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혁은 반가워서 치근덕대는 화교를 발로 차고 케딜리아의 시신 앞으로 갔다.생전에 아무리 법술을 부리는 사람이라도 죽으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케딜리아의 시신은 아직 제3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오늘 이미 진실의 눈을 사용한 이민혁은 어쩔 수 없이 자기 정신력으로 케딜리아의 시신 상태를 관찰하고는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그의 예상대로 케딜리아가 죽은 후에도 제3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몸에 피의 알이 존재했기 때문이었었다.“이렇게나 많다고?”추소영의 말에 따르면 피의 알은 혈신교의 신성한 존재였다.이민혁은 케딜라의 몸에 피의 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이해 가지 않았지만, 용신의 제단에 바칠 좋은 제물인 건 틀림없었기에 앞으로 더 많이 죽일 거라고 다짐했다.곧이어 그는 케딜리아의 시신을 용신의 제단에 던져버렸다.창백한 화염이 치솟고 오래된 태고의 기운이 감돌면서 케딜리아의 시신은 순식간에 용은으로 변했다. 뒤이어 나타난 황금 모래시계에는 480g의 용은이라는 표시가 있었다.이민혁은 케딜리아한테서 해골교의 수장인 원지안보다 더 많은 양의 용은이 나온 것을 보고 갖고 있는 실력과 관련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순간 그의 뇌리에 성역의 시신도 제물로 바칠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이내 황당하고도 잔인한 이 생각을 접었다.한줄기의 강한 빛이 나타나더니 그 위로 수많은 선택사항이 이민혁의 앞에 펼쳐졌다.“속삭이면서 상대를 마비시키는 능력.”그와 동시에 첫 화면에 그 능력이 나타났다.이민혁은 극악무도한 그 능력으로 전투력이 크게 상승해 상대를 쉽게 제압하고 중상을 입힐 수도 있으며 케딜리아처럼 센 상대를 만났을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매력적인 점에 마음이 흔들렸다.하지만, 그는 진용결의 힘이 점차 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기의 체력과 힘을 길러줄 수 있는 단약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민혁은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며 필요한 물건을 찾았다.“열양단.”소개서에 따르면 열양단은 만년열화수의 내단으로 만들어져
이민혁은 다급하게 말했다.“형님, 농담이에요! 이렇게 좋은 물건인데 당연히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죠.”그때 이민혁의 영혼에 소리가 울려 퍼졌다.“나의 헌제자여, 최근 당신이 보여준 탁월한 능력으로 내 당신에게 신권자의 칭호를 내리도록 하지. 당신은 비범한 존재가 될 것이오!”그 소리와 함께 이민혁의 의식에는 신권자라는 단어가 생겼고 모든 기운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초공간은 순식간에 잠잠해졌다.이민혁은 신이 자기에게 허무맹랑하고 특별한 능력도 없는 칭호를 주면서 목숨걸어 제물을 바치도록 유도한다는 생각에 참지 못하고 욕을 퍼부으려다가 용신의 제단에 있는 물건들이 스스로 제물을 바칠 정도로 필요하고 매력적인 물건이라는 현실에 한숨을 쉬면서 화를 꾹 참았다.이민혁이 화면에 있는 열양단을 누르자, 그의 앞에 열양단이 나타나면서 황금 모래시계의 용은도 10g이 남았다고 바뀌었다.화교는 두려운 듯 구석에 웅크려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민혁은 자신이 아까 무서워했던 존재가 화교인 줄도 모르고 비웃었다.“왜 떨어? 그가 그렇게 무서운 존재야?”말은 마친 이민력은 자기 방으로 돌아와 열양단을 복용하고 약효를 높이기 위해 명상을 시작했다....3일 후.이민혁은 방을 나와 광장 정원으로 가서 해호섬 전체에 영기를 내뿜고 있는 영약들을 감상하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때마침 추소영이 그에게 다가오면서 말했다.“벌써 회복이 된 건가요?”“당신도 대전할 때랑 많이 다르네요.”“매일 정원에서 명상하면서 좋은 기운을 받은 덕에 회복이 빠르네요.”“케딜리아도 죽었는데 이제는 떠나야 하지 않나요?”추소영은 웃으면서 답했다.“앞으로 더 큰 문제가 생길 거예요, 혈신교는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얼굴이 어두워진 이민혁은 돌아서서 가버렸다.추소영은 껄껄 웃으며 혼잣말했다.“이 또한 당신의 책임인데 피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세요?”이민혁은 해호섬을 돌아다니다가 백수지의 방에 들어갔다.그는 소파에서 민소매 차림으로 잠을 자는 백수지를 보고
이민혁이 물었다.“선영 씨, 무슨 일이에요?”전화기 너머로 오선영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렸다.“선배님, 중해로 돌아온 후 동훈 오빠가 진희를 찾아가 끝장을 보려다 그쪽 사람들의 손에 잡혔어요. 저더러 공개 사과와 손해배상을 하지 않으면 다시는 오빠를 볼 수 없을 거라고 협박했어요.”이민혁은 오선영이 진희의 저주에 걸려 찾아왔을 때, 그녀의 저주를 풀어줌으로써 두 사람 사이의 빚을 청산했다고 여겨 지금 그녀의 도움을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세상에 많고 많은 일들로 이민혁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그녀의 작은 애원 정도는 무시하고 싶었다.오선영은 이민혁이 말이 없자, 급한 듯 다시 말을 꺼냈다.“오빠가 지금 그들에게 맞아 온몸에 상처를 입었어요, 선배님의 도움이 필요해요.”“그들의 요구대로 사과하고 배상하면 안 되나요?”“15일 동안 전국 언론을 통해 공개 사과를 하는 것 정도는 저도 참을 수 있지만 손해배상을 10억이나 청구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요.”“10억? 미친 거야?”“제가 그녀의 연예계 커리어에 손해를 입혔다고 손해배상금이 최소 10억이라고 하더군요.”이민혁은 진희의 과한 요구와 비도덕적인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동운 오빠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선배님밖에 없어요, 저희 집안의 주식 절반을 드릴 테니 제발 도와주세요!”이민혁은 계속 울면서 애원하는 오선영에게 답했다.“이건 돈 문제가 아니라 억울한 일이 있으면 당연히 도와줘야죠. 이렇게 하죠, 내일 제가 그쪽으로 갈 테니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죠.”“네, 선배님 감사합니다!”“천만에요.”이민혁은 전화를 끊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저녁 8시에 떠나서 12시에 중해에 도착하는 비행기표를 끊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 명상을 시작했다.저녁 7시, 명상을 마친 이민혁은 방문을 나서려다 남지유를 만났다.이민혁은 그녀에게 웃으며 인사했다.“안녕!”“며칠 동안 얼굴도 안 비추다가 뭐 하러가는 거예요?”“중해에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해요.”“당신이 하루 종일 바삐 돌아다녀서 둘이 얘기하
노상도는 노인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그건 무리한 요구 같지 않습니까? 제 생각에는 그가 먼저 소속감을 느끼게 한 뒤에 일을 진행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흰 수염을 한 노인이 말했다.“그 말은 당신도 아직 확신이 없다는 얘기입니까?”“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 있는 인재를 무턱대고 자극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두 노인은 서로를 쳐다보고 천천히 답했다.“우린 당신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만약 이민혁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모든 책임은 제가 질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두 노인은 일어나 노상도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 뒤 방을 나갔다.노상도는 껄껄 웃으며 혼잣말했다.“내 나이가 얼만데 아직도 책임지는 걸로 협박하다니 정말 우스워.”...한밤중에 비행기 한 대가 중해 공항에 착륙했고 공항을 나온 이민혁은 늦은 저녁에도 번화한 중해를 둘러보았다.중해는 역사가 깊은 서경보다도 더욱 번화했고 많은 고층빌딩과 네온사인이 상공을 붉게 물들였다.이민혁은 도시의 풍경에 감탄하면서 오늘은 먼저 호텔에 묵고 내일 오선영에게 연락하려고 했다.그 순간, 동쪽 먼 산에서 한 줄기 노을빛이 일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뭐지? 무슨 좋은 일이 생겼나?”이민혁은 보물이 나타난 줄 알고 옥상으로 훌쩍 뛰어올라가 높은 건물 위를 가로질러 산꼭대기를 향해 거침없이 전진했다. 한 시간여 만에 도착한 그는 산체에서 뻗어 나온 천 미터 높이의 하늘 초가집에 수염이 희끗희끗한 노인이 단상에 서서 야경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실망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이민혁이 노인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떠나려고 하자, 노인이 뒤를 돌아보면서 홍종대려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자네, 기왕 왔으니 앉아서 얘기하지 않겠소?”이민혁은 몸을 돌려 인사했다.“저는 일이 있으니 방해하지 않겠습니다.”노인은 눈살을 찌푸렸다.“여기까지 온 걸 보면 자네도 강자인 게 분명한데 나와 겨뤄보지 않으면 후회되지 않겠소?”
이민혁은 노인의 말에 웃었다.“어르신,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노인은 눈살을 찌푸렸다.“젊은이, 성역 앞에서 자네 지금 행동은 엄청 무례한 거네.”“어르신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 모르는 사이에 겨루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방자하네, 내가 자네를 제자로 받아들이겠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아시오? 원하지 않겠다면 당연히 강요하지 않을 것이오. 다만 성욕을 욕되게 했으니 내 자네에게 작을 징벌을 내릴 것이오.”노인이 손을 크게 흔들자,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광풍이 휘몰아쳤다.하지만 이민혁의 작은 손짓에 그의 영적인 에너지는 순식간에 힘을 잃고 사라졌다.“내가 자네를 쉽게 생각했네.”노인은 이민혁의 능력을 흥미롭게 느꼈고 허공에서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이민혁도 반격하자, 허공에서 주먹이 부딪히면서 굉음을 냈고 산꼭대기가 흔들렸다.“자네 실력이 꽤 있는가 보군.”노인은 웃으며 몸을 날려 이민혁의 앞에 도착했고 두 손바닥의 에너지로 그의 몸 여기저기를 가격했다.노인이 아무리 에너지가 넘치고 무술 실력이 민첩하고 뛰어나다고 해도 이민혁에게는 한참 모자랐다.이민혁은 노인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그의 모든 법술을 쉽게 풀어버렸다.몇 분 동안의 싸움 끝에, 이민혁의 실력에 놀란 노인은 뒤로 물러나면서 말했다.“자네는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췄네.”“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민혁이 떠날 준비를 하자, 노인은 흥분하면서 말했다.“방금 몸을 풀었는데 왜 가려고 하는가.”노인은 말을 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으며 3미터의 전투총을 이민혁을 향해 겨누려고 하자, 이민혁도 노인을 물리치지 않고서는 떠날 수 없다는 생각에 맞서 싸웠다.갑작스러운 이혁의 공격에 화가 난 노인은 격렬한 충돌음을 내면서 그를 향해 십여 발의 총격을 가했지만, 이민혁은 불꽃을 일으키는 두 주먹을 이용해 노인에게 질풍같은 역공을 퍼부었다.노인이 더욱 크게 노하면서 전투총을 다시 쏘자, 그 위
“결전의 돌격!”노인은 이를 갈면서 연거푸 세 가지 필살기를 쓰자, 전투총이 흔들리면서 불꽃이 세 개로 갈라지면서 이민혁을 향했다.그중 한 개의 불꽃에만 맞아도 심한 충격을 받을 수 있어 1초가 아까운 고수들의 대결에서는 아주 치명적이 공격이었다.이민혁도 어쩔 수 없이 노인의 공격에 반격을 들기 위해 영능을 덧붙이지 않을 칼을 꺼내 들었다.그는 칼을 방패처럼 쓰면서 노인의 첫 번째 공격을 막았고 몸을 요리조리 움직이면서 일반 실력을 갖춘 무인이라면 절대 감당할 수 없는 두 번째 장풍의 공격도 쉽게 막아냈다.노인은 고함을 지르며 엄청난 속도로 이민혁의 주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이민혁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전투총을 진동시켜 수백 줄기의 환영을 만들어내고 그의 몸 전체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려고 했다.이민혁이 그 환영들을 없애려고 칼날을 휘둘렀지만 힘을 잃은 칼을 좀처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가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그 사이 노인은 전투총으로 이민혁의 급소를 찌를 수 있었다.이민혁은 그제야 아까 노인의 필살기 중 장풍이 강력한 일격뿐만 아니라, 상대의 무기에 자신의 영능의 표시를 남기면서 무기가 공격하는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더 나아가 고함을 지르면서 장풍을 쏜 뒤, 결전의 돌격을 이용해 민첩하게 상대에게 다가와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수많은 환영을 만들어 내면서 급소를 공격한다는 것이 노인의 공격 방식이라는 것도 파악했다.이민혁은 자기가 신의 격투술을 익히지 않았더라면 정신없이 노인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했다.하지만 이민혁 또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가 연마한 신의 격투술은 신법과 무술의 융합으로써 몸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뒤틀고 움직이면서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게다가 이미 노인의 공격 방식을 파악한 이민혁에게는 노인이 아무리 칼의 움직임을 읽고 피하면서 돌격한다고 해도 무용지물이었다.이민혁은 정신을 차리고 신의 격투술을
이민혁은 답했다.“어르신의 실력도 대단하십니다.”“자네의 무술 실력이 나보다 뛰어난 건 확실하니까 더 이상 날 치켜세울 필요는 없소, 다만 난 이번 싸움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오!”“어르신,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고수를 만났는데 최선을 다해서 싸우지 않으면 얼마나 후회되겠나! 내가 아까 얘기했던 약속은 아직 유효하니까 내 구역에서 3분 동안만 버텨보게.”이민혁은 되물었다.“제자가 그렇게 필요하십니까?”“젊은이, 나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줄을 섰어! 나의 제안을 우습게 여기지 말게. 이제부터 나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테니 놀라지 마시오.”말이 끝남과 동시에 노인은 전투총을 치우면서 주문을 외쳤다.“신의 총으로 지옥을 맛보게 해주마!”주문을 외치자, 노인의 몸에서 영능이 하늘로 치솟았고 그와 동시에 수백 자루의 전투총이 불꽃을 튀기며 공중에 떠오르면서 이민혁 주변 20미터를 에워쌌다.노인은 천천히 수염을 만지면서 이민혁에게 말했다.“젊은이, 성역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것이 바로 성역의 힘일세. 내가 손을 쓰지 않아도 자네는 3분을 버티지 못할 것이오.”성역 자체가 갖고 있는 강력한 영능에 영역의 특수한 힘까지 더해지면서 평범한 사람들은 반격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성역 앞에서는 개미 같은 존재가 된다는 말은 풍문이 아니라 실력으로 내려오는 전설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하지만 노인의 영능이 아무리 위압적이더라도 이민혁을 속박할 수는 없었다.이민혁은 웃으면서 참수대도는 꺼내 들었고 이내 참수대도는 천둥과 번개에 둘러싸여 활활 타오르면서 참수뇌인으로 변했다.노인은 이민혁의 강력한 영적 화염과 번개를 지켜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자네가 성역의 일인자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이민혁은 담담하게 답했다.“과찬입니다.”노인은 껄껄 웃으며 다시 말했다.“그래도 자네가 내 구역에서 3분을 버티면 제자로 받아들이겠소.”이민혁은 노인의 반복되는 제안에 화가 나서
이민혁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더니 참수뇌인을 빠르게 휘둘러 총을 산산조각 냈다.노인이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자, 또 다른 총이 맹수와 같은 포효와 함께 이민혁을 향해 돌진했다.이민혁도 질세라 참수뇌인을 들고 휘두르자, 총이 갈라지면서 사방으로 흩어졌다.노인이 여덟 번째로 이민혁을 향해 발을 내딛자, 또 다른 총이 그를 향해 공격했다.“공격을 더 받아라!”총은 공중에서 다섯 가닥으로 갈라지더니 네 가닥은 이민혁을 휘감고 나머지 한 가닥은 그의 목구멍을 덮치려고 했다.하지만 이민혁의 고함과 함께 참수뇌인이 엄청난 영능을 발휘하면서 총을 파괴했다.크게 노한 노인은 실체가 없는 그림자 같은 총을 들고 5미터도 남짓한 거리에서 이민혁을 향해 공격을 이어나갔다. 이민혁은 노인의 총에 영혼의 공격까지 가해진 것을 알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참수뇌인 대신 정신력으로 작은 은색 방패를 만들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방패와 총이 동시에 부서지면서 공중으로 사라졌다.노인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민혁은 공격을 시작했다. “어르신도 공격을 받으십시오.”순간 이민혁의 손에 들려 있던 참수뇌인이 영능의 화염을 내뿜고 천둥과 번개를 일으키며 위압을 나타냈다.노인은 크게 놀라 재빨리 뒤로 물러났고 두 개의 쌍 총을 들고 이민혁을 향해 던졌다.하지만 쌍 총과 참수뇌인이 공중에서 부딪히더니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을 내면서 돌풍과 함께 하늘로 치솟았다.노인은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굳은 표정으로 느릿느릿 말했다,“자네도 성역의 힘이 있었소? 그런데 왜 애초부터 사용하지 않았소?”이민혁은 담담하게 답했다.“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자네, 너무 건방지네!”노인이 격노하자 몸에서 영능의 불꽃이 치솟아 산꼭대기 전체를 밝게 비추었다.동시에 수백 개의 전투총이 일제히 공중에 뜨면서 새로운 전투총으로 탈바꿈했다.총의 길이가 5미터에 불과했지만, 수많은 부적이 둘러싸여 있어 엄청 공포스러웠다.노인은 이 총을 손에 쥐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