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선생님들은 주가을과 하천의 정체를 모르지만, 현재 청주시 갑부인 당용이 직접 움직여 하영이를 이곳까지 데리고 입학시킨걸 보아, 그들이 어마어마한 가문일거라는건 어느 정도 유추 할수 있었다.담당교사는 하영이를 책임지고 잘 살피겠다고,공손하기 그지 없는 말투로 거듭 주가을을 안심시켰다.그것도 모자라 주가을과 하천은 신신당부하고 그제서야 학교를 떠났다.돌아가는 길에도 주가을의 얼굴에는 여전히 그늘이 져 있었다.“여보, 영이 초등학교 입학한것 뿐이잖아.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그녀의 걱정에 하천은 이해가 안됐다.“영이 첫 입학이잖아. 유치원이랑은 다르다고, 초등학교는. 당연히 걱정이 되지…….”“하하하, 에고, 우리 여보 걱정을 사서 하네, 별일 없을 거야.”말은 그렇게 해도, 교육 시스템이라 쓰고 사회생활이라고 읽는 학교라는 곳에 아이를 보내는 일은 부모에게는 평생 걱정거리인 것이다.“여보, 나도 안 그러고 싶은데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찜찜해. 뭔 일이 생길거 같은게 불안해 죽겠어.”거의 집에 도착할 즈음에 주가을의 불길한 한마디에 하천은 멈칫했다.“무슨 일이라니?”“나도 모르겠어. 여보,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영이 괜찮은지 어떤지 물어볼까?”주가을은 급기야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하천은 그런 주가을이 못마땅 했다. “뭔 소리야, 우리가 학교에서 나온지 30분도 안지났어. 여보, 여보 그거 기우야 기우.”“그렇긴 하지…….”주가을이 말끝을 흐렸다. 방금은 자기가 봐도 너무 예민했던 것 같았다.하지만 집안으로 들어온 주가을은 역시 무슨 일이라도 일어 날것 같은, 이유모를 불안감에 다시 휩싸여 연신 손톱을 물어 뜯기 시작했다.지난번 혼수상태에서 수성 빙잠으로 간신히 깨어난 후부터 주가을은 어딘가 모르게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그 시각, 1학년 1교시 수업을 받고 있는 하영. 몸은 교실에 앉아 있지만 그의 작은 마음은 편치 않았다.환경도, 짝꿍도, 반 친구들도 유치원과 사뭇 달랐다.하영이에겐 모든 것이 새로웠지만
이 한마디 말에 하영은 눈이 빨게졌다. 도소보는 어떤 집안에서 응석받이로 길러진 아이인지 안하무인 이였다. “우리 아버지는 죽지 않았어, 우리 아버지는 하천이야.”“하천? 하하, 너네 아빠 이름이 더 징그러워.”도소보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예전에 하천이라는 개 한마리를 키윘는데 그것은 여름에 R국 에서 데려왔기 때문이야.”“하하하, 하영, 너희 아버지는 개야.”도소보는 배꼽이 빠지게 웃으며 책상을 두드렸다.반면 하영은 도소보에 의해 화가 나서 울었다.이곳의 동적은 결국 국어 선생님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했다.“도소보, 하영, 너희들 뭐하고 있는거야?”하영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선생님, 도소보는 항상 수업시간에 제가 강의듣는 것을 방해하고 저를 욕합니다.”“철새같은게, 감히 선생님께 일러바치다니.”도소보는 하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국어 선생님의 안색은 새파랗게 돼며 성미가 폭발했다.“도소보, 너가 공부를 하기싫으면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마. 너 지금 당장 맨 뒷줄에 가서 수업을 들어.”“싫어.”도소보는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고 어른의 모습을 배우며 말했다.“내가 선생님이 학교에서 나를 겨냥했다고 우리 가족에 말하면 어떨가?”국어 선생님은 안색이 변하면서 더 이상 도소보를 교실 뒤에가 서서 수업을 듣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국어 선생님은 첫 번째 줄의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하영 학생, 이쪽으로 와서 앉아.”“네.”하영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교과서를 정리하고 국어 선생님이 가리키는 자리로 걸어갈 준비를 했다.“철새, 나는 네가 그 자리에 가는 것을 동의하지 않아, 네가 가면 후회하게 될걸.”“선생님이 가라고 했는데 내가 왜 안가?”하영이 말했다.“왜냐하면 내가 이 반의 형님이기 때문이야, 너는 지금 나의 시녀이니 내 말을 들어야해.”도소보가 말했다.하영은 뜬금없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아이들이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가? 하영은 겨우 7살밖에 안돼었지만, 전에 동년애들
“이거 놔!”하영은 갑자기 입을 꼭 다물더니 곧이어 도소보를 깨물었다, 예사롭지 않게 물린 한입에 하마트면 도소보의 손가락까지 물어 뜯얼번 했다.동시에 하영은 갑자기 자신의 몸에서 아주 조폭한 힘이 더해졌다는 것을 느꼈는데 이 힘 때문에 그녀로 하여금 성인들과 우열을 가릴 수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다 꺼져.”고함 소리와 함께 하영을 통제했던 그 어린 소년들도 모두 그녀에게서 벗어났다.이때의 하영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눈빛은 벌써 한낱 핏빛이었다.쾅!!쿵콰거리는 소리와 함께 하영의 발길에서 한 남자아이가 2,3메터를 날아가 버렸다.그리고 나서 그는 모든 시선을 도소보에 집중했다.도소보는 쫄았다. 설사 그가 무법천지한 놈일지라도 이때 그는 겁을 먹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하영은 그의 눈에서 너무 무서워 보였기 때문이다.문득 보니 그녀의 얼굴은 험상궂고 눈에는 더욱 붉은 핏발이 가득 널려져 있는 것이 마치 악마처럼 무서워 보였다.“너…… 너 뭐하려는 거야?”“너 오지 마, 우리 아버지는 중해왕이야.”도소보는 얼굴에 공포가 가득했고 놀란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시종 일곱살짜리 아이일 뿐, 어찌 하영의 이런 무서운 면을 견딜 수 있겠는가.그러나 하영은 이 시점에서 아무 말도 귀에 들어가수 없었다, 심지어 그녀는 이미 이성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다.하영은 갑자기 도소보에 의해 부러진 연필 절반을 잡아 들고 입가에는 기이한 호도가 그려졌다.“빨리, 빨리 선생님을 불러.”이때 마침내 어떤 학우가 반응하여 성급하게 사무실로 달려갔다.선생님의 사무실은 바로 교실 옆방에 있었는데, 소식을 들고 담임 선생님은 불같이 교실쪽으로 달려왔다.“아!!!”교실에서 갑자기 도소보의 비명이 들려왔다. 순간 담임 선생님은 등골이 오싹했다.그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신속히 교실로 돌진한 후에 유혈이 낭자하고 끔직한 장면을 보았다.도소보의 왼쪽 눈에는 연필 반 토막이 꽂혀 있었고 얼굴에 피가 반이나 흘려 있었다. 도소보는 아파 땅에서
하천은 주가을과 함께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가고 있을 때 당용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 당용은 현재 경찰서에 있다며, 하영이 잠에서 깼지만 큰 충격을 받아 정신 상태가 몹시 불안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하천은 곧장 당용에게 그곳에서 하영의 곁을 잘 지키라고 했다.이어 그는 주가을과 갈라지기로 했다. 그녀에게 병원으로 가서 도소보의 상황을 살펴보라고 하며, 혹시나 그녀가 감당하지 못할 상황이 생길까 봐 임수연을 함께 보냈다.그리고 자신은 차를 돌려 경찰서 쪽으로 갔다.그 시각 하천의 마음속에 아주 좋지 않은 예감이 떠올랐다. 하영이 아무 이유 없이 남의 눈을 찔렀을 리가 없었다. 고작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가, 아무리 친구와 깊은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듯 소름 돋는 짓을 할 수는 없었다.하영에게 이런 일이 생긴 이유에 대한 현재까지의 가능성은 단 하나, 바로 하영의 몸속에 자신의 것과 똑같이 흐르고 있는 난폭한 피가 발작을 일으킨 것이었다.순간 하천의 마음도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그 자신조차 아직 몸속에서 미친 듯이 동요하는 피를 제어할 수 없는데, 하물며 7살밖에 안 된 어린 하영이는 말할 것도 없었다.하천은 빠르게 차를 몰고 경찰서로 달려갔다. 경찰 측 사람들도 하영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난감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당용이 왔을 때 그들은 이미 하영을 풀어주었다.당용과 하영은 경찰서 로비에 앉아 하천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영은 영혼이라도 빼앗긴 듯 당용이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 한 번 하지 않았다.그랬기에 당용도 어쩔 수 없이 하천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곧 하천이 이곳에 도착했고, 하영의 모습을 보자 하천은 가슴 한쪽이 저릿해 오는 걸 느꼈다.그는 하영을 꾸짖지도, 때리면서 혼내지도 않고 오히려 무척 다정하게 대했다. 지금 하영에겐 더 이상 그 어떤 자극도 주어선 안 된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형님, 죄송합니다. 하영 아가씨를 그 학교에 보내는 게 아닌데…….”당용은 바로 다
전화가 연결되고, 시끄러운 와중에 한 중년 여자가 주솔이의 목숨을 내놓으라며 분노에 차 버럭 대는 소리가 들렸다.“여보, 거기 상황은 어때?”하천이 물었다.주가을은 그나마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말했다. “하영이가 다치게 한 그 학생 왼쪽 눈이 멀어서 지금 수술 중이에요. 그리고, 갈비뼈도 하나 부러졌다는 걸 봐서 꽤 심각하게 다친 모양이에요.”“여보, 하영이는 찾았어요? 7살밖에 안 된 애가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요?”전화기 너머 주가을은 걱정스러우면서도 다급한 마음에 다소 흥분한 상태였다.그 말을 들은 하천의 마음도 철렁했지만, 애써 침착함을 되찾으며 말했다.“가을아, 하영이가 이미 나한테 얘기해 줬어. 상대 아이가 먼저 괴롭힌 거야. 하영이가 손을 댄 것도 자기 의지로 한 게 아니라고. 그쪽 부모는 뭐라고 해?”주가을이 말했다.“도소보 외할머니라는 사람이 하영이 목숨 내놓으라고 난리예요. 보아하니 상대도 꽤 힘 있는 집안에, 이곳 청주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아요.”“하영이의 목숨을?”하천은 차가워진 어투로 말을 이어갔다.“어떤 식으로든 배상을 원한다면 해주겠지만, 그쪽에서 하영이를 다치게 하려는 건 절대 안 돼.”하천은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자신의 딸에 관련된 일이었다.하영이 연필로 같은 반 친구의 눈을 찌른 건 잘못된 행동이지만, 도소보라는 상대 아이가 거듭해서 하영이를 건드리지만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었다.그런데, 그쪽 집안에서 하영이의 목숨을 원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하천이 말했다.“여보, 상의할 생각이 있다면 잘 얘기해 봐. 얼마를 원하든 기꺼이 줄 테니까. 그리고 우리 쪽도 얼마든지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전해.”“하지만, 하영이를 건드린다면 더 이상의 상의는 없어.”주가을과 얘기한 후 하천은 임수연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잘 지키라고 명령했다. 만약 상대가 주가을에게 어떠한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다면 당장에 그녀를 데리고 돌아오도록 말이다. 천왕궁 18대
그 시각, 산 중턱에 있는 별장에서 하천과 주가을이 여전히 하영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잠에서 깬 하영의 마음은 많이 진정된 상태였지만, 여전히 큰 충격을 받아 적잖이 놀란 모습이었다.밖에는 어스름한 달빛에 핏빛이 섞여 있었다.세 대의 지프차가 이미 산 중턱 별장에서 불과 100미터도 채 남지 않은 곳에 도착해서 멈췄고, 문이 열리며 십여 명이 뛰어내렸다.남녀가 섞여 있는 무리에게서 저마다 기세등등한 살기가 물씬 느껴졌다. 이 사람들은 모두 초절정 고수들이었다.이곳 청주를 다 뒤져보아도 이런 초절정 고수들은 있을 수 없었다.“보스, 여기 있는 사람들을 다 죽입니까?”뒤에서 머리 긴 남자가 다가와 조금 전 그 올백 머리를 한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올백 머리를 한 중년 남성은 별장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의 주요 목적은 하영이라는 여자아이를 잡아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감히 저항한다면 죽여도 상관없다.”“가자!”올백 머리 중년 남성이 큰 손을 내젓자 일행은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그러나 그들이 금방 발걸음을 옮기기 바쁘게 깊은 밤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패기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들 누구야!”포효하는 듯한 소리에 올백 머리 중년 남성 일행은 자리에 굳어버렸다. 위압적인 목소리는 마치 금강 석가모니의 말처럼 그들의 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누구야!”그러자 눈앞에 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덩치가 크고 위압적인 남자가 걸어 나왔다. 온몸에 구릿빛 피부가 달빛에 유유히 빛나는 모습이 마치 전쟁의 신처럼 보였다.이 남자가 바로 천왕궁 18대군 중 한 명인 양금갑으로, 이곳 만월 별장을 지키며 하천의 일가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어둠을 뚫고 나오는 양금갑의 뒤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이 사람들은 양금갑처럼 모두 덩치가 큰 건장한 사내들로 사람마다 혈기 왕성한 기운을 뿜어대고 있었다.올백 머리 중년 남성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곳 별장 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을 줄은 전혀 예
말을 하고 난 후, 올백 머리를 한 중년 남성도 기력이 다했는지 심호흡하던 그는 곧 자기 부하들을 데리고 볼썽사나운 꼴로 떠났다.“보스, 왜 그들을 보내주는 겁니까?”양금갑은 아쉬운 듯 자신의 주먹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저 녀석들이 감히 하영 아가씨를 건드리려고 했으니 우리가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하천이 말했다.“어쨌든 하영이가 눈을 찌른 건 사실이니까. 난 이미 거듭 양보했어. 그래도 저쪽에서 계속 건드린다면, 그땐 우리도 나서야겠지.”“자, 오늘 밤엔 다들 모두 수고했어. 모두 돌아가서 자.”사람들이 흩어지고 하천도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다.그때, 주가을과 하영이 창가에 서 있었다. 조금 전의 상황을 전부 지켜본 것 같았다.“아빠, 솔이…… 솔이가 큰 사고를 친 거예요?”하영은 주가을의 품에 기댄 채 잔뜩 긴장한 동시에 자책하는 것처럼 보였다.말하다 결국 흐느끼기 시작하는 하영이였다. “솔이가 착하게 행동하지 않아서, 엄마 아빠에게 큰 문제가 생겼어요. 솔이가 잘못했어요.”하영의 이런 모습을 보니 하천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그는 하영을 탓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애초에 이건 그녀의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천이 다가가 하영을 안아주며 말했다.“하영아, 자책하지 마. 이건 하영이의 잘못이 아니야. 걱정하지 마 하영아, 아빠가 이 일 꼭 해결할게.”“자, 우리 하영이 울지 말고 이만 자자. 오늘은 엄마 아빠랑 같이 자.”……날이 밝고, 중해 왕성 쪽 개인 병원 안.청주의 의료시설에 한계가 있어 걱정되었던 터라 어제 밤새 도소보는 이곳 중해 왕성으로 옮겨졌다.그 시각 병원 수술실에서는 한창 수술 중이었다. 도씨 집안에서는 미국 최고의 안과 전문의를 데려왔고, 수술은 5시간 가까이 지속되고 있었다.수술실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맨 앞에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는 40대에 안경을 쓰고 있음에도 두 눈에 감출 수 없는 독기가 그득했다.이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수술을 한 의사가 밖으로 나왔다.“박사님,
그러던 중 청주 만월 산장 쪽, 원중이 다급하게 하천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천, 자네 지금 어디야?”전화기 너머 원중의 목소리는 매우 심각하게 들렸고 마치 불이라도 난 듯 다급해 보였다.“집에 있어요. 무슨 일이에요, 아저씨?”원중이 말했다. “중해 왕성 쪽에서 갑자기 많은 고수들이 우리 삼강도를 향해 몰려왔어. 오늘 저녁에 청주에 도착할 거야. 하천, 내가 이미 소식을 좀 들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주게.”멈칫하던 하천은 당연히 원중의 말에서 단서를 알아냈다. 하영에 관한 일이 결국 크게 벌어진 것 같다.“아저씨, 하영이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는데, 광혈이 발작해서 연필로 친구의 눈을 찔렀어요.”“그 아이 이름이 도소보, 아마 중해 사람일 거예요. 어제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만월 별장으로 저를 찾아왔어요. 그리고 저희 측 사람들에게 맞고 돌아갔죠. 지금 아마 중해 쪽의 사람들이 대거 몰려왔을 거예요.”말을 마친 하천은 저쪽에서 원중이 훅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확연히 들렸다.“하천, 나는 이미 위장과 도경 일행을 오게 했네. 나씨 가문과 장원부 쪽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제시간에 오지 못할 거야.”“아저씨, 상대가 누구예요?”오랜 시간 알고 지냈지만 하천은 원중이 지금처럼 심각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원중이 위장과 도경 등 원가의 최고 실력자들을 직접 파견했다는 건, 이번 일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뜻이다.“한국의 3대 왕족에는 금릉 진가, 연북 연가, 마지막으로 중해 도가가 있어.”“그리고 중해 도가는 3대 왕족 중 가장 큰 세력을 가진 가문이야. 하천, 솔이가 이번에 다치게 한 그 도소보는 현재 도씨 가문의 가주, 즉 중해왕 도용원의 외아들이야.”“근 2년 동안 중해에서 동란이 일어났어. 여러 세력이 연합하여 도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중해에서의 지위를 대체하려고 했지만, 도용원은 산하의 13 태보를 집결시켜 중해에서 하늘을 뒤덮을 만큼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자신의 아들에게 사고가 나는 걸 막으려고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