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래요?”하천이 물었다.“조금 있다가 그 아가씨에게 사실대로 말하게 하려면, 팁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하천은 의아한 표정으로 호삼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호삼도는 급히 설명했다.“그동안 이런 정보를 사면서 돈을 많이 썼어요. 용조의 보조금도 불쌍할 정도로 적어서 주머니가 많이 힘들어요.”“그 말에 나도 동의합니다.”옆에 있던 청룡이 얼른 맞장구를 쳤다.“차리리 육선문이 나아요.”하천은 순간 얼굴이 어두워지며 때로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공무원 대우를 받고 일하면서 왜 다들 각설이 타령을 하는지 몰랐다.하천은 당연히 돈이 부족하지 않다. 게다가 외출할 때 밖에서 카드로 지급하는 것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아 지갑 안에는 모두 현금이 들어 있다.“갑시다. 제가 다 계산할게요.”“역시 통이 크십니다.”호삼도와 청룡은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청룡도 더 이상 아까처럼 어색하지 않고 호삼도에게 말했다.“가서 그 마담에게 말해 줘요. 나한테 2명 붙여달라고 하세요.”“…….”순간 하천은 말 문이 턱하고 막혔다.하천의 인상 속에서 청룡은 처음부터 모두 거물급의 인물처럼 보였었다.다소 쪼잔한 것을 빼면 보스가 되는 기질이 있고 매우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그리고 호삼도는 지난번에 흥령 쪽에서 접촉하고 나서 역시나 정직하다고 느꼈다.그러나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 보니 용조 성원은 모두 그다지 정직하지 않은 것 같다.청룡이라도 예외는 아니다.세 사람은 218호실에 왔다. 호실에는 모두 세 개의 침대가 놓여 있다.그 중 가장 안쪽에 있는 침대 앞에는 아가씨가 앉아 있었다.그녀는 제복을 입고 있어 매우 섹시해 보였다.섹시한 아가씨가 있는 한 이곳에서 마사지만 진행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아가씨가 소리예요?”호삼도는 들어가서 소리가 있는 침대로 드러누우며 물었다.“네, 삼도 오빠시죠?”“맞아요.”호삼도는 아주 능숙하게 누웠고 그 소리는 마사지를 하기 시작했다.이때 또 다른 두 명의 아가씨가 공구 상자를 들고 들
주위의 웃음소리가 뚝 그치고 사람들은 다시 이쪽을 보았을 때 얼굴에 약간의 공포가 떠올랐다.그중에는 도박장을 지키고 있는 졸개들도 있다.일단 누군가가 소란을 피우면 그들은 자연히 손이 쓰게 되어있다.그러나 호삼도는 이때 몸에서 명패를 더듬어 꺼냈다.“사건 조사하러 왔습니다. 도박장을 압수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도박장도 도박에 참여한 당신들도 조사할 것입니다.”졸개는 상황을 보고도 감히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고 그중 한 남자도 따라서 울부짖었다.“아보가 누구야?”구석에서 가죽 코트를 입은 사나이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조용히 뒷문 쪽으로 달려가 도망가려고 했다.“저 사람이야! 잡아!”이쪽에서 울부짖자 그 사나이는 놀라서 속도를 높여 뒷문으로 뛰쳐나갔고 하천 세 사람도 망설임도 없이 재빠르게 쫓아갔다.하천 그들과 같은 고수들 앞에서 이 아보는 다리가 열 개라도 별수 없다.곧 그들은 아보를 따라잡았다.“당신이 아보입니까?”청룡이 한쪽 팔을 누르며 물었다.“저기요, 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아보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근데 도망은 왜 가는 겁니까?”“그렇게 무섭게 쳐들어오는데, 죄가 없어도 죄를 지은 것만 같잖아요.”청룡은 아보를 놓아주며 말했다.“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뭐 좀 여쭤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무슨 일인데요?”아보는 의심스럽게 물었다.그러자 청룡이 입을 열었다.“초원에서 가축을 기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이상한 사람이 찾아와서 말을 사 가지 않았습니까?”“네.”아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옷차림도 매우 이상하고 얼굴에는 항상 검은 철면을 쓰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돈도 시원시원하게 주고 그랬는데, 제가 키운 말을 팔았다고 해서 법을 어기는 건 아니겠죠?”“네. 그런 일 없습니다.”청룡은 덧붙여 물었다.“마지막으로 아보 씨를 찾아온 날이 언제입니까?”“바로 이틀 전입니다.”아보는 진지하게 대답했다.“그때 한 젊은이도 데리
전화기 너머 나두영웅은 잠깐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당신들도 산양산을 알아낸 겁니까?] “맞습니다.” 청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어젯밤에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아직 확신할 수 없었기에, 나두 가주께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주님께서도 이미 산양산을 찾아내셨으니, 이제 우리가 알아낸 게 맞았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지요.” [그렇군요.] 나두영웅은 살짝 격동되어 말했다. [한 달이 넘어서야 겨우 그 녀석들을 찾았군요. 주소 찍어주세요. 지금 바로 사람 데리고 출발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뒤, 청룡은 나두영웅에게 주소를 보내주었고, 하천 일행은 일어나 아침 식사를 했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지프차 두 대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나두영웅이 차에서 뛰어내렸고, 뒤에서는 7~8명의 사람들이 육속 뛰어내렸다. 이 사람들은 전부 나두부의 최고의 고수들이었는데, 나두영웅은 자신의 아들을 되찾기 위해, 밑천까지 탈탈 털어 모아 나두부 내의 고수들을 전부 집결시킨 것이었다. “나두 가주님.” 하천 일행이 나두영웅을 향해 걸어갔고, 나두영웅은 얼른 인사를 건넸다. “이번에 제 아들을 구하기 위해 용조에서 힘을 많이 써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일은 저 나두영웅의 마음에 영원히 새길 겁니다.” 그러자 청룡이 말했다. “나두 가주,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되니, 얼른 산양산으로 들어갑시다. 이번에는 반드시 아드님을 구해 내야조.” 나두걸을 언급하자 나두영웅의 얼굴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두걸이 이 수상한 무리에게 납치된 지도 한 달이 되었지만, 그의 생사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두영웅은 아바에게 돈 3천만 원을 지불하고 말 10 필을 사들였고, 하천 일행과 함께 산양산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하천은 한 번도 말을 타본 적 없었다. 그러나 하천과 같은 범속 초월의 고수에게 있어 승마 기술을 익히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고, 그는 말을 곧
산속의 날씨는 특히 추웠는데, 모닥불 앞에 앉아 있어도 여전히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느껴졌다. 밤이 되자 하늘에서는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하천 일행은 눈살을 찌푸렸다. “저기 말 한 마리를 죽여, 말고기를 좀 먹으며 몸 좀 녹이는 건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은 나무줄기나 다른 땔감 같은 걸 찾아와 주세요.” 사람들은 호삼도의 제안에 모두 동의했다. 그리하여 호삼도는 자기가 휴대하고 있던 칼을 들고 말 한 마리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호삼도는 세 번의 칼질로 이 말을 해결해 버렸다. 이때, 하천과 다른 사람들은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땔감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황폐한 산에는 제대로 된 나무줄기 한 개도 찾을 수 없었는데, 하천과 청룡은 거의 2리 가까이 걸었지만 여전히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두 사람이 의기소침할 때, 저쪽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누구지?” 하천과 청룡은 거의 동시에 그 사람의 그림자 쪽을 바라보았고,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전투가 일어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나두부의 고수 두 명이 한 괴한과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쌍방은 격렬한 전투를 벌였고 하천과 청룡이 그쪽으로 향했을 때, 나두부 고수 두 명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형제, 이보시오, 형제!” 청룡이 아직 숨이 붙어있는 한 사람에게 달려갔지만, 그 사람은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 채 피를 끊임없이 흘리고 있었다. “바, 바로 저들입니다.” 그 나두부의 고수는 마지막 힘을 다해 외친 후, 눈을 뒤집고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친 하천과 청룡은 함께 미간을 찌푸렸다. “얼른 돌아가자.” 하천과 청룡은 나두부 고수의 시체를 돌볼 겨를도 없이, 얼른 원래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두 사람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한바탕 대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검은 가면을 쓴 한 무리의 남자들이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며, 나두영웅과 호삼도를 향해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그리고 이 무리가 바로
이 녀석들은 이곳의 지형에 대해 아주 익숙한 듯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하천 일행은 부상당한 동료들을 챙길 새도 없이 얼른 그 장한 무리를 쫓아갔다.쌍방은 줄곧 10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대략 10분 정도 달렸을 때, 눈앞에 갑자기 한 줄기의 빛이 나타났다. 앞쪽에는 언덕이 하나 있었는데, 그 무리들은 언덕에 도착한 뒤, 약 1초 정도 멈추었다가 그 언덕을 뛰어넘었다. 그 빛은 언덕 너머에서 발산되는 것이었다. 이때 하천 일행에 남은 사람은 하천과 청룡, 그리고 나두영웅뿐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부상을 입거나 힘에 부쳐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호삼도도 부상이 심해, 방금 전투가 일어난 곳에 쓰러져 있었다. “다들 멈추세요.” 언덕을 올라가려던 찰나, 하천이 소리를 지르자 청룡과 나두영웅은 얼른 발걸음을 멈추고 땅에 엎드렸다. “여기에 마을이 있다니.” 하천 등 사람은 언덕 위에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는데, 바로 멀지 않은 곳에 뜻밖에도 한 마을이 보였다. 마을 앞에는 아주 넓은 댐이 있었는데, 그 댐 위에는 거대한 불더미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불더미 주위에는 선대 왕조의 옷을 입은 남녀들이 잔뜩 서 있었는데, 불더미를 둘러싸고 기괴한 춤을 추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불더미의 중앙에는 말뚝이 세워져 있었다. 말뚝 위에는 한 사람이 묶여 있었는데, 이 사람을 본 하천은 갑자기 심장이 철렁했다. 백리, 말뚝에 묶여 있는 사람은 바로 백리였다. 이때 눈을 질끈 감은 백리는 마치 혼절한 것 같았고, 주위의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절대 깨어나지 않았다. 동시에 그 주변의 불길은 점점 더 거세져갔다. 곧 백리의 몸을 태워버릴 것 같았지만, 그는 여전히 의식불명인 듯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바로 이때, 주위에서 춤을 추던 사람들은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기 시작했고, 밤하늘에는 그들의 귀를 찌르는 환소성으로 가득 찼다. “저들이 지금 뭘 하는 겁니까?” 청룡이 눈살을 찌푸린 채, 옆에 있는 하천과 나
바로 이때 백리가 성큼성큼 청룡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단칼에 청룡의 가슴을 찔렀고, 뒤이어 10여 미터 떨어진 산언덕 아래로 던져버렸다. “허, 말 참 잘 듣네.” 나두영웅은 백리를 한 번 보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후, 다시 바닥에 누워 혼수상태에 빠진 하천을 바라보더니 격동하여 말했다.“됐어. 너까지 합치면 이제 다 됐어.” 주위의 촌민들은 이때 전부 나두영웅을 에워싸고, 분분히 그에게 무릎을 꿇고 인사를 했다. 이와 동시에 온 얼굴에 곰보가 가득한 노인이 나두영웅 쪽으로 다가와 말했다.“왕 어르신, 내일이 바로 백 년에 한 번 오는 구성연주의 날입니다. 이희도 준비를 마쳤다고 하니, 이제 드디어 도련님을 위해 의식을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아.” 나두영웅은 두 팔을 벌리고 하하- 웃기 시작했다. 이어, 마을 사람들은 쇠사슬을 찾아와 혼수상태에 빠진 하천을 꽁꽁 묶어 마을 밖으로 향했다.한밤중, 이 산속에는 큰 눈이 내렸다. 날이 밝아오자 온 산은 눈으로 층층이 뒤덮였고, 떠들썩하던 마을도 텅 비어 몇 구의 시체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때, 저쪽의 언덕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한 사람은 호삼도였고, 다른 한 사람은 도사복을 입고 도목검을 멘 도사였다. “청룡, 청룡!” 청룡은 어젯밤 내린 눈더미 속에 누워있었고, 그가 흘린 피는 이미 완전히 얼어버렸다. 만약 일반인이 이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 눈밭에서 하룻밤 잤다면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청룡은 일반인이 아니었기에, 이때의 그는 약간의 숨결이 남아 있었다. “청룡, 청룡.” 호삼도는 큰 소리로 청룡을 불렀지만, 청룡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옆에 있던 도사는 얼른 근처에서 눈을 가져다 청룡의 몸을 덮었다. 그리고 대략 10여분 후, 도사는 청룡의 몸을 덮었던 눈을 쓸어내리고 끊임없이 청룡의 몸을 문질렀다. “웁!!!”한참이 지나자, 반응이 없던 청룡은 소리를 지르며 눈을 떴다. “삼도.” 청룡의 목소리는 쉬어버렸고
“뿐만 아니라 저는 이 모든 일이 그저 나두영웅이 자신의 아들을 황제로 만들려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뒤에는 분명 더 큰 음모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헌원 삼살께서 말씀해 주시지 않으니,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청룡과 호삼도는 들을수록 더 어리둥절했다. 장인도가 계속 말했다. “그 검협 백리가 사전에 서촉의 늙은 장원과 다 짜고 계획한 일이니,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백리는 우리에게 특별한 표시를 남겨줄 것입니다.” 바로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또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는데 모두 용조의 성원들이었다. 용조의 성원은 그리 많지 않지만 하나하나 모두 실력자들이었다. 장인도가 일어서며 말했다. “청룡, 삼도, 당신들은 이제 성경으로 돌아가 쉬고 나머지는 저희에게 맡기세요.” 이때, 누군가 청룡을 땅에서 업었고, 그대로 산을 떠났다. 장인도는 나머지 용조의 성원 4명을 데리고 마을의 반대편으로 향했다. ……큰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산양산은 성경 쪽에서 가장 큰 산맥이고, 멀리서 보면 마치 한 마리의 양처럼 생겼기에 산양산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사실 이 산양산 깊숙한 곳에 들어가면, 산양산의 내부는 외부와 또 다른 풍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산양산 사장 깊은 곳에는 이색적인 산맥이 있었다. 이 산맥은 거의 30여 킬로메터 이상 이어져 있으며, 높은 곳에서 보면 용의 모양과 비슷했다. 그리고 H국에서 이 용처럼 생긴 산맥은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용맥이라고 불렸다. 그렇다, 이 산양산 안에는 용맥이 하나 숨어 있었다. 그리고 이 용맥의 위치에는 뜻밖에도 큰 건물이 지어져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것은 거대한 팔괘형 제대였다. 중간에는 태극무늬가 있고 제대 주위에는 10여 미터 높이의 돌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모든 돌기둥에는 각종 기괴한 문양과 문자가 조각되어 있었는데, 마치 오래된 주문 같았다. 그리고 이 제대의 사방에는
“허허, 당신은 명성이 자자하니 당연히 알고 있지.”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두 가문이 그렇게 많은 수단을 동원하더니, 드디어 당신을 잡아왔구먼.” 하천이 의문스러운 듯 물었다. “나두 가문이 왜 저를 잡으려고 한 거죠? 당신들은 또 어떻게 잡혀온 거고요?” 그러자 이 남자는 웃으며 대답했다. “왜냐하면 당신이 마지막 자미명격이기 때문이지. 나두 가문은 마지막 선대 왕조의 왕족으로서, 선대 왕조가 멸망한 뒤 줄곧 다시 복벽하려고 해왔어.” “저기 제대에 앉아 있는 노인이 보여? 저 사람의 이름은 이희, 바로 선대 왕조의 마지막 내시야. 그리고 오늘은 구성연주의 날인데, 저들은 선대 왕조 400여 년의 기운을 모은 패세황 도서를 통해, 우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아들 나두걸의 제사를 치르려는 것이야.” “무슨 뜻인가요?” “나두영웅이 자신의 아들을 황제로 만들려 한다는 말이야.” 여기까지 말한 남자는,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아직도 저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지, 참.” 이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에 처음 듣는 말이 너무 많았던 하천은 어리둥절했다. “선배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난 묘아라고 한다.”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전에는 도굴꾼이었지. 원래 평범하게 살다가 일생을 마감할 줄 알았는데, 지금 이렇게 다른 사람의 제사에 쓰이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아이고!!!” 여기까지 말한 묘아라는 남자가 한숨을 쉬며 계속 말했다. “지금 술이라도 딱 한 잔 있었으면 좋겠네.” “묘아요?” 하천은 이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고양이와 약간 비슷하게 생겼고, 이름을 듣기에는 뭔가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천이 말했다. “전에 나두영웅의 아들이 납치당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건 전부 나두영웅의 수작일 뿐이야.” 묘아가 헤헤-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당신이 여기에 잡혀왔고, 나두걸도 여기에 있을 수 있겠어? 이 모든 건 나두영웅 그 개자식이 전부 꾸민 일이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