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38화

오성민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흥원동으로 향했다.

설이 지나고 신주시의 기온이 점차 따뜻해지고 있었다.

오성민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혁재는 매일 오후 이승연을 휠체어에 태워 동네를 산책시키며 햇볕을 쬐었다.

그는 오늘도 날씨가 좋아 이혁재가 이승연을 또 데리고 내려올 거라 확신했다.

오성민은 그들의 집 앞에서 조용히 기다렸고 한참 후 마침내 이혁재가 휠체어를 밀고 나타났다.

그는 바삐 벽 뒤로 몸을 숨겼다.

그의 시야에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흰 원피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이혁재는 휠체어를 밀며 천천히 산책로를 걸었고 가끔 몸을 숙여 그녀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오성민은 사람을 불러 이혁재를 따돌릴 계획이었으나 그럴 필요 없어 보였다.

이혁재가 고개를 숙이며 이승연에게 말했다.

“너무 급히 내려와서 담요를 깜빡했네. 여보,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여자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혁재는 휠체어를 길가에 세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하고 바퀴에 잠금장치를 한 후 자리를 떠났다.

오성민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달려갔다.

“승연아!”

이승연은 휠체어에 앉은 채 오성민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고 오성민은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면서 마음이 두근거려 오성민은 선뜻 가까이 가지 못했다.

“승연아, 나야. 날 기억하지?”

이승연의 몸이 흠칫했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오성민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깨어났다는 걸 알고 계속 널 보러 오고 싶었어. 회복은 잘 되고 있어? 다리만 아직 회복되지 않은 거야?”

이승연은 조용한 채 여전히 아무 움직임도 없었다.

하지만 오성민은 그녀가 당장 도망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네가 아직 나에게 화가 나 있고 아직 나를 용서하지 않은 거라는 것도 알아. 그런데 승연아, 난 정말로 변했어. 지난 3년 동안 다른 여자를 만난 적 없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너란 걸 깨달았으니까.”

“우리는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했어. 나는 네가 아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