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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연재준은 재빨리 손을 빼고 강가로 가서 깨끗이 씻었다.

손바닥의 핏자국은 강물에 씻기자마자 바로 사라졌다.

유월영은 연재준의 뒤로 다가가 기침을 참으며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는 뒷모습을 보았다.

연재준은 지난번 봤을 때보다 조금 더 수척해진 듯했다.

3월 말이라 날씨는 이미 따뜻해졌지만 그는 여전히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다. 코트를 벗으니 검은색 스웨터 위로 등뼈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유월영은 그의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폐에 있는 그 종양은 3년 넘게 있었지만 그간 수술할 정도로 악화되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 말에 상태가 더 나빠져 이제는 수술이 가능해졌지만 그는 여전히 수술을 받지 않고 있었다.

연재준과 같은 이기적인 사람이 여태까지 수술하지 않는 것을 보고 유월영은 그의 상태가 아직 별로 심각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상태를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유월영이 물었다.

“몸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뭐 한 거예요?”

연재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냥 너무 빨리 뛰어서 그래...내가 건강이 뭐가 어때서? 아까 1대 3으로 싸우는 걸 당신도 봤잖아? 제발 나 좀 그만 저주해.”

유월영은 그의 창백한 입술을 몇 초 동안 응시하다가 단호하게 말했다.

“병원에 가요.”

“지금? 지금은 빨리 귀국하는 게 우선이야. 다른 건 귀국하고 나서 얘기해.”

유월영이 차갑게 말했다.

“이러다가 연 대표님 유골을 들고 귀국하게 생겼다고요. 지금 당장 병원에 가요.”

그녀는 이미 결심을 굳혔고 당장 병원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곳은 외진 시골이라 표지판도 없었다.

유월영이 물었다.

“핸드폰 가져왔어요?”

연재준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핸드폰을 건넸다.

“비밀번호는 당신 생일이야.”

유월영은 그를 한 번 쳐다보며 핸드폰을 켰다. 배터리는 20% 이하였고 유월영은 이내 절전 모드로 설정한 후 지도 앱을 열어 가장 가까운 병원을 검색했다.

병원까지 8킬로미터.

교통수단이 없어 걸어가야 했고 두 사람 모두 “노약자” 상태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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