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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낮에 왔을 때 주혁구는 이상하리만큼 추운 것 외에는 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해가 진 지금 공사 현장에 어둠이 잔뜩 깔렸다. 주혁구는 갑자기 이 웨스트 팰리스가 공동묘지 같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단지 문 앞에 서 있을 뿐인데도 짙은 냉기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이승재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아무래도 이곳의 음산한 기운을 너무 얕잡아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터님, 혼자 들어가실래요?”

겁이 덜컥 난 주혁구는 경호원과 동행하지 않은 걸 후회했다. 경호원이 귀신을 상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옆에 사람이 더 있으면 덜 무서울 테니까.

“안 돼요. 이따가 이 도구들을 쓸 때 혁구 씨의 도움이 필요하단 말이에요.”

이승재가 주혁구를 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있는 한 혁구 씨는 무사해요.”

자신만만한 이승재의 모습에 주혁구는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낮에 대문을 지키던 두 경비원은 진작 사라지고 없었고 공사 현장에 주혁구와 이승재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공사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음산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이승재는 뭔가가 자신을 덮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승재가 앞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주혁구가 앞에 있었더라면 진작 기절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승재는 가져온 주사와 황지를 꺼내 손으로 황지 위에 몰 구자를 썼다. 그러고는 자신의 몸에 붙였다.

뭐가 뭔지 도통 알 리가 없었던 주혁구는 의아한 얼굴로 이승재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곧이어 주혁구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이승재의 몸에서 귀신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었다. 누구든지 그 소리를 들으면 온몸에 소름이 쫙 돋고 머리가 쭈뼛 설 것이다.

“마... 마스터님, 진... 진짜 귀신이 있어요?”

주혁구는 말까지 더듬었다.

“조용해요!”

이승재가 낮은 목소리로 호통쳤다.

“아무 말 하지 말고 제 뒤에 바짝 붙어요.”

안으로 들어갈수록 음산한 기운이 점점 짙어졌고 날아다니는 것들도 훨씬 많아졌다.

다행히 이승재가 두 사람의 몸에 부적을 미리 붙였기에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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