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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손여진이 재빠르게 일어서며 말했다.

“즐겁기 위해 모인 모임에서 다들 화내지 말자고요. ”

그러나 장영도가 말했다.

“풉, 웃기시네.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온건 현영 씨 체면 보고 온 거에요. 그게 아니면, 당신들이 나랑 겸상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장영도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저격하자, 모임에 참석한 모두의 표정이 금세 일그러졌다.

그러나 장영도의 신분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다들 서경시에서 일하고 생활하기 때문에 서경시를 관리하는 집안 아들에게 미움을 사면 안 되었다.

이때 동창생 한 명이 술잔을 들며 일어섰다.

“장영도 씨, 너무 화내지 마시고,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응? 그쪽은 누구죠?”

장영도가 오만하게 답했다.

그러자 동창생이 재빠르게 답했다.

“저는 박성주라고 합니다. 얼마 전 성서구 대대에 전근되어 일하게 됐는데 아무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장영도는 가소롭다는 듯 술잔을 들며 말했다.

“그래, 알겠어요. 현영 씨 때문에라도 내가 잘 봐줄게요.”

박성주는 얼굴에 웃음을 띠며, 한 번에 그 술을 원샷했다.

어디에 가던 그곳에는 우두머리가 있고, 그 옆에는 그 우두머리를 따르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동창 모임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모습에 옆에 있던 나머지 동창생들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모임은 더 이상 별 의미도 없게 되었고 이민혁도 더는 대꾸조차 하기 귀찮았다.

이민혁은 손여진의 체면을 봐서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식사 자리가 끝나면 바로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한창 생각에 잠겨 밥을 먹고 있을 때쯤 누군가에 의해 룸 문이 열렸고 한 중년의 남성이 걸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기 가게 실장 정석천입니다. 저희 가게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석천이 술잔을 들며 모두에게 술을 권했다.

이곳의 실장이면 신분도 낮지 않을 건데, 여기에 와서 술을 권하는 모습에 다들 놀란 듯했다.

다들 속속히 술잔을 들고 있을 때쯤, 장영도가 입을 열었다.

“정 실장,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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