오지 말고 제대로 반성하거라. 만약 네가 감히 사사로이 방에서 나오는 걸 내가 발견하게 된다면, 네 두 다리를 부러뜨릴 것이다.” 백우는 결국 의기소침하게 떠났고, 백현제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백우가 금방 나가자, 백현용이 들어왔다. 백현용이 들어오는 순간 백현제는 신경을 곤두세운 채, 살기가 흐르는 눈빛으로 입구를 바라보았다. “형님, 저예요.” 백현용이 다급하게 말하자, 그제야 백현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방금 백우 그 자식이 한 말들, 다 들었어?” 그러자 백현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현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백우가 한 말이 모두 다 장난이었으면 좋겠어. 다 내 탓이야. 내가 어릴 때부터 백우를 너무 응석받이로 키워, 지금 저 녀석이 이렇게 무법천지로 된 거야.” 백현용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형님, 백우의 생각이 극단적인 것 맞지만, 이건 확실히 저희에게 좋은 기회입니다.” “뭐라고?”백현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백현용을 바라보았다. “여섯째야, 설마 너까지?” 백현용이 말했다. “만약, 백우상이 정말 오는 길에 죽
하천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그러자 백현풍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고대 무림계는 세가뿐만 아니라, 각종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문과, 문파 등 그 범위가 아주 큽니다. 그리고 고대 무림계의 모든 가문은 서로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을 뿐만 아니라, 각양각색의 인재들도 차고 넘치지요.” “그리고 해외의 제2의 세계는 그 범위가 더욱 크고요. 그러니 우리는 국내의 범속 도시에서는 완전히 물러났지만, 여전히 제2의 세계에서 각종 세력을 장악하고 있답니다.” “해외 제2의 세계가 범속 도시에서 많은 권력들을 잡고 있다고 하지만, 저희도 마찬가지로 많은 세력을 장악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제2의 세계가 우리는 꺼리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H국 고대 무림계는 무도 방면에서 아주 강대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제2의 세계에서도 많은 권력을 손에 쥐고 있으니까요.” “만약 어느 날 저희가 제2의 세계와 충돌이 발생한다면, 아마 그들은 해외에 있는 많은 세력들이 사실은 우리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하천은 문득 깨달았다. 과거 헌원 삼살이 했던 말들은 전부 표면적인 것들뿐이었다. 고대 무림계의 세가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조직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백 년, 심지어는 수 백 년의 발전을 거쳐온 조직들이기에, 그 세력은 아주 공포스러웠다. 그리고 하천은 해외의 제2의 세계가 장악하고 있는 거대한 기업의 배후에는, 사실 H국 고대 무림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또한 백씨 가문만 놓고 보아도, 표면적으로는 청운산 아래쪽에 위치한 하나의 가문일 뿐이지만, 2~3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 백씨 가문은 수많은 방계들이 있는데, 이들 중 어떤 사람들은 고대 무림계에서 빛을 발하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해외에서 각종 조직과 세력들을 장악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것들을 전부 합친다면, 그 힘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러므로 모든 고대 무림계의 세가들이 세상에 드러낸 모습은 전부 빙산의 일각에
백씨 가문에는 백현풍이 백우상을 데려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때 그 킬러들은 하천 쪽도 에워싸기 시작했다. 하천은 얼른 용궐도를 빼들었는데, 그의 날렵한 몸놀림에 킬러들은 전혀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옆에 백우상의 전투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고, 그녀는 평소 전투에 무기를 즐겨 사용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백씨 가문으로 가면서 그녀는 아무런 무기도 챙기지 않았기에, 킬러들을 만난 지금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하지만 백우상은 천왕궁 5대 천왕 중 하나로서, 아무리 약해도 이런 킬러들을 상대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백우상은 순식간에 킬러 한 명은 잡아와 목을 비틀었고, 그의 손에 들려있던 칼을 빼앗아 또 다른 킬러의 목을 베었다. 곧이어 백우상과 하천은 서로 등을 기대고 호흡을 맞추었고, 주위의 킬러들은 전혀 이들과 가까이할 수 없었다. 이 킬러들은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전부 범속 초월의 고수들이었다. 그리고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범속 초월의 고수를 집합시킬 수 있는 것은 틀림없이 고대 무림계의 큰 가문이나, 세가들 중 하나였다. 다른 한쪽에서도 신무가 끊임없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킬러들은 비록 범속 초월의 고수라고는 하지만, 신무와 같은 화경의 고수에게는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천과 이들이 이 킬러들을 손쉽게 제압하고 있을 때, 갑자기 맞은편에서 공포스러운 기운이 엄습해 왔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한 줄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하천 앞으로 이동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하천은 재빨리 용궐도로 주먹을 막아냈지만, 그 엄청난 힘은 하천을 몰아붙였다. “화경?” 하천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가 아직 마음을 채 가라앉히지도 못한 순간, 옆에서는 또 누군가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공격해 왔다. “또 화경이야?” 하천은 갑자기 어디서 화경이 두 명이나 튀어나온 건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앞뒤로 협공하여, 순식간에 하천을 포위했다. 같은 시간, 다른 한쪽에서 신무 역시
백현풍은 미간을 찌푸리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신무, 확실한 증거가 있기 전까지는, 함부로 의심해서는 안 된다.” 옆에 있던 하천과 백우상도 서로 눈을 마주쳤는데, 신무가 말하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분 뒤, 여러 대의 차량이 이쪽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차가 멈추고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는데, 그중에는 의료진들도 있었다. 이 사람들은 전부 백씨 가문의 사람들이며, 동시에 넷째 백현풍을 지지하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앞장선 사람의 이름은 백열이었는데, 백씨 가문의 방계였다. 비록 그는 방계였지만, 가문의 적지 않은 권력을 손에 넣고 있었고, 동시에 고대 무림계에서는 ‘열방’이라는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령이기도 했다.그리고 백열도 화경의 고수였는데, 평소 백씨 가문에서 지내진 않았지만, 백고흥의 임종이 멀지 않았다는 소식에 가문에 들어와 있는 중이었다. “넷째 어르신, 괜찮으십니까?” 차에서 내린 뒤, 백열은 가장 먼저 백현풍 쪽으로 향했다. 비록 백현풍의 상처는 옷으로 감싸고 있었지만, 선혈이 끊임없이 상처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난 괜찮다.” 백현풍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소진은 얼른 병원에 보내고, 다른 사람들은 나와 함께 가문으로 돌아간다.” “넷째 어르신도 병원에 가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백열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백현풍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이까짓 상처로 병원까지 갈 필요 없다.” 말이 끝나자, 백현풍은 고개를 돌려 백우상과 하천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가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런 일을 당하게 하다니,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자 하천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괜찮다고 했고, 백우상은 여전히 자책하고 있었다. 필경 백현풍은 그녀를 위해 칼을 막은 것이니 말이다. “큰삼촌이 보낸 사람들 맞죠?” 한참 뒤에, 백우상이 마침내 백현제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그러자 백현풍의 표정은 유난히 무거워졌다. “우상아, 아직 배후가 누구인지 제대
“정말 형님이 아닙니까?” 백현용은 충격을 받은 듯 물었다.그러자 백현제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가끔 욱하긴 해도 멍청하진 않다. 넷째 백현풍 곁에 신무가 따라다니는데, 어떤 킬러가 그 신무를 당해낼 능력이 있겠느냐? 반신이면 모를까.” “게다가 너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을 거다. 나 백현제는 비록 가주의 자리를 탐내고 있긴 하지만, 정정당당하게 그 자리에 앉고 싶은 것이지 절대 이런 추잡한 짓은 벌이지 않는다.” “정말 형님이 아닙니까?” 백현용이 아직도 못 믿겠다는 태도로 물었다. “난 정말 아니다.” 백현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갑자기 무슨 생각이라도 난 듯 서재를 박차고 나왔다. “설마, 이 자식이?” 그리고 백현제는 부랴부랴 다른 방으로 향했다. 이때 이 방 안에는 백우가 갇혀 있었는데, 마음속으로는 매우 분노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누군가 방문을 걷어찼고, 백현용과 백현제가 함께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버지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매우 화가 난 듯한 백현제의 표정에, 백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 놈아, 네가 저지른 짓이냐?” 그리고 백현제는 백우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달려들어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백우는 온통 어안이 벙벙했지만, 아무것도 설명할 겨를이 없었고 백현제는 끊임없이 주먹을 휘두르며 백우를 폭격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 오늘 너 이 자식을 때려죽일 것이다.” 아마 백우의 제멋대로 날뛰는 성격은 99% 백현제의 유전일 것이다. 백현제가 젊었을 때, 백우보다 더 심했으니 말이다. 백우는 땅바닥에 쓰러져 울부짖을 뿐,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한참이 지난 뒤 때리다가 지친 백현제가 행동을 멈추었고, 백우는 시퍼렇게 멍든 얼굴로 물었다. “아버지, 사람을 때리는 데는 이유라도 있을 거 아닙니까? 전 줄곧 조용히 방 안에 갇혀 있기만 했는데, 왜 그러시는 겁니까?” “왜 그러냐고?” 백현제는 또 한 발로 백우를 걷어찼다. “내가 백우상을 건
백현용이 급히 쫓아가서 말했다. “형님, 지금 이 결정적인 순간에 넷째 형님을 찾으러 가시다니요.” “말리지 마라.” 누명을 쓰게 된 백현제는 자연히 언짢기 그지없었고, 당장 백현풍을 찾아가 해명하려고 했다. “형님, 왜 이렇게 어리석으세요?” 초조한 백현용이 땀을 뻘뻘 흘렸다. “형님이 지금 주동적으로 넷째 형한테 달려가 해명한다면, 사람들은 형님이 되려 도둑이 제 발을 저려 넷째 형님을 찾아간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이 일은 정말 형님이 저지른 게 되는 거고요.” “형님, 지금은 절대 경거망동해서는 안 됩니다. 이 일은 틀림없이 누군가 형님과 넷째 형님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꾸민 음모입니다. 형님께서 계속 이렇게 충동적으로 나오신다면, 그 음모를 꾸민 자의 목적을 이뤄주는 것이란 말입니다.” 백현용의 말에 백현제는 그제야 조금 차분해졌다. “여섯째야, 지금 백씨 가문에서 누가 화경의 고수 4명을 동시에 소집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혹은 누가 백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노리고 있더냐?” 백현용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님,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백씨 가문에는 적계, 방계의 수가 엄청나게 많으니, 요 몇 년 간 누가 암암리에 세력을 키웠는지는 제대로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아버지만 해도 아홉 자식을 낳았는데, 둘째 형은 가문에서 쫓겨났고, 셋째 형도 공법을 연마하다가 죽어버려 이젠 7명의 자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들이 손에 도대체 어떤 카드를 쥐고 있는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백씨 가문은 외부에도 적들이 많으니, 이번 일은 백씨 가문 내부 사람의 소행이 전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현재 고대 무림계에서 저희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은 이미 퍼질대로 퍼져버렸으니, 다른 가문이나 세력이 이 기회를 틈타 우리 가문 내부에 분쟁을 일으키려 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백현용은 확실히 백현제보다 이성적이고 머리가 좋았다. 그러나 백현용은 서자 출신일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