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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유월영은 복도의 벽에 기대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재준이 나오자 그녀는 벽에 기댄 채 움직이지 않고 물었다.

“수술해야 된대요?"

연재준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냥 링거 맞으면 돼.”

유월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 대표님을 병원에 모셔다드렸고 검사도 하고 병도 봤으니, 이제 제가 알고 싶은 걸 말해 줄 수 있겠죠.”

연재준은 몇 걸음 그녀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그는 무릎까지 오는 검은색 패딩 코트를 입고 있었고 목 부분에는 검은색 모피가 둘러져 있어 그의 창백한 피부와 얇고 뾰족한 턱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마치 애니메이션 속 미남 뱀파이어처럼.

“그 전에, 질문 하나 해도 될까?”

“안 돼요.”

유월영의 표정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

“연 대표님, 이리저리 말을 바꾸는 그 버릇은 언제쯤 고칠 건가요?”

연재준이 말했다.

“얘기 안 해 주겠다는 게 아니야.”

유월영이 이성을 잃고 소리쳤다.

“그럼 중요한 얘기를 먼저 해요.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연재준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이전의 유월영은 거의 화를 내지 않던 사람이었으며 항상 내성적이고 겸손한 유 비서였다.

물론 지금의 그녀도 쉽게 화내는 사람은 아니다.

아까 그녀가 낯선 사람에게 화를 낸 이유는 그 의사가 둘의 관계를 멋대로 추측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유월영으 그와 함께 병원에 가는 걸 내키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녀가 참고 자리를 떠나지 않은 건 그 진실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연재준은 다시 입을 열었으나 여전히 유월영이 듣고 싶어 하던 요점은 아니었다.

“그것도 알고 있어. 당신이 SAM 인수를 마치고 정식으로 레온 그룹 가죽 라인의 총책임자가 됐을 때, 화물에서 금지 약물이 발견되어 파리 경찰에게 사흘 밤낮 조사를 받은 적 있지. 그 일을 누가 꾸민 건지도 알아.”

유월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듣고 싶은 건 시우 씨의 교통사고의 주범이 누구냐는 거예요.”

그러나 연재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그리고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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