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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주월향은 아주 빠르게 윤영훈과 사랑에 빠졌다.

그는 그녀의 첫 남자였고 첫사랑이었다. 그녀는 순진하게도 그들의 미래를 그렸으며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부터 함께 백발이 된 모습까지 상상했다.

결국, 고작 반년도 채 안 돼서 그녀는 현실의 쓴맛을 알게 되었다.

윤영훈이 그녀에게 마음을 쏟았던 이유는 오직 이름에 “월”자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게다가 윤영훈은 이미 그녀를 질려했고 곧 주변에 다른 여자가 생겼다. 그리고 그 여자가 아무렇게나 둘러댄 모함에 윤영훈은 주월향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믿고 자연스럽게 그녀와 헤어졌다.

그녀가 믿었던 진정한 사랑은 결국 순진한 꿈에 불과했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던 그 시절 그녀가 어떻게 견뎌냈는지는 하늘만이 알고 있었다.

주월향의 눈에는 잠깐의 증오가 스쳤지만 곧 그것을 억누르며 감췄다.

윤영훈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녀가 두 번이나 “영훈 씨”라고 불렀지만 그는 깨어나지 않았다.

주월향은 할 수 없이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영훈 씨. 영훈 씨?”

조용히 자고 있던 남자는 갑자기 주월향의 손목을 잡더니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았다.

주월향은 본능적으로 몸부림쳤다.

“나 좀 놔줘요!”

윤영훈의 쉰 목소리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잠깐만 이러고 있게 해줘.”

참 이상한 일이었다. 그의 그 말투를 듣자 주월향의 극도로 거부하던 마음이 왠지 모르게 차분해졌다.

그녀는 그의 셔츠를 잡고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윤영훈은 주월향을 품에 안고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올린 채 조용히 말했다.

“당신이 믿든 안 믿든 난 당신을 그 누구의 대체품으로도 여기지 않고 있어. 내가 뭘 하는지 잘 알고 있어.”

주월향은 자기도 모르게 울컥해졌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는 건 아니야. 결국 우리 사이도 고작 반년이잖아. 내가 지금 ‘당신을 미치도록 사랑해'라고 말해도 당신은 믿지 않을 거잖아.”

주월향은 말없이 그의 가슴에 엎드려 그의 심장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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