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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자고 있는 거 알아요. 깨우지 마세요.”

신연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 드셨어요?”

조서희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이따가 나가서 뭐라도 사먹으려고 했어요.”

“제가 죽이랑 반찬거리 좀 사왔거든요? 간단히 볶기만 하면 돼요.”

조서희는 이 시대에 신연우처럼 좋은 가정 환경에서 자란 남자가 요리도 할 줄 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녀가 말했다.

“주방은 편하게 쓰셔도 돼요. 저는 지금 출근해야 해서 아침은 생략할게요. 월영이랑 둘이 드세요.”

신연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반찬거리를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조서희는 핸드폰을 꺼내 그가 조리대에서 야채를 다듬는 모습을 찍어 유월영에게 보냈다.

그리고 출근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신연우는 깨끗이 씻은 식자재로 반찬을 만들고 죽을 데워서 테이블에 올렸다.

그리고 메모지 한 장을 찢어 유월영에게 간단한 메모를 남겼다.

모든 준비를 마친 뒤, 그는 유월영의 방으로 다가갔다. 어제 유월영을 침대까지 옮겨준 사람은 신연우였다.

그는 조용히 문을 열고 안쪽을 살폈다. 유월영은 베개에 얼굴을 묻고 달게 자고 있었다.

신연우는 조용히 문을 닫고 오피스텔을 빠져나왔다.

진심으로 그냥 아침만 챙겨주려고 왔던 것이다.

차에 오른 신연우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월영이는 좀 어때?]

신연우는 바로 답장을 하지 않고 잠깐 고민하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의 부탁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사실 신연우에게도 사심은 있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어젯밤의 그 입맞춤을 떠올리고 조금 더 비겁해지기로 했다.

[괜찮아 보여.]

그쪽에서 재빨리 답장이 왔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기사는 내가 처리할게.]

신연우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유월영은 점심 때가 다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최근 들어 가장 오래 잔 날이었다.

숙취 때문에 머리가 좀 아팠지만 워낙 해운에서 일하며 많이 겪었던 상황이었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일단 욕실로 가서 간단하게 씻고 침실을 나왔다.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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