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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장

그럴리가.

유월영은 일단 당장이라도 연재준의 무릎에서 내려오고만 싶었다.

허나 그는 손을 뻗어 유월영의 허리를 꽉 감싸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

또다시 연재준에게서 나는 익숙한 향기를 맡고 입술을 꽉 깨무는 유월영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의 무릎에서 일어나려 안간힘을 쓴다. 그렇게 두 사람의 소리없는 힘 겨루기가 계속되는데.

이따끔씩 들썩이는 차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참이나 제자리에 서있는데다 이상하게 움직이기까지 하는 차 때문에 벨보이가 천천히 다가와 창문을 두드린다.

“저기요......”

썬팅이 안 된 창문으로 인해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였고 거기엔 웬 남녀가 붙어있는게 보인다.

연재준이 죽일듯한 눈빛으로 벨보이를 노려보자 그는 이내 뒷걸음질 치며 소리친다.

“죄, 죄송합니다!”

유월영은 그 틈을 타 연재준의 손을 뿌리치고는 재빨리 옆에 멀찍이 떨어져 앉는다.

귀가 빨개진 채 반대편에 바짝 붙어 가쁜 숨을 몰아쉬는 유월영이다.

연재준은 콧방귀를 뀌더니 다시 유월영을 붙잡진 않고 옷 매무새를 정리하며 말한다.

“출발해.”

하정은이 차에 시동을 걸었고 유월영은 안전벨트를 한 뒤 요동치는 심장을 부여잡고 한숨을 푹 내쉰다.

“저 사장님 이용한거 아니에요. 방금 아가씨랑 충분히 같이 가시거나 제 동승 거절할수도 있으셨잖아요. 선택은 사장님이 해놓고 책임은 제가 지는건 도리에 어긋나죠.”

맞는 말 아닌가?

그저 문만 열어주면서 같이 데리고 가줄수 있겠냐고 물었을 뿐인데. 싫다면 얼마든지 거절할수 있었던 연재준이다.

누가 거절하지 말랬나?

그래놓고는 이용이니 뭐니.

연재준이 고개를 돌려 휙휙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는 유월영의 얼굴을 쳐다본다.

미인은 이목구비보다도 골격이 더 중요하다고 했던가. 유월영은 바로 그런 타고난 골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마부터 콧대, 다시 콧대부터 턱까지. 그 옆선은 마치 정성들여 빚은 조각상마냥 날렵하고 차가운 느낌을 줬다.

“억지 참 잘 부려.”

연재준은 섬섬옥수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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